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People

브런치를 즐기는 남자 정재엽

2016년 5월 3일 — 0

일요일 오전, 카레클린트 정재엽 대표의 식탁에는 브런치가 차려진다. 직접 만드는 브런치는 건강한 집밥을 먹기 위한 그의 생활 철칙이 반영된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 아내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주말엔 직접 만든 브런치를 즐겨 먹는다. © 김동오
맞벌이 부부인 아내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주말엔 직접 만든 브런치를 즐겨 먹는다. © 김동오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카레클린트Karre klint라는 가구 브랜드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기업형 공방’이라는 콘셉트로 론칭한 지 6년 만에 국내 시장에 탄탄히 자리를 잡은 로컬 브랜드다. 정재엽 씨는 이 브랜드의 대표로 브랜드의 가구를 직접 디자인한다. 그런 그에게 가구만큼이나 홀릭한 취미가 있다고 했다. 자취생활과 결혼 3년차가 될 때까지 꾸준히 질리지 않고 이어져 온 그 취미는 바로 요리다.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만 특히 주말 아침 집에서 즐기는 브런치는 그가 늘 거르지 않는 일이다.

수많은 요리 중 브런치를 즐기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식욕은 왕성하나 돈이 없던 대학생 시절 파스타나 볶음밥 같은 음식을 자주 해먹었어요. 간단한 재료로 빠르게 만들 수 있고 영양적으로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죠. 파스타나 볶음밥 같은 건 브런치로 먹기 좋은 메뉴잖아요. 그때의 습관이 남아 계속 비슷한 음식을 만들고 먹게 돼요.”

최근에는 주말에 외출하기보다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역시 취향대로 꾸민 신혼집에서 웬만한 레스토랑 못지 않은 브런치를 즐긴다. 워낙 정신없이 지내는 일상인지라 늘어지고 싶은 주말에 직접 요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귀찮을 수도 있지만 그에게 주말 아침 브런치를 준비하는 것은 행복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식성이 비슷한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오일파스타다. 요리할 때 그만의 맛내기 비법이 있을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료를 아끼지 않아요. 파스타를 만들 때도 면의 양에 비해 다른 재료를 아낌없이 넣죠. 대신 간은 약간의 소금으로만 합니다. 아내와 저는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데 특히 이탤리언 음식을 좋아해요. 특별한 소스를 만들 필요도 없고 올리브유에 적게는 한두 가지, 많게는 서너 가지 재료를 넣어서 후다닥 볶아내면 근사하게 완성할 수 있죠.”

그가 자주 사용하는 재료는 주로 버섯, 해산물, 닭가슴 살이다. 주재료를 선택한 뒤 마늘을 듬뿍 넣는다. 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간은 살짝만 한다. 담백한 맛이 나서 식재료를 더욱 음미할 수 있다고. 면보다 재료를 많이 넣는 것도 특징이다. 파스타를 만들 때 곁들이는 메뉴로 샐러드를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좋아하는 아보카도는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만들 때 늘 등장하는 식재료다. 이외에도 식빵 위에 튀기듯 조리한 달걀 반숙 프라이와 약간의 드라이 바질을 뿌린 오픈토스트는 만드는 법도 간단하지만 고소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식사 빵처럼 즐겨 먹는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시 쇼핑리스트에 꼭 넣는 커피와 라빠르쉐 설탕. 이탈리아, 호주 등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를 구입해 브런치를 먹을 때 각기 다른 맛의 커피를 골라 즐긴다. © 김동오
해외 출장이나 여행시 쇼핑리스트에 꼭 넣는 커피와 라빠르쉐 설탕. 이탈리아, 호주 등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를 구입해 브런치를 먹을 때 각기 다른 맛의 커피를 골라 즐긴다. © 김동오

그에게 브런치의 매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평일에는 아내도 저도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각자 삼시 세끼를 모두 외식을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주말이라도 둘이 함께 집밥을 먹자는 생각으로 홈 브런치를 즐기게 되었어요. 집밥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건강식이라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식재료 선택에 많은 신경을 써요. 맛있으면서 건강에도 좋은 재료를 고르려고 하죠.”

식재료를 구입할 때는 인터넷보다는 직접 장을 보러 가서 꼼꼼히 따져가며 쇼핑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식재료를 둘러보다 보면 ‘이 재료와 저 재료를 섞으면 어떤 맛이 날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하며 그만의 브런치 레시피가 떠오르기도 한다. 아보카도, 토마토, 버섯, 드라이 바질이나 파슬리 같은 몇 가지 향신료는 항상 떨어뜨리지 않고 준비해둔다. 아보카도와 토마토는 평범한 샐러드를 좀 더 풍성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주며 버섯은 살짝 볶아서 샐러드, 파스타, 볶음밥, 오믈렛 같은 요리에 활용한다. 조리 시 약간의 소금으로만 간을 하기에 향신료는 꼭 필요한 식재료다. 소금을 적게 넣어도 향신료를 넣으면 맛이 풍부해지기 때문. 닭가슴살이나 통조림 골뱅이도 즐겨 사용하는 식재료 중 하나다. 우연히 집에 있던 통조림 속 골뱅이를 잘게 잘라 밥과 팽이 버섯을 함께 넣고 볶음밥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한동안 주말 아침마다 아내와 둘이 골뱅이볶음밥만 만들어 먹기도 했다고. 또한 달걀도 무궁무진한 활용법이 있다. 파스타에 달걀 프라이를 올린 뒤 노른자를 터뜨려 비벼 먹으면 특별한 맛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브런치에는 어떤 음료가 잘 어울릴까. 레몬즙과 탄산수만 있다면 걱정 없다. 이 둘을 취향에 맞게 섞으면 레모네이드가 되니까.

