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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가가와 미식 여행

2017년 10월 18일 — 0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 가가와현에서 2박 3일을 묵었다. 이곳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비롯해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었다.

논 한가운데 있는 아야우타제면에서는 논밭을 바라보며 우동을 먹을 수 있다.
논 한가운데 있는 아야우타제면에서는 논밭을 바라보며 우동을 먹을 수 있다.

first day

LUNCH 논 한가운데서 먹는 우동

아침저녁으로 뺨을 스치는 한결 차가워진 공기에 따뜻한 면 요리가 간절한 요즘이었다. 우연히 본 <우동>이란 영화가 이번 여행의 시발점이 되었다.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일본의 다카마쓰에서 900여 개에 달하는 우동집을 순례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마음이 동했다. 사누키는 가가와현의 옛 지명으로 세토 내해를 향해 돌출된 반도에 위치한 다카마쓰시, 마루가메시, 사누키시 등과 주변에 펼쳐진 쇼도시마, 나오시마 등 작은 섬들까지를 아우른다. 2시간이 채 안 되는 비행을 마치고 다카마쓰 공항에 도착하니 작은 소도시를 여행할 때만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정취가 눈에 들어왔다. 첫 행선지는 역시나 우동집이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논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있는 우동집에서 초록빛 논을 배경으로 우동 한 그릇을 먹는 장면이 인상 깊었던 터라, 곧장 아야우타제면(あやうた製麺)으로 향했다. 평범한 시골 가정집을 개조해 주거 공간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곡식 창고로 쓰던 공간만 우동 가게로 만들었는데 가게 주변에 펼쳐진 논을 감상하며 우동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올리브규니쿠온센다마고붓가케우동으로 올리브 재배로 유명한 쇼도시마의 올리브를 먹여 키운 소고기 간장조림과 부드럽게 익힌 온센다마고가 올라간 붓가케 우동이다. 한국에서 붓가케 우동을 시키면 무조건 차가운 쯔유가 함께 서빙되는 것과 달리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 중 선택할 수 있었다. 또 평범한 가케 우동도 뜨거운 국물과 차가운 국물을 선택할 수 있으며 뜨거운 국물을 선택해도 막 삶은 뜨거운 면을 국물에 말 것인지 차가운 물에 식힌 면을 국물에 말 것인지 선택할 수 있었다. 기본 가케 우동 한 그릇도 취향에 따라 섬세하게 옵션을 선택해 먹을 수 있는 점이 놀라웠다. 뜨거운 올리브규니쿠온센다마고붓가케우동을 주문해 즉석에서 그릇에 턱턱 담아준 우동을 들고 논이 잘 보이는 창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따뜻한 쯔유를 살짝 넣어 비빈 후 간장 소스에 부드럽게 조린 소고기 한 점과 쫄깃한 면발을 한 젓가락에 집어 먹었다. 사누키 우동은 국물보다는 면 맛으로 먹는다는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씹을 때마다 탱글거리면서 쫀득한 면발의 식감이 느껴졌다. 온센다마고까지 터뜨려 비벼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더하니 어느새 한 그릇을 비웠다.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를 마치고 배도 부르겠다 산책도 할 겸 리쓰린 공원(栗林公園)으로 향했다. 리쓰린 공원은 17세기 중엽 에도 시대 초기에 이 지방의 영주였던 이코마 다카토시(生駒高俊)의 별장으로 만들기 시작해 100여 년에 걸쳐 조성되었다. 이곳은 다양한 꽃들과 천만 그루의 무성한 소나무로 가득 차 있으며 공원 주변으로 산이 병풍처럼 빙 둘러싸 웅장함까지 느낄 수 있는 공원이다. 공원 가운데를 기점으로 남쪽은 정통 일본식으로 북쪽은 서양식으로 꾸며 서로 다른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입구에서부터 난 길을 따라 한적한 공원을 거닐다 보니 어느새 마음의 여유가 찾아왔다. 아름다운 자연을 한껏 즐겼으니 다카마쓰 내에서 트렌디한 동네도 구경하고 싶어 기타하마아리(北浜アリー)로 향했다. 개조한 구두 공장, 가죽 공장 건물에 감각적인 카페와 숍들이 들어선 한국의 성수동처럼 기타하마아리는 항구의 창고로 이용하던 공간에 카페, 레스토랑, 미용실, 잡화점 등이 들어서며 조성된 거리다. 작은 거리지만 숍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한 바퀴 쭉 둘러보고 자리 잡은 곳은 디자인 래버토리 아오(デザインラボラトリー蒼)였다. 카페와 잡화점을 겸하는 곳으로 심플한 느낌의 키친 용품부터 아기자기한 문구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항구가 눈앞에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핫케이크와 따뜻한 진저레몬티를 주문했다. 정갈한 나무 트레이 위에 달콤한 시럽과 버터 조각을 올린 갓 구운 핫케이크와 무화과잼이 곁들여져 나왔고 곧이어 직접 담근 진저레몬청으로 만든 진저레몬티가 나왔다. 보드랍고 달콤한 핫케이크에 상큼한 티 한 잔을 곁들이며 항구를 드나드는 배들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흘렀다.

