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맛, 단맛, 감칠맛 등 다양한 맛을 가진 우리 고유의 발효 식품 간장에 대하여.
STORY
간장의 맛과 영양
History
우리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인 간장의 기원은 기원전 8세기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주나라의 예법을 기록한 고문헌 <주례>를 보면 소금에 절인 고기, 생선 등을 ‘장Jan’이라는 명칭으로 통칭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간장의 시초로 보는 설이 있지만 콩이 아닌 고기와 생선을 절인 육장이기 때문에 간장이라고 보기에는 살짝 어렵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기원전 2세기경 대두를 소금에 절여 대두 페이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주된 양념이었던 대두 페이스트보다 이 과정에서 남은 잔류물이 양념으로 인기를 끌면서 1000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간장의 역사가 시작됐다. 일본도 비슷한 과정이 있었다. 1254년 가마쿠라 시대에 승려 가쿠신(覚心)이 중국에서 들여온 대두 페이스트(현재의 미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긴 액체의 맛이 좋다는 것을 발견한 것. 그 자체를 목적으로 제조하기 시작했고 이는 타마리 간장의 시초가 되었다. 15세기까지 완성된 미소에서 뽑아낸 액체에 불과했던 타마리는 17세기 들어 잘게 부순 밀과 쌀, 대두를 배합해 만드는 공식이 확립됐고 그때 지금의 일본식 간장을 부르는 소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소유는 비싼 값으로 유럽과 미국 등지에도 수출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영국 철학자 존 로크John Locke가 1679년에 쓴 저서에서 일본식 간장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사기三國史記>에 김유신이 전쟁터로 가던 도중 집을 지나가다가 장수를 떠오게 해서 맛을 보고 집안의 무사함을 알았다는 기록과 신문왕(683)의 결혼 예물에 장이 포함되었다는 기록으로 간장의 첫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조선 시대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간장의 문화가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 시대까지 드물었던 각종 조리서와 농서에 전통 장류의 제조법과 재료가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15세기에 편찬된 <산가요록山家要錄>에는 간장과 된장의 중간 형태인 질척한 장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17세기의 <수운잡방需雲雜方>에는 많은 간장을 얻기 위해 물을 많이 부어 장을 담근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메주를 이용하여 간장과 된장을 함께 얻는 방법은 18세기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등장해 오늘날 전통 간장을 담그는 기법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1920년대는 간장 제조 분야에서 큰 획을 긋는 시기였다. 일본의 한 식품 회사가 처음으로 화학적 공정을 사용한 대두 단백질을 재료로 사용해 간장을 만들어낸 것. 전통적인 느린 발효 방법 대신 빠른 산가수분해를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공정으로 간장 제조가 가능해졌다.
Process of Making Soy Sauce
간장은 종류에 따라 제조 방법에 차이가 있다. 여기서는 가장 친숙하게 볼 수 있는 한식간장과 양조간장을 담그는 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한식간장은 쉽게 말하면 조선간장이다. 잘 삶은 대두를 찧어 만든 메주를 전통 방식에 따라 볏짚으로 매달아 말리며 곰팡이, 효모 등의 미생물을 번식시키고 소금물을 섞어 발효와 숙성 단계를 거친다. 40~60일 뒤 메주 덩어리를 건져내고 남은 장물을 끓여 가공한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에서 전통 방식이 아닌 선별된 단일 균주를 접종해 숙성시키면 개량 한식간장이 된다. 메주에 번식하는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간장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통 방식에 비해 맛이나 품질이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다. 양조간장은 메주를 사용하는 대신 대두, 탈지대두, 곡류 등에 누룩균 등을 배양한 뒤 식염수 등을 섞어 몇 달에서 몇 년간 발효와 숙성을 시킨 것이다.
