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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의 빵집&카페 리스트

2017년 10월 6일 — 0

미식가들에게 인생 빵과 커피에 대해 물었다. 영원히 혼자만 알고 싶은 빵집과 카페 리스트를 공개한다.

꼼다비뛰드(comme d habitude) by 홍신애(요리연구가)

까눌레, 휘낭시에, 얼그레이유자 마들렌, 말차 마들렌, 레몬 마들렌
까눌레, 휘낭시에, 얼그레이유자 마들렌, 말차 마들렌, 레몬 마들렌

꼼다비뛰드는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아담한 동네 빵집으로 우연찮게 발견한 보석 같은 곳이에요. 한번은 요리연구가 우정욱 선생님이 집에 놀러 오시면서 꼼다비뛰드 빵 몇 가지를 사오셨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자타공인 빵순이로서 휘낭시에는 한입만 먹어봐도 잘하는 곳인지 아닌지 단번에 알 수 있거든요. 이곳의 휘낭시에를 한입 베어 문 순간 빵의 단단한 정도와 향긋한 냄새를 맡고 엄청난 내공의 파티시에가 운영할 것이라 상상했으나 의외로 젊은 부부가 빵을 만든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바게트 샌드위치가 정말 유명하고 까눌레, 마들렌, 휘낭시에 등 프랑스 구움과자류도 맛이 참 좋은 곳이에요. 프랑스어로 ‘여느 때처럼’이라는 가게 이름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빵집이죠.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24길 40
· 오전 11시~오후 6시, 일·월요일 휴무
· 010-9413-6343


카페 플로리안(cafe florian) by 알베르토 몬디(방송인)

카푸치노
카푸치노

집 근처에 아주 좋아하는 카페가 있어요. 특이하게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유명한 카페와 이름이 같아요.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위치한 카페 플로리안은 1720년에 오픈해서 무려 300년 가까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이에요. 가락동의 카페 플로리안은 원조만큼 오래되진 않았지만 2006년에 문을 연 이후로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고요. 한국에서 맛본 커피는 대부분 미국식 커피인 데 반해 이곳은 이탈리아 커피에 가깝게 맛을 내서 단골이 되었지요. 카페 플로리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예요. 특히 카푸치노는 부드럽고 풍성한 우유 거품과 농후한 커피 맛의 조화가 참 좋아요. 잠시나마 고향에 온 것 같은 휴식을 주는 곳이에요.

·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28길 27 송파 성원상떼빌 102동 122호
· 오전 10시~오후 11시, 일요일 휴무
· 02-403-1248


오월의 종(maybell bakery) by 유민주(파티시에)

포카치아
포카치아

글래머러스 펭귄과 5년 가까이 이웃 관계를 맺고 있는 오월의 종의 포카치아는 제게 위안을 주는 빵이에요. 포카치아는 오월의 종 대표 메뉴인 무화과 바게트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올리브 향과 로즈메리 향의 절묘한 조화가 매력적인 빵이에요. 일이 힘들고 지칠 때 눈물을 머금고 달려가 사먹으며 마음의 평안을 찾곤 했죠. 한창 사먹을 때는 포카치아를 저희 가게에 납품받을까도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였어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가게들이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한남동 상권에서 오월의 종은 6년 넘게 사람들이 줄 서서 사먹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오랜 시간 기복 없이 한결같은 맛으로 그 자리에서 찾아오는 이를 반겨준다는 점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49길 24(단풍나무점)
· 오전 11시~오후 6시
· 02-749-9481


쿄베이커리(kyo bakery) by 파비앙 윤(모델)

후루츠 건강빵, 넛봉
후루츠 건강빵, 넛봉

상수동에 위치한 쿄베이커리는 프랑스에서 먹던 빵과는 많이 다르지만 워낙 맛있어서 벌써 6년째 단골이에요. 원래도 손님이 많은 편이었으나 최근 <수요미식회>에 소개되면서 더욱 손님이 늘어 한동안 못 가서 참 속상했어요. 크루아상, 바게트 등 프랑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빵 메뉴도 있지만 쿄베이커리에서 제가 주로 구입하는 것은 기다란 넛봉과 큼지막한 견과류가 촘촘하게 박힌 후루츠 건강빵이에요.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표면이 딱딱해 처음 먹었을 땐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씹을수록 단맛이 나고 무엇보다 쫄깃한 식감 때문에 계속 찾게 되는 마력을 지녔어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씩 꼭 가는데 주말보다는 그나마 손님이 적은 평일을 애용한답니다.

·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65-1
· 오전 11시~오후 9시, 명절 당일 휴무
· 02-794-5090


딥블루레이크(deep blue lake) by 이해림(푸드 라이터)

드립커피
드립커피

하루도 빠짐없이 마시기 때문에 커피는 제 생활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예요. 그래서 한번의 강렬한 인상을 남긴 커피보단 언제 찾아도 좋은 ‘생활 커피’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제 생활과 떼놓을 수 없는 로스터리 카페는 저희 집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딥블루레이크예예요. 북유럽 스타일로 매우 밝고 가볍게 로스팅한 원두로 내린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덕분에 차처럼 상쾌하게 마시기가 좋아요. 덧붙여 무엇보다 딥블루레이크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로스터인 이철원 대표의 태도 때문이에요. 그에게 적당한 타협이란 없어요.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게 커피가 볶아지면 어찌나 원통해하던지. 커피 맛을 떨어뜨리는 불량 콩을 일일이 손으로 골라내는 모습도 카페에 갈 때마다 보아요. 보통 저는 원두를 택배로 받아 집에서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려 마시는 걸 선호해요. 하지만 스스로 정한 기준으로 끝없이 완성을 향해 가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아 종종 딥블루레이크로 향해요. 그만한 성의를 맛보는 건 생활에 찾아온 작은, 기분 좋은 행운이니깐요.

·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6길 11
· 오전 11시~오후 10시
· 02-323-8532

edit 이미주, 양혜연 — photograph 이과용, 이향아, 안종환 — fabric 피프티팟(070-7799-5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