아야우타제면 건물 앞에는 논이 펼쳐져 있어 이색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아야우타제면 건물 앞에는 논이 펼쳐져 있어 이색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디자인 래버토리 아오에서 맛본 핫케이크와 진저레몬티. 정갈한 담음새가 음식의 맛을 한껏 돋워준다.
디자인 래버토리 아오에서 맛본 핫케이크와 진저레몬티. 정갈한 담음새가 음식의 맛을 한껏 돋워준다.
아야우타제면의 인기 메뉴 올리브규니쿠온센다마고붓가케우동.
아야우타제면의 인기 메뉴 올리브규니쿠온센다마고붓가케우동.
Dinner 또 다른 명물 호네츠키도리

비록 우동의 명성에 가려졌지만 호네츠키도리는 다카마쓰를 대표하는 향토 요리 중 하나다. 쉽게 말하자면 닭다리 통구이 정식인데 소금과 후추로 짭조름하게 간한 커다란 닭다리를 통째로 구워 생양배추를 곁들여 내준다. 오리지널 호네츠키도리를 맛보기 위해 호네츠키도리를 탄생시킨 걸로 알려진 잇카쿠(一鶴)로 향했다. 보통 호네츠키도리를 주문할 때 영계로 만든 히나도리와 노계로 만든 오야도리 중 택할 수 있다. 모두 맛보고 싶었기에 욕심을 내서 둘 다 주문했다. 두 메뉴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녔는데 히나도리는 부드러워 크게 한 입씩 뜯어 먹기 좋았고 오야도리는 다소 질긴 느낌이었지만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닭 껍질과 탄력적인 다릿살이 씹는 맛이 있었다. 소금과 후추로 양념한 호네츠키도리는 짭조름해 맥주 생각이 간절해졌다. 나마비루를 시켜 맥주 한 모금, 짭조름한 고기 한 점을 번갈아 먹고 입안이 다소 짜고 기름지다 싶으면 양배추 조각을 한 점씩 집어 먹으니 끝도 없이 들어갔다. 간장으로 양념해 지은 밥에 닭고기 조각과 달걀지단이 올라간 토리메시까지 시켜 배부르게 먹고 첫째 날의 마지막 행선지인 야시마 전망대(談古嶺展望台)로 향했다. 야경 명소로 꼽히는 이곳은 다카마쓰 시내와 항구, 세토 내해의 푸른 바다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저녁놀이 조금씩 붉어져갔다. 때마침 날씨도 좋아 구름이 층을 이루며 겹겹이 떠 있었는데 구름 사이사이로 붉은빛이 수채화 물감이 번지듯 퍼져나가며 점점 더 빨갛게 물들어갔다. 해가 지고 어스름해지자 시내 건물들의 불이 하나둘씩 켜졌다. 노란 불빛이 오밀조밀하게 모인 모습은 또 다른 장관을 이루었다.

