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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재 크루·공공빌라·소니아 김 3人3色 크리스마스

2016년 12월 21일 — 0

요리와 파티를 사랑하는 세 팀의 크리스마스를 미리 엿봤다. 콘셉트와 메뉴는 각각 달랐지만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담소가 끓이지 않았던 파티 현장을 공개한다. 당신이 준비하는 파티에 기분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셀프 크리스마스 테이블 @강희재·손솔·조운
로스트치킨을 서빙하는 강희재 대표.
로스트치킨을 서빙하는 강희재 대표.

온라인 쇼핑몰 업타운걸을 운영하고 있는 강희재 대표는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SNS 스타다. 패션과 아트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요리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두루 관심이 많은데 요즘은 요리에 푹 빠져 있다. 워낙 사교성이 좋아 친구가 많은데다 파티를 좋아해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홈 파티를 연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일단 집에서 모이면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집의 천장이 높고, 폴딩 도어와 테라스가 있어서 친구들이 술맛 나는 집이라고 했죠.(웃음) ”작년 크리스마스에도 붐비는 레스토랑 대신 용평 집에서 좋은 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먹으며 지인들과 시간을 보냈다.

홈 파티 횟수가 늘어날수록 요리에 대한 욕심이 생겨 핫하다는 쿠킹 클래스를 찾아 듣기 시작했다. 옥수동 요리 선생님으로 유명한 심영순 요리연구가와 ‘미성배’로 통하는 압구정 미성아파트 배선혜 요리연구가의 수업이 대표적인데, 특별한 날 손님을 대접할 수 있는 음식을 주로 배웠다. 미우미우 손솔 대표, 조운 디자이너와 가까워진 것도 함께 쿠킹 클래스를 듣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모임에서 다 같이 알던 사이인데 같이 운동도 하고 그림도 보러 가고 요리학원도 다니면서 친해졌어요.” 르 코르동 블루 한국 분교에서 요리를 공부한 손솔 대표는 압구정 로데오에서 숙성한우 전문점 미우미우를 운영 중이다. 퍼스널 쇼퍼를 거쳐 가방 브랜드 아이엠조운을 이끌고 있는 조운 디자이너는 최근 서래마을 503 레시피에서 이탤리언 가정식과 청담 GBB키친에서 다양한 콘셉트의 요리를 배우고 있다. 특히 GBB키친 주방에는 요리하는 사람들의 로망 아이템인 프랑스 전통 주방 브랜드 라꼬르뉴La Cornue 오븐이 구비돼 있어 이를 활용한 클래스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맞춤 제작한 특대형 아일랜드 식탁과 블루와 화이트 컬러로 매치한 주방 가구가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쿠킹 클래스뿐만 아니라 파티 공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강희재 대표는 한남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 기간 동안 이곳에서 몇 차례 파티를 열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할 메뉴 3가지. 화이트트러플을 사용한 파스타, 방울양배추와 이베리코 햄으로 풍미를 준 따뜻한 샐러드, 그리고 라꼬르뉴 오븐을 사용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워 가장 만족스러워했던 로스트치킨.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할 메뉴 3가지. 화이트트러플을 사용한 파스타, 방울양배추와 이베리코 햄으로 풍미를 준 따뜻한 샐러드, 그리고 라꼬르뉴 오븐을 사용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워 가장 만족스러워했던 로스트치킨.

바쁜 스케줄 탓에 클래스 수강은 엄두도 못 내다가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요리를 즐기는 3인이 GBB키친에서 뭉쳤다. 세 명이 함께 이곳에서 크리스마스 요리를 배운 뒤 단출하게 파티 테이블을 꾸미기로 한 것. 메뉴는 조리법이 간단하지만 파티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것으로 선택했다.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메뉴인 로스트치킨과 새하얀 눈을 연상시키는 화이트트러플파스타, 방울양배추를 넣어 독특한 식감을 살린 웜샐러드가 그것. 그들은 먼저 GBB키친 이경진 셰프의 강의를 들은 후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손을 걷어붙여 메뉴를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다. 요리하는 과정도 파티의 일부분처럼 즐거워했다. 라꼬르뉴 오븐에서 로스트치킨을 꺼냈을 때 서로가 약속한 듯 환호성을 질렀다. 최근 이사를 마친 강희재 대표는 이번 파티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홈 파티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GBB키친 쿠킹클래스를 비롯해 이달부터 플라워 클래스도 수강할 예정인데 새로 들어간 집에는 행잉플라워를 위한 레일까지 미리 설치해두었다. 그녀의 패션 스타일처럼 유니크한 강희재식 홈 파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공공公共의 크리스마스 파티 @공공빌라
파티 테이블을 장식 중인 공공빌라의 배여정 디렉터. 이번 파티를 기획한 호스트 중 한 명이다.
파티 테이블을 장식 중인 공공빌라의 배여정 디렉터. 이번 파티를 기획한 호스트 중 한 명이다.

