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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지역 음식의 재발견

2017년 2월 6일 — 0

청산도 양식 전복은 푸른 바다와 하늘, 청산과 자연을 담은 슬로푸드며, 이것을 키워 수확하는 일은 마을 전체가 상부상조하는 공동체 문화이다. 청산도 전복은 자연과 문화가 함께 담긴 ‘자연의 문화’이다.

건강한 바다 생태계가 전복 양식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청산도 앞바다.
슬로시티 청산도(靑山島)

전라남도 완도에서 19.2km 떨어진 다도해 최남단 섬. 면적 41.88km2, 2532명의 주민(2014년 4월 30일 기준)이 살고 있으며, 예로부터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산, 바다, 하늘이 모두 푸르러’ 섬의 이름에 청산靑山이 붙여졌다.
전라도 사람들도 잘 몰랐던 작은 섬이 외지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93년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동원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의 공이 크다. 영화에서 유봉 일가가 돌담 사이로 이어진 황톳길을 내려오며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이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Scene) 중 하나로 꼽히면서, 이 장면이 촬영된 청산도 또한 한국인들이 꼭 가봐야 할 남도의 명소가 되었다.
청산도는 2007년에 국제슬로시티 연맹으로부터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2012년에는 CNN 선정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33선을 비롯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최고 가족체험여행지, 가장 아름다운 농촌마을 등 많은 분야에서 손꼽는 남도 여행 명소로 선정되었다. 또한 청산도 산자락에 만들어진 구들장 논은 2014년 국내 최초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되었다.

중년 남성들이 전복 셸터에서 전복을 떼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패류의 황제 전복(全鰒)

전복은 전복과(Haliotidae)에 속하는 조개. 몸길이는 20~30cm이며, 모양은 긴 타원형이다. 섬이나 육지에서 가까운 바위의 해수가 깨끗하고 갈조류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맛과 영양이 뛰어나 동양 3국(한국, 중국, 일본)에서 최고의 먹거리로 여겨져왔다. 특히 중국에서는 매우 비싼 식자재로 고급 중국요리의 대명사인 상어 지느러미나 제비집 요리보다 귀하게 대접받는다. 일본인들은 전복을 주로 회로 먹는 데 반해 중국인들은 말린 전복을 식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귀한 만큼 건화乾貨(‘마른 돈’이란 뜻)로 부르며 예전에는 돈 대용으로 사용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복 양식이 시작되기 전, 해녀들이 채취한 자연산 전복은 양이 적어 부르는 게 값이었다. 1990년대 노화도에서 시작된 전복 양식은 완도 인근의 섬들로 퍼져 나갔고 현재는 우리나라 전복 생산량의 80% 이상을 완도 인근에서 생산하고 있다.

청산도에서 생산되는 전복은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이 많이 난다.
‘자연의 문화’ 청산도 전복

청산도 앞바다는 완도 청정 지역 중 핵심 청정 지역인 곳이다. 청산도에는 세 곳의 전복 양식장이 있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양식장 밀집도가 높지 않아 조류의 흐름이 원활하고, 어민들이 펄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바다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며 전복 양식을 하고 있어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복은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이 많이 난다. 이것은 슬로시티 청산도의 어민들이 슬로시티 철학과 일치하는 슬로푸드 정신으로 전복을 양식하고 보급하기 때문이다.
‘슬로시티 운동’보다 10여 년 앞서 1986년 이탈리아 북부 브라Bra 마을에서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은 생태계와 조화를 이뤄온 지역사회의 오랜 지혜를 기반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와 식문화의 역사적, 미적,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고 보존하려는 운동이다. 생산하는 식재료들은 좋고(Good), 깨끗하며(Clean), 공정해야(Fair) 함을 표방한다.
— 좋음(Good) 맛과 풍미가 있으며, 신선하고, 감각을 자극하여 만족을 제공하는 음식.
— 깨끗함(Clean) 지구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생태계와 환경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생산되며,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지 않는 음식.
— 공정함(Fair) 사회적 정의를 지키고, 생산, 상품화, 소비의 모든 단계에서 공정한 임금과 조건을 갖춘 음식.

