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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SPECIAL-부산의 낮과 밤 (PART 1-1, 1-2)

2017년 7월 11일 — 0

edit 김민지 — photograph 이과용, 이향아, 차가연

부산으로 먹방 여행을 떠나기 전에 
부산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다. 쉴 새 없이 기차와 KTX로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부산역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초량동이 나온다. 최근 카페로 재탄생한 이곳의 옛 백제병원 건물은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90년 전 모습 그대로 역사를 간직한 채 멋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과 빌딩 숲이 모여 있는 센텀시티와 광안리, 드넓고 푸른 모래사장이 펼쳐진 해운대해수욕장,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드는 동백섬, 줄줄이 늘어선 계단식 집들 때문에 한국의 마추픽추라는 별명을 얻은 감천문화마을까지. 부산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진 도시는 어디에도 없다. 다양성이라는 기반 위에 항구도시이자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특수성까지 더해져 타지의 음식 문화가 어우러지면서 부산만의 고유한 식문화가 생겼다. 전쟁을 겪으며 피란민들의 향수 속에서 돼지국밥, 밀면, 부산어묵 등 향토 음식이 발달해 나갔다. 부산항으로 넘나들던 군용 물자와 다양한 신문물은 국제시장, 부평시장 등 거대한 재래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아시안게임, 부산국제영화제 등 큼직한 행사 등이 개최되면서 부산은 한국 대표 관광도시로 성장해 나갔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세련됨과 소박함, 현재와 과거라는 다양성을 지닌 식문화를 형성한 것이다. 부산은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래파전집부터 감각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카페와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먹거리를 갖췄다. 부산을 찾은 여행객들이 요즘 유행하는 카페와 오래된 노포를 기대하는 이유다. 요즘 부산은 늘 북적였던 서면, 해운대 지역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기장, 청사포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바캉스 열기로 가득 찬 부산의 다채로움을 즐기러 우리 함께 떠나보자.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파크 하얏트 부산 호텔과 해운대 아이파크의 전경.
적산 가옥을 개조해 만든 우유 카페 초량의 입구.
100여 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여 있는 병원 건물을 빈티지 카페로 변신시킨 브라운핸즈 백제.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바라본 광안대교의 모습.

special 1-2 Best Spot for Daytime

부산에는 생각보다 멋진 공간을 자랑하는 카페들이 많다.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부산의 대표 핫 플레이스들만 엄선했다.

edit 김민지 — photograph 차가연


1. 초량

1940년대에 일본인 사업가의 별장으로 지어져 20년 가까이 방치되던 적산 가옥을 개조해 만든 우유 카페로 오픈 시간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주로 해안가와 평지에 위치한 적산 가옥과 다르게 이곳은 산 중턱에 있는 점이 특이하다. 공간마다 일본을 드나들며 벼룩시장에서 직접 사 모은 소품들로 가득하다. 창틀부터 문손잡이까지 세세히 신경 쓴 덕분에 일본 현지에 있는 카페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완벽한 공간이 탄생했다. 한쪽에는 컵, 그릇 등 흔치 않은 일본 빈티지 제품도 판매 중이다. 우유 카페답게 귀여운 병에 담아 판매하는 생강우유, 단팥우유, 말차우유, 홍차우유 등 다양한 종류의 우유를 맛볼 수 있다. 제철 과일을 넣은 과일산도와 여름 한정 빙수도 판매한다. 앞뜰에는 앉을 수 있는 야외 공간도 마련되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  부산시 동구 망양로 533-5
·  051-462-7774

2. 브라운핸즈 백제

디자인 회사 브라운핸즈가 펼치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멋스러운 카페이자 현재 부산시 근대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의미 있는 공간이다. 1920년대 부산 최초의 종합병원이었던 백제병원은 중국음식점, 장교 숙소, 대사관, 예식장 등을 거쳐 지금의 카페가 되었다. 당시 골조와 외관을 거의 그대로 살려 곳곳에 과거의 흔적이 묻어난다. 실내 조도는 최소한으로 하되 자연광을 잘 활용하고 곳곳에 식물을 배치해 이국적인 느낌을 더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와 케이크를 먹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시즌마다 새롭게 열리는 신진 작가들의 전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산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 부산 여행의 시작이나 마무리를 하는 공간으로 찾아가도 좋을 듯싶다.

