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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레인지의 시대

2016년 2월 26일 — 0

그야말로 주방에서 불 없이 조리하는 시대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전기레인지의 대중화였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박재현 — advice 윤혜나(하츠), 이승환(휘슬러)

©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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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레인지의 대중화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에게 불을 훔친 뒤부터, 인류가 화식을 시작한 이래로 주방은 불과 함께 존재했다. 그 주방에서 전기가 불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오랜 시간 음식을 삶고 끓이는 우리나라 식문화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사실 전기레인지의 대중화는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전기레인지는 국내 열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가스레인지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가스레인지가 공기 중 산소를 태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의 해로운 공기를 배출시킨다는 이슈가 있었고, 그중 라돈 가스는 폐암과 유방암의 원인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성을 개선한 제품이 출시되고, 환기 팬을 돌리거나 창문을 열고 조리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레인지의 인기는 여전했다. 단순히 건강 문제뿐 아니라 전기레인지만이 갖고 있는 장점도 많기 때문이다.

장점 많은 전기레인지
전기레인지는 크게 하이라이트 레인지와 인덕션 레인지로 나뉜다. 하이라이트 레인지는 오피스텔이나 리조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기 레인지다. 전원을 켜면 화구가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발열이 된다. 열선이 세라믹 상판을 가열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인덕션에 비해 가열 시간은 느리지만, 조리용기의 소재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원을 꺼도 열이 남아 있어, 이를 활용하면 에너지도 아낄 수 있다. 사용 기간도 15년 이상으로 반영구적이다. 인덕션 레인지는 전기 코일을 감아 판 형태로 만든 발열체를 이용한다. 전기장의 힘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간접 유도 발열 방식이다. 이 때문에 용기와 인덕션 사이에 자력이 생길 수 있도록 전용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다소 불편하지만 가열 시간은 시중에 출시된 열원 중에서 가장 빠르다. 하츠의 윤혜나 과장은 “조리 용기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각 열원의 열효율은 인덕션 75%, 하이라이트 60%, 가스레인지 44%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시간을 놓고 봤을때, 인덕션이 짧은 시간에 많은 열을 만들어내므로 소비 전력이 클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조리 시간이 빨라 사용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전기세는 어떨까. “전기 요금은 누진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각 가정마다 다르게 나올 수 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전기레인지의 사용 소비 전력과 누적 사용 소비 전력을 알려주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어, 전기레인지를 더욱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죠.” 그녀는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를 사용한 지 2년이 넘었는데, 한 달 전기 요금은 월 1만 3000원 수준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맞벌이 가정이라 낮에는 사람이 없고, 요리는 주말만 하는 생활 패턴을 지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전기를 열원으로 쓰는 전기레인지는 깜빡하고 불을 끄지 않았을 경우에도 화재의 위험성에서 자유롭다. 사용 도중 발생할 수 있는 화상으로 부터의 위험에서도 안전하며,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근래에는 미니멀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의 주방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인덕션은 주방을 더욱 모던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준다. 요리할 때 화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섬세한 불조절도 가능하며, 불을 끈 뒤의 잔열로 조리할 수 있어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소가 편리하다. 행주로 상판 유리를 부드럽게 닦으면 되니, 청소시간을 훨씬 단축시킬 수 있다. 또한 화구가 노출되어 있지 않아 음식물이 흘러들어갈 염려도 없다.

전기레인지의 2016년 트렌드
최근에는 두 가지 전기레인지의 장점만을 모은 하이브리드 레인지도 출시되고 있다. 인덕션 화구와 하이라이트 화구를 합친 형태인데, 조리 용도에 따라 골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휘슬러의 이승환 마케터는 “보통 한국 일반 가정집의 최대 전력이 4000~5000W 이하이고, 풀 인덕션은 최소 3500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해요. 인덕션의 조리 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풀인덕션의 전기레인지를 쓰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한국 주방 환경에는 아직 적합하지 않죠. 또 인덕션은 호환되는 주방용품이 따로 있어, 인덕션 전용 주방용품으로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고요. 그래서 둘을 합친 하이브리드 레인지가 출시되었고, 올해는 이 하이브리드 레인지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가스레인지와 인덕션, 하이라이트를 동시에 쓰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요리마다 어울리는 열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래 끓이거나 불맛을 내야 하는 요리는 가스레인지가, 사골이나 육수 등 약불에 장시간 끓이는 음식은 하이라이트 레인지가 적합하다. 단시간에 조리해야 맛이 살아나는 스테이크나 강한 불에 짧게 조리하는 라면 등은 인덕션이 좋다.

TIP 전기레인지 청소법
가장 좋은 것은 사용할 때마다 행주로 닦아주며 관리하는 것이다. 음식물이 눌 어붙을 경우, 1주일에 1~2회 정도 전용 세척 칼을 사용하여 눌어붙은 음식물을 떼어준 뒤 전용 클리너를 묻혀 행주로 닦으면 깨끗이 관리할 수 있다.

