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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오대쌀, 지역 음식의 재발견

2016년 10월 27일 — 0

철원 땅이 지닌 ‘장소의 혼’은 국토의 중심이자 호국 정신이 깃든 생명의 땅이다. 신성한 장소성과 역사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청정한 곳이 되어 고귀한 쌀을 생산하는 생태와 평화의 땅이 되었다.

이삭의 벼알이 90% 이상 익었을 때가 오대쌀의 수확 적기.
이삭의 벼알이 90% 이상 익었을 때가 오대쌀의 수확 적기.

대한민국 역사의 현장
생태계의 보고寶庫 DMZ 철원鐵原은 휴전선과 인접한 강원도 최북단 접경 지역의 4읍 7면으로 이루어진 군郡. 대한민국 현대 역사의 현장으로 전사戰史 유적지가 곳곳에 남아 있다. 한반도 중앙부에 위치해 예로부터 중시되었던 곳으로 통일신라 말 궁예가 세운 나라 ‘태봉’이 수도로 삼았던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강원도 서북부를 아우르는 중심지로 발전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철도와 도로가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로 성장했다. 전체 면적은 898.4km2로 서울의 약 1.5배 크기며 주민은 48만955명(2015년 11월 기준)이다. 대륙성 기후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1월 평균 최저 기온이 영하 11.4℃까지 내려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추운 지역이다.

민통선 넘어 청정 지역에서 재배 수확되는 오대쌀.
민통선 넘어 청정 지역에서 재배 수확되는 오대쌀.

이현종 군수
제37대 민선 6기 군수로 2014년 7월 1일부터 철원의 군수를 맡고 있다. 접경 군사 지역인 탓에 상대적으로 발전에서 소외되었던 철원을 오히려 지역의 특장점으로 내세워 평화, 생태, 생명의 ‘국토중심 3대 비전’을 통해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현종 군수는 “안 되면 되게 하라, 안 되면 될 때까지 한다. 가능하도록 노력하면 이루어진다”의 신념으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서울 지하철 1호선을 철원까지 연장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군수가 강조하는 철원의 최고 진미 식품은 오대쌀이다. 철원군청 홈페이지 군수 인사말이 “아름다운 한탄강이 철원평야를 적시고, 밥맛 좋은 ‘철원 오대쌀’의 황금 물결이 넘실대는 철원군…”으로 시작할 정도다.
“오대쌀은 철원의 테루아Terroir 품종입니다.” 프랑스어로 토양 또는 풍토라는 뜻의 단어 Terroir는 포도주가 만들어지는 자연환경으로 인한 포도주의 독특한 향미를 뜻하며 포괄적으로는 포도주의 원료인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주는 지리, 기후, 재배법 등의 상호 작용을 모두 아우르는 것을 의미한다. 오대벼 품종이 30여 년 전 처음 조생종 벼로 육종되어 강원도를 중심으로 국내의 여러 지역에 보급되었지만 다른 어느 지역보다 철원의 토양, 기후와 잘 맞았고, 여기에 철원 농민들의 재배 노력이 더해져 최고 품질의 오대쌀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오대쌀이 “철원의 혼이 담긴 테루아Terroir 품종”임을 강조하는 이현종 철원군수.
오대쌀이 “철원의 혼이 담긴 테루아Terroir 품종”임을 강조하는 이현종 철원군수.

‘장소의 혼’이 만들어낸 철원 오대쌀
장소에는 혼이 있다. 사람들이 살아온 땅의 역사성과 장소성의 의미가 ‘장소의 혼(Genius Loci)’이다. 철원 땅은 지난 세기 6·25 전쟁 중 치열한 전투로 많은 생명이 희생된 역사의 현장이다. 호국 정신으로 지켜낸 철원은 생명의 땅이 되어 우리 국토 어느 지역보다 청정한 곳에서 고귀한 쌀을 생산하는 장소가 되었다.
철원평야는 250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하면서 마그마가 분출해 분지를 만들고 오랜 시간 풍화와 침식을 반복하며 만들어졌다. 전체 면적은 서울 면적(605km2)보다 넓은 650km2(2억 평)에 이르는데, 해마다 철새들이 찾아오는 낙원이 가운데 있다(천연기념물 제245호_철원 철새 도래지, 천연기념물 제202호_두루미).

철원 오대쌀 요리경연대회에 출품된 가을 밥상.
철원 오대쌀 요리경연대회에 출품된 가을 밥상.

오대쌀을 최고의 쌀로 만드는 철원평야
— 철원평야의 지하는 용암이 메워져 형성된 50m 이상 깊이의 현무암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땅속의 현무암으로부터 풍부한 미네랄과 원적외선이 방출되어 벼를 건강하게 키운다.
— 현무암 층 위에는 점토질의 기름진 땅이 있는데 비무장지대(DMZ) 논에는 일반인들과 차량이 출입할 수 없고, 공장이 없기 때문에 오염되지 않은 최고의 토양에서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로 벼가 자란다.
— 철원 지역은 강원 북부 내륙 지방에 위치해 춥고 긴 겨울(11~3월 평균 기온 -5.8℃)로 인해 병해충의 월동이 어렵다. 이 때문에 병해충 발생이 적어 대부분의 논에서 농약을 거의 살포하지 않는다.
— 철원 오대쌀은 벼육종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국내 품종으로 지역 적응 시험을 거쳐 1983년부터 장려품종으로 보급된 품종. 특유의 구수함과 단맛이 나며, 영양이 풍부하고, 벼가 익는 시기에 철원 지역 일교차가 큰 덕분에 벼의 낟알 조직이 치밀하고, 밥을 지으면 찰기가 뛰어나다.
— 철원 오대쌀 두루웰은 두루미가 사는 청정 지역 철원의 농산물을 알리기 위해 동송·철원·갈말·김화 농협 등이 함께 사용하는 농특산물 공동 브랜드다.

동송농협 RPC(Rice Process Complex 미곡종합처리장)
— 동송농업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미곡종합처리장으로 단일 RPC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 오대쌀의 품질 유지를 위해 1276명의 조합원들과 100% 계약 재배를 통한 수매를 한다. GAP 기준에 맞는 안전 농산물 생산을 위한 농가 교육과 매뉴얼에 의한 재배, 병충해 공동 방제를 시행한다.
— 벼 수확 적기를 지정해 농가에서 수확 직후부터 건조 시설, 사일로 보관 시설 등을 통해 오대쌀의 고품질을 유지한다.
— 동송농협의 오대쌀은 농산물 우수관리인증과 지리적 특성,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쌀로는 처음으로 지리적 표시제로 선정되었으며 중국 광둥 성으로 수출되고 있다.

도정된 쌀은 10kg, 20kg 단위로 제품 생산 이력과 함께 자동 포장된다.
도정된 쌀은 10kg, 20kg 단위로 제품 생산 이력과 함께 자동 포장된다.

text 김옥철 — photograph 임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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