·  부산시 동구 중앙대로209번길 16
·  051-464-0332

3. 고택

작년 12월 오픈한 이래 지금까지 동래에서 가장 긴 웨이팅을 해야 하는 카페 겸 술집이다.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로,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와인과 맥주, 칵테일 등을 즐길 수 있는 술집으로 변신한다. 어릴 적부터 한국적인 느낌을 좋아했다는 고택의 권재성 대표는 1939년에 지어져 3년간 방치됐던 폐가를 손수 새롭게 단장했다. 마당부터 다락방까지 구석구석 한옥 특유의 운치와 멋을 살려 ‘분위기 깡패’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개성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고택이 갖춘 다양한 주류 리스트 중에서도 맥주는 일반 주점이 아닌 보틀 숍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리스트들로 채웠다. 치즈플레이트, 소세지플레이트 등 주류와 함께 곁들여 먹을 간단한 안주 메뉴도 준비돼 있다.

·  부산시 동래구 충렬대로179번길 5
·  051-552-1939

4. 레귤러하우스

국제시장 구제 골목 2층에 위치한 카페 겸 바 레귤러 하우스에 들어서면 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단골집이라는 뜻의 레귤러하우스답게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10년 전 웨스턴 바로 쓰이던 공간 인테리어를 그대로 살리고 작은 부분만 손봤을 뿐인데 멋진 카페 겸 바로 다시 태어났다. 천장에는 몇 십 년은 족히 돼 보이는 앤티크 선풍기가 돌아가고, 한쪽 벽면에는 빈티지를 좋아하는 대표가 오래전부터 모아온 빈티지 여행 가방이 가득하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에는 크림이 빠지지 않는다. 아메리카노에 크림을 올린 비엔나커피와 라테 위에 크림을 올린 멜란지 커피 그리고 생크림을 곁들여 먹는 초코케이크 자허토르테가 대표 메뉴이기 때문. 아이리시 위스키, 베일리스, 하이볼 등의 주류 리스트도 갖추고 있어 커피와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  부산시 중구 중구로40번길 22
· 070-7514-0590

5. 그릿비

부산 기장과 일광의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로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깨끗한 오션 뷰를 자랑한다.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공간과 바다가 서로의 일부이자 전부가 된다. 1층과 2층에 마련된 높은 천장의 테라스석에 앉으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 위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3층 옥상 공간에는 널찍한 벤치를 두어 바다 경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릿비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베이커리다. 베이커리 카페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빵을 매장에서 직접 반죽하고 구워낸다. 특히 먹물치즈, 초코, 블루베리 등 다양한 식빵으로 유명하다. 크림치즈와 병아리콩을 넣은 그릿비의 시그너처 식빵 또한 인기 메뉴. 그 외 타르트나 케이크류도 갖추고 있다.

·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일광로 354
· 070-7795-8899

6. 라벨라치타

광안리 해변가를 걷다가 안쪽으로 한 블록만 들어오면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도시라는 뜻을 지닌 카페 겸 레스토랑 라벨라치타를 발견할 수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곳이 들어서는 광안리에서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 중 하나다. 그 명성에 걸맞게 카페 안쪽의 테라스 공간은 유럽의 작은 식물원을 연상시킬 만큼 풍성한 식물을 자랑한다. 햇빛이 잘 드는 날에 이곳에서 인생샷을 건졌다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는 티라미수. 부드러운 마스카르포네 치즈에 진한 에스프레소와 초콜릿 향을 느낄 수 있어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꼭 다시 찾게 된다고. 2층의 레스토랑 또한 명소 중 하나다. 광안대교의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파스타, 라자냐, 피자 등의 이탤리언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요즘 새로 뜨는 동네인 청사포에도 매장이 있어 함께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94번길 6
· 051-711-0010

7. 인더무드포러브

울산의 유명 카페 인더무드포러브가 올 4월 광안리에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기존의 공간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최소한의 인테리어를 했지만 이전에 횟집으로 사용된 흔적은 그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10겹이 넘는 벽지를 뜯어낸 뒤에야 비로소 원래 벽의 모습이 드러났다고. 넓은 공간에 비해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는 4개뿐이다.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느끼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미술을 전공하고 한국의 문화재 관련 일을 해온 대표는 곳곳에 한국의 전통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배치했다. 병풍을 세우고, 카운터 겸 주방 공간 입구에는 서예가에게 직접 의뢰해 만든 화양연화 현판을 걸었다. 커피를 올릴 상은 나전칠기 장인으로부터 구입했다.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주문한 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비엔나커피와 드립 커피를 기다리는 시간도 싫지만은 않다.

·  부산시 수영구 민락본동로11번길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