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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르 메종 박민재 셰프

2016년 12월 15일 — 0

국내에서 보기 힘든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박민재 셰프. 그의 올곧은 신념이 드디어 <미쉐린 가이드 서울> 1스타의 영광으로 보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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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별을 받은 소감을 듣고 싶다.
프렌치 가스트로노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별을 받는 것은 자존심이 걸려 있는 중요한 문제다. 아직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점들이 있는데 좋게 평가해줘서 감사하다. 더불어 2스타, 3스타에까지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니 새로운 활력이 된다.

본인에게 <미쉐린 가이드>가 수여한 별의 의미는?
<미쉐린 가이드>의 별을 받는 것은 파리에 가서 처음 프랑스 요리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한국에는 아직 프랑스 요리를 제대로 평가해줄 사람이나 기관이 없다. 약 120년이란 긴 역사 동안 수많은 미식을 경험하고 평가하며 노하우를 축적해온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경이 꽤 많았는데 그동안의 노력을 한꺼번에 보답받는 것 같다. 누군가에겐 그냥 1스타일지 몰라도 내겐 매우 소중하다. 또한 지금 성장 중인 어린 셰프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으므로 책임감도 느낀다. 주변분들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많이 받았다. 나를 도와주신 분들과 보트르 메종을 찾아준 손님들의 공도 크다. 힘들 때 포기하지 않게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니까. 만약 내가 포기했다면 별을 받을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조만간 보트르 메종을 아껴준 이들에게 보답하는 파티를 열 계획이다.

이번 평가 결과를 보면 대체적으로 한식이 강세였다. 정통 프랑스 요리를 하는 입장이라 감회가 더욱 남다를 거 같다.
아무래도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이기도 하고, 한식은 프랑스인 평가단에게 신선한 장르이기에 평가가 좋은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프랑스 요리는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가 넓다. 훌륭한 프렌치 레스토랑은 전 세계에 수도 없이 많으니까. 평가단은 전 세계의 훌륭한 프렌치 레스토랑을 수없이 많이 경험해본 전문가들이다. 프랑스 본토의 프렌치 레스토랑과 한국에서 운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했겠지만 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굉장히 뿌듯하다.

보트르 메종의 어떤 요소가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나?
맛, 서비스 등이 기본적으로 그들이 평가하는 기준에 부합했기 때문에 별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외엔 흔들리지 않고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의 정체성을 올곧게 유지해온 것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 마지막 평가 때 평가단이 내게 보트르 메종만의 요리 스타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들에게 “나는 프랑스 요리를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나의 색을 입힌 요리를 선보입니다. 그러나 프랑스 요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본토에서는 나의 요리도 정통 프랑스 요리라고 할 수는 없다.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이 드문 한국에서 신념을 잃지 않고 묵묵히 나만의 요리를 선보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

평가단과의 마지막 인터뷰 때 또 어떤 이야기를 했나?
셰프는 단순히 요리만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손님에게 요리에 담긴 문화까지 판매하는 사람이다. 한국인인 내게 프랑스 요리는 남의 나라 요리다. 타국의 문화를 이해해야만 할 수 있는 요리 장르다. 프랑스의 역사, 기후, 언어, 철학 등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뒤에 요리는 물론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등 곳곳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이다.

마지막 인터뷰 전에 평가단이 몇 차례 방문했을 텐데 당시 그 사실을 알았는가?
<미쉐린 가이드 서울>을 발간한다는 소식이 발표된 것이 아마 3~4월쯤일 거다. 그 시기에 유독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다. 몇 손님에게서 느낌이 오긴 했지만 확실하진 않다. 설사 맞다고 해도 특별히 그들만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도 없는 일이고. 그저 해오던 대로 그들을 대접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발표가 국내 외식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 예측하나?
일부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나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보이지 않는 경쟁도 생길 것이다. 경쟁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별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이 국내의 미식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앙트레(전채 요리). 모차렐라 치즈로 만든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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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프티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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