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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음식 마니아, 서태화

2016년 6월 13일 — 0

요리하는 배우 서태화는 손님 대접할 때 궁중 음식만큼 폼나는 요리도 없다고 했다. 그에게 서양 코스로 재해석한 궁중 음식 상차림을 배웠다.

© 심윤석
© 심윤석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에서 모범생 ‘상태’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데뷔 20년 차 배우 서태화는 최근 ‘요리하는 연예인’으로 더 친숙하다. EBS <최고의 요리 비결-서태화의 완판 10분 레시피>를 진행했으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요리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했다. “어쩌다 어릴 때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부엌에서 찍힌 사진이 꽤 있더라고요. 꼬마때 요리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긴 하는데 그렇게까지 부엌에서 자주 머무른 줄은 몰랐어요.” 성악공 부를 위해 뉴욕에 머물 때도, 이후 연기자로 전향해 배우로 생활할 때도 그에게 요리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었다. 하지만 같은 음식을 하는데도 매번 맛이 달라지는 것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같은 재료를 같은 조리법으로 만드는 데도 어떤 날은 맛있고 또 어떤 날은 맛이 덜한 거예요. 이젠 전문적으로 배울 때가 되었구나 느꼈죠.” 그래서 이탈리아 요리 전문 학원 일 꾸오꼬 알마 코리아에서 파스타 코스를 수강했다. 그러던 중 2012년 올리브 TV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키친 파이터>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 요리를 향한 그의 숨은 열망을 불붙게 한 계기가 되었다. 서태화는 중식, 양식 자격증과 궁중 음식, 육가공품 제조, 이탤리언 요리 학교 수료증을 보유할 정도로 다채로운 요리 이력을 갖고 있다. 또 이미 이슈가 되었던 것처럼 그는 일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와인 냉장고까지 총 5대의 냉장고를 보유하고 있다. 식재료를 제대로 보관하기 위해 하나둘 마련한 것이 어느덧 5대나 된 것인데, 실제로 그가 얼마나 요리를 좋아하고 자주 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심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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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화는 직접 음식을 장만해 손님을 초대하는 것을 좋아하는 연예인으로도 유명하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후에 스태프들을 초대해 손수 음식을 만들어준다. “메뉴는 손님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요. 제일 먼저 특정 식품 에 알레르기나 못 먹는 재료가 있는지를 확인해요. 그 다음에 먹고 싶은 메뉴가 무엇인지 묻죠. 그러고 나서 요리의 테마를 결정해요. 궁중 음식이 좋을지, 서양식이 좋을지 이런 식으로요.” 이는 서태화의 요리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그가 요리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배려다.

“저를 위해서 요리하기도 하지만 남을 위해 요리하는 비중이 더 큰 것 같아요. 누군가가 내가 만든 요리를 먹고 기뻐하는 것만큼 보람을 느낄 때도 없거든요.” 식재료 역시 그가 날카롭게 따지는 부분 중 하나다. 음식맛을 결정짓는 요인이 100이라면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이라고 말했다. “좋은 재료를 보는 안목 역시 셰프의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외 어디를 가더라도 재료가 풍부한 동네는 조리법이 덜 발달되어 있어요. 좋은 재료는 그대로 먹는 것이 제일 맛있으니까요.” 그래서 새로운 식재료에도 관심이 많다. 며칠 전 촬영 차 방문했던 제주도에서 터키가 원산지인 터봇Turbot 이라는 광어를 봤다며 신기해했다. “일반 광어보다 생김새가 더 둥그렇고 살이 두툼한데 생선스테이크 할 때 주로 사용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조만간 구입해서 요리해보려고요.”

그에게 본업이 배우인데 요리하는 사람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직업이 배우인 것처럼 이제 요리도 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직업이 2개인 거죠. 저는 아주 만족합니다.”

© 심윤석
© 심윤석

요즘 서태화가 꽂혀 있는 요리는 궁중 음식이다. 음식 모임에서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을 만난 것이 계기 가 되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한식 중 많은 부분이 궁중 음식에서 파생된 것을 알고 놀랐어요. 원래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려고 계획했는데 먼저 궁중 요리를 배우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궁중음식연구원에서 초급 과정을 마치고 중급 과정을 이수 중이다. “궁중 음식은 알면 알수록 평생 공부가 필요한 분야인 것 같아요. 궁중 요리의 대가인 한복려 원장님도 뵐 때마다 항상 공부하시는걸요. 그런 원장님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죠.”

