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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생타뉴 인터뷰

2016년 5월 26일 — 0

화려한 경력을 유독 많이 보유한 크리스토프 생타뉴 셰프. 그가 프랑스 최고의 레스토랑인 알랭 뒤카스 레스토랑의 디렉터직을 돌연 사퇴하고 소박한 비스트로를 오픈하는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오윤경
© Pierr Monetta

비스트로를 오픈한 소감을 말해달라.
이제 날갯짓을 해도 좋을 만큼 나름의 소견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프랑스의 미식 문화는 평준화되고 있다. 이는 특별한 날에만 격식차려 잘 먹는 사고를 깨고, 부담없는 가격으로 일상 속에서 소중함, 가치, 맛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이다.

나비를 뜻하는 비스트로의 이름(파피용Papillon)이 예사롭지 않다.
나비가 애벌레에서 아름다운 생명체로 변신하는 신비로운 과정은 내게 요리에 대한 아이디어와 자유의 상징이다. 혹자들에겐 내 커리어 자체가 그런 나비의 변모 과정처럼 비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의 추천 메뉴는 무엇인가.
셰프 입장에서 손님들의 선택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 어떤 요리든 부담없이 방문해 특별한 날처럼 잘 먹고 갈 수 있는 곳이 파피용이 추구하는 바다. 자유롭게 선택하는 게 내 바람이다.

‘지역 산물의 수호자’ ‘프랑스 전통식 해석가’라는 수식어가 늘 당신을 따라다닌다. 동의하는가.
직업상 많은 나라를 여행했고 그곳만의 독특한 문화와 식재료를 배우고 즐겼다. 하지만 식재료가 최고의 맛을 내려면 결국 그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내가 최상의 신선도를 추구하는 셰프로서 국내산을 선호하는 이유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

어떤 인터뷰에서 당신의 요리를 ‘단순한 미식’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았다.
‘단순한 미식’이라는 의미는 오히려 내게 단순하지 않다. 모두 다른 취향을 가진 수많은 사람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건 불가능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직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전통식을 바르게 해석하는 등 기본에 충실하다면 일상식도 최고의 요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추억 속 요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어머니의 퇴근이 늦는 날이 잦았다. 저녁 식사는 늘 가족이 모여야 먹을 수 있었는데, 어머니가 퇴근 후 요리를 시작하니 식사 시간도 당연히 늦었다. 어머니가 퇴근하시기 전에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놓으면 식사를 좀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아 자주 요리했다(웃음). 지금도 그렇지만 급한 성격 탓에 어릴 때부터 기다림을 싫어했다.

생애 첫 요리는 무엇인가.
일곱 살 때쯤이었던것 같다. 프랑스 어린이라면 한번은 만든다는 요구르트 파운드케이크였다. 오븐에 넣기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온도 조절을 못해 겉은 새까맣게 타고 안은 익지도 않았다. 실패하긴 했지만 요리가 가족 간의 화목한 분위기에 큰 역할을 한다는 걸 깨달았다.

집에서도 요리를 즐기는가.
집에서의 요리는 오히려 아이디어 생산에 득이 된다. 새로운 요리에 대한 아이디어는 식재료를 만지고, 씻고, 다듬는 과정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선 보조들이 이 일들을 대신하기 때문에 영감이 만들어질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당신 요리의 영감의 근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오케스트라 연주의 화합. 자신의 소리를 가장 잘 내는 것보다 다른 연주자들과의 균형을 찾아가는 부분이 주방의 모습과 닮았다.

요리에 대한 열정이 아닌 소질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최고의 셰프들과 메뉴에 대해 의논을 하거나 디렉터로서 새 요리를 창작할 때, 새로운 시도나 흥미롭다고 생각한 점들이 분명 있다. 하지만 솔직히 아직 내 요리에 100% 만족했던 기억은 없다. 내게 요리는 ‘월등히 소질 있는 분야’라기보다는 ‘창작 욕구를 최대한 소비시키는 분야’에 가깝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그 이상은 자만이다.

요리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길을 택했을까.
베이스 연주자다(실제로 그는 아마추어 드럼 연주자이기도 하다).

© 오윤경
© Pierr Monetta

크리스토프 생타뉴
1977년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태어났다. 호텔리어 전문 고등학교를 마친 후 엘리제 궁 주방 보조를 시작으로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그룹의 레스토랑인 59 푸앵카레Poincaré, 오 앙바사되르Aux Ambassadeur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알랭 뒤카스 그룹의 총괄 셰프로 발탁되었으나 최근 자신만의 소박한 비스트로인 파피용Papillon을 오픈했다.

text 오윤경 — photograph 피에르 모네타(Pierr Mone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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