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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춘천 1박 2일 미식 여행

2016년 12월 16일 — 0

구봉산에 올라 시내를 한눈에 담고, 낡고 오래된 건물을 보며 추억에 젖고, 소양강 물길을 따라 걸으며 춘천의 낭만을 듬뿍 담아 왔다.

,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유정의 이름을 따 역 이름으로 지었다.
<동백꽃>, <봄봄>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유정의 이름을 따 역 이름으로 지었다.

first day

Breakfast 낭만의 도시에서 즐기는 여유로움
투썸플레이스 구봉산점의 전망대에 오르면 구봉산 아래 춘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투썸플레이스 구봉산점의 전망대에 오르면 구봉산 아래 춘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아침 일찍 차를 몰고 춘천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 경춘국도나 ITX청춘열차를 타고 달리며 춘천 가는 길의 아름다운 바깥 풍경을 즐겨도 좋겠으나, 시간은 짧고 볼 것과 먹을 것은 많기에 열심히 달렸다. 서울에서 약 1시간 남짓 걸려 춘천에 도착하니 오전 9시.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 시내와는 달리 춘천의 아침은 고요했다. 춘천 하면 닭갈비가 가장 먼저 생각나지만 아침 댓바람부터 닭갈비를 먹기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닭갈비는 점심으로 일단 미뤄 두고, 춘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구봉산으로 향했다. 구봉산 자락은 분위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모여 있어 구봉산전망대 카페거리라 불리며 주말 가족 나들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춘천의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아침을 즐기고 싶었다. 특히 요즘 구봉산전망대 카페거리에서 가장 핫하다고 하는 라뜰리에 김가가 궁금했다. 이곳은 구봉산의 카페들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도로를 달리던 중 빨간색의 ‘라뜰리에 김가’라고 적힌 팻말을 보고 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작은 골목길을 가는 동안 진짜 오렌지 같은 오렌지색 공 모양의 오브제가 대롱대롱 매달린 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할아버지와 손을 잡고 온 손녀, 앳되어 보이는 학생들, 중년의 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빵은 금세 없어져 직원들은 계속해서 갓 구운 빵을 진열대에 채웠다. 라뜰리에 김가는 프랑스산 AOP 버터, 게랑드 소금, 유기농 밀, 동물 복지 자연 방사 유정란 등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 빵이 신선하고 맛있으며 대부분의 입맛에 잘 맞는다. 다가오는 연말을 맞이해 곳곳에 크리스마스 소품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곳에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둔 라뜰리에 김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곳에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둔 라뜰리에 김가.
프랑스산 발로나 초콜릿이 씹히는 라뜰리에 김가의 초코파이.
프랑스산 발로나 초콜릿이 씹히는 라뜰리에 김가의 초코파이.
Lunch 명불허전 춘천 닭갈비

춘천의 명물 닭갈비를 먹으로 가는 길이었다. 가는 길목에 있는 등록문화재 제54호인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을 잠깐 들렀다. 춘천에서 손가락에 꼽을 만큼 오래된 건물로 복잡한 도심 속에 엄숙한 분위기를 내며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은 춘천에 처음 지어진 성당으로 1928년 5월부터 지금까지 현재의 터를 쭉 지켜왔다. 성당을 바라보니 신비로움과 웅장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탁 트인 앞마당은 거닐며 사색하기에 좋았다.

 천주교 죽림동주교좌성당은 건물의 높이와 폭에 길이가 길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천주교 죽림동주교좌성당은 건물의 높이와 폭에 길이가 길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한참 돌아다니다 보니 출출해져 가는 길을 재촉했다. 최초의 춘천 닭갈비는 1961년경 당시 왕대포집을 하던 김영석 씨가 닭고기를 손질해 양념에 구운 것이다. 원래 돼지고기로 양념구이를 하던 중 값싼 닭고기를 대신 사용해 동일한 맛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춘천에는 양축업과 도계장이 발달하여 비교적 저렴한 닭갈비가 사람들 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소양강댐 방향으로 쭉 뻗은 도로를 지나 신북거리에 닭갈비 촌이 형성되어 있다. 그중 가장 맛있고 유명하다는 토담 숯불닭갈비에 갔다. 숯불 위 불판에 소금〮, 간장〮, 고추장 세 가지 맛의 닭갈비를 한 번에 올렸다. 빨간 양념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더덕도 함께 굽기 시작했다. 토담 숯불닭갈비만의 닭갈비 맛있게 굽는 방법이 있었다. 기름기가 잘 빠지고 숯 향이 잘 어우러지도록 닭고기를 불판에서 자주 뒤집는 것. 맛있는 닭갈비를 먹겠다는 일념하에 열심히 뒤집기를 반복하면서 정성스레 닭갈비를 구웠다. 소금닭갈비는 담백한 맛, 간장닭갈비는 잘 숙성된 간장의 깊은 맛, 고추장닭갈비는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났다. 닭갈비와 함께 곁들이는 강원도산 더덕도 일품이었다. 토담 숯불닭갈비에서 사용하는 닭고기는 모두 국내산으로 그날그날 바로 들여온 신선한 고기라 육질이 매우 부드러웠다. 지금껏 먹었던 닭갈비는 없던 걸로 하고 싶었다.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하기 위해 어스Earth17로 향했다. 자연 친화적 콘셉트의 어스17은 편안한 공간과 감미로운 음악으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진정한 휴식을 선물한다. 빈백에 편안히 앉아 잔잔히 흐르는 소양강을 보며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어스17의 공간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해 질 녘 어스17의 모습. 편안한 빈백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해 질 녘 어스17의 모습. 편안한 빈백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소금, 간장, 고추장 맛의 닭갈비와 새콤한 막국수가 차려진 토담 숯불닭갈비.
소금, 간장, 고추장 맛의 닭갈비와 새콤한 막국수가 차려진 토담 숯불닭갈비.
Dinner 청춘의 열정으로 다시 태어난 골목

