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Dining

경주 2박 3일 미식 여행

2016년 4월 25일 — 0

경주는 단 한번도 지루한 적이 없었다. 길거리 곳곳에 보물이 널려 있을 뿐 아니라 미각을 달래줄 맛집도 수두룩했다. 그리고 지금이 가장 예뻤다.

첫째 날

LUNCH 교리김밥
기차를 타고 신경주역에 내려 두터운 외투를 팔에 걸쳤다. 봄은 겨울을 잊은 듯 성큼 다가와 있었다. 저렴한 렌터카를 대충 골라도 심으로 차를 몰았다. 차창문을 내리자 부드러운 바람이 얼굴을 쓰다듬었다. 초록의 내음을 맡았다. 나무에 달린 꽃망울도 보았다. 그리고 경주에 대해 생각했다. 불국사, 석굴암, 천마총…. 지루한 수학여행의 추억이었다. 좋은 곳이었지만 의사와 관계없이 몰려다녔다. 이번 경주 여행은 의지를 가지고 왔다. 원하면 보고, 원하면 먹는다. 여행에서 의지는 필수 요소다.

경주의 재발견은 교촌마을에서부터 시작됐다. 마을에서 가장 북적인다는 교리김밥으로 갔다. 아침과 점심에 걸쳐 있는 시간이라 손쉽게 자리를 얻었다. 구석에 앉아 달걀지단이 듬뿍 들어간 김밥과 국수를 주문했다. 밥에 간을 하지 않아 마치 밥과 반찬을 먹는 기분이었다. 씹으면 씹을수록 달걀의 고소함이 풍겨나왔다. “옛날 요동네 주변에 아가씨들이 많았어예. 김밥을 하면 좋겠다 싶어가꼬(오픈했다). 그전까진 한 번도 김밥을 안 해봤드랬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달걀을 요래 크게 썰어 넣으라캐. 그런데 내는 그냥 얇게 채 쳐서 하는게 낫겠다 싶어. 채소도 기름에 볶으라 카는데, 그것보다는 소금에 절여서 하는 게 낫겠더라꼬. 살(쌀)? 살은 물 좋고 공기 좋은 청송 산골짜기에서 갖고 와예. 자, 한번 드셔보이소. 밥알이 살아 있쟤?” 그녀의 소신대로 만든 김밥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교리김밥의 교리는 교동의 옛날 이름이다. 향교가 있는 동네는 어딜 가든 ‘교동’이라 불렀다. 경주 교촌은 한반도 최초의 국립대학인 국학이 있던 곳이었는데, 국학은 고려시대의 향학으로, 향학은 조선시대에 향교로 이어졌다.

교동김밥은 달걀지단을 얇게 썰어 만든다. © 김재욱
교동김밥은 달걀지단을 얇게 썰어 만든다. 밥에 간을 하지 않고, 채소도 절여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 김재욱

교촌마을에 갔다면 느긋하게 걸어볼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랜 역사를 담은 고귀한 자태의 한옥이 즐비하니까. 처마를 붙잡은 나무의 결, 켜켜이 포개진 기왓장의 녹만 감상해도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그리고 교촌마을은 그런 구경꾼들로 연신 붐빈다. 가장 아름다운 곳은 최부잣집의 고택이다. 경주 최부잣집은 400년간 9대 진사와 12대 만석꾼을 배출했다.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최준 선생은 광복 직후 모든 재산을 바쳐 영남대학을 설립하기도 했다.
최부잣집의 레시피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고급한 정식을 선보이는 요석궁과 문화재 지정을 받은 교동법 주, 전통병과를 내는 석등이 있는 집이 그곳이다. 저녁에 숙소에서 마실 술을 챙기기 위해 교동법주로 향했다. 대문을 넘으니 아름다운 정원이 나왔고, 그 건너편에 세월의 무게를 지닌 한옥이 있었다. 실제 최씨 일가가 살고 있는 집이라고 했다. 교동법주는 3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궁중에서 유래된 전통 찹쌀청주다. 최부잣집에서 대대로 빚어온 가양주家釀酒이기도 하다. 인간문화재인 최경 선생이 전통 방식으로 빚어 담근다. 찹쌀과 누룩으로 만든 곡주라 알코올 도수도 16°C로 높지 않은 편이다. “보통 제사 음식으로 나오는 전이나 육포, 북어포, 사연지와 함께 먹습니다. 하지만 달콤한 술이라 안주 없이도 괜찮습니다.” 손님을 맞기 위해 나온 여직원분이 단정하면서도 나지막한 말투로 설명했다. 사연지는 집 안의 레시피로 담근 김치다. 실고추로 담가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색이 난다.

