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만을 상상했던 5월의 거제도는 초록 빛깔로 가득했다. 천혜의자연경관을갖춘 거제에서의 2박 3일.

FIRST DAY
LUNCH 뱃거제 시민들의 맛집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던 5월의 어느 날, 푸른 바다를 보러 남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5시간을 달렸을까, 이곳저곳에 ‘거제가 낳은 아들 문재인’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거제도였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라는 거제도는 해안선의 길이만 386km에 달한다. 드넓고 푸른 바다를 실컷 볼 수 있겠구나. 서울에서 거제도를 가기 위해서는 통영과 거제도를 잇는 신거제대교를 건너야만 한다. 1971년까지만 해도 거제도는 육지와 동떨어진 섬이었다. 그해 거제대교가 준공됐고 1999년에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신거제대교가 개통되면서 육지가 되었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달려온 탓에 배가 고팠다.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식당이 아닌 거제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숨은 맛집을 가고 싶었다. SNS를 이리저리 뒤져 찾아낸 곳은 허가네 밀면이었다. 매년 여름 한철 장사만 하고 문을 닫는 곳이라 거제 시민들은 허가네 밀면이 오픈해야 진정한 여름이 왔다고 말할 정도다. 도착해보니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평범한 밀면집이었다. 그런데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넘었는데도 밀면을 먹으려고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메뉴는 물밀면과 비빔밀면 단 2가지. 투명한 갈색빛 육수에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물밀면에서는 새콤달콤한 맛과 함께 한약 냄새가 올라왔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소뼈에 감초, 당귀 등 10가지 한약재를 넣고 끓여 육수를 낸단다.

그 외에 조미료 대신 양파, 마늘, 생강 등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내 뒷맛이 개운하고 깔끔했다. 여기저기에서 후루룩 소리가 들려왔다. 눈 깜짝할 새 한 그릇을 비운 뒤 본격적으로 거제도 탐방에 나섰다. 다음 날 배를 타고 외도로 들어가는 일정이 있어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는 맹종죽테마공원으로 향했다. 약 9만9000m2 면적에 대나무 중 가장 굵기가 굵다는 맹종죽 3만 그루가 자라는 사철 푸른 대나무 숲이다. 최근 끊이지 않는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인해 거제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관광 코스 중 하나다. 대나무가 만들어낸 시원한 그늘 아래 들어서자 신선하고 청명한 공기가 느껴졌다. 깊이 숨을 들이쉬고 눈을 감았다. 빛이 잘 들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우거진 대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이 잎을 스치며 내는 소리가 파도 소리와 무척 닮아 있었다. 곧게 솟은 대나무 사이로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죽순들이 눈에 띄었다. 트레킹 코스 곳곳마다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그네, 지압길 등 잠시 쉬어가는 코스가 있어 산책하기도 좋았다. 거제도에 오면서 쌓였던 피로가 한순간 깨끗이 풀리는 듯했다.

저녁을 먹기 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좀 더 즐기기로 했다. 덕포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해 있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 아나무라를 찾았다. 카페 곳곳에 식물을 배치한 식물 인테리어가 돋보여 거제도에서 가장 핫한 카페 중 하나다. 야외 테라스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바다를 감상했다. 덕포해수욕장에는 벌써부터 물놀이를 즐기러 나온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저 멀리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가 보였다. 저녁이 되면 조선소의 노란 불빛 때문에 더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진다고 했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야경이었다. 오늘 밤에 이 주변을 다시 찾아오리라 마음먹었다.

DINNER 푸짐한 게장백반
카페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일몰을 구경했다. 슬슬 배가 고파왔다. 저녁에는 지인이 추천해준 예이제게장백반으로 향했다. 관광객은 물론 거제 시민들도 즐겨 찾는 이 식당은 간장게장, 양념게장, 간장새우, 성게미역국에 뽈락구이와 충무김밥이 한 상 차림으로 나오는 곳이다. 장승포점과 바람의 언덕점 총 2곳이 있는데 본점인 장승포점을 찾았다. 저녁 시간이라 대기 인원이 꽤 있었다. 순서를 기다리며 둘러본 벽에는 상패와 유명인들의 사인, 방송 출연 인증 사진들이 걸려 있어 이곳이 맛집이라는 분위기를 폴폴 풍겼다. 방송이 만든 맛집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25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메뉴는 게장백반 한 가지.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푸짐하게 한 상이 차려졌다. 1만4000원이라는 가격에 게장과 간장새우가 무한으로 리필된다니. 평소 비린 맛에 민감한 터라 살짝 걱정했지만 비린 맛이 전혀 없고 게마다 살이 꽉 들어차 있었다. 간장도 짜지 않고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뽈락구이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게 눈 감추듯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기어코 간장게장과 성게미역국을 리필하고 나서야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무척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카페 주인이 추천해준 조선소 야경 포인트에 들러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조선소 쪽으로 향했다. 멀리서 희미하게 보았던 조선소가 가까워지면서 크레인과 선박이 모습을 드러냈다. 태어나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큰 크레인과 선박에서 뿜어내는 화려한 불빛에서 조선소의 거대한 규모와 위엄이 느껴졌다. 저녁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소의 밤은 한창이었다. 최근 조선업의 전망과 관련해 어두운 뉴스를 들은 터라 마음 한쪽이 씁쓸해졌다. 깜깜한 바다 위에 노란 불빛이 넘실댔다. 새까만 바다가 더욱 검게 보였다.