지난 10월, 경리단길 작은 골목에 재미있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개념인 ‘셰프 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공빌라’가 오픈한 것. 총 3층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지하에는 주방과 홀, 1층에는 미니바와 홀, 2층에는 해외 및 지방에 터를 두고 있는 셰프들의 레지던스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공공公共’이란 이름에 걸맞게 4주~6주를 주기로 공간이 필요한 셰프들에게 자신만의 색을 지닌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한다. 또한 시즌별로 사진, 조형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의 작품을 홀 곳곳에 전시한다. 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집단지성을 발현하는 장소인 셈이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파티의 시작을 알리는 축배를 들었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파티의 시작을 알리는 축배를 들었다.

공공빌라에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 파티의 호스트는 공공빌라를 이끌어 가는 배여정, 전욱재 디렉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공공빌라라는 공간 안에서 새로운 인연을 맺어가는 파티를 열고 싶었어요. 이번 파티는 고마운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이 함께하는 파티예요.” 파티 장소에 도착하니 두 디렉터와 김혜미 셰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배여정 디렉터의 반려견 도로시가 이를 얌전히 구경하고 있었다. 김혜미 셰프는 12월부터 1월 초까지 공공빌라에 입주하는 셰프로 원래 디자인 회사를 다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요리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녀는 이번 파티를 위해 즐거운 자리에서 함께 나누기 좋은 다양한 요리를 준비했다. 따뜻한 오븐 요리인 로스트오렌지덕과 취나물라자냐, 파티를 즐기며 자유롭게 먹기 좋은 브루스케타와 채소스틱, 그리고 치즈 퐁듀까지 크리스마스 파티와 꼭 어울리는 메뉴다. 파티 시간이 다가오자 게스트들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다. 게스트들은 모두 공공빌라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데 갖가지 공을 세운 인물들이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더린넨테이블의 나윤주 대표와 그녀의 반려견 동구, 그리고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OYE의 오혜진 작가였다. 더린넨테이블은 린넨으로 만든 베딩 및 키친웨어를 선보이는 브랜드로 공공빌라의 유니폼을 담당했다. 이번 파티 테이블을 위해서는 테이블 냅킨을 손수 제작해 주었다. 오혜진 작가는 공공빌라의 브랜딩을 맡으며 공공빌라와 인연을 맺었다. 그녀는 최근 작업한 작품으로 만든 엽서를 파티 게스트들에게 하나씩 선물했다. “평소 오혜진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했어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 무척 기뻐요.” 나윤주 대표와 오혜진 작가는 초면이었지만 함께 테이블 세팅을 도우며 금세 친해졌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인물은 공공빌라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홍기엽 씨. 공공빌라에서 서빙 및 음료 제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요리가 테이블을 하나둘 채우기 시작했다. 모두가 둘러앉아 초에 불을 켜고 파티의 시작을 알리는 건배를 했다. 서로 잘 아는 사이도 있었고 초면인 사이도 있었다. 그러나 구분 짓는 것이 무색할 만큼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아마 모두 공공빌라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는 공통된 요소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맛있는 요리와 와인을 맛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첫 크리스마스 파티의 밤은 깊어갔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만들어가는 공간의 특성처럼 모두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참여해 완성하는 공공빌라다운 파티였다.

크리스마스 파티 분위기에 어울리는 로스트오렌지덕은 오렌지, 레몬, 마늘, 허브로 맛을 낸 오리고기를 오븐에서 3시간 동안 구워냈다.
크리스마스 파티 분위기에 어울리는 로스트오렌지덕은 오렌지, 레몬, 마늘, 허브로 맛을 낸 오리고기를 오븐에서 3시간 동안 구워냈다.

독일의 자연을 들인 크리스마스 테이블 @소니아 김 토마스 최 부부
독일 뮌헨에 있는 소니아 김, 토마스 최 부부의 집. 자연에서 얻어온 소재를 활용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독일 뮌헨에 있는 소니아 김, 토마스 최 부부의 집. 자연에서 얻어온 소재를 활용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니아 김Sonia Kim(김소현)은 남편 토마스 최Thomas Choi와 함께 독일에서 2년째 살고 있다. 결혼 전 한국에서 리빙 브랜드의 홍보와 브랜딩을 총괄했던 그녀는 현재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프리랜서 브랜드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소문난 워커홀릭이었다. 하지만 결혼과 함께 독일에 정착한 후 삶의 여유를 즐기며 국내의 한 리빙 매거진과 개인 SNS에 그녀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해오고 있다.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은 계절의 미감과 함께 내추럴한 독일의 정서가 묻어 있어 더욱 감각적이다.