Type of Soy Sauce
간장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메주를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담근 한식간장, 콩 단백질을 자연적으로 분해해 만든 양조간장, 염산 등으로 화학분해한 산분해간장, 양조간장과 산분해간장을 섞은 혼합간장으로 나뉜다. 그 외 각종 추가 성분에 따라 맛간장, 향신간장 등 특수 간장들이 존재한다. 한식간장은 숙성 기간에 따라 진간장과 묽은간장(국간장, 청장)으로 나뉜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진간장은 5년 이상 묵힌 간장으로 100% 콩 메주 대신 밀 등을 첨가한 일본식 메주로 만들어 왜간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색이 진하며 짠맛보다는 단맛이 돌아 음식의 색을 내는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묽은간장은 담근 지 1~2년 정도 돼 깊은 맛은 덜하나 색이 연하기 때문에 국이나 나물무침 등 음식 본연의 색을 살리며 간을 맞추는 데 사용하기 좋다. 양조간장은 대두와 소맥을 장기간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에 맛과 향이 풍부해 생으로 즐기는 요리에 적합하다. 간장 드레싱이나 생선회, 부침개 등을 찍어 먹을 때 사용하면 잘 어울린다. 산분해간장은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화학적으로 분해한 뒤 감미료 등을 넣어 만든 간장으로 제조 기간이 짧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맛과 향은 떨어진다.
Storage
개봉 시 직사광선을 피해 뚜껑을 잘 닫아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한 뒤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가 높다면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평균 2년의 기간으로 책정된 시판 간장은 유통기한 내에 소비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날짜가 경과했을 때는 냄새를 맡아보자. 구수한 냄새가 난다면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
Nutrition
간장은 주재료인 콩의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면서 만든 다양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다. 콩의 세포벽에서 대두 속의 이소플라본, 사포닌 등의 성분이 항암 작용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콩의 레시틴 성분은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제거해줘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고혈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나트륨 과다로 인해 고혈압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How to Eat
간장은 요리에 맛과 향을 더해주는 조미료다. 외국에서는 간장 자체보다는 다양한 재료를 넣고 끓여 만든 소스를 즐겨 사용하는 편이다. 간을 더할 때 소금 대신 간장을 사용하면 같은 양 대비 나트륨을 70% 정도로 낮출 수 있으며 감칠맛과 단맛, 신맛, 짠맛 등이 어우러져 음식의 풍미가 훨씬 풍부해진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간장의 향은 열을 가하면 날아가기 쉬우므로 맛을 낼 때는 설탕이나 소금을 먼저 넣은 뒤 가장 마지막에 넣는 것을 추천한다.
PRODUCT
간장의 종류

1. 동트는농가 약콩간장
강원도에서 재배한 약콩과 백태, 3년 이상 간수를 뺀 국내산 천일염, 지하 암반수를 이용해 전통 항아리에서 자연 발효시킨 재래 한식간장. 450ml 1만9000원, 동트는농가 영농조합법인.
2. 샘표 양조간장 701
국내에서 만든 간장 중 질소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으로 맛과 향이 매우 풍부한 양조간장이다. 효모와 유산균을 이용해 6개월간 5단계에 걸쳐 발효시켰다. 500ml 6400원, 샘표.
3. 기꼬만간장
300년 이상의 전통 양조 기술을 자랑하는 일본 기꼬만사의 제품. 화학첨가물 없이 대두, 소맥, 식염, 주정, 정제수 등 기본 원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100% 양조간장이다. 1L 8000원대, 매크로통상.
4. 기순도 전통 간장
전통식품 명인 제35호 기순도 명인이 만든 재래 한식간장. 국산 콩과 서해안 천일염으로 만든 담양산 죽염만을 사용해 항아리에서 전통 방식으로 숙성시킨다. 420ml 1만1000원, 고려전통식품.
5. 명인명촌 해바랑 간장
경기도 양평의 성명희 님이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콩과 양평의 깨끗한 물로 낙선재 비법에 따라 담근 재래 한식간장이다.
3년 숙성 제품. 420ml 2만원, 다리컨설팅.