실제 최부잣집 일가가 살고 있는 교동법주 내 고택. © 김재욱
실제 최부잣집 일가가 살고 있는 교동법주 내 고택. © 김재욱

그녀가 차가운 창고에서 꺼내온 술을 건넸고, 받아들자마자 병의 코르크 마개를 땄다.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누룩향이 공기와 함께 섞여 나갔다. “차갑게 마시는 게 가장 맛있는 술입니다. 잔은 유기잔이 가장 좋지만, 소주잔이나 와인잔도 무난합니다. 술의 빛깔을 그대로 보실 수 있거든요. 종이컵은 불완전한 흰색이라 추천하지 않습니다.” 유기잔에 따르니 맑고 고운 금색의 술이 빛을 발했다. 눈으로 즐긴 뒤 입에 넣고 혀를 굴렸다. 훌륭한 곡주였다. 쌀의 달달함이 혀에 찰싹 붙었다. 기술 보전을 위해 만드는 터라 소량만 생산하고 있다지만, 이렇게 좋은 술은 언제 어디서나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교동법주를 나선 지 머지않아 또 다른 최부잣집이 나왔다. 석등이 있는 집은 집안 레시피대로 만든 약과와 식혜, 모과차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본래 집안의 약과 레시피는 단맛이 강했어요. 여기에 설탕을 줄이고 조청을 넣어 약간의 변화를 줬죠. 깔끔한 맛을 내기 위해 하루 동안 기름도 뺐어요. 그걸 다시 계피, 생강을 넣은 조청에 버무려 만듭니다. 원래 전통이란 것이 그렇잖아요. 전해 내려온 것에 새로움을 가미하며 유지시키는 거죠.” 갓 만든 약과를 건네며 이숙희 대표가 설명했다. 그녀는 궁중음식연구원 정길자 선생에게 병과를 배웠고, 음식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만든 약과는 바삭하면서도 담백하고, 달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맛이 났다. 함께 곁들인 식혜는 미각이 간직한, 어릴 적 맛본 할머니의 맛을 되살려주었다. 400년 된 서당과 350년 된 모과나무도 있다며, 그녀는 자신의 집을 구경시켜주겠다고 했다. “집에 박목월 선생님, 김동리 선생님처럼 유명한 문인들이 많이 오셨어요. 집에 오면 조각도 하시고, 시도 한 편씩 적고 가시곤 하셨죠. 저기 문 안에 현판 보이죠? 저건 동리 선생님이 아버님께 써주신 거예요.” 그녀는 지붕 위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저쪽 기와 좀 보세요. 국보 제92호 물가 풍경 무늬 정병을 보면 겉부분 전체가 은은한 녹이 슬었어요. 저희집 기와도 그것과 너무 똑같아요(웃음).” 박물관에서 해설 일을 했다는 그녀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집을 사랑하는 듯 보였다. 전통을 지키며 겸손하고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최부잣집 일가를 보니,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도 같았다.

DINNER 함양집
유행을 따르는 것이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오랜 시간 전통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무려 100년 가까이 된 비빔밥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4대째 대를 잇고 있는 함양집이 바로 그곳이다. 울산시청 앞에서 시작했으나 관광지인 경주에서 더 유명세를 탔다. 이름이 함양집인 것은 1대인 고강분남씨의고향이함 양이기 때문이다. 1924년, 당시 여관이었던 함양관을 오픈했다. 비빔밥은 본래 손님들에게 식사 대용으로 조그맣게 내던 것이었으나, 여관이 밥집으로 바뀌며 대표 메뉴로 정착했다. 비빔밥, 석쇠구이 등의 전통적인 메뉴도 있지만, 한우물회처럼 독특한 메뉴도 함께 판다. “한우물회는 일본에서 원전 사고가 있었을 때 만들어본 메 뉴예요. 아무래도 메뉴에 자극적인 맛이 있다 보니 젊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사장님이 설명했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물에 고추장과 꿀, 설탕, 식초 등을 레시피대로 배합한 뒤 배와 오이, 육회, 깨소금, 참기름을 넣는다. 육회와 물회. 전혀 생각지 못한 조합이었으나,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육수와 육회의 부드러운 감칠맛이 잘 어우러졌다. 인기 메뉴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설명할 법도 한데, 그의 얼굴에 어렴풋이 그늘이 드리워졌다. “사실 한편으론 걱정도 돼요. 물회 때문에 비빔밥이 죽진 않을까…. 저희는 비빔밥으로 전통을 지켜온 집이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물회가 자극적인 맛이다보니, 슴슴한 맛의 비빔밥이 묻히는 것 같아요. 울산에서는 아직까지 비빔밥이 강세인데 경주에선 둘의 인기가 반반이에요.” 그는 신메뉴를 만들어 함양집을 발전시키기보다는 세컨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단, 전통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경영 문제로 문을 닫게 된다면, 그간 지켜온 역사도 함께 사라지는 것 아니겠어요?” 전통은 그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 의해 매일 발전하고 있다.

