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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손민호의 닭고기 요리

2016년 9월 12일 — 0

몸과 마음이 함께 고팠던 시절, 치킨집 사장을 꿈꿨던 소년은 톱모델이 된 후에도 그 꿈을 잊지 않았다.

‘요리’를 주제로 한 패션화보가 아닌 요리 솜씨를 뽐내기 위해 카메라 앞에선 모델 손민호.
‘요리’를 주제로 한 패션화보가 아닌 요리 솜씨를 뽐내기 위해 카메라 앞에선 모델 손민호.

경리단길 스핀들마켓에 가면 치킨을 파는 모델 손민호를 볼 수 있다. 이름만 빌려주고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생닭 손질부터 치킨 굽기까지 그가 직접 한다. 왜 치킨이었을까? 그는 고등학생 때 아르바이트했던 치킨 가게에 대한 기억 때문이라고 했다. “사장님 가족이 엄청 부러웠어요. 사모님과 아이 둘,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이었는데 저는 그런 평범함조차 누릴 수 없었거든요. 부모님 불화도 있었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돈을 벌어야 했어요.” 지금처럼 톱모델이 될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시절, 마땅히 꿈도 없었다. 무엇보다 치킨 가게를 운영하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부터 사장님의 동의를 얻어 주방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닭 손질하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치킨을 튀기기도 했다. 매일매일 치킨을 먹는데도 싫증 나지 않았던, 닭 한 마리에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스핀들마켓에 ‘손손치킨’이라는 이름의 치킨 가게를 열게 되었다. “동종 업계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서 그릴에 구운 치킨을 메인 메뉴로 정했어요. 동네 특성상 외국인 손님이 많기 때문에 탄두리 치킨을 모티브로 하고 조리 방법이나 소스에 이국적인 요소를 많이 넣었고요.”
손민호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치킨집을 오픈하기 전부터 이미 업계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On Style <스타일 라이브>라는 프로그램에서 유명 맛집 메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레시피를 소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또 패션 매거진과 SNS에 모델 손민호가 아닌 요리하는 사람 손민호로서 레시피를 종종 소개하기도 했다. 손민호가 요리에 좀 더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은 장진우 대표의 역할이 컸다. 5년 전, 모델 일에 전념할 목적으로 고향 부천을 떠나 서울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는데 그때 룸메이트로 만난 사람이 당시 경리단길에서 장진우식당을 운영하던 장진우 대표였다. “진우 형이 일 없는 날 놀지 말고 가게에 와서 설거지라도 하라고 해서 장진우식당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형이 일하는 거 보면서 곁눈질로 많이 배웠죠.” 그러다 방범포차의 오픈 멤버로 합류했다. 그곳에는 서빙을 했는데 주방장이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주방을 책임지게 됐다. 타고난 눈썰미와 준비된 자세는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실력 발휘를 했다. “요리에 대한 감을 타고났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음식이든 한번 맛을 보면 비슷하게 따라 할 수 있어요. 특정 재료가 없을 때는 대체 재료로 맛을 내지요. 요리를 할수록 이런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게 참 재미있어요.” 방범포차에는 손민호라면이라는 메뉴가 있었다. 과음한 3명의 공동 대표가 해장할 목적으로 손민호에게 라면을 부탁했고 그는 바지락, 콩나물, 청양고추 등을 넣어 자신의 스타일로 얼큰하게 끓여주었다. “제가 평소에 해먹는 해장 라면인데 형들이 이거 팔자고 해서 그때부터 정식 메뉴에 올렸어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면서 그 메뉴도 자연스럽게 빠졌지만요.”
손민호는 바쁜 일정 때문에 음식을 사먹는 경우가 많지만 담백한 집밥을 선호한다. 그래서 일주일에 세 끼 정도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특별한 요리라기보다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조합해 김치볶음밥, 찌개 등의 일상적인 메뉴를 해먹는다. 또 좋아하는 닭고기로 닭볶음탕과 닭개장 같은 한식 스타일의 닭 요리와 치킨시금치커리 같은 이국적인 메뉴에도 도전한다. 식재료로서 닭고기의 매력은 맛이 강하지 않고 가격이 저렴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 시도하는 메뉴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 레시피를 찾아보지만 참고만 할 뿐 그대로 따라 하진 않는다. “없는 재료가 있을 수도 있고 제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깐요. 레시피는 한번 쭉 훑어 보기만하고 제 상황에 맞게 만들어요.” 그가 계속 요리를 하는 이유는 뭘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볼 때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어떤 무리에 속해 있건 항상 먼저 팔을 걷어붙인다. “친구들과 놀러 가면 늘 주방을 담당해요. 누가 맛있다고 하면 자꾸 해주고 싶고, 이런 맛에 주부들이 요리를 하는구나 싶어요(웃음).” 사랑하는 사람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기 때문에 좋은 재료를 고집하고, 신선한 제품을 그때그때 필요한 양만큼 구매한다. 깐깐하게 재료를 고르는 만큼 손손치킨에서 사용하는 닭은 모두 국내산 하림 제품이다. 요리 자격증이나 요리 경연에 도전해볼 계획은 없는지 물었다. “자격증 도전은 재미있을 것 같지만 아직 생각해본 적 없어요. 요리 경연 프로그램도 안 나갈 것 같아요. 실력도 부족하지만 너무 부담될 것 같아서요. 제 사람들 맛있게 또 배불리 먹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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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손치킨을 한 번이라도 방문했다면 그를 보고 ‘어디서 봤더라’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꿈이 없다면 눈물 날 일도 없어’라는 카피로 유명한 오비맥주 광고 ‘푸드 트럭’ 편에서 셰프를 꿈꾸는 사회 초년생을 연기했던 바로 그 청년이다. 손민호의 모델 데뷔는 우연히 이뤄졌다. 미니홈피 시절 그의 사진을 눈여겨본 에이전시 가르텐 김장환 대표가 장문의 쪽지를 보내 모델 제의를 한 것.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제대로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키가 약점으로 작용했다. 손민호는 신장이 180cm로 모델치고는 작은 편이다. 오디션마다 퇴짜 맞기 일쑤였고 같은 결과가 반복되자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의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던 차에 드라마처럼 입대 영장이 날아왔다.
“대표님한테 말씀드렸더니 군대 갔다 오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김장환 대표의 말은 거짓말처럼 효력을 발휘했다. 말년 휴가 때 사심 없이 촬영했던 화보가 오히려 업계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보그> <바자> 등의 패션 매거진과 서울패션위크 등의 패션쇼에서 모델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포토그래퍼 구영준 편에 모델 어연희와 함께 출연했고, 티파니의 솔로곡 ‘하트브레이크 호텔Heart Break Hotel’에서 남자 주인공을 열연해 ‘티파니의 남자’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입대하기 전까지 치킨, 피자, 족발, 김밥, 중국집 그리고 배달 대행 서비스까지 배달 아르바이트는 거의 다 경험해봤다. 손민호가 배달 일을 선호했던 것은 위험 수당이 포함돼 다른 직종보다 시급이 높기 때문이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바이크 면허를 땄지만 지금은 취미로 탄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음식을 만들고 배달했지만 지금은 요리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콤플렉스를 극복한 것 같다고 했다.
“모델을 10년 정도 했으니까 이제 업계 사람들이 제 키를 다 알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찾아주는 것은 단점을 보완할 만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입대 전의 수많은 상처를 그대로 안고 살았다면 모델 손민호도, 치킨집 사장 손민호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자신을 소속 모델 영순위로 소개하는 에이전시 대표도, 아들이 나온 광고를 찾아보며 흐뭇해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손민호는 아직도 모델로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요즘엔 부쩍 영상에 재미를 붙여 연기 공부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손손치킨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고도 했다. 어떤 방향이 되었든 인생을 대하는 그의 성실한 자세와 요리에 대한 열정은 제대로 된 다음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다.