그의 남다른 궁중 음식 사랑은 그가 보유한 요리책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등 다수의 궁중 음식 관련 서적을 갖고 있는데 제본과 그 제본을 번역한 요리책 모서리마다 그가 손수 작성한 메모가 빼곡하다. 나아가 서태화는 궁중 음식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궁중 음식의 맛은 그대로 지 키되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해봤어요. 모던한 감각의 플레이팅을 접목시키거나 서양식 코스 요리처럼 서비스하는 식으로요.”

그는 궁중 음식도 코스로 낼 수 있다고 했다. 애피타이저로 대하찜을, 생선 요리로 어채를, 그리고 메인으로 들깨 김치찜과 양지와 무를 넣은 맑은탕을 내면 짜임새 있는 한 상이 된다. 그릇은 모던한 느낌의 한식기를 사용하면 정갈한 느낌을 주면서 올드해 보이지 않는다. 플레이팅 팁을 묻자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담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궁중 음식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음식은 무조건 먹고 싶게 보여야 해요. 음식에 포인트 컬러를 주는 것도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 오방색이란게 있는데 궁중 음식에는 오방색이 모두 나오거든요. 각각의 색감을 최대한 살려서 음식을 가지런히 담으면 됩니다.”

서태화는 맛이 섞여 있는 국적 불명 스타일인 퓨전을 지양한다. 하지만 맛을 좋게 할 수 있다면 궁중 음식에 과감하게 서양식 요리법을 차용하기도 한다. 궁중음식연구원에서 배운 것은 집에서 복습하는데 조리법을 다양 하게 변형해보며 더 쉬우면서 좋은 맛을 내는 방법을 찾는다. “사실 궁중 음식 고서를 보면 명확하게 조리법이 나온 것이 없어요. 재료의 종류와 용량을 보면서 현대 사람들이 추측해 음식을 만들 뿐이죠.” 그는 올해 안에 요리책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했다. 궁중 음식에 대한 것인지 물었더니 주제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만 했다. 서태화에게 궁중 음식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끝까지 가져가야 될 음식이자 평생 함께해야 할 음식이죠.”

© 심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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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Cuisine Lesson
어채와 세 가지 소스

생선은 살이 단단한 제철 생선으로 준비한다. 깊은 맛을 내고 싶다면 육수로 사용할 통생선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 심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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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4인분)
숭어 200g, 청·홍고추 5cm 길이로 썬 것 1개 분량씩, 고구마 전분 3큰술
육수: 숭어 대가리·뼈, 대파 1⁄2대, 생강 1⁄2톨, 청주 약간 숭어 마리네이드 생강즙·마늘즙 1⁄2큰술씩, 간장1⁄2작은술 소금·후춧가루·참기름 약간씩
식초겨자장: 식초 3큰술, 설탕 1⁄2큰술, 겨자 1작은술 소금1⁄3작은술,후춧가루약간
초간장겨자장: 간장 2큰술, 겨자 1⁄2큰술
초고추장: 식초·마늘즙 11⁄2큰술씩, 고추장 1큰술 생강즙·꿀 1⁄2큰술씩

만드는 법
1. 숭어는 비늘을 긁고 내장을 빼낸다. 살만 두 장으로 넓게 떠서 껍질을 벗기고 한 입 크기로 저민 다음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마리네이드한다.
2. 끓는 물에 분량의 육수 재료를 넣고 30분 이상 끓인 뒤 고운 체로 거른다.
3. 냄비에 2의 국물을 넣고 끓인 다음 청·홍고추에 고구마 전분을 충분히 묻혀 데친다. 1의 숭어도 같은 방법으로 데친 다음 찬물에 재빨리 헹군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식초겨자장, 초간장겨자장, 초고추장을 만든다.
5. 그릇에 채소와 생선살을 담고 세 가지 소스와 함께 낸다.

대하찜

드라마 <대장금>에서 임금님 상에 자주 등장하는 해물 요리 중 하나가 바로 대하찜이었다. 해물과 채소를 잣즙에 찍어 먹어도 되고 조물조물 무쳐 상에 올려도 좋다.

