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이닝 트렌드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해운대.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부터 포장마차촌까지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는 2박3일간의 삼시세끼 미각 여행 보고서.
에디터: 이진주 / 사진: 박재현
1st – Day Lunch
부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맛집이 즐비한 해운대에 숙소를 잡도록 하자. KTX나 비행기로 부산에 도착했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50여 분이면 해운대에 도착할 수 있다. 바다에 왔으니 첫 식사는 고민할 것도 없이 회가 떠오른다면 미포항으로 가자.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인 미포항 끝에 자리한 ‘선창횟집’은 1985년에 문을 연 뒤 30년간 품질 좋은 회와 푸짐한 인심으로 입소문이 났다. 도미, 감성돔, 강도다리 등 3kg이 넘는 큰 생선만 회를 떠 양이 많고, 미포 해녀들이 잡아온 성게며 문어, 전복 등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여느 횟집과 달리 하얀 도자기 그릇을 사용해 상차림이 한결 정갈하다. 또 계절에 상관없이 생선을 얼음물에 재빨리 씻어 숙성시킨 뒤 두툼하게 썰어내 쫀득하고 탱글탱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식사 후에는 미포항 주변을 산책해도 좋다. 영화 <해운대>의 촬영 장소로도 잘 알려진 곳으로 조업하는 고깃배와 갓 잡아 올린 생선 등 해산물을 파는 해녀, 오륙도를 돌아오는 유람선 선착장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회를 먹은 뒤 다소 비릿한 입안을 씻어내고 싶다면 자동차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송정 카페거리의 ‘벨라루나’에 들러보자. 이곳은 초콜릿과 제과·제빵을 전공한 부부가 운영하는 초콜릿 디저트 전문 카페로 매일 직접 만든 초콜릿과 브라우니, 케이크 등을 판매한다. 쌉싸래한 맛이 강한 탄자니아산 카카오, 달콤 쌉싸래하면서 쫀득한 식감이 좋은 멕시코산 카카오 등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 카카오로 만든 20여 가지의 오리진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생초콜릿과 고급 버터로 만든 브라우니와 타르트 등 각종 디저트도 인기다.
음료 대신 맥주 한잔 하고 싶다면 벨라루나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하와이풍 비스트로 펍 ‘하이’에 들러보자. 송정해수용장에 위치한 이곳은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거나 서핑에 도전해 봐도 좋을 것이다. 발리에서 서핑스쿨을 운영했다는 서퍼 출신의 토미 대표가 운영한다. 하이의 대표 메뉴인 하와이갈릭쉬림프는 버터에 새우와 마늘을 구운 메뉴로 시원한 맥주에 곁들이기 좋다. 칠리수프는 다진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듬뿍 넣고 끓여 서핑 후에 먹으면 속까지 따뜻해진다.
선창횟집
메뉴: 1인당 3만5000~9만원
위치: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길 67
영업시간: 정오~오후 11시
문의: 051-747-7470
tip 20일에 한 번씩 담근다는 회김치에 회를 싸서 먹어보자. 깊은 바다에서 퍼올린 깨끗한 바닷물에 절인 배추로 만든 회김치는 묵은지와 비슷해 보이지만 시지 않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벨라루나
메뉴: 생초콜릿 2000~3500원, 브라우니 4000~5000원대, 브라우니빙수 1만5000원
위치: 해운대구 송정광어골로 66-1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1시(토요일은 자정까지)
문의: 051-742-2427
tip 우유얼음에 진한 브라우니가 넉넉하게 올라간 브라우니빙수는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
하이
메뉴: 하와이갈릭쉬림프 1만5000원, 칠리수프 9000원, 파인애플버거 9000원
위치: 해운대구 송정중앙로6번길 184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자정(주말 새벽 2시)
문의: 070-7765-0175
tip 2층에는 서핑 관련 의류숍과 서핑 레슨 클래스, 3층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서핑에 관심이 있다면 식사도 할 겸 들러서 상담을 받아봐도 좋을 듯.
1st day – Dinner
저녁으로 로컬 푸드를 맛보고 싶다면 기장 연화리로 가자. 연화리 포장마차촌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산지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해운대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한번쯤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기장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주로 취급하며 주문하면 바로 손질을 시작한다. 포장마차 안쪽으로 들어가면 탁 트인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기분이다. 낙지, 개불, 멍게, 생굴, 전복, 소라, 해삼 등으로 구성된 해물모둠을 먹은 뒤 솥에 끓여주는 진한 전복죽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이곳에 들른 사람들의 단골 코스. 식사 후에는 포장마차촌 바로 옆에 있는 연화리와 죽도를 연결하는 연죽교를 산책 삼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해운대에서 기장으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해동용궁사는 바닷가 기암괴석 위에 세운 절로 꼭 들러볼 만한 명소 중 하나. 이곳은 해돋이 명소로도 손꼽히는데 아름다운 풍광과 동해 바다 위로 떠오르는 태양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카메라 셔터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연화리 포장마차촌
메뉴: 해물모둠 소 2만5000원, 대 3만5000원, 전복죽 1만원
위치: 내비게이션에 신암선박출입항대행신고소를 검색하면 연화리 포장마차촌 앞까지 간다.
tip 쭉 늘어선 포장마차는 메뉴나 분위기도 비슷해 어디에 가든 실패할 확률이 적다. 최근에는 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을 갖춘 곳도 생겼다.
2nd Day Breakfast
간밤의 숙취로 힘들었다면 달맞이길 초입에 있는 ‘해운대 기와집대구탕’에서 시원한 대구탕으로 속풀이를 하자. 메뉴는 대구탕 한 가지로 뽀얗고 시원한 국물에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무, 쫄깃하고 푸짐한 대구살이 일품이다. 식사 후에는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숲속 트레킹 코스인 문탠로드를 따라 여유로운 산책을 즐겨도 좋다. 총 3.1km 거리로 1시간 정도 걸리며 밤에도 산책할 수 있도록 달빛 모양 조명이 숲을 밝혀준다.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 있는 달맞이길은 벚나무와 송림이 울창하게 들어차 있고 바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아침을 조금 가볍게 시작하고 싶다면 프랑스인 블랑제 기유 다이망과 파티셰 김은숙 부부가 운영하는 프랑스 빵 전문 베이커리 ‘메트르 아티정’을 추천한다. 해운대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수영구 남천동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해 있다. 천연 효모 르뱅, 100% 우유버터, 비롱 제분사의 밀가루로 만든 건강한 빵을 선보이고 있는데 겉은 바싹하고 속은 쫀득쫀득한 바게트가 베스트다.
해운대 기와집대구탕
메뉴. 대구탕 1만원
위치. 해운대구 달맞이길104번길 46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9시
문의. 051-731-5020
tip 기와집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운치는 물론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대교가 내려다보여 전망이 좋다.
메트르 아티정
메뉴: 바게트 2500원, 르뱅 오리지널 4500원, 크루아상 2500원, 호밀식빵 3500원
위치: 수영구 남천동로22번길 21
영업시간: 오전 7시 30분~오후 9시 30분
문의: 070-8829-0513
tip 매일 오전 8시 30분, 오후 2시 30분, 오후 6시 30분 세 번에 걸쳐 구워내니 시간 맞춰 방문하면 금방 나온 바게트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