춘천의 번화가를 물어보면 대부분은 명동거리라 답한다. 1980년부터 1990년까지 호황을 이뤘던 육림고개는 명동거리가 활기를 띠며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이곳은 청년 창업자들에 의해 다양한 가게가 하나 둘씩 생겨나면서 젊은 기운이 넘쳐난다. 육림고개 특유의 정감 있는 옛 분위기가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해 아기자기한 카페나 레스토랑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맥주와 바비큐가 맛있어 항상 많은 손님들로 시끌벅적하다는 육림고개의 가라지Garage비비큐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문을 연 지 6개월이 된 이곳은 원래 카센터였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바비큐 전문점으로 새로 태어났다. 들어가보니 삼삼오오 모여 맥주와 바비큐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가득했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바비큐샘플러플레이트이다. 장시간의 낮은 온도로 훈연하는 미국식 바비큐 조리법을 활용해 훈연 향이 진하게 배어 있으며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입맛에 맞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소스와 피클, 빵이 함께 나왔다. 바비큐 고기 한 점을 매콤한 소스에 푹 찍어 빵에 올리고, 콜슬로도 함께 올려 크게 한입 배어 먹었다. 그리고 맥주 한 잔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순식간에 맥주 한 잔을 비웠다. 2차는 다름 아닌 한약방으로 정했다.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35년된 한약방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처방전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은은한 한약 냄새가 났다. 특이하게도 음료를 마시는 카페와 한약을 제조하는 한약방이 한공간에 공존하고 있었다. 소화를 돕고 기력을 증진시키는 십전대보차를 주문했다. 모든 한약차는 카페 한약방의 대표인 신승택 한약사가 직접 처방한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단지 쓰다는 이유만으로 한약을 멀리하는 것이 항상 안타까웠어요. 그렇다고 향만 느낄 수 있도록 약재를 소량 첨가한 한방차는 효능이 거의 없어 권할 수 없었죠.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한약차를 카페에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도 향긋한 한약 냄새에 이끌려 한약차를 먹기도 한다고 했다. 달콤한 가래떡추러스나 커피콩빵을 함께 먹으면 쓰디쓴 한약차도 꿀꺽 들이킬 수 있다.

풀드포크, 닭다리살을 숙성 후 10시간 훈연 후 재공되는 비비큐 샘플러 플레이트.
풀드포크, 닭다리살을 숙성 후 10시간 훈연 후 재공되는 비비큐 샘플러 플레이트.
육림고개에 위치한 카페처방전. 한약사가 직접 처방해준 한약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육림고개에 위치한 카페처방전. 한약사가 직접 처방해준 한약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second day

Breakfast 의암호와 함께 맞이하는 춘천의 아침
 KT&G 상상마당 춘천의 야외음악당. 건물 중앙은 문처럼 뚫려 있어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
KT&G 상상마당 춘천의 야외음악당. 건물 중앙은 문처럼 뚫려 있어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

KT&G 상상마당 춘천 스테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눈을 떴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고요한 의암호를 바라보며 아침 산책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이른 아침이라 인적 없이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만 간혹 들려왔다. 조금 쌀쌀한 바람 탓에 옷자락을 여미며 산책길을 걸었다. 잔잔한 호수를 보고 있으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추위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스테이 호텔 1층에 자리한 세인트콕스St.Coqs로 향했다. 따뜻한 차와 토스트, 시리얼 등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다. 지난 2014년 춘천어린이회관이 복합 문화 공간 KT&G 상상마당 춘천으로 재탄생했다. 의암호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계단식 야외 공연장과 신진 디자이너의 제품을 판매하는 디자인스퀘어, 의암호를 옆에 두고 가볍게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천천히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다니던 중 근사해 보이는 건물을 보았다. KT&G 상상마당의 호반 카페 댄싱카페인이었다. 건물의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근사했다. 빈티지한 북유럽풍 가구로 테이블과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통유리창 너머로 시원스레 펼쳐지는 의암호도 매력적이었다. 카페 곳곳에 슈트를 입은 염소 캐릭터가 보였다. 에티오피아 들판에서 커피콩을 먹은 염소가 기분이 좋아져 춤을 췄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배경으로 ‘댄싱 카페인’이라는 이름과 ‘슈트를 입은 염소’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푹신한 소파에 몸을 기댄 채 향긋한 커피 한 모금을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기분이 들었다.

