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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와 봄의 화반

2017년 3월 14일 — 0

봄의 싱그러움과 초록 기운을 찾아 배우 이연희와 함께 떠난 식재료 발굴 프로젝트.

봄의 화반을 통해 따스한 봄기운을 전해주고 싶다는 이연희.

이연희 그리고 SMT 서울
맑고 깨끗한 이미지로 ‘청순’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배우 이연희. 그녀의 따뜻한 미소는 곧 다가올 싱그러운 봄의 이미지와 참 닮아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SMT 서울에서는 2017년 봄을 시작으로 여름, 가을, 겨울 매 시즌마다 김유재 셰프가 SM 소속의 아티스트와 함께 현지의 제철 식재료를 발굴하고 그들만의 스타일이 담긴 신메뉴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산과 들, 바다와 강의 식탁’이라 이름 붙인 이번 프로젝트의 첫 봄을 함께할 아티스트는 바로 배우 이연희다. 봄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 크기 때문이다. 오는 4월 새 드라마의 방영을 앞두고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스케줄이 없을 때는 주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손님이 놀러 오면 가끔 TV나 인터넷을 통해 얻은 레시피를 이용해 손수 요리하기도 한다. 가장 자신 있는 메뉴는 파스타, 파에야 그리고 샐러드. 평소 그녀의 이미지라면 이탤리언과 프렌치 요리만 좋아할 것 같지만 한식도 즐겨 먹는다. 실제로 그녀가 즐겨 찾는 맛집을 물었더니 옥수동에 있는 문어와 전복이 가득 들어간 해천탕을 파는 식당이라는 예상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SMT의 단골손님이기도 한 그녀는 봄이라는 주제를 듣자마자 망설임 없이 신선하고 다양한 허브를 이용한 메뉴를 제안했다. 그렇게 첫 번째 프로젝트의 식재료가 정해졌고 허브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 시작됐다.

농장에서 수확한 채소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있는 이연희.

팜 투 테이블, 봉화에서 찾은 봄의 식재료
허브를 찾아 떠난 여행은 청정 지역인 경상북도 봉화까지 이어졌다. 서울에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해오름농장은 서울 힐튼호텔 주방장 출신 최종섭 대표의 연구소이자 채소 농장이다. 그는 20여 년 전 맛을 내기 위해 꼭 필요한 외국 채소와 허브를 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전 세계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하나씩 공부해 나갔고 직접 특수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6만m2 규모의 농장에서 500여 종의 특수 채소를 재배해 권숙수, 곶간, 라연, 스와니예, 더그린테이블, 신라호텔, 하얏트 등 1000여 군데 이상의 국내 특급 호텔 및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공급하고 있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는 없다. 레몬그라스, 펜넬 등 특이 채소부터 이탤리언, 프렌치, 동남아 요리에 사용되는 허브까지 전부 무농약으로 재배한다. 허브 메뉴를 개발하는 데에 있어 이보다 좋은 장소는 없었다. 이연희와 김유재 셰프는 최종섭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직접 향을 맡고 맛을 보며 허브를 채집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처음 보는 허브가 많아요. 한방 방풍순, 한방 참나물순처럼 한국적인 맛의 허브가 있다는 것도 신기해요.” 다양한 향과 맛을 지닌 허브를 맛보는 이연희의 표정이 아이처럼 행복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루콜라를 참 좋아해요. 루콜라의 향과 맛이 치즈와, 와인과 참 잘 어울리더라고요.” 잠시 후 농장 한가운데에 작은 주방이 차려지고 갖가지 채집한 허브가 하나둘 놓였다. 직접 채집한 허브를 이용해 핀초스와 샐러드, 비빔밥 총 3가지 메뉴를 함께 만들어보기로 한 것. 먼저 이연희는 빨간 토마토를 작게 깍둑썰기한 뒤 마늘을 잘게 다져 넣고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 뒤 올리브유를 넉넉히 뿌렸다. 바게트 위에 마스카르포네치즈를 바르고 다양한 허브와 함께 미리 준비해둔 토마토와 하몽을 올려 허브핀초스를 완성했다. 김유재 셰프는 엔젤 헤어 파스타에 갖가지 양념을 한 뒤 허브를 넣어 콜드 파스타처럼 버무린 허브샐러드를 만들었다. 마지막 허브비빔밥은 현미, 귀리, 퀴노아 등 슈퍼 곡물 위에 각자 선호하는 허브를 가득 올려 완성했다. 김유재 셰프의 조언 아래 허브를 올리는 순서에 대한 팁도 들을 수 있었다. 해오름농장의 직원과 대표, SMT서울의 메뉴개발팀이 함께 모여 3가지 메뉴를 맛본 뒤 투표를 통해 실제 SMT 서울에서 판매될 메뉴를 선정했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선정된 최종 메뉴는 허브비빔밥. 다양한 허브와 봄나물이 풍부하게 들어가 봄철의 신선함과 영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같은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해오름농장에서 느낀 초록의 기운을 비빔밥에 담아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완성된 비빔밥이 만족스러운 듯 이연희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핀초스를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는 이연희.