독일의 크리스마스는 한국의 크리스마스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독일의 크리스마스는 ‘가족’ 그 자체예요. 이 기간에는 모든 활동이 가족 중심으로 돌아가죠. 마치 한국의 명절처럼 대가족이 모여 시간을 함께 보내곤 한답니다.” 그래서 독일 크리스마스 전야의 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한산하며 고요하다. 마치 크리스마스 캐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가사처럼. 독일에서는 11월 마지막 주 일요일이 되면 아드벤트Advent가 시작된다. 아드벤트란 크리스마스 4주 전부터 매주 일요일에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카운트다운하는 전통 이벤트로 아드벤트크란츠Adventskranz라고 부르는 리스에 4개의 초를 꽂고 일요일마다 초에 하나씩 불을 밝힌다. 독일에서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 소재로 공간에 데커레이션을 하곤 한다. 크리스마스는 워낙 가족의 행사라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오래된 크리스마스 오브제도 등장한다.

빈티지 선반에 놓여진 한국의 질그릇을 식물 소재의 크리스마스 오브제로 꾸미고 있다.
빈티지 선반에 놓여진 한국의 질그릇을 식물 소재의 크리스마스 오브제로 꾸미고 있다.

소니아 김, 토마스 최 부부는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독일의 바이에른Bavaria 주로 여행을 떠나 추크슈피체Zugspitze라는 산에서 보냈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지냈기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 점이 아쉬웠던터라, 올해는 도시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며 오붓하게 둘만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했다. 그녀는 아드벤트 기간에 맞춰 홈 파티와 함께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을 준비했다. 지난 여름 부부는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여행하던 중 모양과 크기가 딱 마음에 드는 솔방울을 주워왔다. 그녀는 이 솔방울로 아드벤트크란츠와 거실 벽에 걸어둔 빈티지 거울을 크리스마스 리스로 만드는 데 활용했다. “집에서 사용하는 거울을 솔방울로 꾸며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든 것은 남편의 아이디어였어요. 둘만의 이야기와 추억이 담긴 크리스마스 오브제를 곁이 두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오후. 우리 부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크리스마스입니다.”

그녀는 테이블에 올릴 슈톨렌Stollen과 글뤼바인Glühwein 그리고 마모쿠헨Marmorkuchen을 준비했다. 독일에는 크리스마스의 약 한 달 전부터 빵을 만들어 두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조금씩 떼어 먹는 전통이 있다. 이때는 기다림의 디저트라 불리는 슈톨렌을 만든다. 절인 과일과 견과류가 들어간 크고 묵직한 빵으로 마지팬Marzipan을 한 번 씌운다. 그 위에 슈거 파우더로 하얗게 덮는다. “거의 한 달 이상 두고 먹어야 하기에 럼에 오래 절여둔 말린 자두와 오렌지 필을 넣었어요. 이렇게 만든 슈톨렌은 상온에서 약 두 달간은 보관할 수 있죠.” 글뤼바인은 와인에 향신료나 과일을 넣어 따뜻하게 마시는 음료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보면 대다수 사람이 글뤼바인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독일의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음식인 슈톨렌, 글뤼바인에 비해 마모쿠헨은 생소할 거예요. 독일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케이크 중 하나로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해요. 만들기도 간편해 모임이 많은 연말, 집에 초대한 손님들에게 부담 없이 내기에 좋죠. 담백한 맛이라 저와 남편 역시 좋아해요.”

부부는 집에서 아늑하게 크리스마스를 즐긴 후 밖으로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따뜻한 글뤼바인 한 잔을 들고 다니며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고 거리의 합창단이 부르는 캐럴을 듣는 것. 이게 바로 소박한 일상 속의 특별한 독일식 크리스마스인 것이다.

테이블의 센터피스가 되는 아드벤트크란츠는 전나무, 나무열매, 시나몬스틱, 솔방울, 말린 오렌지를 사용해 만들었다.
테이블의 센터피스가 되는 아드벤트크란츠는 전나무, 나무열매, 시나몬스틱, 솔방울, 말린 오렌지를 사용해 만들었다.

edit 이미주, 전보라, 양혜연 — photograph 임태준, 박상국, 소니아 김(김소현) — hair 강민석(차홍아르더 학동점) — makeup 지희·유하(우현증메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