야시마 전망대로 향하는 길에 서 있던 석탑.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시마 전망대로 향하는 길에 서 있던 석탑.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항구의 창고로 쓰던 공간을 개조해 카페, 레스토랑, 미용실, 잡화점 등으로 활용하는 기타하마아리의 모습은 한국의 성수동과 닮았다.
항구의 창고로 쓰던 공간을 개조해 카페, 레스토랑, 미용실, 잡화점 등으로 활용하는 기타하마아리의 모습은 한국의 성수동과 닮았다.

second day

Breakfast 쇼도시마에서는 우동보다 소면

가가와현에서의 둘째 날은 일본 최대의 올리브 생산지 쇼도시마에서 보내기로 하고 페리에 올랐다. 한 시간 남짓 바다를 가로질러 도노쇼 항에 도착하니 올리브섬이란 별명에 걸맞게 올리브 나뭇잎의 모양을 본떠 만든 예술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 최정화 작가가 제작한 태양의 선물이란 작품이었다. 쇼도시마에는 올리브 외에 유명한 것이 두 가지 더 있는데 소면과 간장이다. 아침을 해결할 요량으로 소면 공장과 식당을 겸하는 나카부안(なかぶ庵)으로 향했다. 나카부안에서는 소면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인 젓가락으로 면발을 나누는 체험을 직접 하고 이곳에서 만든 소면을 시식해볼 수 있다. 나카부안에 들어서니 서글한 눈매의 주인이 반겨주며 소면 나누기 체험에 앞서 쇼도시마 소면의 역사와 나카부안에서 어떠한 공정을 거쳐 소면을 만드는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뒤이어 체험장에서 젓가락을 이용한 소면 나누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기계를 이용해 면을 꼬아가며 연필 굵기 정도로 늘인 면을 나무 봉 2개에 8자 형태로 꼬아 감는다. 건조대에 난 구멍에 맞춰 한쪽 봉을 꽂아 고정한 후 나머지 봉의 양끝을 손으로 잡고 쭉쭉 당겨 면을 얇게 늘였다. 혹여나 면발이 끊어지면 어쩌지 하는 염려와 달리 충분한 숙성 과정을 거쳐 찰기를 띤 면발이 마치 고무줄처럼 탄력 있게 늘어났다. 면을 충분히 늘인 뒤 손으로 잡고 있는 봉을 이미 고정시킨 봉의 사선 아래쪽에 위치한 건조대 구멍에 꽂아 고정했다. 그리고 기다란 젓가락 한 벌을 직물 짤 때 씨실이 날실을 통과하듯 면 틈으로 면을 가로지르도록 넣었다. 그리고 각 젓가락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벌려 달라붙어 있던 면을 떨어뜨렸다. 이 모든 과정을 면이 마르기 전에 끝내야 하고 이후로도 중간에 한 번씩 면끼리 달라붙지 않도록 다시 벌려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수타 소면을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음이 실감 났다. 체험을 마친 후에는 체험장과 바로 이어지는 식당에서 막 삶아낸 소면 한 그릇을 먹었다. 얼음과 함께 면발을 담아낸 그릇과 멘쯔유가 담긴 작은 볼이 함께 나왔다. 소면을 멘쯔유에 적셔 한입 호로록 빨아들이니 면발이 부드럽게 입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오직 멘쯔유와 소면뿐이라니, 과연 맛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무색하게 한국에서 맛본 소면과 달리 탄력 있는 소면은 면만 먹어도 맛있었다. 별다른 고명도 없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단 사실에 감탄하며 금세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엔젤로드(エンジェルロード)로 향할 시간이었다. 일명 천사의 길로도 불리는 엔젤로드는 조수 간만의 차에 의해 하루에 두 번만 나타나는 모랫길로 쇼도시마와 요시마를 이어준다. 소중한 사람과 손을 잡고 건너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때문인지 유독 연인이 많았다. 서둘러 엔젤로드에 도착하니 물이 빠져 작은 길 하나가 드러난 상태였다. 길을 천천히 거닐며 주변 바다를 감상하면서 언젠가 연인이 생기면 함께 다시 찾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면끼리 달라붙지 않도록 소면을 젓가락으로 나누고 있는 모습. 소면 공장과 식당을 겸하는 나카부안에서는 직접 소면을 나누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면끼리 달라붙지 않도록 소면을 젓가락으로 나누고 있는 모습. 소면 공장과 식당을 겸하는 나카부안에서는 직접 소면을 나누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조수 간만의 차에 의해 하루에 두 번만 볼 수 있는 엔젤로드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로 인해 연인 관광객이 특히 많다.
조수 간만의 차에 의해 하루에 두 번만 볼 수 있는 엔젤로드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로 인해 연인 관광객이 특히 많다.
LUNCH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파스타

