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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SPECIAL-부산의 낮과 밤 (PART 2-1, 2-2)

2017년 7월 14일 — 0

edit 이미주 — photograph 이향아, 차가연

부산의 밤이 낮보다 아름다운 몇 가지 이유
부산 하면 떠오르는 단상이 하나 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야외 상영작을 보기 위해 처음 부산을 찾았을 때의 기억이다. 정작 영화 제목은 떠오르지 않는데 그날 밤의 바다 냄새, 파도 소리 그리고 대형 스크린 뒤쪽으로 아스라이 보이던 고층 빌딩의 형형색색 불빛이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그려진다. 부산의 밤 풍경이 유독 빼어난 것은 여백과 반영 덕분이다. 바다와 육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데다 바다는 육지의 마천루가 뿜어내는 빛을 고스란히 비춰낸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밤바다를 배경으로 광안대교와 초고층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황홀한 불빛은 그렇게 탄생했다. 부산의 밤을 한 가지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해운대의 고층 빌딩 스카이라인과 광안대교의 화려한 야경이 있는가 하면 어깨를 맞댄 주택 사이의 골목길을 비추는 주황색 가로등이 만들어내는 어두침침한 원도심의 야경도 있다. 밤새도록 복닥거리는 부평깡통야시장의 풍경도, 은은한 달빛 아래 걷는 문탠로드 산책길도 모두 부산의 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부산은 밤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맛도 있다. 부평깡통야시장을 비롯해 해운대 포장마차촌, 크래프트 비어 펍 등 어둑해질 무렵부터 생명력을 얻는 가게들이 이 도시에 유독 많다. 도심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근사한 펍에 있거나, 민락수변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캔맥주를 마시는 것 모두가 부산의 밤을 오감으로 만끽하는 즐거움이 된다. 다양한 색깔과 맛, 꺼지지 않는 열기가 혼재되어 있기에 부산의 밤은 낮보다 매혹적이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해운대의 야경 명소 더베이101의 외관. 사위가 어두워지면 시시각각 제 몸의 색깔을 바꾼다.
부평깡통야시장의 먹방 투어는 부산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여름과 잘 어울리는 칵테일인 이탈리안잡과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치즈를 눈처럼 소복하게 뿌린 연근칩은 파복스의 인기 메뉴.
퍼지네이블 민락점에서 바라본 광안대교의 야경.

SPECIAL 2-2 Craft Beer Brewery

광안리와 해운대를 중심으로 실력 있는 소규모 양조장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부산은 크래프트 비어 신흥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자체 양조장을 보유한 크래프트 비어 펍을 찾아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를 주문했다.

edit 이미주 — photograph 이향아, 차가연


1. 갈매기 브루잉 해운대점

1940년대에 일본인 사업가의 별장으로 지어져 20년 가까이 방치되던 적산 가옥을 개조해 만든 우유 카페로 오픈 시간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주로 해안가와 평지에 위치한 적산 가옥과 다르게 이곳은 산 중턱에 있는 점이 특이하다. 공간마다 일본을 드나들며 벼룩시장에서 직접 사 모은 소품들로 가득하다. 창틀부터 문손잡이까지 세세히 신경 쓴 덕분에 일본 현지에 있는 카페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완벽한 공간이 탄생했다. 한쪽에는 컵, 그릇 등 흔치 않은 일본 빈티지 제품도 판매 중이다. 우유 카페답게 귀여운 병에 담아 판매하는 생강우유, 단팥우유, 말차우유, 홍차우유 등 다양한 종류의 우유를 맛볼 수 있다. 제철 과일을 넣은 과일산도와 여름 한정 빙수도 판매한다. 앞뜰에는 앉을 수 있는 야외 공간도 마련되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65번길 9, 2층
· 051-622-8990


2. 아키투 브루잉

가장 한국적인 수제 맥주를 만드는 곳으로 홈브루잉 1세대인 김판열 대표가 창업했다. 그는 크래프트 비어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10여 년 전부터 외국에서 재료를 수입해 맥주를 만들고 온도제어기, 순환펌프 등을 갖춘 홈브루잉 기계를 직접 설계할 정도로 맥주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2013년 맥주 공방을 차려 본업과 병행하다 이듬해 수제 맥주 양조장을 만들어 아키투 브루잉의 브루마스터로 활동 중이다. 남포동에 위치한 탭룸은 홈브루잉 커뮤니티를 통해 김판열 대표와 인연을 쌓은 최근호 대표가 운영한다. 로컬리티를 추구하는 아키투 브루잉의 대표 메뉴는 메주에 토종 미생물을 넣어 만든 맥주 ‘도깨비’다. 우리나라 토종 미생물을 이용하고자 양질의 전통 재래식 메주를 사용한 이 맥주는 메주 유산균의 젖산 발효로 인한 신맛이 매력적이다. 도깨비 맥주 외에도 탭룸에서는 달맞이, 유자 에일 등 자체 생산하는 6가지 크래프트 비어를 맛볼 수 있다.

· 부산시 중구 남포길 31
· 051-242-5049


3. 고릴라 브루잉

영국 런던의 크래프트 브루어리인 크레이트Crate가 투자에 참여한 곳으로 작년에 오픈한 이후 부산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루잉 중 하나다. 영국식 맥주를 선보이는 고릴라 브루잉은 건물 1층은 양조장으로, 2층은 8가지의 자체 브랜드 맥주와 10여 가지의 국내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브루 펍 공간으로 꾸몄다. 탁 트인 구조의 브루 펍에서는 매주 토요일에 로컬 밴드 공연을 열고 매주 일요일에는 요가 프로그램을 진행해 단순히 맥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문화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컬처 공간이 되고 있다. 조만간 1층 양조장 테라스를 오픈해 테이크아웃 맥주를 판매할 계획이며 이곳에서는 맥주와 함께 수제 피자, 영국식 피시앤칩스도 맛볼 수 있다. 한편 고릴라 브루잉이 최근 출시한 트리플 IPA는 알코올 함량이 12%로 브랜드 이름처럼 ‘강력한’ 도수를 자랑한다.

·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125
· 051-714-6258


4. 와일드웨이브 브루잉

야생을 의미하는 와일드Wild와 파도를 뜻하는 웨이브Wave를 합쳐 탄생한 와일드웨이브 브루잉은 이름 자체가 부산을 상징한다. 또한 야생 효모를 사용해 맥주를 만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설레임Surleim은 한국 최초의 사워 비어로 과일을 연상시키는 달콤한 향이 젖산에서 나오는 신맛과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룬다. 맥주를 양조한 후 다시 한번 홉을 투입하는 드라이 호핑을 통해 과일 향이 더욱 풍부해지는 것이다. 사워 비어 라인인 설레임은 설레임을 포함해 설레임+, 작은 설레임, 설레임 와일드 4가지로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설레임 와일드는 설레임+를 야생 효모인 브렛 효모와 함께 배럴에 넣은 맥주로 새콤한 과일 주스의 풍미에 쿰쿰한 맛의 브렛 효모, 짙은 홉의 향이 잘 어우러지는 메뉴로 광안리 탭룸에서만 맛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자체 레시피를 가지고 위탁 생산했지만 7월 중순, 브루어리 오픈을 앞두고 있다.

·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78
· 010-6833-8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