©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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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List

전기레인지를 구매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다음의 체크리스트를 확인하자.

1.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살핀다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는 전기레인지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1~2인의 소규모 가정이나 가스레인지 보조용으로 전기레인지를 사용한다면 1~2구로도 충분하다. 화구에 확장구 기능이 있을 경우, 큰 조리 도구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라이프스타일과 요리 빈도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3구가 적당하다. 국물을 내는 등 큰 냄비를 사용할 때는 넓은 면적의 화구가 필요하므로, 4구보다는 3구가 요리에 용이하다고 할 수 있다.

2. 발열 방식을 확인한다
전기레인지는 발열 방식에 따라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으로 나뉜다. 직접 가열 방식을 쓰는 하이라이트는 용기 소재에 상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잔열로 음식을 조리할 수도 있어 전기세도 절약된다. 유도 가열 방식을 쓰는 인덕션은 자기장을 형성해 열을 발생시킨다. 인덕션 전용 용기만 써야 하지만, 빠르게 가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판이 뜨거워지지 않아 안전하고, 냄비를 가열하는 방식이어서 음식 내 영양소 파괴도 줄일 수 있다.

3. 안전 기능을 꼼꼼히 살핀다
가스레인지는 직접 불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전기레인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전기레인지에 잔열, 과열 표시 기능이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경고음이 울리거나 잠금 기능이 있는 전기레인지도 좋다. 아이가 있는 경우 실수로 작동시키는 일이 없도록 ‘차일드록’ 잠금 기능이 있는지도 살핀다. 터치 방식의 전기레인지는 가스레인지와 달리 손쉽게 켤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머, 자동 전원 차단 기능 등이 있는 것도 좋다.

4. 전기 규격을 확인한다
국내의 가정용 전기 규격인 3.5kW에 맞춰 제작되었는지 살핀다. 전기레인지의 경우 수입 제품이 많다 보니, 전기 규격에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기 때문이다.

5. 상판을 확인한다
전기레인지 상판은 대부분 세라믹 글라스로 되어 있다. 세계 3대 상판 제조사는 독일의 쇼트세란, 일본의 NEG(Nippon Electric Glass), 프랑스의 유로케다. 세계 3대 제조사의 제품은 믿고 구매해도 된다. 특히 독일의 쇼트세란은 세라믹 글라스 부문 전 세계 약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섭씨 750°C까지 견디는 높은 내구성을 지녔다.

6. A/S 여부를 챙긴다
전기레인지는 족히 10년 이상 사용한다. 가격도 다른 조리기구에 비해 고가이므로, A/S 기간과 범위를 확인한 뒤 구매한다.

©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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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각 브랜드별로 주력하는 대표 제품과 고유의 기능을 살펴보자.

1. EHM6532XOS
테두리가 스테인리스 몰딩 처리되어 깨짐 없이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고 14단계까지 가열할 수 있으며, 파워 부스팅 기능인 P가 화력을 1.5배 증폭시켜준다. 최대 99분까지 설정하는 타이머 기능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229만원, 일렉트로룩스.

2. ITM941-AMS
조리기구를 감지할 수 있으며, 화구별로 개별 슬라이드 컨트롤을 할 수 있다. 타이머가 있어 조리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조리 후 음식의 온기를 유지하는 보온 기능을 갖췄다. 조리 후 남은 잔열을 표시해주며 자동으로 불을 줄여주는 기능도 있다. 330만원, 틸만.

3. ICKA-2000
10단계 열 조절 시스템으로 다양한 요리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 타이머 기능과 과열 방지 시스템을 적용해 안전하다. 공간 효율성이 좋은 프리스탠드형으로 손잡이에 홈이 있어 이동도 간편하다. 잠금 기능이 있어 오작동을 방지한다. 가격미정, PN풍년.

4. IH-361ST
사용 전력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레인지다. 1회 전력 사용량과 누적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9단계까지 온도 설정이 가능하며, 빠른 요리를 위한 터보 기능을 갖췄다. 일시 정지 기능과 잠금 기능, 화구별 요리 시간 설정이 가능한 타이머 기능이 있어 더욱 안전하다. 가격미정, 하츠.

5. HKK6339BX
673520XB의 한국형 모델이다. 사용하는 냄비에 따라 자동으로 쿠킹 존이 조절되는 맥시센스 기능을 갖췄다. 15단계로 화력 조절이 가능하고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3단계 잔류 열 표시 기능이 있다. 269만원, 아에게.

6. 마에스트 시리즈 쿡탑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동시에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레인지다. 두 개의 화구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브리지 기능이 적용되었으며, 조리법에 적합한 온도를 설정해주는 ‘마에스트 오토쿡’ 기능도 갖췄다. 특히 현미밥을 지을 수 있는 원터치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 휘슬러 듀얼 패턴이 들어간 상판은 스크래치를 방지한다. 200만원대, 휘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