함양집의 비빔밥과 한우물회, 묵채. 90여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 김재욱
함양집의 비빔밥과 한우물회, 묵채. 90여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 김재욱

잠시 동궁과 월지에 들러 야경을 감상한 뒤, 첫날의 밤을 장식할 곳을 찾아 헤맸다. 그때 괜찮은 위스키바 하나가 눈에 띄었다. 쇼케이스라는 경주 유일의 싱글 몰트 위스키바였다. 바에 호기롭게 자리를 잡곤 김기만 대표가 추천한 여러 위스키를 시음해보았다. 발베니, 하이랜드파크, 맥켈란 등 다양한 위스키를 맛보았지만, 독특한 향의 위스키 하나가 혀끝에 오래 남았다. “이건 라가불린Lagavulin 16년산이에요. 여기 보시면 아일라 위스키라고 되어 있죠? 마시면 소독약(요오드) 냄새가 나는데, 그게 바로 피트 향이에요. 보리를 건조시킬 때 피트Peat라는 연료를 쓰거든요. 그 향이 밴 거죠. 저도 처음에는 싫어했는데 지금은 참 좋아라 해요.” 아일라 위스키는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그가 안주로 내온 감바스 알 아히요를 곁들이니 궁합이 딱 좋았다. 새우에 마늘을 잔뜩 넣어 만든 스페인 요리로, 소스를 빵에 찍어 먹는다.

야경이 내린 동궁과 월지의 풍경. © 김재욱
야경이 내린 동궁과 월지의 풍경. © 김재욱

그는 오랜 시간 술을 내며 역시나 술이야기를 했다. 영화 <마담 뺑덕>에 정우성이 들고 나온 술이 발베니 더블우드 17년산이라느니, 제주도 면세점에 가면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위스키를 판다느니, 언젠가는 손님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도 즐겼다느니…. 술이 빚을 수 있는 낯선곳에서의 마법 같은 시간을 즐기며, 경주의 밤은 깊게 내려앉았다.

늦은 밤, 술 한잔이 그리워진다면 쇼케이스가 적당하다. 향긋한 싱글 몰트위스키의 맛을 돋우는 건 사장님의 구수한 입담이다. © 김재욱
늦은 밤, 술 한잔이 그리워진다면 쇼케이스가 적당하다. 향긋한 싱글 몰트위스키의 맛을 돋우는 건 사장님의 구수한 입담이다. © 김재욱

둘째 날

BREAKFAST 팔우정해장국
전날 과음한 탓에, 결국 쓰린 속을 부여잡고 일어났다. 해장은 경주식으로 하기로 했다. 이른 아침, 시내에 있는 팔우정해장국으로 향했다. 24시간 운영하는 곳이라 시간은 딱히 확인하지 않았다. 팔우정해장국은 해장국 거리에서 40여 년간 장사한 곳이다. 닭 뼈로 낸 육수에 메밀묵과 신김치, 모자반을 올려주는 묵해장국을 낸다. 묵해장국은 오직 경주에서만 맛볼 수 있다. 본래 팔우정 해장국 거리는 관광 특구로 지정되어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현재는 다섯 남짓한 가게만이 남아 있다.
“모자반은 포항에서 옵니더. (묵해장국은) 옛날부터 소화도 잘되고, 살도 안 찌고 그랬지요.” 이귀덕 사장님이 뚝배기를 내오며 설명해줬다. 찬은 멸치볶음과 배추김치, 깍두기, 무장아찌로 단출했다. 휘휘 저어 묵해장국을 들이켰다. 감칠맛 나는 닭 국물이 속을 따듯하게 해주었고, 묵의 고소함과 신 김치의 아삭함이 입맛을 돋웠다. 궁금해서 함께 시킨 선짓국 맛도 훌륭했다. 너무 자극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심심하지도 않았다. 40여 년의 세월동안 다져온 감각으로 만든 맛이었다. 한 그릇 뚝딱 해치우니 전날의 숙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문을 열고 가게를 나서니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근처 성동시장을 향해 걸었다. 비가 내리는데도 시장은 생기를 띠고 있었다. 튀김 기름 끓는 소리, 나지막한 TV 소리, 나무 도마에 순대를 올려 통통 칼질하는 소리…. 보배김밥에 들러 쫀득하면서도 짭조름하게 졸인 우엉을 곁들여 김밥도 먹고, 시장 입구에 있는 순대집에서 순대도 사먹었다. “경주 순대는 당면만 봐도 달라. 한번 드셔보셔.” 아주머니가 순대를 썩썩 잘라 건넸다. 벌건 당면은 쫄깃함이 강했다. 아주머니는 순대를 일회용 용기에 담아 신문지로 돌돌 만 뒤 된장도 함께 넣었다. “된장? 아니, 이건 삼장(쌈장)이여. 삼장에 찍어 묵으면 훨씬 맛있쟤.” 경주에 내려온 지 이틀째인데, 된 소리는 벌써부터 까마득했다.

