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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르되이 인터뷰

2016년 3월 22일 — 0

요리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넘치는 윌리엄 르되이 셰프. 그에게 있어 요리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 선보이는 한 편의 연극이다.

© SDL Conseil
© SDL Conseil

작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국빈 방한 시, 한국을 함께 찾았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
국빈 해외 순방 때는 의전 스태프를 둔다. 나로선 그 영광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오랜 시간 쌓여져 있었다. 페랑디Ferrandi 요리 학교에 다닐 때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전들이 모두 삼성 제품이었고, 한국 학생들이 내 주방의 실 습생으로 한 명씩은 꼭 들어왔다. 성실하고 저력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셰프들은 레스토랑에 본인의 이름을 차용한다. 당신의 레스토랑을 ‘져 키친 갤러리Ze Kitchen Galerie’라고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파리에서 유명 갤러리가 가장 많은 생제르맹데프레 구역에 위치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레스토랑 내부는 탁자와 의자 외에는 모두 예술품뿐으로 채워져 있다. 레스토랑도 예술 행위가 녹아있는 하나의 극장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셰프와 스태프의 요리)를 보러 온 관객(손님)들께 최선의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라는 점에서 서로 일맥상통한다.

당신의 레스토랑은 파리의 대표적 친환경 레스토랑 중 하나다. 친환경 식재료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항상 가지고 있다. 나는 시골 출신이라서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언제나 자연이 자리 잡고 있다. 자연의 순리에 맞게 재배되고 사육되지 않은 재료들은 원치 않는다.

메뉴판을 보면 전채라는 뜻의 오르되브르Hors d’œuvre를 레스토랑의 앞 글자인 ‘Z’를 붙여 조르되브르Zors d’œuvre로 변경했다. 무슨 뜻인가.
전채의 기존 형식을 바꿔 선보이기 때문에 조르되 브르라고 이름을 붙였다. 대개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한 사람이 맛볼 수 있는 요리의 수는 프로마주를 제외하면 3가지 남짓이다. 양을 고려했을 때 웬만해서는 더 먹기도 힘들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양은 줄이되 가짓수는 늘리는 것이었다. 손님에게 보다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전채로 나오는 생선을 시작으로 부용, 면, 본식(생선과 육류 2가지), 디저트까지 모두 6가지 서비스로 구성했다. 반응은 최고다.

미슐랭 스타 셰프들의 요리 입문 평균 연령이 14~16세임을 감안할 때, 당신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20세에 요리 학교 학생이 되었으니 상당히 늦은 편이다. 당시 호텔 경영 코스를 밟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접한 요리의 세계에 홀딱 반해 버려 이 길을 택했다.

처음 들어간 레스토랑이 미슐랭 3스타 기 사보이Guy Savoy였다고 하니 늦깎이 학생치고 재능이 뛰어났던 모양이다.
실기 성적은 우수했다(웃음). 수많은 학생들이 모두 실습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니, 교수 셰프들은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 실습 주방을 추천한다. 사보이 셰프의 주방에 들어간 건 행운이었다.

스타 셰프들의 주방에서는 정확히 뭘 익히는가.
사실 학교에서는 요리에 대한 이론을 배우고 테크닉을 익히는 정도다. 셰프의 주방에 가면 현장 선배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똑바로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를 포함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하고 예쁜 식재료들을 발견하면 만져보고 향을 맡는다. 그야말로 눈앞에 신세계가 펼쳐지는 것처럼 새롭고 즐겁다. 식재료로 인해 오감이 자극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 전문가 집단의 질서 체계도 습득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셰프의 철학이 어느새 내 몸 안으로 스며들게 된다.

당신도 스타 셰프다. 선배들로부터 배운 셰프의 필수 덕목은 무엇인가.
열정, 품질, 오류 개선에 대한 타협, 요리에 대한 엄격함 그리고 호기심.

<부용Bouillon>이라는 책을 냈던데, 프랑스인 셰프가 오로지 육수만을 다룬 책을 내다니 신선하다.
육수의 개념을 좀 더 넓히게 된 계기는 아시아 여행을 통해서였다. 프랑스에서는 고기 국물이나 채소 국물 단 2가지로 육수를 다루지만, 아시아에서는 육수가 모든 요리의 기본이더라. 고기는 물론 미역, 버섯, 향신료 등등 먹을 수 있는 모든 식재료를 우려 미리 만든 육수로 요리하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요리의 깊은 풍미가 바로 거기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곧바로 내 요리에 응용했고 그 아이디어들을 책에 담았다.

당신에게 요리란 무엇인가.
오감을 만족시키는 연극이다.

© SDL Cons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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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르되이(WILLIAM LEDEUIL)
1964년생의 프랑스인 셰프. 미슐랭 3스타 셰프인 기 사보이Guy Savoy와 알랭 뒤투르니에Alain Dutournier의 레스토랑에서 10여 년간 경력을 쌓은 후 현재 파리에서 져 키친 갤러리 Ze Kitchen Galerie와 키친 갤러리 비 Kitchen Galerie Bis(KGB)를 운영하고 있다.

text 오윤경 — photograph 에스디엘 콩세이SDL Cons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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