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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발품 팔아 찾은 맛집 – 2017년 2월

2017년 2월 3일 — 0

비슷한 듯 아닌 듯 각각의 개성을 지닌 재퍼니즈 다이닝과 이자카야,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채로운 장르의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들까지 이번 달 주목해야 할 새로운 레스토랑들을 모았다.

정갈한 재퍼니즈 레스토랑

호시엔

제철모둠사시미 4만원(중), 온센타마고명란크림뇨끼 1만5000원, 후토마끼 1만4000원

동부이촌동에서 수많은 단골을 거느리다 최근 문을 닫은 이자카야 이꼬이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이꼬이의 수장 정지원 셰프에게서 사사한 김상욱 셰프가 호시엔을 오픈한 것. 그의 음식은 이꼬이의 메뉴와 닮은 점이 많다. 그러나 김상욱 셰프가 내는 요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만의 색을 입히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호시엔은 재퍼니즈 다이닝을 표방한다. 이자카야보다 다채로운 일식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인테리어도 일반적인 이자카야보다 모던하게 연출했다. 요리는 실험적인 메뉴보단 대중적인 요리를 선보인다. 일식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제철모둠사시미, 일본식 닭고기 완자구이인 야끼쯔꾸네 등 전형적인 메뉴는 철저하게 일본식으로 요리한다. 그러나 일식과 다양한 장르의 요리를 접목시킨 메뉴들도 많다. 일본식 두부 요리인 모찌리도후에 크림치즈와 크랜베리를 더하거나, 다양한 채소와 빵을 올리브유· 안초비·마늘로 만든 소스에 찍어 먹는 이탈리아 요리인 바냐 카우다에 미소 오일 소스를 곁들여 내는 식이다. 요리 맛도 훌륭하지만 푸드 스타일링을 배운 김상욱 셰프의 섬세하고 정갈한 플레이팅, 일본에서 직접 사오거나 정지원 셰프에게 물려받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엄선해 들인 예쁜 그릇은 음식의 맛을 돋운다.

이꼬이의 정지원 셰프에게서 사사한 김상욱 셰프. 그의 요리는 이꼬이의 요리와 닮은 듯하면서도 자신만의 색이 묻어난다.

· 제철모둠사시미 4만원(중), 온센타마고명란크림뇨끼 1만5000원, 후토마끼 1만4000원
·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 34, 2층
· 월~토요일 오후 6시~자정, 일요일 휴무
· 070-7778-5505


동경진 셰프의 자유로움을 담은 다이닝

D_51

옥터퍼스&브라운렌틸샐러드 2만6000원, 오소부코라구딸레아텔레 4만원, 램렉스테이크 4만5000원

사물을 평범하게 보지 말자는 모토 아래 건축, 가구, 공간 등을 디자인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두브DOOV에서 또 새로운 일을 벌였다. 인테리어로 시작해 가구를 만들고, 가구를 전시할 카페 D_51을 만든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카페에서 시작한 요리를 더욱 빛내줄 레스토랑을 오픈한 것. 카페 D_55를 총괄했던 동경진 셰프와 함께 3년 동안 계획한 장기 프로젝트다. 유리 공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찾자마자 인테리어 콘셉트와 메뉴 구상을 위해 다 함께 뉴욕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유행을 따르기보단 10년, 20년 갈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느리지만 꼼꼼히 공사를 했다. 1920~30년대 바우하우스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의자와 테이블은 물론 이곳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조명은 그 당시 오리지널 빈티지를 사용했고 벨벳 기어가 돌아가면서 수동으로 열리는 통창을 만드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운영 시간도 남다르다.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브런치, 디너, 바 3타임으로 나눠 운영한다. 점심에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버거와 파스타류를 맛볼 수 있는데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찾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6시부터는 파인다이닝과 비스트로를 접목한 다이닝을 선보인다. 10시 이후에는 와인과 곁들이기 좋은 간단한 안주류를 판매한다. 모든 메뉴는 깔끔하면서 신선한 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동경진 셰프는 매일 새벽 4시에 가락시장을 들러 장을 본다.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가장 신선한 식재료를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다. 단순히 사람을 많이 끌어 모으기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하는 그. 다음 계획은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근처에 여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 진행 중이다.

숯불에 구운 램에 시즈닝을 하고 있는 동경진 셰프. 그는 D_51의 주방을 지휘한다.