이렇게 심플한 레시피와 아이디어로 그만의 브런치를 만들어 먹는 것이 오랜 일상이 되다 보니 자연스레 조리도구나 식재료에 대한 관심과 소장 욕심도 많아졌다. “직업상 해외나 트렌디한 편집 소품 숍 등에 가는 일이 자주 있어요. 그때마다 업무를 마치고 여유 시간이 나면 로컬들이 가는 식료품점이나 조리도구나 그릇을 파는 가게를 잊지 않고 들르는 편이에요. 새로운 것을 먹고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는 것을 즐기는 제게 생소한 식료품과 조리도구들은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일이거든요.”

그는 직접 만든 홈브런치도 좋아하지만 지인들로부터 소개받거나 외국 출장 중 알게 된 이탈리Eataly나 그린앤세이프Green&Safe 등 국내외 브런치 레스토랑을 찾아가서 먹는 것도 즐긴다. 이렇게 맛본 브런치 중 입맛에 맞는 메뉴를 발견하면 그 메뉴에 자신이 좋아하는 식재료나 허브나 새로운 양념을 믹스해서 정재엽식 메뉴로 응용한다.

요리를 할 때는 다양한 조리도구를 즐겨 사용하는 편이다. 용도에 맞는 소형 가전이나 팬은 요리를 좀 더 멋스럽게 완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볶음밥을 만들 때는 파에야 팬을 사용하면 조리 시간이 좀 더 단축되고 상에 그대로 낼 수 있어 편하다. 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폼나는 메뉴를 만들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샌드위치메이커도 자주 사용한다. 빵에 슬라이스 햄이나 치즈만 넣어 구워도 맛있게 만들어줘 추천하는 도구 중 하나다. 가구 만드는 것과 요리하는 것은 공통점이 많다고 말하는 정재엽 대표. 좋은 가구를 만들려면 질 좋은 목재와 정성이 필요하다. 요리도 마찬가지다.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요리를 만들려면 꼼꼼히 따져보고 고른 신선한 식재료와 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가 만든 브런치는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린 건강한 집밥이라는 이유에서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잘 만들어진 가구와 같다.

바쁠 때는 커피 머신을 사용하지만 느긋한 브런치를 즐길 때에는 모카포트로 커피를 만든다. © 김동오
바쁠 때는 커피 머신을 사용하지만 느긋한 브런치를 즐길 때에는 모카포트로 커피를 만든다. © 김동오

His Favorite Brunch
© 김동오
© 김동오
소고기샐러드

재료(1인분)
소고기(안심)·샐러드용 믹스 채소 100g씩, 토마토·삶은 달걀 1개씩, 호밀빵 1쪽, 아보카도·파프리카 1⁄2개씩 올리브유 3큰술, 발사믹 식초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그릴 팬을 달구고 호밀빵을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2. 달군 그릴 팬에 안심을 올려 미디엄으로 앞뒤로 구워 소금, 후춧가루를 뿌린 뒤 한 입 크기로 썬다.
3. 샐러드 채소는 씻어 물기를 빼고, 삶은 달걀은 껍데기를 벗겨 토마토와 각각 0.5cm 두께로 슬라이스한다.
4. 아보카도는 껍질을 벗겨 0.3cm로 슬라이스하고 파프리카는 얇게 채 썬다.
5. 볼에 샐러드 채소를 담고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고루 섞어 뿌린다.
6. 5 위에 토마토, 달걀, 아보카도, 파프리카, 빵을 담고 가운데에 안심을 올린다.

슈림프갈릭파스타

재료(1인분)
파스타 면 200g, 마늘 10쪽, 새우 8마리, 페페론치노 8개, 양송이버섯 6개, 올리브유 8큰술, 마늘 다진 것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냄비에 물, 소금을 넣고 불에 올려 끓기 시작하면 파스타 면을 넣고 7분 30초간 익혀 건진다.
2. 마늘은 얇게 슬라이스하고 양송이버섯은 기둥을 떼고 슬라이스한다.
3.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페페론치노와 슬라이스한 마늘을 넣고 향이 나도록 볶는다.
4. 3의 팬에 새우, 양송이 버섯을 넣고 볶다가 삶은 면을 넣고 가볍게 볶은 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에그바질토스트

재료(1인분)
식빵 2장, 달걀 2개, 포도씨유 3큰술, 드라이 바질·후춧가루·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
1. 그릴 팬을 달구고 빵을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2. 달군 프라이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달걀을 깨뜨려 넣고 소금을 뿌린 뒤 흰자가 살짝 익을 정도로 프라이한다.
3. 빵 위에 달걀 프라이를 올리고 바질, 후춧가루를 뿌린다.

edit 김은진 — photograph 김동오

이 기사도 읽어보세요
광주에서의 2박 3일 PART1 미식의 도시 전라남도 광주에서 먹고 먹고 또 먹었다. 2박 3일간 경험한 전라도 음식에 대한 기록. edit 문은정 — photograph 김재욱 황혜성 선생에게 한식을 전수한 최인순 대표의 명선헌. 떡...
과일을 활용한 식사 한 끼 입맛을 잃기 쉬운 7월. 제철 과일로 근사한 한 끼 식사를 준비했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심윤석 | cook&styling 김유림(맘스웨이팅) 수박해물샐러드 달콤 시원한 수박을...
송훈 셰프와 에스테번 주방 밖에서 요리할 수 있는 셰프가 있을까. 적어도 송훈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그의 레스토랑 에스테번에서의 17시간이 이를 증명했다. 셰프의 소통법 송훈은 올리브TV <마스터셰프 코리아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