팔우정해장국에서 경주식 해장국을 맛보았다. 닭 육수에 모자반, 김치, 메밀묵을 넣어 만든 것이다. © 김재욱
팔우정해장국에서 경주식 해장국을 맛보았다. 닭 육수에 모자반, 김치, 메밀묵을 넣어 만든 것이다. © 김재욱

LUNCH 11 체스터필드웨이
점심은 조금 특별하게 먹고 싶었다. 믿을 만한 지인에게 김정환 셰프의 레스토랑을 추천받았다. 11체스터필드웨이는 경주의 모던 유러피언 레스토랑으로 매달 새로운 메뉴를 내는 곳이다. 메뉴는 네이버 카페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한다. 이름은 셰프가 외국에서 공부할 당시 살았던 집 주소를 따 지었다. “레스토랑에서 하루 16~17시간 근무하고 힘들었던 시절이니까요. 그때 그 집은 저에게 휴식처 같은 공간이었어요. 뭐, 요리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요.” 칼질을 하던 김정환 셰프는 특유의 짓궂은 미소로 생긋 웃었다. 그러고는 근사한 고등어피클을 내왔다. 유럽 사람들이 즐기는 절인 청어를 그의 방식대로 재해석한 것이다. 청포도의 새콤달콤함과 견과류의 아삭함, 고등어의 담백함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냈다. “에이, 그렇게 말고요, 자. 이렇게 드셔보세요.” 깨작대는 것이 답답했는지, 그는 포크를 사용해 고등어를 크게 한 점 떼었다. 그가 건넨 고등어를 입에 한가득 넣고 우물거렸다. 그는 그런 ‘입이 꽉 차는맛’을 선호한다고 했다. 총 8개 코스로 구성된 메뉴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본 뒤, 역시나 셰프가 운영하는 다원 홍차 전문접으로 입가심을 하러 갔다. 티룸 바이 11체스터필드웨이(이하 티룸)는 레스토랑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마치 트렌디한 영국식 카페에 온 기분이 들었다. “오래된 의자가 많으니 사용하실 때 주의 부탁드립니다. 계산은 앉은자리에서 도와드리니 말씀 주시면 되고요. 메뉴판을 보시면, 계절별로 다원을 구분해놓았습니다. 봄에서 가을로 넘어갈수록 점점 진해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흰 장갑을 끼고 블랙 슈트를 입은 직원이 자세를 낮추고 설명했다. 마치 호텔의 근사한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었다. 티마스터가 직접 마셔보고 셀렉한 차만 판매한다고 했다. 찬찬히 메뉴판을 살피니 30여 종의 메뉴가 있었다. 홍차의 기원이라 불리는 정산소종을 마셔보았다. 명나라 중·후기에 만들어져 400여년의 역사를 지녔다. 무이산 동목촌에서 나온 것으로, 리치하고 비슷하게 생긴 계원 향이 난다. 계원을 먹어보지 않아 그 맛을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차의 밀도가 부드럽고 향긋했다. “홍차는 유통 기한이 있어 1년 8개월에서 2년이 지나면 맛과 향이 떨어집니다. 매장에서 갖고 있는 차는 모두 작년에 생산된 차죠. 차는 따는 시기가 다르고 만드는 사람도 많고, 와인처럼 생산 연도에 따라 달라요.” 요리 이야기를 할 때 김정환 셰프의 표정은 좀전과는 사뭇 달랐다. “중국 복건성에 차밭이 있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서 함부로 농약을 치지 못해요. 전체 생산량의 3%밖에 안되는데, 그중 정암 지역의 오룡차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티룸은 기본적으로 노리타케 티웨어를 사용한다. 여기에 로마노소프 같은 비싼 식기도 쓴다. 티룸은 현재 VIP를 모집하고 있다고. 가장 먼저 입고되는 차 맛을 보여주기도 하고, 샘플을 우편배송 해주기도 한다. 디저트는 모두 레스토랑에서 만들어 온다고 했다. 머랭쿠키와 브라우니, 그래놀라, 허니마들렌, 페이스트리스틱을 함께 맛보다 보니, 마치 19세기 영국의 빨간 구두를 신은 소공녀가 된 기분이었다. 실제로는 낡은 운동화를 신은 여행객일지라도.

