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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ART – BEYOUND THE BORDERS

2017년 6월 10일 — 0

음식이 선과 면, 평면과 입체 그 경계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준 셰프가 대리석 타일을 배경으로 펼친 추상화.


edit 이승민 / photograph 이과용 / tile 윤현상재, 루비타일

평면- 간격을 두고 쌓은 타일 위에 각각 평면의 갈색 소스와 입체의 고기를 올리고, 녹색 분말을 그림자의 선을 따라 일직선이 되도록 했다. 층층이 겹친 타일과 그 위에 놓인 음식이 보는 각도에 따라 층과 경계의 구분이 사라지고 평면처럼 보이는 시점이 있다.
저항 – 90°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진 경직된 타일들 위로 붉은 라즈베리 소스를 자유롭게 흩뿌렸다.
길거리 벽에 그래피티를 그리듯 형태와 색감의 대조를 통해 표현한 역동적인 이미지는 정형화된 틀을 부수고 침범하여 일상성에 대항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절단 – 타일의 경계 면에 의해 슬라이스된 아스파라거스가 여러 마디로 절단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아스파라거스 여러 개가 타일을 관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음식이 타일이라는 경계선 사이를 드나들며 현실과 단절되고 이어지는 순간을 표현했다.
틈 – 처빌과 딜, 셀러리, 완두콩을 이용해 도시의 보도블록 틈에서 풀잎이 자라나는 듯한 장면을 형상화했다. 음식이 보통 접시라는 절대적인
평면 혹은 곡면 위에 올라간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면과 면 사이의 틈에서 비집고 나오는 재미있는 형상을 떠올렸다.
모방 – 빛을 완벽하게 흡수하는 우주의 거대한 블랙홀처럼 비정형화된 모습으로 퍼져나가는 대리석의 패턴을 음식으로 표현했다. 토치로 단면을 구운 양배추와 생크림을 뿌린 오징어 먹물 소스는 대리석의 일부로 스며들어 하나의 유기체처럼 어우러진다.
이중성 – 노란색 푸딩이라는 개체의 속성에는 변함이 없으나 바닥이 계단으로 변하면서 평면의 푸딩이 높낮이 차이에 의해 입체가 된다. 평면이 입체로 바뀌고, 다시 입체가 평면으로 이어지며 차원의 경계를 오가는 개체의 이중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