쇼도시마에 왔으니 이곳 명물인 올리브를 보고, 만지고, 맛봐야 성에 찰 것 같았다. 식사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어 쇼도시마 올리브공원(小豆島オリーブ公園)으로 향했다. 올리브공원에는 그리스 신전 같은 분위기의 광장과 그리스식 풍차 및 지중해풍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수많은 올리브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나 마치 작은 그리스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기념관 주변을 빙 둘러싸며 자라난 올리브 나무숲을 거닐며 올리브를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본 후 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의 배경지가 된 그리스식 풍차 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망중한을 즐기다 보니 슬슬 배가 고파와 라시쿠엔(らしく園) 본관으로 향했다. 3대째 대를 이어 운영되고 있는 올리브 농원 이노우에 세이코엔(井上誠耕園)에서 마련한 공간으로 1층은 올리브를 이용한 제품 판매 및 나만의 올리브유 만들기 체험, 올리브 핸드크림 마사지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2층은 츄자에몬(忠左衛門)이란 이름의 카페 겸 레스토랑으로 올리브를 이용해 만든 온갖 요리를 먹을 수 있다. 간단히 판매 제품들을 둘러보고 곧바로 나만의 올리브유 만들기 체험에 나섰다. 올리브의 다양한 품종과 숙성 정도에 따라 나눠 만든 3가지 종류의 올리브유를 맛보고 취향에 따라 원하는 비율대로 블렌딩해 나만의 올리브유를 만드는 체험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풍미가 강하면 신선하고 좋은 올리브유, 풍미가 약하면 좋지 않은 올리브유라고 판단한다. 때문에 같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라도 맛과 향이 이렇게까지 차이 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나만의 올리브유 만들기 체험은 대중들이 올리브유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간단한 체험을 마치고 2층 츄자에몬으로 올라가 점심 식사를 했다. 올리브를 이용해 만든 여러 메뉴 중 고민하다 레몬과 훈제 연어가 곁들여진 콜드 파스타를 선택했다. 올리브를 넣고 만들어 연둣빛을 띠는 파스타 면 위에 채 썬 파프리카, 양파 등 각종 채소와 훈제 연어를 올리고 레몬 올리브유 소스로 맛을 낸 요리였다. 가가와현에 온 뒤로 벌써 세 번째 먹는 면 요리였지만 우동, 소면과 또 다른 매력이 있어 질리지 않았다. 마치 한국에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샐러드 파스타와 비슷한데 레몬의 산뜻한 향과 신선한 올리브유의 풍미가 향긋하게 퍼져 훨씬 건강하면서도 가벼운 맛이었다. 아침에는 소면을, 점심에는 올리브를 오감을 이용해 느끼고 나니 남은 것은 간장뿐이었다. ‘맛의 섬’ 쇼도시마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 야마로쿠 간장공장(やまろく茶屋)으로 향했다. 5대에 걸쳐 재래식 간장을 만드는 곳인데 일본 내에서도 이렇게 전통 방식을 고수해 재래식 간장을 양조하는 곳이 1%로 안 된다고 한다. 2m가 넘는 거대한 간장 발효통이 모인 발효실을 둘러보며 야마로쿠 간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곳의 간장은 오직 콩, 소금, 밀만을 이용해 만든다. 계절에 따라 온도, 습도를 손수 조절해가며 간장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듣다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기계식 간장 제조의 편리함과 효율성에 흔들렸을 법도 한데 장인정신을 갖고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걷는 야마로쿠 간장공장 같은 곳들 덕분에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개발되는 현대까지도 좋은 전통이 유지될 수 있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올리브를 넣고 만든 파스타 면 위에 각종 채소, 훈제 연어를 올리고 레몬 올리브 소스로 맛을 낸 콜드 파스타.
올리브를 넣고 만든 파스타 면 위에 각종 채소, 훈제 연어를 올리고 레몬 올리브 소스로 맛을 낸 콜드 파스타.
라시쿠엔 본관에서는 다양한 품종과 숙성도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3가지 올리브유를 테이스팅해보고 취향에 따라 원하는 비율로 섞어 나만의 올리브유를 만드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라시쿠엔 본관에서는 다양한 품종과 숙성도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3가지 올리브유를 테이스팅해보고 취향에 따라 원하는 비율로 섞어 나만의 올리브유를 만드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DINNER 고급스러운 가이세키 요리

