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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브라이언스 커피

2016년 11월 18일 — 0

맛있는 커피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일상에 한 모금의 위로가 전해진다. 바쁜 일과 중에 잠시 쉬어가면 좋은,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카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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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곳

찬 바람이 불면 따뜻한 커피 한 잔 생각이 간절해진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실 때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과 부드러운 목 넘김도 좋지만 온몸을 에워싼 그윽한 커피 향은 헛헛한 마음까지 달래주는 것 같다. 이것은 커피가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커피의 인기는 조용한 동네의 풍경까지 변화시켰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 곳곳에서 카페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그중 요즘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새롭게 떠오르는 곳은 도곡동 카페거리. 지하철 3호선 매봉역 4번 출구에서 양재천 산책로 방향으로 걷다 보면 개성 강한 카페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그 중심에 브라이언스 커피Brian’s Coffee가 있다. 헤드 로스터 겸 오너인 김윤태 대표의 영어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사용한 로스터리 카페로 카페거리가 형성되기 전부터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동네 카페라기보다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주변의 한갓진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이 인다. 층고가 높고 탁 트인 오픈형 구조인 데다 기존 카페들과 달리 테이블을 여유롭게 배치했기 때문. “카페 인테리어를 하다 보면 ‘날린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 한 곳에만 포인트를 주고 나머지 공간은 저렴하게 완성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런 곳은 가끔 가면 재미있을지 몰라도 매일 가고 싶진 않더라고요. 보이는 곳만 자극적이고 그 외의 공간은 지루하니까 편안한 느낌이 들지 않죠.” 김윤태 대표는 카페를 준비할 때 어느 한 곳에 집중하기보다는 공간의 전체적인 균형에 신경 썼다. 또 오래 봐도 질리지 않도록 마감재와 가구를 세심하게 골랐다. 특히 소재를 깐깐하게 살폈는데 카페 오픈 전 커피 공방을 운영했을 때 합성목을 사용했다가 고생했던 경험이 한몫을 차지했다. 브라이언스 커피를 구성하는 모든 나무는 원목이며 벽면은 독성이 없는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커피 바가 넓다는 것이다. 바리스타 6~7명이 서로 몸을 부딪치지 않고 일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데 이 역시 김윤태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되어 완성됐다. “카페를 인테리어할 때 보이는 공간에 치중하느라 커피 바에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에요. 저 역시 커피 배울 때 좁은 바에서 바리스타 4~5명과 부대끼며 일을 했고요. 서로 피해를 줄까 봐 조심하느라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을 자주 경험했어요. 일하는 사람의 환경이 좋아야 커피의 맛과 품질이 지속될 수 있는 거죠.” 은은한 원목 냄새와 커피 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커피를 만드는 사람과 커피를 즐기는 사람 모두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브라이언스 커피는 남들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김윤태 대표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브라이언스 커피의 인기 메뉴인 발로나플랫화이트와 치즈케익. 모두 자체 개발한 메뉴로 특히 치즈케익은 외국에서 공수한 스타터를 넣어 9시간 이상 발효시킨 요구르트를 사용한다.
브라이언스 커피의 인기 메뉴인 발로나플랫화이트와 치즈케익. 모두 자체 개발한 메뉴로 특히 치즈케익은 외국에서 공수한 스타터를 넣어 9시간 이상 발효시킨 요구르트를 사용한다.

브라이언스 커피의 탄생

김윤태 대표는 서울카페쇼에서 바리스타 경연대회인 ‘한국바리스타 챔피언십’의 심사위원을 맡고, 커피 경매에서 세계 최고가 낙찰 기록을 보유해 미국 잡지에 소개된 재미있는 이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와 커피의 인연은 지극히 평범하게 시작됐다. 막연히 3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던 중에 우연찮게 커피 내리는 일을 시작했다. 대학생 때 교내 작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인데 20분 동안 커피 50잔씩을 뽑아야 하는 바쁜 곳이었다.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날 문득 커피를 더 맛있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겨 바리스타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에서 배운 대로 일하던 카페에 적용했는데 사장님이 뭐 하냐며 나무라시는 거예요. 맛있는 커피를 만들려면 아무래도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가니까요.” 궁극의 맛을 찾겠다는 그의 집념은 와인 스쿨을 다니기에 이르렀다. 와인 제조 과정을 배우면서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향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았고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를 견학하면서 양조 시설과 생산자, 생산 과정을 이해했다. 이것은 커피 시장과 커피 생산 과정을 깨닫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와인 투어를 위해 3개월간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에스프레소 본고장 사람들의 커피 소비 스타일과 패턴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와인을 공부하기 전에는 예가체프는 향긋하고 여성스러운 느낌, 브라질은 견과 향이 나고 남성적인 느낌 정도로 커피를 이해했다면 그 이후에는 이론적인 것 이외에도 커피 문화 전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어요.”
김윤태 대표는 2009년에 커피 공방을 먼저 열었다. 손님을 만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 공방을 운영하면서 재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자연스럽게 커피 생두를 수입하게 되었고,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납품하고 수입 대행까지 하게 되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할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져 커피 경매에도 참여하고 커피 세미나도 주최했다. “공방 운영 2년 뒤에 카페를 오픈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런저런 테스트를 거치다 보니 어느덧 3년이 훌쩍 흐른 거예요. 4년 차에 접어들었을 때 본격적으로 카페 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2년 동안 신사동 가로수길, 압구정, 서래마을 등 여러 공간을 보러 다니다가 2015년 공방 근처인 지금의 자리에 브라이언스 커피를 오픈했다. 그리고 카페와 멀지 않은 곳에 로스팅 룸을 마련해 최적의 조건에서 커피 원두를 만든다. “생두가 가진 특성에 따라 온도와 수분 함량 등 로스팅 방식이 달라져요. 매번 판매로 이어지진 않지만 좋은 생두가 나올 때마다 부지런히 주문해 로스팅한 후 커피 맛을 봅니다.”

