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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2월의 발품 팔아 찾은 맛집

2016년 2월 5일 — 0

두 명의 대가가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한 명은 연남동에, 또 다른 한 명은 여의도에.

edit 문은정 — photograph 양성모, 정현석

진가
© 양성모, 정현석
© 양성모, 정현석

목란의 이연복, 진진의 왕육성. 그리고 진가 진생용 셰프가 연남동 중식 삼각형 구도의 점을 찍었다. “진은 제 성을 딴 거예요. 제가 베풀 진을 쓰거든요. 여기에 집가를 더해 ‘베푸는 집’이라는 뜻을 담았죠. 참고로 목란의 동파육, 진진의 멘보샤는 팔지 않습니다. 의리는 지켜야죠.” 진가는 34년간 호텔에서만 근무했던 진생용 셰프의 첫 레스토랑이다. 아니, 사실 레스토랑보다는 주점에 가깝다. 식사류보다는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중식 메뉴가 즐비하니 말이다. 진가에서는 중국 술뿐만 아니라 수입 맥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메뉴는 대부분 SBS Plus <강호대결 중화대반점>에 등장했던 것으로 구성했다고. 진가의 시그너처 메뉴는 두반가지새우와 어만두다. 특히 어만두는 하루에 20~30개가 나갈 정도로 인기 메뉴. 일일이 생선 껍질을 벗기고 가시를 발라내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그래서 더욱 맛있다. 생선 특유의 비릿함은 온데간데없고 담백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만 남는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식감이라 수저로 퍼 먹는 것이 차라리 낫다. 장폭팔보채처럼 독특한 메뉴도 있다. 1970년대 유행했지만 지금은 잊혀진 추억의 요리다. 간장과 굴 소스, 고추기름을 넣고 볶는 일반 팔보채와는 달리 춘장의 고소한 향으로 볶는다. 굴소스는 넣지 않는데, 당시엔 굴소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 오향소고기장육 1만8000원, 토사전복 3만3000원 두반가지새우 1만5500원, 어만두 8000원
•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34길 12
• 오후 5시~새벽 2시(라스트 오더 1시)
• 02-326-1668

(왼쪽부터)어만두, 두반가지새우, 장폭팔보채 © 양성모, 정현석
(왼쪽부터)어만두, 두반가지새우, 장폭팔보채 © 양성모, 정현석

1. 삼치로 만든 어만두.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마치 아이스크림 같다.
2. 두반가지새우는 어슷하게 썬 가지에 다진 새우 등을 넣어 튀겨낸 뒤 볶은 시금치와 두반장 소스를 올린다. 입에서 톡톡 씹히는 새우의 식감이 재밌다.
3. 1970년대 인기였던 장폭팔보채. 춘장으로 만들어 고소한 맛이 강하다.


곳간 by 이종국
© 양성모, 정현석
© 양성모, 정현석

노희영 대표가 마케팅을 맡고, 한식 연구가 이종국 선생이 요리를 한다니. 한달음에 여의도로 달려갔다. 곳간 by 이종국은 전경련회관 50층 더스카이팜에 위치했다. 뷰가 한마디로 끝내줬다. 서울 전역이 내려다보였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음식이 있었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콘셉트로 합니다. 절기에 맞는 식재료로 코스를 구성하기 때문에 계절마다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죠.” 홍보 담당자 조은별 씨가 설명했다. 그리고 여기에 발효, 숙성의 맛을 더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시간, 정성의 싸움으로 맛의 깊이를 더했다. 이종국 선생이 김치와 장, 장아찌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이유다. 시그너처 메뉴는 8가지 전식. 마단자와 꽃게 오이말이, 더덕 불고기포, 새우초, 관자구이, 약대구알찜, 해삼초, 한우 육회…. 음식 하나하나를 맛볼 때마다 절로 탄성이 나왔다. 특히 유자청에 담갔다가 잣가루를 묻혔다는 마단자는 식감이 놀라웠다. 혀에 닿는 순간 사르르 녹았다가 이내 고소하면서도 아삭한 맛을 냈다. 바다 민달팽이 군소, 꿩고기, 꿩엿부터 여름에 직접 채집했다는 들깨송이까지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식재료들도 눈에 띄었다. 조리법 또한 독특했다. “고조리서 <이조궁정요리통고>에 의하면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회를 무칠 때 참기름, 간장, 후춧가루 등으로 버무렸다고 해요.” 자연산 농어에 곁들이는 갓김치는 들기름에 구웠다. 100% 예약제에 상당한 가격이지만, 제대로 만든, 한식의 하이엔드를 경험하고 싶다면 필히 방문해야 할 곳이다.

• 런치 20만원부터, 디너 30만원부터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24 전경련타워 50, 51층
• 오전 11시~오후 10시(라스트 오더 오후 8시)
• 02-2055-4440

(왼쪽부터) 전복새우샐러드, 코스와 함께 나오는 반찬류, 한우꼬리찜 © 양성모, 정현석
(왼쪽부터) 전복새우샐러드, 코스와 함께 나오는 반찬류, 한우꼬리찜 © 양성모, 정현석

1. 제주 자연산 전복새우샐러드는 꿩엿을 더해 상큼한 맛을 냈다.
2. 보리갓김치, 수영이파리 등 코스에 함께 나오는 반찬류. 발효와 숙성의 맛을 더했다.
3. 한우꼬리찜은 대추고를 넣어 깊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