저녁 식사는 다카마쓰에서 할 예정이었지만 식사 전 쇼도시마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남아 있었다. 일본의 국민 영화 <24개의 눈동자>를 비롯해 <8일째 매미>와 다양한 드라마, CM 등의 배경지가 된 24개의 눈동자 영화마을(二十四の瞳映画村)을 둘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24개의 눈동자>와 <8일째 매미>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쇼와 시대 마을을 재현해 과거의 일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고풍스러운 목조 건물은 각각 문학관, 미니 영화관, 카페, 선물점 등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영화 <24개의 눈동자> 촬영 때 사용된 민가와 학교 건물도 구경할 수 있었다. 영화마을의 담 너머로는 바다가 펼쳐져 정말 쇼와 시대의 작은 바닷마을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마을 내부엔 작은 강이 흐르고 꽤 많은 비단잉어가 서식할 만큼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영상이나 사진만으로 본 일본 쇼와 시대의 모습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페리에 승선할 시간이 다가왔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다카마쓰 항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는 마리타임 플라자 타워 29층에 위치한 일본요리 와카타케(日本料理 若竹)에서 디너 코스를 먹기로 했다. 가이세키 요리 전문점으로 보드라운 두부 위에 라임 슬라이스, 게살을 얹은 전채 요리를 시작으로 사시미, 올리브를 먹인 소고기를 이용한 스테이크, 장어조림, 버섯밥 등 8가지 메뉴가 차례대로 나오고 마지막으로 배를 와인에 졸인 디저트가 나왔다. 디저트를 먹으며 창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시내엔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일본요리 와카타케에서 맛본 가이세키 요리는 시각과 미각을 모두 만족시켜주었다.
일본요리 와카타케에서 맛본 가이세키 요리는 시각과 미각을 모두 만족시켜주었다.

