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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이정민의 슈퍼 곡물 밥상

2016년 10월 21일 — 0

아침 방송 MC, 자신의 이름을 건 라디오 프로그램의 DJ, 그리고 최근 대학 출강까지 이정민 아나운서는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시간을 미루지 않는다.

요즘 슈퍼 곡물을 활용한 건강식에 푹 빠져있는 이정민 아나운서.
요즘 슈퍼 곡물을 활용한 건강식에 푹 빠져있는 이정민 아나운서.

이정민 아나운서의 SNS를 방문하면 요즘 어떤 음식이 유행하는지,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 어디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녀는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은 일부러 찾아가고 핫하다고 소문난 메뉴는 직접 먹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저희 부부가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해요. 주말이면 같이 맛집 찾아다니는 게 낙인걸요. 워낙 먹성이 좋아서 둘이 가도 메뉴 3개는 시켜야 양이 차요. 물론 디저트는 또 따로 먹고요(웃음).” 제아무리 소문난 맛집이라도 손님의 취향을 온전히 만족시키기란 어려운 법. 이정민 아나운서는 방문한 레스토랑에서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자 직접 팔을 걷어붙이게 되었다. “한번은 태국 음식점에 갔는데 팟타이에 새우가 너무 적게 들어간 거예요. 그래서 집에 와서 새우를 왕창 넣고 팟타이를 만들었어요. 쌀국수도 고기 듬뿍 넣어서 종종 해먹고요.”

이정민 아나운서는 대가족의 장녀로 자랐다. 매끼 6인분의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를 지켜보며 요리가 곧 생활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맏딸로서 어머니가 음식 만드는 것을 곧잘 도왔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주방에 출입한 것은 결혼하고 나서인데 처음부터 그곳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었던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계량해서 요리하는 엄마들은 거의 없잖아요? 신혼 초에 엄마한테 조리법을 여쭤보면 조금, 살짝 이런 말로 설명해주시니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게 어느 정도의 용량을 말하는지 전혀 감이 안 왔으니까요.” 그래서 짬을 내어 한 달에 1번 정도는 요리 전문가의 쿠킹 클래스에 참여했다. 박선영 요리연구가한테 6개월 코스를, 푸드 스타일리스트 메이한테 1년 과정을 사사했다. 또 남다른 추진력을 발휘해 요리에 관심 있는 선후배, 동료 아나운서를 삼삼오오 모아 키친웨어 브랜드에서 주관하는 쿠킹 클래스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정민 아나운서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요리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은 급한 성격과 끝없는 호기심 덕이다. “성격이 급해서 바로 실천에 옮겨야 마음이 편하거든요. 그날 배운 것은 잊어버리기 전에 바로바로 집에서 복습해요. 매번 냉장고에 필요한 식재료가 가득 차 있을 수는 없잖아요. 있는 식재료를 활용하다 보니 조금씩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또 요리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질문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셰프나 요리연구가에게 조심스레 메시지를 보내면 오히려 기특한 학생이라며 성심성의껏 조리법을 알려준다고.

그녀는 딸 온유를 얻고 나서 건강식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요리의 패턴도 바뀌었다. 맵고 짠 자극적인 맛을 줄이고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한 조리법으로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즈음 슈퍼 곡물이 눈에 들어왔다. KBS2 <여유만만>을 진행하면서 병아리콩, 렌틸콩, 퀴노아, 귀리 같은 곡물의 효능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셰프의 레시피를 직접 따라 하며 조리법을 익혔다. “남편과 TV를 보는데 최현석 셰프가 슈퍼 곡물로 샐러드를 만드는 장면이 나왔어요. 꼼꼼하게 메모했다가 재료를 가감해서 바로 만들어 먹었는데 이게 웬걸, 정말 맛있더라고요.” 처음 병아리콩을 맛봤을 때의 기쁨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중동 음식 전문점에서 색다른 맛의 피자를 먹었는데, 못 보던 곡물이 들어 있어 물어봤더니 병아리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연구에 들어갔죠. 삶은 병아리콩을 으깨 마요네즈와 섞어 토르티야에 바르고 토마토, 아보카도 등을 올려서 피자처럼 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렌틸콩은 잡곡 대신 백미와 섞어 밥을 하고 카레에 넣어 먹기도 한다. 슈퍼 곡물은 이름이 낯설어 입문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곡물마다 식감이 독특하고 특유의 구수한 맛이 있어 한번 먹으면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녀가 요즘 가장 편애하는 슈퍼 곡물은 헴프시드다. 샐러드, 떡갈비, 주스 등 안 넣어 먹는 음식이 없을 정도. 익히는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충분히 식힌 마늘오일소스는 마지막에 넣고 버무려준다. 맛을 보면서 조금씩 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충분히 식힌 마늘오일소스는 마지막에 넣고 버무려준다. 맛을 보면서 조금씩 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이정민 아나운서는 호기심이 강해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다양한 슈퍼 곡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 그리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접하면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물어보고 원하는 식재료를 얻기 위해 기꺼이 수고를 감수한다. 어느 식품 매장의 고기가 맛있다고 하면 집과 떨어진 곳이라도 그곳에서 고기를 사고, 이국적인 소스를 구하기 위해 발품 파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우픈’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번은 패키지에 닭 그림이 그려진 스리라차소스가 진짜라는 이야기를 듣고 남대문 수입상가를 돌아다니며 어렵게 그 소스를 구입한 적이 있어요. 참 뿌듯했는데 며칠 뒤에 대형 마트 가보니 같은 제품이 있더라고요. 어찌나 허무하던지.” 최근에는 식품 정기 배송 서비스와 신선 식품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식재료를 구입한다고 했다. 애용하는 쇼핑몰은 수경재배 유기농 채소를 파는 ‘만나박스’, 신선 식품 온라인 몰 ‘헬로네이처’와 ‘마켓컬리’가 대표적.