· 옥터퍼스&브라운렌틸샐러드 2만6000원, 오소부코라구딸레아텔레 4만원, 램렉스테이크 4만5000원
·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51
· 오전 11시~오후 3시, 오후 6시~새벽 2시, 주방 브레이크 타임 오후 9시~10시, 월요일 휴무
· 02-6085-5014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다이닝

칸디도

락피시아쿠아파짜 8만7000원, 오렌지크림소스치킨넓적다리 4만3000원, 프로볼로네 탈레지오 고르곤졸라 트러플 페떼갈레 2만9000원

수준급의 레스토랑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도산공원 근방, 주목해야 할 레스토랑이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칸디도다. 얼핏 보면 트렌디한 이탤리언 다이닝 레스토랑이라 오해할 수 있는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이다. 그러나 칸디도는 자신들의 요리를 특정 장르에 국한시키지 않는다. 조개를 이용한 링귀네 파스타에 스페인 스타일의 소시지인 초리소를 곁들여 맛을 내는 등 다양한 요리 장르를 활용한다. 식재료 역시 제한을 두지 않고 다채롭게 사용한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파스타 면인 트러플 페떼갈레를 어렵게 공수해오는 등의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음식의 퀄리티를 위해 재료는 당일 소진이 원칙인데, 고정 메뉴에 필요한 재료 외에 그날 시장에 나온 것 중 신선한 재료를 함께 사와 셰프의 스페셜 메뉴로 재탄생시킨다. 셰프의 스페셜 메뉴는 매일 2~3가지의 요리를 새롭게 바꿔가며 선보인다. 반응이 좋으면 정식 메뉴로도 올리는데 올리브, 줄기 케이퍼, 스모크 파프리카, 딜을 곁들인 농어 필레 구이가 대표적인 예다. 레스토랑에는 소믈리에가 상주해 있어 각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도 추천해주니 와인을 잘 모르는 이들도 훌륭한 마리아주를 즐길 수 있다. 인테리어는 요리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하게 연출했다. 그러나 입구에 디퓨저와 향초, 드라이플라워로 장식한 선반을 두거나 벽면에 짙은 푸른색의 대리석 디테일을 더하는 등 포인트를 주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미니멀한 느낌의 내부 풍경.

· 락피시아쿠아파짜 8만7000원, 오렌지크림소스치킨넓적다리 4만3000원, 프로볼로네 탈레지오 고르곤졸라 트러플 페떼갈레 2만9000원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68길 15
· 정오~오후 3시(라스트 오더 오후 2시), 오후 6시~11시(라스트 오더 오후 9시 30분)
· 02-515-5113


밥과 술을 함께 즐기는 이자카야

토가라시

토가라시라멘.규카레라이스 8000원씩, 토가라시차슈숙주볶음 2만원

논현동 가구 거리 근방 조용한 골목길에 위치한 이곳은 주변 가게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외관이 눈에 띈다. 점심에는 라멘 3종과 카레, 규동 등의 일본 가정식 메뉴를 판매하고 저녁이 되면 꼬치구이부터 나베, 덴푸라 등을 맛볼 수 있는 이자카야로 변신한다. 회사를 다니며 제품 기획과 디자인을 담당하던 고강석 대표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곳을 계획하고 손수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했다. 대표는 이곳이 숨겨진 아지트처럼 알음알음 찾아오는 편한 공간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간판도 작게 만들어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했다. 따로 광고를 한 적도 없고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점심에는 줄 서서 대기할 만큼 입소문이 났다. 점심과 저녁에 사용하는 그릇에도 차이를 두었다. 점심 메뉴에 사용되는 면기 등의 그릇은 이천의 도자기 작가에게 의뢰를 해서 직접 주문 제작했고 저녁 메뉴에는 김석빈 도자기를 사용한다. 메뉴는 10년 넘게 일식 이자카야를 운영해온 지인과 손을 잡고 구성했다. 고춧가루를 잘 쓰지 않는 일식 메뉴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매콤하게 바꾼 것이 가장 큰 특징. 그래서 상호명도 고추라는 뜻의 일본어 토가라시라고 정했다. 매운맛의 토가라시라멘, 토가라시차슈숙주볶음 등뿐 아니라 저녁에 판매하는 야키토리도 일반맛과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 꼭 맛보아야 할 메뉴는 차슈다. 매일 최상급의 돼지 삼겹살을 실로 말아 구워내 간장, 미림, 매운 고추를 넣어 함께 조린 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구워 훈연 향을 입혔다.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정석을 따르는 것이 대표의 철학이다. 슬러시 생맥주, 하이볼뿐 아니라 20여 종의 사케 리스트도 갖췄다. 와인은 무려 콜키지 프리다.

맥주 위에 맥주로 만든 슬러시를 올리고 있는 고강석 대표.

· 토가라시라멘.규카레라이스 8000원씩, 토가라시차슈숙주볶음 2만원
·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25길 14
·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6시~11시 (라스트 오더 오후 10시 30분), 일요일 휴무
· 02-515-5799

edit 양혜연, 김민지 — photograph 박상국, 이향아, 이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