© 심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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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4인분)
소고기(사태)·죽순 50g씩, 대하 4마리, 다시마(5×10cm),1장, 오이 1⁄2개, 생강 1톨
잣즙: 잣 4큰술, 잔새우 말린 것 1큰술, 참기름 2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소고기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다음 다시마를 넣고 끓는 물에 40분간 삶아서 국물은 따로 두고 소고기만 편으로 썬다.
2. 김이 오른 찜기에 생강을 편으로 썰어 바닥에 깔고 내장을 제거한 대하를 올려 5분간 찐다. 바로 얼음물에 식힌 후 살만 발라 반으로 가른다.
3. 1의 국물에 2의 새우 대가리와 껍질을 넣고 끓인다. 이때 새우 대가리를 수저로 꾹꾹 눌러주며 5분 정도 끓인 다음 식힌다.
4. 오이는 반으로 갈라 씨를 파낸 뒤 2~3mm두께로 어슷 썰어 소금물에 절여놓는다. 물기가 빠지면 깨끗한 베보자기에 싸서 물기를 꼭 짠 다음 기름 두른 팬에 살짝 볶아서 식힌다.
5. 죽순은 데친 후 5cm 길이로 자른다.
6. 핸드 블렌더에 3의 국물 8큰술과 분량의 잣즙 재료를 섞는다.
7. 그릇에 잣즙을 얇게 펴 바른 후 소고기, 오이, 죽순, 대하 순으로 담는다.

들깨소스김치찜 & 맑은탕

기존 김치찜을 서태화가 재해석했다. 한식 재료만 사용하고 맛도 전통 한식이지만 고급 서양 레스토랑 음식 못지않다. 맑은탕에는 소고기가 아닌 제철 생선을 넣고 끓여도 김치찜과 잘 어울린다.

© 심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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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소스김치찜 재료(4인분)
묵은지 500g, 돼지고기(목살) 400g, 두부 1모, 들깻가루 7큰술, 식용유 적당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돼지고기 마리네이드: 생강즙·마늘즙 1작은술씩 고추장·설탕·간장 1⁄2작은술씩, 참기름·후춧가루 약간씩
멸치 국물: 물 1L, 멸치 1줌, 다시마(5×10cm) 1장

만드는 법
1. 냄비에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볶은 뒤 물과 다시마를 넣고 40분간 끓인다.
2. 돼지고기는 한입 크기로 자른 다음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마리네이드한다.
3. 두부는 잘라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한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른 다음 양면을 노릇하게 굽는다.
4. 묵은지는 국물을 꼭 짠 후 흐르는 물에 속을 씻어 준비한다. 국물은 따로 보관한다.
5. 4읠 묵은지를 한 장씩 펴고 두부, 돼지고기를 올려 돌돌 만 다음 이쑤시개로 고정한다.
6. 냄비에 5의 롤을 넣고 1의 국물 800ml, 4의 김치 국물을 부은 뒤 중불에서 조리듯 끓인다.
7. 블렌더에 1의 국물 200ml, 들깻가루를 넣고 크림색이 날 때까지 간 다음 소금으로 간 해 들깨소스를 만든다.
8. 그릇에 6의 롤을 담고 들깨소스를 듬뿍 뿌린다.

맑은탕 재료(4인분)
물 1L, 무 300g, 소고기(국거리) 150g, 파 30g 다시마(5×10cm) 1장, 청장·마늘 다진 것 1큰술씩 소금 1작은술, 참기름 약간
소고기 양념: 청장·마늘 다진 것 1⁄2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핏물을 뺀 소고기는 한 입 크기로 잘라 분량의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2. 무는 너무 얇지 않게 나박 썰고 파는 어슷 썬다.
3.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1의 소고기를 볶다가 무와 마늘을 넣어 같이 볶는다. 어느 정도 익으면 물과 다시마를 넣고 15분간 더 끓인다. 다시마를 건져내고 어슷썬 파를 넣어 한번 더 끓인 다음 청장과 소금으로 간한다.

edit 이미주 — photograph 심윤석 — styling 강지수 — hair&makeup 위스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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