생두가 적당하게 볶아졌는지 향을 맡고 있는 김윤태 대표. 로스팅 룸은 카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생두가 적당하게 볶아졌는지 향을 맡고 있는 김윤태 대표. 로스팅 룸은 카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브라이언의 커피 철학

브라이언스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만을 취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셜티 등급의 생두 사용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김윤태 대표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맛있는 것처럼 좋은 품질의 생두를 사용한 커피가 맛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로스터의 해석과 바리스타의 기술이 더해진다면 하나의 작품이 된다. “좋은 생두를 사용해 그 재료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좋은 커피라면 로스터의 해석에 따라 개성을 부여하고 바리스타에 의해 제대로 추출된 커피는 컵 안의 작품이 되는 거죠.” 브라이언스 커피에서 판매하는 원두 종류는 매번 달라진다. 농산물인 커피는 일조량, 기온, 강수량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해 맛이 다르고 와인처럼 맛이 복합적인 편이라 편차가 크다. 때문에 소규모 로스터리 카페에서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데 김윤태 대표는 같은 맛을 유지하는 대신 그 해 가장 좋은 컨디션의 커피를 최상의 맛으로 선보이는 것에 주력한다. “예가체프에서 나온 생두라도 한 군데가 아닌 다양한 농장의 샘플을 받아서 자체 평가를 통해 가장 맛이 좋은 생두를 구매합니다. 로스팅 역시 생두에 맞게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서 최적의 맛을 뽑아내죠.” 또 그는 그 해 경작된 생두는 6개월에서 1년 안에 소비하려고 노력한다.
커피의 역사는 와인보다 훨씬 길지만 좋은 시설과 장비, 전문 인력의 과학적인 접근과 경험을 통해 품질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시장이 형성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00년대 이후 스페셜티 커피 업계가 성장하면서 품질에 대한 열망이 생긴 것. 발전 속도가 빨라 업계 관계자들은 커피의 양적인 발전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놓는다. 커피에 입문한 지 15년째에 접어든 김윤태 대표 역시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커피 품질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매년 새로운 향미를 가진 커피가 태어나고 그 다음 해엔 품질이 다듬어져 맛이 한층 고급스러워지는 현상이 매번 일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언젠가 커피도 와인처럼 한 병에 수백,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상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나중에 정말 잘 만들어진 커피가 세상에 나왔을 때 제가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이 바람이자 목표입니다.” 궁극의 커피 맛을 찾고자 하는 그의 도전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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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스 커피
• 에스프레소 4500원, 발로나플랫화이트·브라우니 5000원씩, 플레인레어치즈케익 5500원
•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26길 46
• 오전 8시 30분~오후 11시
• 02-529-6399
• www.brianscoffee.com


국내 유일 라이선스 미식문화지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가 직접 고르고 고른 원두를 당신의 집 앞까지 전해드립니다.

브라이언스 커피 – 블러디 레몬
블러디 레몬(200g) @브라이언스 커피

부드러운 산미와 균형잡힌 보디감이 돋보이는 원두. 코스타리카와 에티오피아산 원두를 블렌딩한 제품으로 상큼한 과일 향이 기분을 업 시켜준다. 진한 에스프레소로 추출해 마시면 풍성한 과일과 꽃 향이 입 안에 은은하게 감돌고, 라테를 만들어 마시면 부드러운 우유와 어우러지며 크림치즈의 풍미를 낸다. 이른 아침 블러디 레몬으로 만든 따뜻한 라테에 크루아상, 스콘 등을 곁들어 마시면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18,000원 -> 16,000원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 단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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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 이미주 — photograph 이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