칼 잡는 것만 봐도 요리에 숙달된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손민호의 칼솜씨는 수준급이다.
칼 잡는 것만 봐도 요리에 숙달된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손민호의 칼솜씨는 수준급이다.
치킨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고 말하는 모델 손민호. 손손치킨 오픈 초에는 메뉴를 개발하느라 매일같이 치킨을 먹었고, 요즘에는 직원들과 회식할 때 종종 치킨 가게에 간다고 했다.
치킨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고 말하는 모델 손민호. 손손치킨 오픈 초에는 메뉴를 개발하느라 매일같이 치킨을 먹었고, 요즘에는 직원들과 회식할 때 종종 치킨 가게에 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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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시금치커리

재료
닭고기(다리살 또는 가슴살) 250g, 시금치 1단, 양파 ½개, 우유 ½컵, 고형 커리 2조각, 버터 2큰술, 강황 가루 1큰술 생크림·파프리카, 시즈닝(또는 고춧가루) 적당량씩, 페페론치노·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양파는 슬라이스하고 시금치는 뿌리를 잘라낸 뒤 누런 잎은 다듬어 깨끗이 씻는다.
2. 닭고기는 흐르는 물에 씻은 뒤 큼직하게 썬다.
3. 달군 팬에 버터를 넣고 1의 양파를 캐러멜 색이 될 때까지 볶다가 2의 닭과 후춧가루를 넣고 더 볶는다.
4. 닭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생크림을 넣고 끓기 시작할 때 고형 커리를 넣고 저어준다.
5.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고 우유, 강황 가루를 넣는다.
6. 손질한 시금치를 5에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7. 시금치의 숨이 죽으면 페페론치노를 넣고 섞어준 뒤 불을 끄고 파프리카 시즈닝을 뿌린다.

Tip 느끼한 맛을 즐기지 않는다면 물을 약간 넣어도 된다. 단, 물을 추가할 경우 그만큼 고형 커리를 추가해야 한다. 강황 가루는 색감을 내기 위한 것이므로 없으면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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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닭 1마리,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소스: 데리야키소스 4큰술, 고춧가루 3큰술, 설탕 2큰술, 레몬즙 적당량

만드는 법
1. 닭은 흐르는 물에 씻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1의 닭을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한 후 250℃로 예열한 오븐에 15~20분간 익힌다.
3. 분량의 재료를 넣고 소스를 만든다.
4. 2의 닭에 3의 소스를 골고루 바른 뒤 달군 그릴에 뒤집어가며 굽는다.
5. 그릴 자국이 생기면 불을 끈다.

Tip 담백한 맛을 선호한다면 소스를 바르지 말고 그릴에 굽는다. 소금, 후춧가루만 뿌려 타바스코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edit 이미주 — photograph 심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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