2005년 KBS 공채로 입사해 벌써 12년 차 방송인인 이정민 아나운서는 현재 <여유만만>을 비롯해 KBS 라디오 <음악이 있는 풍경 이정민입니다>와 <글로벌 한국사, 그날 세계는>까지 3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 덕성여대 강단에 올라 방송 실무에 대해 강의한다. 누구보다 바쁜 커리어 우먼의 삶을 살고 있지만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삶의 균형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적어도 일주일에 3번은 직접 요리를 하고, 있는 반찬이지만 매일 남편의 점심 도시락을 챙겨준다. “요리를 하기 전에 남편에게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보는 편이에요. 저는 밖에서도 워낙 잘 챙겨 먹는데 남자들은 한 끼 때우는 식으로 밥을 먹잖아요. 집에서만이라도 제대로 먹게 해야죠.” 이런 아내의 마음을 아는지 남편 박치열 씨는 아내가 만든 음식이라면 뭐든지 바닥이 보일 때까지 그릇을 싹싹 비운다고. “사실 남편이 맛있다고 하니까 더 신나서 하는 것도 있어요. 점수가 후한 편은 아니라서 다 먹고 난 후에는 꼭 한마디씩 하지만요. 다음에는 후춧가루를 조금 더 넣어줘, 지금보다 더 매워도 괜찮아 이런 식으로요. 그래도 항상 끝까지 먹어주니까 참 고마워요.” 이정민 아나운서에게 요리란 힐링하는 방법이자 새로운 도전이라고 했다. 누군가에겐 스트레스인 ‘오늘 뭐 먹지, 뭐 해먹지’가 그녀에겐 행복한 고민이다. 또 음식을 넉넉하게 만들어 지인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음식이든 6인분씩 준비하는 엄마를 30년 넘게 봐왔으니까 어느새 저도 모르게 6인분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마트 가면 묶음판매를 애용하고 간장은 2~3L짜리 업소용으로 사는데, 한번은 같이 장보던 동료 아나운서가 놀린 적이 있어요. 누가 보면 음식 장사 하는 줄 알겠다면서요.” <가족오락관> <좋은나라 운동본부> <스펀지> <여유만만> 등 예능과 교양, 뉴스를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뛰어난 진행 실력을 인정받은 그녀의 꿈은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제가 맛보는 것에 자신 있거든요. 매운맛이라도 들어간 식재료에 따라서 마늘을 넣은 매운맛인지 고추를 넣은 매운맛인지 다양하잖아요. 재료의 맛을 추측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삶의 활력소인 요리를 주제로 시청자들에게 어떤 긍정 에너지를 전해줄지 이정민 아나운서가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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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프시드떡갈비

재료(4인분)
소고기·돼지고기 다진 것 150g씩, 가래떡 잘게 썬 것 2개 분량(8cm), 헴프시드 4큰술, 간장·설탕·올리고당· 빵가루 2큰술씩, 마늘 다진 것·참기름 1작은술씩, 방울토마토·프리세·식용유 적당량씩,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방울토마토는 반 가르고 프리세는 손질한다.
2. 볼에 소고기, 돼지고기, 가래떡, 간장, 설탕, 올리고당, 빵가루, 참기름, 헴프시드 2큰술, 마늘을 넣고 잘 섞은 다음 찰기가 생길 때까지 치댄다. 적당한 두께로 둥그렇게 빚는다.
3. 팬에 식용유를 충분히 두른 다음 2의 떡갈비를 중불로 한면이 익을 때까지 익히고 뒤집어서 약불로 줄여 뚜껑을 닫는다.
4. 그릇에 떡갈비구이를 담고 헴프시드를 뿌린다. 프리세, 방울토마토와 함께 낸다.

슈퍼곡물샐러드

재료(4인분)
병아리콩·렌틸콩·귀리 ½컵씩, 새우 껍질 벗긴 것 10마리, 적양파·아보카도 1개씩, 쯔유 1큰술, 샐러드 채소(라디치오, 프리세 등)·레몬즙·식용유 적당량씩 로즈메리·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마늘오일소스: 마늘 다진 것 1큰술, 올리브유 3큰술

만드는 법
1. 3시간 이상 불려놓은 렌틸콩, 귀리는 소금을 넣고 20분간 삶는다. 병아리 콩은 뜨거운 물에 4~5시간 불린 다음 30분 이상 충분히 삶는다.
2. 적양파는 채 썰고 아보카도는 반 갈라 과육만 빼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샐러드 채소는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3. 팬에 올리브유, 마늘을 넣고 볶다가 마늘 색이 나기 전에 불을 끈 후 식힌다.
4. 새우는 로즈메리, 후춧가루를 넣고 마리네이드한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붓고 새우를 굽는다.
5. 볼에 곡물, 마늘오일소스, 적양파, 아보카도, 샐러드 채소를 넣고 버무린다. 쯔유, 레몬즙을 뿌려 한번 더 섞어 그릇에 담은 다음 새우를 올린다.

슈퍼푸드주스

재료(2인분)
우유 200ml, 바나나 1개, 아보카도 ½개, 헴프시드 2½큰술

만드는 법
1. 아보카도는 반 갈라 과육만 빼서 적당한 크기로 썰고 바나나는 껍질을 벗겨 슬라이스한다.
2. 블렌더에 1의 아보카도와 바나나, 우유, 헴프시드 2큰술을 넣고 돌린다.
3. 컵에 주스를 따르고 헴프시드를 올린다.

edit 이미주 — photograph 김잔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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