1체스터필드웨이의 김정환 셰프.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지만, 음식 앞에서는 언제나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 김재욱
1체스터필드웨이의 김정환 셰프.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지만, 음식 앞에서는 언제나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 김재욱
단언컨대,티룸바이 11체스터필드웨이는 경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찻집일 것이다. © 김재욱
단언컨대,티룸바이 11체스터필드웨이는 경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찻집일 것이다. © 김재욱

DINNER 골굴사
사찰이 많은 경주에 왔으니, 템플스테이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골굴사에서의 1박은 경주 여행의 핵심이기도 했다. 골굴사는 1500년 전, 인도에서 온 광유스님 일행이 만든 석굴 사원이다. 4m에 달하는 마애여래좌상과 독특한 구조의 오륜탑 등 볼거리가 즐비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마치 중국 소림사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술하는 동상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는데, 실제로 골굴사는 ‘한국의 소림사’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저녁 공양에 늦지 않도록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들어서자 이미 몇명의 스님이 삼삼오오 모여 저녁 공양을 하고 있었다. 식판을 들곤 재빨리 메뉴를 살폈다. 브로콜리무침, 두부조림, 시금치무침, 시래기조림, 김치볶음, 된장국…. 소박하지만 맛있는 식사였다. 사람들이 절밥이 맛있다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바로 선무도 수련에 들어갔다. 골굴사가 유명한 것은 선무도 때문이다. 선무도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아나파나사티’라는 호흡법을 중심으로 한 참선 수행법이다. 여기에 선기공과 선무술을 가미했다. 인도의 요가 수행법이 중국에서 소림무술이 되었듯, 한국에 들어와서는 선무도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공격을 위한 무술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호흡과기의 흐름을 활용하는 정중도의 무예이니 말이다. 선무도는 요가, 기공과 비슷하지만 무술의 형태를 띠었다. 스님이 중심에 선 뒤 ‘심인법’을 시작한다. ‘마음에 도장을 찍는다’는 의미로, 호흡을 하며 부처의 진리를 생각한다. 선무도는 언제나 심인법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 잇따라 본격적인 동작이 시작된다. 천천히 움직이다 찌르고 빠지는 것이, 마치 우리나라의 택견 같은 느낌도 든다.
2시간가량 선무도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의 수련이었지만, 왠지 몸과 마음이 맑아진 기분이 들었다. 평소 잠드는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지만, 갑작스러운 운동에 지친 몸은 금세 잠에 빠졌다.

버섯, 호박나물, 뭇국 등 발우공양에 나오는 메뉴는 소박한 편이다. © 김재욱
버섯, 호박나물, 뭇국 등 발우공양에 나오는 메뉴는 소박한 편이다. © 김재욱