second day
reakfast 가장 맛있는 국밥
여행을 가면 일정 중 하루는 꼭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곤 한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일출이야말로 하나의 이벤트가 되기 때문이다. 숙소인 대명리조트 거제마리나는 수평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일출을 보기 좋은 곳이다. 커튼만 걷었을 뿐인데 넓은 바다가 성큼 들어왔다. 푸른빛의 바다와 하늘의 붉은 기운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잠시 뒤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상과 동시에 오늘의 일정을 체크했다. 배를 타고 외도에 들어가므로 시간과 위치를 고려한 코스를 잘 짜야 했기 때문이다. 거제의 시내라 할 수 있는 고현으로 향했다.

바닷물 침식에 의해 만들어진 절벽과 주상절리가 절경을 이룬다.
거제 시청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거제에서 가장 큰 거제종합시장 내에 거제에서 가장 맛있는 국밥집이 있다는 소문을 입수했다. 심지어 주민들에게 거제도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추천해주는 곳 중 하나라는 거제 시민의 말에 믿음이 갔다. 꼬불꼬불한 시장 골목을 헤집고 들어가니 충남식당이라는 오래된 간판이 보였다. 내부도 생각보다 허름했다. 진정한 시장의 맛이란 이런 것이지 하며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는 만석이었다. 내장국밥, 순대국밥, 섞어국밥이 메뉴의 전부였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내장국밥. 주문한 지 1분이 채 되지 않아 국밥이 나왔다. 패스트푸드보다 빠르다니. 뽀얀 국물에 잘 토렴된 밥, 아낌없이 넣은 보들보들한 내장 그리고 채 썬 깻잎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다. 새콤하게 잘 익은 깍두기를 올려 한입 먹자마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잡내가 전혀 없는 진한 국물에 쫄깃하고 부드러운 내장이 일품이었다. 아침부터 테이블 곳곳에서 초록 병이 보이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거제에서 먹은 내장국밥은 그렇게 인생 국밥이 되었다. 든든히 속을 채우고 나와서는 시장 구경을 하기로 했다. 제철 식재료 구경차 농수산물 섹션을 찾았다. 수산물 코너는 한창 제철인 자연산 봄도다리와 새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들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농산물 섹션에는 봄과 여름을 알려주듯 푸릇푸릇하고 싱싱한 채소들이 가득했다. 두릅과 갓 수확한 완두콩, 전날 맹종죽테마공원에서 본 죽순도 잘 손질되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LUNCH 얼큰한 해물뚝배기
시장에서 온갖 해산물을 구경한 뒤라 마음속 점심 메뉴는 이미 해산물로 굳어진 지 오래였다. 이전에 통영으로 여행 왔을 때 먹었던 해물뚝배기의 얼큰한 맛이 떠올랐다. 여러 해산물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해물뚝배기를 먹으러 생생이로 향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 앞에 위치한 이곳의 해물뚝배기는 풍성하고 다양한 해산물로 먹기 전부터 비주얼로 압도하는 곳이다. 잠시 뒤 해산물 위에 돌문어가 통째로 올라간 작은 솥이 등장했다. 사골 육수를 사용해 깊은 맛이 느껴지는 국물에 딱새우, 홍합, 꽃게, 가리비를 넣고 돌문어와 전복을 올려 끓여내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시원한 국물에 칼국수 사리까지 넣어 깔끔하게 뚝배기를 비웠다. 거제도는 50여 개가 넘는 작은 부속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그중 거제의 8경 중 하나이자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손꼽히는 해금강과 외도를 보려면 유람선을 타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배 위에서 보는 선상 관광을 통해 해금강을 거쳐 외도에 상륙해 관광한 뒤 다시 유람선을 타고 육지로 돌아오는 약 2시간 30분짜리 코스다. 거제 내에 위치한 7곳의 선착장에서 시간대별로 운항하기 때문에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맞게 관광이 가능하다. 일찍이 유람선을 예약해놓은 터라 서둘러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인 여차-홍포 해안도로에는 중간중간 전망대가 있었다.

