메뉴 열기

main

People

강민구, 그리고 밍글스

2015년 4월 15일 — 0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는 한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내는 오너셰프와 그의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은 강민구 셰프이다.

에디터: 문은정 / 사진: 심윤석

0415-mingles1
밍글스의 오너셰프 강민구 © 심윤석

밍글스의 하루를 취재하고 싶다 했더니 강 셰프는 꽤 디테일한 일정을 제안했다. “오전은 월요일에, 오후는 화요일에 오시면 어때요? 누군가 종일 지켜본다는 게 사실 부담스러운 일이거든요. 스태프가 피곤해할 것같아요. 또 인터뷰는 출퇴근 시간에 전화로 하는 게 좋지 싶어요.” 젊은 나이에 노부 바하마 지점 총주방장을 지낸 강민구 셰프의 성공에는 철저한 시간 관리도 한몫 했을 것이다. 경기대 외식조리학과를 졸업한 뒤 해외로 건너간 그는 마이애미와 팜비치, 스페인 마드리드와 산세 바스티안, 바하마 등지에 5년간 체류하며 셰프로 일했다. 노부 마이애미 지점에 조리사로 입사한 뒤 실력을 인정받아 바하마 지점의 총주방장으로 근무했는데 당시 그의 나이 28세였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크라제버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년간 일하면서 동시에 벨라메종과 무명식당을 오픈하기도 했다.

그가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 노부는 아시아 음식을 베이스로 한 퓨전 음식을 선보이며 센세이셔널한 레스토랑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사람들은 퓨전 음식을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 듯 해요. 양쪽 음식에 대한 완벽한 이해 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죠.” 수많은 미슐랭 레스토랑 가운데 노부를 선택한 것도 두 분야를 접목하는데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시아 기법으로 포인트를 주면서 식재료와 조리 테크닉에 장르와 국경을 두지 않는 노부의 방식이 마음에 들던 그는 한식을 기본으로 하되 아시아의 재료와 테크닉을 활용한 퓨전 한식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러한 바람으로 오픈한 곳이 지금의 밍글스다.

밍글스의 국경 없는 요리
강민구 셰프는 중국식으로 튀기는 조리법을 응용하거나 해선장 등 다양한 양념을 활용하기도 한다. 여기에 한국적 테크닉인 절임·발효 등 기법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밍글스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한식을 재해석한 음식을 보고 ‘이게 어떻게 한식이냐’는 반응도 많았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밥상’ 메뉴다. “퓨전 요리를 베이스로 하는 외국 유명 레스토랑의 경우 창작 요리를 근간으로 하되 마지막은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상징적인 음식을 내요. 이번에 ‘Asia’s 50 Best Restaurants 2015’에서 1위를 한 가간(Gaggan) 역시 그렇더군요.” 그는 요즘 트렌드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라기보다 그 공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수성을 고려한 요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코스를 짜더라도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부터 전통적인 음식까지 그 에센스를 코스에 풀어내려 한다.

식재료 역시 한국식 고급 재료를 찾아쓴다. 오리는 봉화, 농어는 제주, 광어는 완도, 나머지 해산물은 태안에서 받는다. 장은 포항에서 오고, 김치와 장아찌는 강원도 평창의 명인 선생님과 거래한다. 택배로 식재료를 받는 곳만 50여 곳이 넘는다. 그는 “우리나라에 숨겨진 식재료가 정말 많아요. 하지만 유통 단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그 지역에서만 소비되고 말죠. 이러한 식재료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 요리사의 몫 이라고 생각해요. 개인 레스토랑에서 그 물량을 모두 소비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재조명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봐요.” 그는 마음같아서는 전국을 돌며 좋은 식재료를 찾아내고 싶지만 정보뿐 아니라 시간 여유가 없어 못한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밍글스는 ‘섞다, 어우러지다’라는 뜻의 밍글(Mingle)처럼 한식, 중식, 일식 등의 다양한 테크닉이 어우러진 퀴진을 선보인다. 메뉴는 공들여 준비하는 단 하나의 코스뿐이다. 주방 직원 6명, 홀 직원 3명이 일하는 곳이니 꽤 작은 레스토랑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규모와 상관없이 탄탄한 기본기를 선보이며 오픈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퓨전 한식을 선보이는 셰프로서 더 공부하고 싶은 것은 없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의외로 그는 ‘한식’이라 답한다. “외국에서 그들의 요리를 배워오는 건 제 성장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기대했던 만큼 엄청난 영향을 받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이번에 잠시 외국 레스토랑을 살펴보고 왔는데 오히려 아시아와 한국의 식재료, 식문화를 공부하는 편이 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최근 프랑스에 있는 미슐랭 3스타 라스트렁스(L’Astrance)에 2주간 연수를 다녀왔다. 그 바쁜 와중에도 다녀온 걸 보니 과연 시간 관리의 전문가답다. 최고 식재료를 찾아 밍글스만의 색을 더한 요리를 선보이는 것. 그것이 밍글스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다며 환히 웃는다.

0415-mingles2
왼쪽 상단부터 한우전복장, 수제 두부와 어묵, 감태, 파래장, 오늘의 반찬, 제철 장아찌, 달래 된장국, 밥으로 구성된 밍글스의 5첩 반상. © 심윤석

밍글스(Mingles)
강민구 오너셰프가 선보이는 새로운 스타일의 한식을 맛볼 수 있는 곳. 런치와 디너 모두 까다롭게 고른 재철 식재료로 만들어내는 하나의 코스 메뉴만 있다. 철철이 달라지는 색다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 런치 3만5000원, 디너 8만8000원
›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758 지하 1층 
› 02-515-7306

*올리브 매거진에서 밍글스의 하루와 디너 코스도 확인하세요.

이 기사도 읽어보세요
혼술할 때 좋은 아이템 13 당신이 혼술할 때 갖추면 참 좋을 아이템 13을 꼽아보았다.     1. 리 브룸 하프컷 와인 스퀘어 영국을 대표하는 가구, 조명 디자이너인 리 브룸Lee Broom의 와인잔....
4가지 채소칩 레시피 다양한 채소를 오븐에 굽거나 건조기에 말리면 바삭하면서도 한결 건강한 채소칩을 만들 수 있다. 채소를 손질할 때는 가능하면 슬라이서를 이용해 얇게 썰어 두께를 일정하게 하는 것이 좋다. 오븐에 굽는다면 3mm 정도가...
미식의 의미 @윤대녕 미식이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정신적인 의례이며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다. text 윤대녕 중국의 고대 전통 미학을 다룬 <화하미학華夏美學>이란 책을 보면 첫머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