6. 토모에 히다카 콘부소유
일본 홋카이도 다시마를 함유해 깊은 맛이 살아 있는 양조간장이다. 주원료인 대두와 밀, 소금도 홋카이도산을 사용했다.
1L 8500원, 삼경에프에스.
7. 청정원 햇살담은 양조간장
양조간장에 다시마 베이스를 넣어 감칠맛을 더한 제품으로 취향에 따라 깔끔한 맛과 깊고 풍부한 맛 중 선택이 가능하다. 500ml 4000원대, 청정원.
8. 오가닉 스토리 유기농 간장
유기농 국산 대두 90%와 천일염 10%로 만든 재래 한식간장으로 2만여 평의 청정 솔숲의 전통 항아리에서 자연 숙성시킨 제품이다. 420ml 1만4000원, 다송리사람들.
9. 양조 생명물 간장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신앙촌의 양조간장. 천연 암반수를 사용했으며 국내산 벌꿀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더했다. 860ml 8500원, 신앙촌.
간장으로 만든 메뉴
데리야키양배추롤

재료(4인분)
돼지고기 다짐육 400g, 양배추 잎 8장, 파 1쪽, 양파 ¼개, 빨강 파프리카 ⅓개, 물 2½컵, 쌀 1컵, 데리야키소스 ½컵, 빵가루 ⅓컵, 마늘 다진 것 1큰술, 치킨스톡 가루 1작은술
만드는 법
1. 양배추 잎은 큼직한 것으로 골라 찜기에 찐 뒤 식힌다.
2. 양파와 파프리카는 잘게 다진다.
3. 볼에 2를 넣고 돼지고기, 마늘, 빵가루, 데리야키소스 3큰술을 넣고 고루 반죽한다.
4. 쪄서 식혀둔 양배추 잎 한쪽 끝에3을 올리고 돌돌 말아 여민다.
5. 높이가 있는 오븐용 그릇에 분량의 쌀, 물, 치킨스톡 가루를 넣고 섞은 뒤 4를 올린다.
6. 오븐용 그릇은 포일로 덮어 180℃로 예열한 오븐에 넣는다. 20분 뒤 포일을 제거하고 남은 데리야키소스를 뿌린 뒤 15분간 더 굽는다.
7. 파를 송송 썰어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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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볶음면 & 아게다시가지

해물볶음면 재료( 2인분)
쌀국수(넓은 면) 150g, 새우 6마리, 오징어 1마리, 청경채 4개, 스위트소이소스 5큰술, 물 1큰술, 마늘 다진 것·현미식초 1작은술씩, 식용유 적당량
만드는 법
1. 쌀국수는 뜨거운 물에 5~10분 동안 담가 불린다.
2. 새우는 껍질을 벗기고 오징어는 손질하여 링 모양으로 썬다.
3. 청경채는 ½등분한다.
4. 중불로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1분간 볶다가 2와 스위트소이소스, 현미식초, 물을 넣고 3~4분간 익힌다.
5. 불려둔 쌀국수 면을 넣고 양념이 잘 스며들게 볶는다.
6. 청경채를 넣고 1분간 더 볶는다. 기호에 따라 라임즙을 뿌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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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게다시가지 재료(2인분)
가지 큰 것 1개, 전분가루·폰즈 소스 ⅓컵씩, 무 다진 것·파 다진 것·가쓰오부시 1큰술씩
만드는 법
1. 가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전분가루를 고루 묻힌다.
2. 170℃로 예열한 기름에 가지를 2~3분간 노릇하게 튀긴다.
3. 키친타월에 올려 기름을 뺀 2를 그릇에 담고 무, 파, 가쓰오부시를 올린다.
4. 폰즈 소스를 붓는다.
edit 김민지 — photograph 이수연 — cook & styling 밀리Millie
assist 이상이 — reference <음식과 요리>-이데아, <콩:잘먹고 잘사는 법>-김영사, <특허로 만나는 발효식품>-아카데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