셋째 날

BREAKFAST 골굴사

이른 새벽의 골굴사 전경 © 김재욱
이른 새벽의 골굴사 전경 © 김재욱

새벽 4시 30분. 골굴사의 하루는 예불과 동시에 시작된다. 30분간의 새벽예불을 마친 뒤 아침 명상인 좌선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이 바로 발우공양鉢盂供養이다. 발우는 스님들의 밥그릇을 뜻하며, 스님들의 평소 식사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과정이다. 단순히 밥을 먹는 것보다는 자연으로부터 온 음식을 소중히 받아 나눠 먹고, 받은 음식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공양인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어 음식을 빨리 먹지 않습니까. 고칼로리 음식을 먹다 보니 성인병도 생기고…. 사찰 음식은 슬로푸드입니다. 음식에 대한 생각을 하며 천천히 밥을 먹는 거죠. 아까도 말했지만 정찬과 소식, 그것이 사찰 음식의 기본입니다.” 큰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발우공양을 시작했다. 그릇은 국그릇, 밥그릇, 청수그릇, 찬그릇의 네 가지로 구성된다. 행자를 맡은 스님이 돌아다니며 청수를 돌리기 시작했다. 청수를 받자마자 돌아가며 그릇을 헹궜다. 그리고 반찬과 밥, 국을 먹을만큼만 받아 식사를 시작했다. 음식을 먹을 땐 그릇으로 입을 가렸으며, 씹을 때는 정면을 바라보며 식사를 음미해야 했다. 호박나물, 두부부침, 김치, 된장국이 전부였지만, 경주에 내려와 한 식사 중 가장 맛있는 음식 같았다. 그러니까 결국, 이렇게 집중해서 음식을 맛볼 여유가 있었나 싶었다. 두부의 고소함이 입에 퍼져나갔고, 호박의 살캉거리는 아삭함도 기분 좋았다. 밥알 속 전분의 달달함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이었다. 식사가 끝나자 밥그릇에 남겨놓은 김치와 청수를 사용해 그릇을 깨끗이 닦았다. 그리고 그 물을 모두 들이 마셨다. 음식물이 떠 있는 물을 마시다 보니 조금 역한 기분이 들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상한 노릇이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 입맛 다시던, 그릇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음식이었는데 말이다. 결국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다른 기분으로 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발우공양을 마친 뒤 아침 공기를 마시며 선요가와 108배를 마쳤다. TV에서만 보던 108배는 생각보다 많은 근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했다. 일어날 때마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픽픽 쓰러지기 일쑤였다. 이렇게 나약한 정신력과 체력을 지니고 있었구나. 왠지 모를 위기감이 들었다.
잠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 법당에 모여 큰스님과 차담을 나눴다. 오늘의 주제는 ‘단식’이었다. “보통 단식을 그냥 굶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흡입하지 않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명상과 기공, 요가를 통해 그간 신체에 축적된, 수많은 생각에 의해 혼탁해진 카르마를 정화시키는 과정이죠. 음식을 먹는 것 역시 다섯 가지 욕망 중 하나죠. 단순히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탐욕심에 의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몸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몇 배의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죠.” 갑자기 마음이 뜨끔했다. 경주에 와서 먹은 수많은 음식들이 떠올랐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맛본 많은 음식들, 그리고 그 칼로리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아니, 가지 않았겠지. 아마도 몸속에 축적되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는 않을까. 단식에 대해 혹하는 마음이 되어 경청했다. 어느덧, 골굴사에서의 일정이 막을 내리고 있었다.

• 골굴사 — 경북 경주시 양북면 안동리 산304 054-744-1689

LUNCH 별채반

별채반의 육개장. 양곱창과 경주 고사리, 곤달비를 넣어 만들었다. © 김재욱
별채반의 육개장. 양곱창과 경주 고사리, 곤달비를 넣어 만들었다. © 김재욱

