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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믹 식초

2017년 1월 23일 — 0

우리가 애용하는 발사믹은 엄밀히 말하면 발사믹이 아니다. 모데나 발사믹이 유명한 이유를 비롯해 우리가 잘 몰랐던 발사믹에 대해.

발사믹(Balsamico)은 향이 좋고 깊은 맛을 지닌 포도식초로 와인식초와 구분해서 사용한다. 이탈리아에서 인정하는 오리지널 발사믹 식초는 모데나Modena 지역에서 나온 포도 품종만을 사용해 전통적인 기법으로 만들고 12년 이상 숙성시킨 것을 말한다. 모데나 발사믹이 유명세를 탄 것은 로마 제국의 헨리 3세의 공이 크다. 우연히 모데나 지역을 지나가다 발사믹 식초의 맛을 보게 된 헨리 3세는 그 맛을 잊지 못해 그곳을 다시 찾았다. 황금으로 만든 커다란 배럴을 모데나에 하사하면서 유럽 전역에 발사믹이 알려지게 되었다. 발사믹이 유명해지자 모데나의 식초 제조업자들은 전통 발사믹 식초를 보호할 수 있도록 ‘Aceto Balsamico Tradizionale di Modena’라는 마크를 도입했다. 발사믹은 발효 전 포도 과즙을 여과해 목질이 다른 배럴에 옮겨가며 숙성시키는데 12년 이상 숙성시킨 것을 트래디셔널 베키오Traditional Vecchio 등급, 25년 이상 숙성시킨 것을 트라디치오날레 엑스트라 베키오Tradizionale Extra Vecchio 등급을 붙인다. 숙성 기간이 길수록 맛과 향이 좋지만 가격도 높아진다. 우리가 시중에서 저렴한 가격에 흔히 구입하는 발사믹 식초는 와인식초에 포도 과즙을 섞어 숙성시키거나 설탕, 허브 등의 첨가물을 넣어 맛을 낸 것이다.

1. 이혜림(<프랑스 가정식 홈파티> 저자)
발사믹이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식재료이므로 브랜드를 따지기보다는 먼저 원산지가 이탈리아가 맞는지 확인한다. 6년 이상 숙성된, 모데나 지역에서 만든 발사믹을 선호한다. 6년 이상 숙성된 발사믹은 시럽처럼 끈기가 있는데 호두유나 올리브유와 같이 샐러드에 뿌려주면 고소한 맛이 배가된다. 사실 프랑스 요리에서 샐러드를 제외하고는 발사믹을 활용한 음식이 거의 발달하지 않았다. 발사믹과 셜롯, 올리브유를 섞어 샐러드드레싱으로 이용하거나 카프레제 샐러드를 만들 때 플레이팅한 후 올리브유를 뿌린 다음 모차렐라 치즈 위에 점성이 높은 발사믹소스를 한 방울씩 떨어뜨린다. 감칠맛이 살아나고 보기에도 좋다.

2. 정호균(르지우 오너셰프)
좋은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유만 구비해놓으면 갑자기 손님이 들이닥쳐도 문제없다. 이 두 가지만 섞으면 훌륭한 드레싱이 되기 때문. 이탤리언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보니 발사믹 식초를 사용할 일이 많은데 연식과 가성비, 용도를 고려해 제품을 선택한다. 열을 가하는 조리에는 연식이 낮은 저렴한 제품을, 드레싱이나 빵과 즐길 때는 중간 연식을, 디저트에 넣거나 물에 타 마실 때는 조금 비싸더라도 오래 숙성시킨 제품을 쓴다. 선호하는 브랜드는 쥬세페 쥬스티Giuseppe Giusti로 가성비가 좋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애용하는 편이다. 오징어나 문어를 구울 때 발사믹 식초를 발라주면 식감이 부드럽고 풍미가 좋아진다. 또 스테이크를 구울 때 마지막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감칠맛이 훨씬 좋아진다.

3. 메이(푸드스타일리스트)
해외에서는 발사믹 식초나 올리브유 품평회를 자주 한다.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을 때 품평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은 꼭 사서 먹어본다. 발사믹 식초를 고를 때는 브랜드는 따지지 않고 산지와 연식을 확인한다. 모데나 지역에서 만든 8년산과 12년산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이 흠이지만 확실히 연식이 오래될수록 풍미가 깊다. 일반적으로 발사믹 식초를 샐러드에 넣어서 먹는데 연유처럼 딸기에 뿌려 먹으면 맛이 훨씬 고급스럽다. 또 아이스크림에 뿌려 먹어도 맛있다. 올리브유도 그렇지만 발사믹 식초도 대체적으로 비싼 게 맛이 있긴 하다.

edit 이미주 — photograph 박상국 — reference <정통 이태리 요리>-백산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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