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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체크 아마로 인터뷰

2016년 7월 18일 — 0

그에게 요리는 곧 창조다. 그는 자연에서 새로운 재료를 탐구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요리를 선보이는 일에 푹 빠져 있다. 보이체크 아마로의 레스토랑은 폴란드 유일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다.

© 김영기
© 김영기

한국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하다.
삼성과 ‘아리랑’이다. 폴란드에서 삼성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딸이 편곡한 ‘아리랑’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는 공모전 <Talk! Talk! Korea톡! 톡! 코리아>에서 4등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딸은 집에서 막걸리를 담그기도 한다. 내가 관심 있는 한국의 음식과 식재료는 김치, 갈비, 깻잎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폴란드 음식은 낯설다. 폴란드 음식의 특징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폴란드 요리라면 숲의 향이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토의 30%가 숲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호수, 농장, 강, 바다, 산으로 요리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흥미로운 식재료가 참 많다. 폴란드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양의 식용 허브를 생산하고 버섯과 사슴 고기가 유명하다. 역사적으로는 동서양을 오가는 통로로 전 세계의 환상적인 식재료가 유통되었다. 유럽에서 가장 국제적인 나라였으니 폴란드 음식은 독일, 러시아, 발칸 반도, 유대 지역, 프랑스, 이탈리아, 아시아의 영향을 모두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옛날 레시피를 읽다 보면 이게 퓨전 요리의 시초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셰프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
나는 셰프가 될 운명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요리사가 되는 걸 부모님이 좋아하지 않으셔서 공대에서 전자기술을 공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운명은 거스를 수 없듯 런던의 주방에서 일하게 되었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변했다.

페란 아드리아, 르네 레드제피 같은 세계적인 셰프들과 일했다. 그들에게 무엇을 배웠나?
그들은 셰프로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에 반반씩 기여했다. 페란 아드리아의 엘불리에서 일하며 내가 본 것은 완전히 자유로운 한 사람이었다. 그는 창조하고 변화하고 시도하고 고르고 결정하는 데 있어 자유로웠다. 그 자유로운 분위기와 창조력에 압도당했고 그가 폴란드 음식에 대해 물었을 때 비로소 내가 자랑스럽게 탐구하고 발견해야 할 것이 폴란드 음식이라는 걸 깨달았다. 레스토랑을 개업하기 몇 주 전 르네 레드제피의 노마에서 일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내 요리에 어떻게 반응할지, 철학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걱정과 근심이 많았다. 그때 르네 레드제피가 이런 마음과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노마의 성공을 보며 타협하지 않고 나의 철학을 지켜나갈 수 있었고, 레스토랑이 어때야 하는지 배웠다.

당신의 하루 일과를 들려달라.
배달되는 모든 식자재를 관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다음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어떤 재료를 찾아 나설 것인지 살핀다. 이를 바탕으로 메뉴를 짠다. 점심 시간 전까지는 이메일을 체크하고, 운영하고 있는 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일을 검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과는 점심 서비스를 하는 것과 채집, 수렵이다. 이후 스태프 미팅을 하고 저녁 서비스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요리에 있어서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계속 변화하고 깊이 파고드는 것이다. 창조하는 일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래서인지 반복적으로 요리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요즘에는 꽃으로하는작업에푹빠져있다.피클,소금,향신료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작약으로 페스토를 만들기도 했다. 나는 무엇이든 당장 해야 하는 사람이다.

당신의 레스토랑은 폴란드 유일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된 것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
별을 받았을 때는 22년간 주방에서 보낸 시간이 생각나 눈물이 났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이유는 자신감을 주어서다. 스스로를 믿고 내 생각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해주었고, 값을 매길 수 없는 팀에 속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 미슐랭은 미슐랭 그 이상을 성취해나가기 위한 완벽한 통로다.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자연의 달력을 따르는 것이다. 계절을 네 가지로 구분하기보다는 52주로 나누어 생각한다. 매주 그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재료들을 골라서 메뉴로 내는 거다. 자연이 곧 과학이라는 모토로 훈련과 공부를 통해 얻은 지식을 자연과 조합해본다. 요즘은 생산자의 경험, 농부, 어부, 식물학자 등이 영감을 준다. 끝없이 고민하며 깨어 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

젊은 셰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세 가지 P를 기억할 것. 열정Passion, 훈련Practice, 인내Patience.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레스토랑을 완전히 처음부터 짓고 싶어서 새로운 장소를 찾고 있다. 해외에도 장소를 물색 중인데 그건 서울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가 알겠나.

edit 김주혜 — photograph 김영기 — cooperate 서울 고메 2016

보이체크 아마로 (Wojciech Amaro)
전자기술을 전공했으나 졸업 후 외식 산업에 뛰어들어 알랭 뒤카스, 야니크 알레노, 페란 아드리아 같은 미슐랭 스타 셰프들 밑에서 요리했다. 2008년 국제 요리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셰프 드 라브니르Chef De L’avenir’상을 받았다. 바르샤바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 아틀리에 아마로Atelier Amaro는 미슐랭 스타를 받은 폴란드 유일의 레스토랑으로 요리 스튜디오까지 갖추고 21세기의 폴란드 음식 문화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www.atelieramaro.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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