여느 지역에나 그렇듯, 경주에도 경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식재료와 음식들이 있다. 경주의 마지막 날인 만큼, 지역 음식을 꼭 맛보고 싶었다. 잠시 불국사에 들러 경치를 즐긴 뒤 차를 몰아 로컬푸드로 만든 음식을 내는 별채반으로 향했다. 레시피는 숙대 한국음식연구원에서 개발했다고 했다. 육개장은 양곱창과 경주 고사리, 곤달비를 넣어 만들고, 비빔밥은 지단과 당근, 곤달비, 미나리, 천년한우 등을 넣은 뒤 된장 소스로 간을 맞췄다. 곤달비는 경주 산내면 해발 1013m 문복산에서 자생하는 야생 곤달비를 채취한 것이다. 반찬으로는 콩잎 장아찌와 말린 도루묵무침, 돔베(상어)고기 등이 나왔다. 돔베고기전은 경상도 지역 제사상에 절대 빠뜨리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다. 마치 육고기를 먹는 듯 쫀득하면서도 탄탄한 식감이 특징이었다. 콩잎 장아찌는 향긋한 과일 냄새가 나서, 혹시 유자를 넣어 만든게 아닌가 생각했다. “하하, 아니에요. 콩잎은 원래 그렇게 싱그러운 향이 나요.” 사장님이 손을 저으며 답했다. 함께 주문한 오리고기는 볶은 된장인 빡빡장(된장을 멸치 육수와 채소를 넣고 끓인 뒤 졸여 만든 경상도 식장)을 넣어 쌈을 싸 먹었다.
봉황대를 감상하기 위해 경주 시내로 향했다. 얼핏 보면 너무 커서 언덕처럼 보이는 봉황대는 사실 왕릉이다. 높이가 22m, 밑둘레가 250m에 달하는 크기로, 신라시대 무덤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봉황대를 감상하는 가장 좋은 장소는 다름 아닌 커피플레이스다. 경주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운좋게 창가에 자리를 잡은 뒤 과테말라 산타이사벨 원두로 내린 싱글 오리진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싱그러운 산미가 올라왔다. 끝맛도 역시 훌륭했다. 좋은 커피였다. 호기심에 주문한 딸기 주스 역시 기분 좋은 맛이었다. “주변에 딸기 농장이 있어 신선한 딸기를 당일 직송으로 받을 수 있거든요.” 사장님은 딸기 주스 맛의 비법을 ‘신선한 식재료’로 꼽았다. 주스를 마시니 살짝 덜 간 딸기의 과육이 씹혔다. 오늘 아침 갓 배달된 딸기인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커피플레이스에서는 빵집 브레드몬스터의 빵도 맛 볼 수 있다. 경주에서 유명한 빵집은 랑꽁뜨레, 커피플레이스, 이진욱제과점을 꼽는다.

커피플레이스에서 바라본 봉황대. © 김재욱
커피플레이스에서 바라본 봉황대. © 김재욱

서울로 올라가기 전, 기차 안에서 먹을 간식을 챙기기 위해 랑꽁뜨레로 향했다. 랑꽁뜨레는 대전 성심당에서 17년간 근무한 이석원 파티시에가 운영하는 곳이다. 실습생으로 들어가 총괄 셰프까지 지냈고, 고향인 경주로 돌아와 랑꽁뜨레를 오픈한 지 8년이 되었다. 유기농 밀가루, 유기농 호밀, 우리밀, 국산 쌀가루 등을 사용하여 건강한 빵을 만든다. 대표 메뉴는 옛날 방식으로 삶아 씹는 맛이 살아있는 앙금빵. 경주의 능을 상징해서 만든 요쿠릉처럼 독특한 메뉴도 있다. 모든 빵은 콩 유산균을 넣어 풍미를 살렸다. “우리 아이가 아토피가 심해 빵을 먹지 못했거든요. 명색이 아빠가 파티시에인데…(웃음). 고민하다가 일체의 화학계량제를 배제하고, 콩 유산균을 넣어 빵을 만들었어요. 소화력이 좋아지고, 더부룩한 느낌도 덜합니다. 콩 유산균은 된장을 띄울 때 얻을 수 있는 유산균종으로, 빵을 먹은 뒤 끝맛이 묘하게 고소한 맛이 난다. 진열대 곳곳을 헤매며 놓인 빵을 열심히 맛보았다. 어느 것 하나 맛없는 빵이 없었다. 랑꽁뜨레는 프랑스어로 만남을 뜻한다. 손님과 거래처, 직원, 가족들 모두 빵 덕택에 만난 사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빵을 사들고는 거리로 나섰다.

랑꽁뜨레의 이석원 파티시에. 콩으로 만든 발효종을 넣어 빵을 만든다. © 김재욱
랑꽁뜨레의 이석원 파티시에. 콩으로 만든 발효종을 넣어 빵을 만든다. © 김재욱