메뉴 개발 하던 날
다음 날, SMT 서울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 전날 농장에서 만들었던 허브비빔밥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각자의 레시피를 개발해보기로 한 것. “직접 농장을 다녀오니 어떤 허브를 사용해야 할지 좀 더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날 직접 채취해온 허브를 테이블 위에 올리며 김유재 셰프가 말했다. 콘셉트는 봄의 영양을 가득 담은 건강 비빔밥. 김유재 셰프와 이연희는 각자 좋아하는 나물과 채소, 버섯을 선택한 뒤 여러 조합을 해보며 가장 맛있는 비빔밥을 찾아갔다. 허브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참기름 대신 그리스산 최고급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탄수화물보다는 채소와 단백질이 위주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양념장은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된장 대신 달래를 넣은 간장으로 정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허브비빔밥에는 들깨순, 한방 쑥갓순, 한방 참나물순, 베이비 적겨자, 레드소렐, 한련화 잎, 호박꽃, 아이스플랜트, 프리세, 와일드 루콜라,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처빌 등 17종 이상의 허브가 들어간다. 각각 고유의 향이 충돌하진 않을까 물어보니 향이 강한 마리네이드용 허브 대신 은은한 향을 지닌 샐러드용 허브만을 사용한다고. 단맛, 신맛, 짠맛 등 각각의 허브가 가진 고유의 맛을 적절히 배합해 조화로운 맛이 특징이다. 메인 다음으로 곁들임 메뉴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비빔밥 자체의 맛이 가볍기 때문에 육류보다는 해산물로 가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이연희는 아버지의 고향이 해남인 덕분에 어릴 적부터 다양한 해산물을 접할 기회가 많아 식감에 대한 조언도 곁들였다. 최종적으로 봄 제철 해산물인 주꾸미를 새콤한 맛의 가쓰오부시 육수에 절여 피클처럼 곁들이기로 했다. 그 외에도 시원한 맛을 주는 맑은 바지락국과 달래간장을 함께 놓고 취향에 따라 넣을 수 있도록 수란을 따로 담아 제공하기로 정했다. 메뉴명은 ‘봄의 화반’. 푸른 텃밭을 연상시키는 플레이팅으로 봉화 해오름농장에서 느꼈던 초록빛 감성을 한 그릇에 오롯이 담아냈다.
“메뉴 구상부터 구체화시키기까지 김유재 셰프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건강한 식재료를 이용해 몸에 좋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는데 저의 의도가 잘 반영된 최종 메뉴가 탄생한 것 같아 기뻐요. 봄의 화반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도 따뜻한 봄의 기운이 전해지기를 바라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만든 메뉴를 많은 사람들이 먹어볼 수 있다는 점이 설레고 기대된다는 이연희. 바로 지금 그녀가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봄을 느끼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

완성된 3가지의 메뉴 허브샐러드, 허브핀초스, 허브비빔밥.(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SMT 서울 플레이그라운드
· 봄의 화반 1만8000원부터
·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79길 58
· 02-6240-9300

edit 김민지 — photograph 박상국 — cooperate 해오름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