THIRD DAY

Brunch 내 손으로 만드는 수타 우동

우동을 찾아 떠난 여행인 만큼 여행의 시작과 끝의 식사는 모두 우동을 먹기로 했다. 다만 조금 특별하게 마지막 식사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우동을 먹고 싶어 나카노 우동학교(中野うどん学校)를 찾았다. 단 한 시간이면 직접 우동 면을 만들어볼 수 있고 즉석에서 조리해 시식까지 가능한 곳이다. 사누키 우동은 밀가루의 중량 대비 물 40% 이상, 소금 3% 이상을 넣고 반죽한 후 2시간 이상 숙성시켜 면을 만드는 것이 특징. 나카노 우동학교에서는 정통 사누키식으로 면을 만들어볼 수 있다. 밀가루, 소금, 물을 섞는 것부터 시작해 미리 숙성해둔 면을 자르는 과정까지 마치면 버너와 냄비를 준비해주는데 막 만든 면을 즉석에서 끓여 맛볼 수 있었다. 처음 만들어보는 거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과연 내가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쫄깃하면서 탱탱한 식감이 훌륭했다. 배를 따뜻하게 채운 후 마지막 일정인 고토히라구(金刀比羅宮)로 향했다. 나카노 우동학교에서부터 고토히라구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었는데 두 곳을 잇는 길은 몬젠마치もんぜんまち라 불리며 기념품점, 아이스크림 가게, 우동집 등이 모여 있었다.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구경하며 걷고 이곳의 명물이라는 우동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서 먹었다.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우동 면처럼 얇게 뽑아 콘 위에 올리고 파와 간장을 뿌려주는데 맛이 독특했다. 거리를 걷다 보니 바다의 신 사누키 곤피라를 모시는 신전 고토히라구의 초입을 알리는 계단이 나타났다. 본궁까지는 735계단, 정상인 오쿠사(奥社)까지는 1368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힘들었지만 숨이 찰 때마다 주변에 우거진 나무와 여태껏 오른 계단 내려다보니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니 지난 2박 3일이 머릿속에 스쳤다. 우동의 본고장을 찾겠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우동뿐만 아니라 쇼도시마의 소면과 올리브 등 다양한 일본의 맛과 멋을 오감을 이용해 한껏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몬젠마치의 명물 우동 아이스크림. 우동 면처럼 얇게 뽑은 소프트아이스크림 위에 간장과 파를 뿌려준다.
몬젠마치의 명물 우동 아이스크림. 우동 면처럼 얇게 뽑은 소프트아이스크림 위에 간장과 파를 뿌려준다.
1000년 이상의 수령인 올리브 나무는 쇼도시마의 명물이다. 오랜 세월을 오롯이 머금고 있는 듯한 나무의 모습은 비범했다.
1000년 이상의 수령인 올리브 나무는 쇼도시마의 명물이다. 오랜 세월을 오롯이 머금고 있는 듯한 나무의 모습은 비범했다.

first day

아야우타 제면
香川県丸亀市綾歌町岡田西1785
0877-86-3993

리쓰린 공원
香川県高松市栗林町1-20-16
087-833-7411

디자인 래버토리 아오
香川県高松市北浜町5-5 大運組ビル5F
087-813-0204

잇카쿠
香川県高松市鍛冶屋町4-11
087-823-3711

야시마 전망대
香川県小豆郡小豆島町神懸通
087-982-2171

SECOND DAY

나카부안
香川県小豆郡小豆島町安田甲1385
0879-82-3669

엔젤로드
香川県小豆郡土庄町余島
0879-62-7004

쇼도시마 올리브공원
香川県小豆郡小豆島町西村甲1941-1
0879-82-2200

라시쿠엔 본관
香川県小豆郡小豆島町蒲生甲61-4
0879-75-1188

야마로쿠 간장공장
香川県小豆郡小豆島町安田1607
0879-82-0666

24개의 눈동자 영화마을
香川県小豆郡小豆島町田浦
0879-82-2455

일본요리 와카타케
香川県高松市サンポート2-1マリタイムプラザ高松タワー棟29F
087-825-5656

THIRD DAY

나카노 우동학교
香川県仲多度郡琴平町796
0877-75-0001

고토히라구
香川県仲多度郡琴平町892-1
0877-75-2121

edit 양혜연 — photograph 이향아 — cooperate 카가와현관광협회(blog.naver.com/kagawa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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