LUNCH 천년한우&감포중매인참가자미횟집
경주에서의 마지막 끼니다. 놓치고 먹지 못한 것은 없는지, 경주 사람들에게 여러 번 물었다. 그들은 천년한우와 참가자미를 꼽았다. 일단, 경주축협에서 운영하는 로컬 브랜드인 천년한우를 맛보기 위해 경주천년한우보 문명품관으로 향했다. “저희가 취급하는 한우는 투 플러스부터 5등급으로 나뉘어요. 마블링이 거의 균일하게 들어가 있어서 어느 부위, 어느 등급을 먹어도 일정한 맛이 나죠. 어느 날은 1등급을 먹었는데, 다음날 먹었는데 질기더라. 이런 게 없는 거죠.” 축협 팀장님이 설명했다. 천년한우는 경주축협의 독자적인 사료인 TMF사료를 먹여 키운다. TMF사료는 소가 영양을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곡물을 발효시킨 사료다. 소는 거세우를 쓰는데, 육질이 가장 부드러운 30~33개월 내에도 축을 한다고 했다. “역사 기록에 보면, 천 년 전부터 소고기를 먹었다고 해요. 신라시대 때부터요. 농경 사회라 소를 먹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는데, 기록이 있기도 하고. 경주가 천년 도시니까 확실히 의미가 있죠.” 이렇게 다양한 등급과 부위를 고루 갖춘 곳은 흔치 않은지라, 신이 나서 구경했다. 고기를 구매한 뒤 옆의 식당으로 가지고 가면, 세팅비만 받고 합리적인 가격에 한우를 맛볼 수 있었다. “서울은 풍미를 중요시하니까 꽃등심을 좋아하죠? 그런데 경주 사람들은 쫄깃한 식감을 더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갈빗살이 더 인기가 많아요.” 팀장님이 불판에 고기를 올리며 설명했다. 취향대로 꽃등심을 맛보고 나서 순차적으로 갈빗살을 맛 보았다. 서울에 살아서 그런가, 역시 입맛에는 꽃등심이 좋았다.

경주천년한우는 육질이 부드러운 거세우를 사용한다. 모두 30~33개월내에 도축한 것이다. © 김재욱
경주천년한우는 육질이 부드러운 거세우를 사용한다. 모두 30~33개월내에 도축한 것이다. © 김재욱

식사를 마친 뒤, 2차로 감포중매인참가자미횟집으로 향했다. 참고로 참가자미는 100% 자연산이다.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영업도 불가능하다. “오늘은 날씨가 안 좋아서 내일이랑 모레는 작업도 못해요. 태풍이 와서 바람 불고 배가 못 뜨면 물량이 없어서 가게 문을 닫아야 하거든요.” 사장님이 설명했다. 참고로 참가자미는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생선이다. 배송 시간이 한 시간 이상 넘으면, 고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빨리 죽는다. 경주뿐 아니라 대구, 포항, 울산 등지에서 많이 먹는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100% 자연산인 것은 오징어와 참가자미밖에 없어요. 오징어는 서울에도 있지만, 참가자미는 서울에 없잖아요.” 사장님이 경주에서 참가자미를 먹고 가야 할 타당한 이유를 알려주었다. 초장도 찍지 않은 참가자미를 입에 넣어보았다. 감칠맛이 돌며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는 세꼬시였다. 고소함을 넘어 구수한 맛이 났다. 간판에 적힌 이름처럼 감포에서 중매인을 했던 사장님이 직접 항구에 나가 참가자미를 가져온다. 참가자미는 감포와 울산, 정자 사이의 뱃길로 2시간 반 정도 나간 뒤 수심 200m 깊이에서 잡아 올린다. “한창은 12월부터 벚꽃질 때까지예요. 벚꽃 필 때가 되면 가자미가 엄청 귀해요. 산란하느라 고기가 모두 숨어버리거든요.” 경주 지역에서 즐긴다는 맛있는 참소주와 함께 먹었다.
KTX를 타기 위해 신경주역으로 향했다. 곧 목련이 피고 벚꽃이 흩날릴 터였다. 그 때의 경주는 한 해 중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을 때일 것이다. 아무래도 조만간, 경주는 꼭 다시 한 번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기차에 몸을 실었다.

감포중매인참가자미횟집의 자연산 참가자미회. 경주에서 꼭 맛봐야 하는 별미다. © 김재욱
감포중매인참가자미횟집의 자연산 참가자미회. 경주에서 꼭 맛봐야 하는 별미다. © 김재욱

edit 문은정 — photograph 김재욱 — cooperate 경주시청

이 기사도 읽어보세요
7월의 발품 팔아 찾은 맛집 여름철 드라이브 겸 방문하기 좋은 브런치 전문점부터 셰프의 집에 초대된 듯 편안하게 정찬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레스토랑까지. 골라 가는 재미가 있는 맛집 세 곳을 소개한다. edit 권민지 / photog...
파리의 시네 바 프랑스인들의 정서상 영화를 보며 식사를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러나 영화관과 접근성이 좋거나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곳들은 언제나 인기다. 파리지앵들이 선정한 핫한 시네 바를 소개한다. 1. 살롱 뒤 팡테옹 (S...
모토이 마에다 모토이 마에다 셰프를 만났다. 그는 교토 프렌치를 일컬어 교토에서 나고 자란 사람만이 구현할 수 있는 맛이라 했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김재욱 ©김재욱 레스토랑 소개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