병대도 전망대에서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을 관찰하며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감사함을 느꼈다. 해상의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유람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다행히 운이 좋았다. 며칠 새 내린 비 덕분에 하늘도 유난히 새파랬다. 기장님의 주의 사항을 듣고 잠시 뒤 큰 엔진 소리와 함께 뱃머리가 해금강으로 향했다. 명승 제2호로 지정된 해금강은 금강산의 해금처럼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 개의 큰 바위섬이 만들어내는 십자동굴은 유람선을 탄 상태로 하늘을 올려다보면 열십자 모양의 하늘이 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세월이 만들어낸 기암절벽에서 자연과 시간의 숭고함이 느껴졌다. 유람선은 해금강 주변 한 바퀴를 빙 돌고 외도로 향했다. 외도 보타니아는 거제도에서 약 4km 떨어진 해상 식물공원이다. 푸른 남해를 배경으로 천연 동백나무와 야자나무, 선인장, 유칼립, 부겐빌레아 등 3000여 종이 넘는 아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것이 한 개인의 작품이라는 것. 척박한 바위투성이였던 이 섬은 1960년대에 교직에 있던 한 개인이 사들였고, 3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외도에서 자생하고 있던 열대식물들과 희귀 수종들로 하나둘 채워졌다. 자연과 인공의 아름다운 조화 때문에 1995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이곳저곳에서 탄성이 새어나왔다. 한국의 파라다이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고 화려한 식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배의 정박 시간에 맞게 산책로 코스가 잘 정비돼 있어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DINNER 해녀의 손맛
다시 배를 타고 육지로 돌아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다. 전날 보았던 조선소 야경으로는 아쉬워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거제대교의 일몰을 볼 수 있는 포인트로 향했다. 은성사 주변에 위치한 이곳은 구거제대교와 신거제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어서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두 다리 너머로 통영시와 군데군데 불룩 솟아 있는 작은 섬들이 보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색을 관찰하고 나서 저녁을 먹기 위해 강성횟집으로 향했다. 지세포에 위치한 강성횟집은 해녀들이 당일 직접 채취한 자연산 제철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3대에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다. 예약을 해야 할 만큼 유명한 곳이지만 최근 바로 옆에 2호점을 오픈해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숙소인 대명리조트와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해안가 산책 겸 저녁 식사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싱싱한 해삼, 성게알, 소라, 세꼬시회에 각종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한 살얼음 육수를 부어 비벼 먹는 살얼음물회와 고소한 참기름과 김가루, 성게알을 푸짐하게 넣고 비벼 먹는 생성게비빔밥을 번갈아 맛보았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성게비빔밥을 새콤한 물회가 잡아줘 한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진정한 바다의 맛을 느끼고 나서야 지금 거제도에 와 있음을 실감했다.
third day
BRUNCH 여유 속 브런치
셋째 날 아침은 느지막이 일어나 대명리조트 내에 위치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몬테로쏘를 찾았다. 커다란 통창을 통해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와 정원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덕에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셰프의 추천으로 호주산 안심스테이크와 연어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굽기는 미디엄 레어. 깊은 맛의 포트와인 소스가 더해진 안심스테이크는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육즙을 느낄 수 있었다. 연어스테이크는 입안에 넣자마자 살살 녹아버렸다. 몬테로쏘는 레스토랑과 함께 베이커리도 운영하고 있어 곁들여 나온 식전빵의 맛도 수준급이었다. 창 너머로 정박되어 있는 요트가 보였다. 대명리조트 거제마리나에서는 신청만 하면 누구나 최고급 요트 투어와 제트크루저 등을 할 수 있도록 수상 레저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요트 투어는 지세포만의 해안 산책로를 따라 남해 바다를 유람하는 45분 코스의 해안둘레길 투어, 60분의 바다낚시 투어, 배 위에서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80분 코스의 바다 노을 투어로 구성되어 있다. 요트 위에서 커피도 한잔 즐길 겸 45분 코스의 해안둘레길 투어를 받기로 했다. 시간에 따라 운항하는 투어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을 듯했다. 승선 신고서를 작성한 뒤 선장님을 따라 들어간 요트 내부는 영화에서만 봤던 고급스러운 요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새하얀 요트 위에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며 커피를 마셨다. 잠시 행복했던 45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거제도의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인 바람의 언덕을 들르기로 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바람의 언덕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바다 한가운데 방파제처럼 나 있는 언덕은 파란 잔디로 뒤덮여가는 중이었다. 나무 계단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걸어 오르며 정상으로 향했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찬 바닷바람은 멈출 줄 몰랐다. 정상에서 탁 트인 전경과 풍차, 푸르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봄과 다가오는 여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신선대로 향했다. 신선이 놀던 만큼 경치가 뛰어나다고 하여 이름 붙은 신선대는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거대한 바위다. 신선대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와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다도해의 풍경 그리고 햇빛에 반짝이는 몽돌까지 완벽한 장관이었다. 2박 3일간의 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곳에서 거제 여행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을 되뇌며 서울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