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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음식의 재발견, 홍성

2017년 3월 21일 — 0

줄기로 번식하는 딸기를 유기 농법으로 모종을 내고, 오로지 땅의 힘으로만 작물을 재배하는 토경 농법으로 생산한 딸기는 자연 그대로를 담아 향미가 좋고, 건강하고, 아름답다.

국산 품종인 설향만을 재배하는 세아유 농장은 당일 수확, 당일 출고 원칙을 고수한다.

녹색 도시 홍성
충청남도 서해안의 중심에 위치한 홍성. 옛 이름은 홍주였고, 경기도 평택에서 서천까지 22개 군과 현을 관할했던 행정과 문화, 교통의 중심지였다. 최영 장군, 성삼문 선생, 한용운 선사, 이응로 화백 등을 배출한 충절과 예향의 고장이자 천 년 역사의 고도다. 총 444km2의 면적에 인구수 10만247명(2017년 1월 말 기준, 홍성군청 자료 제공)인 제법 큰 도시이며, 2012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한우를 비롯해 쌀과 도라지 등 다양한 특산물이 재배된다.

친환경 농업의 메카 홍성
홍성은 전국 최초의 오리 농법 발원지다. 오리 농법은 오리를 이용해 병해충을 방제하고 제초 및 거름 효과까지 발휘하는 친환경 쌀 재배 농법. 홍성은 ‘그옛날오리쌀’을 출시하기도 했다. 홍성은 오리 농법을 시작으로 우렁이 농법, 메기 농법 등을 비롯해 다각도로 친환경·유기 농업을 실천해오며 이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홍성의 유기 농업의 인증 면적이 968ha에 달하고, 특히 친환경 농업 면적 중 가장 높은 단계의 친환경 농업인 유기 농업의 면적 비중이 84.9%에 달한다. 이것은 전국에서 최고를 기록하는 수치다. 친환경 농법에 대한 홍성의 이 같은 노력은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유기농업특구로 지정되며 그 빛을 발했다. 현재 홍성에서는 쌀을 비롯해 다양한 작물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딸기다.

홍성의 딸기
홍성 딸기는 재배 면적이 190ha, 재배 농가는 700여 호 정도에 달한다. 국내산 인기 품종인 ‘설향’을 주로 재배한다. 설향은 지난 2005년 충남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농가 곳곳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일본 품종인 ‘육보’, ‘장희’ 등 외국 품종을 주로 재배해왔으나 설향의 등장으로 국내 딸기 재배의 판도가 바뀌었다. 장희와 육보를 교배해 탄생한 설향은 외래 품종에 비해 수확량이 많고, 당도가 높다. 또 모양도 예쁘고 광택이 흐르며 특히 향이 좋다.

유기 농법으로 설향을 재배해 크기가 모두 동일하지 않다.

세아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기농 딸기 농장
유기농의 메가 홍성에서 세아유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영택 대표는 홍성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성인이 된 후 잠깐 도시에 나가 생활하기도 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홍성으로 돌아와 아버님의 농장을 지금까지 약 16년간 이어오고 있다. 처음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 약 1년 동안은 아버지와 함께 관행으로 딸기 농사를 지었다. 일화가 하나 있는데, 당시 유치원을 다니던 큰딸이 방과 후 곧장 딸기밭으로 뛰어 들어가 딸기를 씻지도 않고 따먹는 모습에 놀라 딸기 농사에 농약을 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그래서 임영택 대표는 지난 2001년부터 친환경 농사로 전환했다.
임영택 대표는 딸기 재배는 물론이고 딸기 모종을 기르는 것까지 모두 유기 농법을 이용한다. 줄기로 번식하는 딸기는 겨울에 저온에서 꽃대를 내보내고 고온이 되면서 러너Runner를 내보내는데, 이 과정 자체를 유기 농법으로 재배해야 모종부터 유기농인 완전한 유기농 딸기가 탄생된다. 다만 모종을 유기 농법으로 재배하는 과정에 고온다습한 여름을 나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 시기에 약을 쓰지 않고 버틴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임영택 대표는 절대 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설향만 재배하는 세아유 농장은 토경 재배를 한다. 요즘 대부분의 딸기 농가는 생산성과 작업 환경 개선은 물론 땅에서 재배(토경 재배)했을 때 발생하는 병충해를 막기 위해 수경 재배(양액 재배)를 한다. 홍성 내에서도 수경 재배를 하는 곳이 많은데, 과거 임영택 대표에게 홍성 제1호의 수경 재배 농가 시설 설치 제안이 들어온 적이 있다. 그래서 수경 재배를 공부하려고 진주에 있는 한 농장으로 견학을 갔다. 하지만 생산량은 토경 재배보다 1.5배 정도 증가하는 대신, 본인의 농사 철학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데다 딸기의 특징 중 하나인 향이 약해지는 아쉬움 때문에 수경 재배를 포기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작업이 보다 까다롭고 힘들어도 토경 재배만 고집한다.
설향을 비롯한 국내 품종들은 겨울철에 재배를 시작한다. 임영택 대표 역시 겨울철에 하우스 시설을 이용해 설향을 재배한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석유를 사용해 하우스 내 온도를 높이는 가온을 할 수밖에 없다. 임영택 대표는 유기 농법 정신에 석유를 사용해 가온을 하는 점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가온 대신 수막을 이용한다. 비닐하우스를 2중으로 설치한 다음 지하수를 끌어 올려 1중과 2중의 비닐 사이에 분무하면 수증기막이 형성되는데 이때 외부의 찬 공기를 차단함으로써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저온 작물인 딸기는 실내 온도가 5℃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된다. 재배 과정에 손이 많이 가고 불편해도 철저하게 유기 농법으로 재배된 딸기는 밭에서 딴 직후 씻지 않고 바로 먹어도 되는 건강함이 묻어난다.

유기 농법을 실행하는 세아유 농장은 벌 수정 토경 재배를 한다.
아버지에 이어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임영택 대표의 세아유 농장은 대부분의 작업이 가족들의 손으로 이루어진다. 임영택 대표의 어머니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공씨아저씨네
당일 수확, 당일 출고를 원칙으로 가장 맛있고 신선한 과일과 농산물을 판매하는 온라인 숍. 공석진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오픈한 지 3년이 되어간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면서 이 일을 시작했다는 대표는 일을 시작해보니 농산물 유통 구조에는 과일의 크기나 모양에 따라 선별해 값을 매기고 판매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공씨아저씨네를 통해 못생긴 것들도 파는, 농부의 수고스러움에 대한 가치를 함께 맛볼 수 있도록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농산물을 판매한다. 토마토, 사과, 귤 등 모양은 시중에서 보는 것과 달리 들쭉날쭉해도 맛은 보장된 다양한 과일을 철마다 판매하며, 이곳에서 세아유의 설향 딸기도 만날 수 있다. www.uncleggong.com

세아유 농장의 임영택 대표(오른쪽)와 세아유 농장 딸기의 온라인 판매를 주도하는 공씨아저씨네 공석진 대표. 좋은 농산물과 농부의 수고로움의 가치를 공유하는 좋은 동업자다.

세아유 농장 설향 딸기 2KG 맛보기

text 송정림 — photograph 이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