전복을 수확할 때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돕는다. 젊은이, 남자, 여성으로 분업이 잘돼 있으며, 여성들은 주로 전복을 손질해 크기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바다 농사인 전복 양식은 한 사람, 한 가족의 힘만으론 어렵다. 적어도 3~4년을 키워야 하는 전복은 최소한 4~5가구 사람들이 함께 일해야 전복 양식장은 물론 전복에게 먹일 미역과 다시마를 키우는 양식장을 운영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공동 작업을 하는 과정을 보면 전통 농경 사회의 마을 단위 상부상조―공동오락―협동노동 조직인 ‘두레’가 어촌 마을에 남아 있음을 실감한다. 전복을 수확할 때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돕는다. 분업이 잘돼 있어 젊은이들이 가장 힘든 일을 맡아 배를 몰고 바다에서 전복 그물을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그물과 전복 양식 셸터에서 전복을 떼어내는 일은 중·장년 남자들이, 전복을 손질해서 크기별로 분류하는 일은 여성들이 한다. 전복으로 맺어진 이들의 밀접한 관계는 젊은이들을 어촌으로 돌아와 지역의 생태 환경을 지키며 사회적으로 어촌공동체가 지속 가능하도록 해준다. 청산도의 양식 전복은 푸른 바다와 하늘, 청산과 자연을 담는 슬로푸드이자, 그것을 키워내는 공동체 문화가 함께하는 ‘자연의 문화’이다.

바다 한복판에 조성된 전복 양식장에 어선을 몰고 나가 전복 그물을 걷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청산바다 위지연 대표

청산바다는 완도 지역에서 전복 양식을 비롯해 유통, 수출, 가공식품 개발 및 판매를 하는 생산자 조합 회사이다. 위지연(45세) 대표는 청산도 전복의 우수성을 알린 일등 공신으로 청산도가 고향. “어릴 적 완도에 나가서 달걀프라이를 처음 보았죠.” 6녀 1남의 다섯째 딸로 태어나 가난하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어떤 도전도 힘들지 않다.
1995년 청산도에서 전복양식업을 시작한 이래, 최초의 생산자 직판장, 최초의 일본 수출, 최초 생산자 주주 참여 전복 가공식품공장 준공, 2012년 1000만불 수출탑 수상, 특급 호텔들과 활전복 직거래 등 많은 일들을 성취해왔으며, 연간 800톤의 활전복을 취급해 매출액 300억 규모의 중견 기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위지연 대표의 관심은 어민들이 애써 키운 좋은 전복의 제값 받기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전복양식업에 있었다. 이를 위해 2012년 전복 업계 최초로 수산물 이력제를 도입했고, 2014년에는 전복 가공공장의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에서 바다 환경을 보존하며 전복 양식의 지속 가능성을 검증받는 전복 분야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인증을 우리나라 최초로 받기 위해 실사 중에 있다.

청산도 전복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청산바다 위지연 대표.
완도 로컬푸드 미소그린

2014년 4월에 오픈한 완도 로컬푸드 판매점. 어촌 지역 건어물이나 특산품 취급점들이 지닌 모습을 새롭게 바꿔놓았다. 품질이 우수한 지역 로컬푸드들을 명품으로 바꾸는 세심한 노력들이 상점 곳곳의 상품 구성, 포장, 브랜드에서 엿보인다. 실제 이곳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최고 품질의 지역 농수산물, 특산품, 가공식품들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있어 직접 여행하지 않더라도 완도와 인근 섬, 남도 지역의 질 좋은 식재료들을 인터넷(www.csocean.cafe24.com)과 전화(061-555-3800)로 구입할 수 있다.

청정한 청산도 앞바다에는 여러 전복 양식장이 조성돼있다.

칼럼에서 소개한 ‘청산바다’의 전복을 소개합니다.

활전복

청산바다 특대복 7~8미 1kg, 85,500원
청산바다 특대복 7~8미 1kg, 85,500원

청산바다 특대복 7~8미 1kg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전복과 달리 풍부한 향과 매우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복 소비가 많은 중국에서는 최고의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천연 재료인 미역과 다시마만을 먹이로 사용해 자연산과 비교해서 맛과 영양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95,000원 10% DC → 85,500원

완도 청산바다의 ‘활전복’ 맛보기

햇김 곱창 돌김

청산바다 햇김 곱창 돌김 100매 1톳, 31,500원
청산바다 햇김 곱창 돌김 100매 1톳, 31,500원

청산바다 햇김 곱창 돌김 100매 1톳
청산바다의 청정 해역에서 채취하여 맑은 바람으로 건조시킨 지주식 곱창 돌김입니다. 김 엽채가 꼬불꼬불 곱창을 닮았다 하여 곱창 돌김이라 불리며 구멍이 숭숭 나 있고, 엉성한 듯한 표면을 지녔습니다. 오돌오돌 씹는 맛과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35,000원 10% DC → 31,500원

완도 청산바다의 ‘햇김 곱창 돌김’ 맛보기

text 김옥철 — photograph 박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