KT&G 상상마당 춘천스테이 1층에 위치한 세인트콕스의 아침.
KT&G 상상마당 춘천스테이 1층에 위치한 세인트콕스의 아침.
Lunch 김유정 소설 속의 춘천

춘천을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 다양한 정보를 모았었다. 그중 흥미 있는 음식점이 한 곳 있었는데 마침 근처라서 찾아가 보았다. 춘천에서 독특하고 맛있다고 익히 알려진 수제 버거 전문점 라모스버거였다. 평소 햄버거를 좋아했던 구희석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이태원의 마더스오피스를 거쳐 일본 3대 수제 버거 전문점 더 코너 햄버거&살롱The Corner Hamburger&Salon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이후 2014년 라모스버거를 오픈해 독특하고 기발한 버거를 선보이고 있다. 구희석 대표가 ‘아보카도와 함께 삼바를’이란 버거를 추천해 주었다. “서로 궁합이 좋은 재료인 아보카도와 파인애플을 넣은 건강 버거예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여성분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아요.” 그는 버거 번도 직접 만든다고 했다. “밀가루 반죽에 잡곡과 견과류를 넣어 건강하며 맛은 더 고소하답니다.” 나고야버거, 줄리엣버거 등 이름부터 흥미로운 버거들이 궁금해 모두 먹어보고 싶었다. 춘천의 실레마을은 근대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소설가 김유정이 태어나고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그의 대표작인 <봄봄>, <동백꽃> 등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문학인들과 지역 주민은 김유정을 기리기 위해 김유정문학마을을 형성하며 김유정 역으로 역명도 변경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김유정 역과 옛날 김유정 역을 거닐었다. 옛날 김유정 역에 세워진 폐열차 안에서는 강원도 출신인 김유정의 작품을 감상하며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다. 5분 정도 걸어 김유정문학촌에 도착했다. 김유정의 생가, 문학관 등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곳곳에 김유정 소설의 구절이 적혀 있어 옛 기억으로부터 소설 속 한 장면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춘천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소양강 스카이워크로 정했다. 춘천을 여행하는 내내 멀리서 눈으로만 보던 소양강 위를 걸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다. 안전과 바닥 보호를 위해 신발 덮개를 신고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발아래, 눈앞에 펼쳐진 춘천의 모습을 빠짐없이 담았다. 춘천은 곳곳에서 만나는 고요한 호수가 낭만적인 정서를 북돋우었다. 봄이 오는 시내라는 의미를 지닌 춘천,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한 번 찾고 싶다.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하늘 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의 소양강 스카이워크.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하늘 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의 소양강 스카이워크.
재미있는 메뉴명의 독특하고 기발한 수제 버거를 만날 수 있는 라모스버거. 다양한 맥주를 맛 볼수 있는 맥주 샘플러는 버거와 잘어울린다.
재미있는 메뉴명의 독특하고 기발한 수제 버거를 만날 수 있는 라모스버거. 다양한 맥주를 맛 볼수 있는 맥주 샘플러는 버거와 잘어울린다.
INFO

라뜰리에 김가
천사의달걀 7000원, 카망베르크림치즈먹물빵 6000원
강원도 춘천시 동면 순환대로 1154-18
오전 10시~오후 11시
033-252-5756

토담 숯불닭갈비
닭갈비 1인분 1만1000원, 2인 세트 4만 1000원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662
오전 11시~오후 10시
033-241-5392

어스17
아메리카노 7000원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766
오전 10시~자정
033-244-7876

가라지비비큐레스토랑
바비큐샘플러플레이트 3만2000원
강원도 춘천시 중앙로77번길 31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
033-252-1513

카페처방전
십전대보차 6000원, 가래떡추러스 2500원
강원도 춘천시 중앙로77번길 23-4
오전 10시~오후 10시
033-251-8179

댄싱카페인
쁘띠뺑 1만2000원, 아메리카노 5500원, 카페라떼 6000원
강원도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399번길 25
오전 9시~오후 10시
033-243-4727

라모스버거
라모스버거 7700원, 아보카도와 함께 삼바를 9700원
강원도 춘천시 옛경춘로 835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오전 11시 30분~자정(토요일), 오전 11시~오후 10시(일요일)
033-252-0006

edit 전보라 — photograph 이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