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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2016년 1월 25일 — 0

김치냉장고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방 가전이다. 단순한 김장 김치 보관을 넘어 스마트한 기능으로 똘똘 무장했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박재현 — advice 권대훈(동부대우전자 홍보팀)

©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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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를 이긴 김치냉장고
알싸한 마늘 냄새에 잠에서 깼다. 방문을 여니 산처럼 쌓인 무채가 앞을 가로막았다. 배추소 양념을 비비던 할머니는 강판을 건네며 말했다. “아빠랑 채 썰기 시합하는 거야. 재밌겠지?” 재미는 없었지만 열심히 했다. 할아버지는 삽으로 열심히 땅을 팠고, 김장 김치로 그득한 장독을 여럿 묻었다. 그리고 눈. 김장철 즈음엔 항상 눈이 내렸다. 1980년대의 흔한 풍경이었다.

그리고 2016년. 엄마들은 여전히 김치를 담그지만 아빠들은 땅을 파진 않는다. 동부 대우전자의 권대훈 홍보차장은 그 이유를 아파트 때문이라했다. “1990년대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일반화되며 김장 문화도 변화가 생겼어요. 김장독 묻을 땅이 없었거든요. 이 때문에 김치 발효와 장기 보관에 대한 고민이 생겨났죠.” 이전에도 김치냉장고는 ‘존재는’ 했다. 최초의 김치냉장고는 1984년 금성사(현 LG전자)가 개발한 GR-063이었다. 플라스틱 김치통 4개(총 18kg)가 들어가는 45L 용량으로, 냄새 강한 김치를 별도 보관하거나 냉장고의 부족한 용량을 해소하는 보조 냉장고로 기능했다. 대우도 비슷한 걸 내놓았지만 딱히 빛을 보진 못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냉담했다. “장독대가 있는데, 그 비싼 걸 왜 사누?”

하지만 아파트 거주자가 증가함에 따라 김치는 ‘문제’가 됐다. 장독대 묻을 땅은 부족했고, 믿었던 냉장고는 김치를 감당하지 못했다. 식품의 신선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냉장고가 김치의 발효 숙성을 감당할 리 만무했다. 수많은 집의 김치가 무르고 곰팡이 꼈고, 주부들의 속도 문드러졌다. 그리고 시의적절하게도 1995년, 만도기계(현 대유위니아)에서 ‘딤채’를 출시했다. 딤채는 조선시대 고어로 김치를 뜻하는 김치냉장고였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딤채는 입소문을 타고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당시 들어선 대형마트도 판매에 힘을 보탰다. 뒤이어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도 김치냉장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2년에는 약 180만 대 이상 판매되며 최고 성수기를 이뤘고, 단일 품목으로는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섰다. 그렇게 김치냉장고는 필수 주방 가전이 됐다. 신혼부부의 혼수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품목이 된 것은 물론이다.

김치냉장고의 핵심은 온도
그렇다면 김치냉장고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 냉장고와의 가장 큰 차이는 냉각 방식이다. 냉장고는 냉기를 불어넣어 온도를 떨어뜨리는 간접 냉각 방식을 쓴다. 수분이 쉽게 날아가고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김치냉장고는 직접 냉각 방식을 쓴다. 구리판을 냉장고 안에 넣어 냉매로 ‘직접’ 차갑게 한다. 한겨울 땅속처럼 차갑게 김치를 보관할 수 있으며, 수분증발과 온도 변화의 문제도 적다. 선조들이 땅 속에 묻던 김장독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온도도 다르다. 냉장고는 일반적으로 3~5°C를 유지하는 반면, 김치냉장고는 -2~0°C를 유지한다. 이것은 김장철 땅속의 온도다. 김장철인 11월 하순의 땅속 온도는 평균 5°C. 12월 초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0~-1°C 사이를 유지한다. 김치냉장고 역시 내부 온도를 0°C에서 -1°C 사이에서 유지한다. ‘얼 듯 말 듯’이라는 광고 카피는 이러한 김치냉장고의 온도적 특성을 함축한 것이다. 물론 온도는 기능에 따라 다르게 유지할 수 있다. 김치를 오래 보관할 땐 0°C에 놓지만, 숙성할 땐 5~7°C로 한다. 과일이나 채소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영상 3°C, 육류는 -3°C로 놓는다.

김치냉장고는 생활습관에서 오는 온도 차도 막는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냉장고를 꽤나 자주 여닫는다. 달걀, 두부, 우유, 콩장, 젓갈, 참기름…. 냉장고 속에서 꺼낼 식재료는 무궁무진하다. 요리를 할 때도, 음식을 먹을 때도, 가끔은 입이 심심해서 열기도 한다. 그 빈도수가 높아질수록 냉장고 내부 온도 차이는 자주 생긴다. 이는 음식 맛을 떨어뜨리고, 특히 온도에 민감한 김치의 맛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김치냉장고는 오직 김치 꺼낼 때만 연다. 고기, 채소 등을 함께 보관했을 경우 빈도수가 약간 더 증가할 순 있겠지만, 그래도 냉장고만큼은 아니다.

김치냉장고는 진화 중
김치냉장고는 냄새 나는 김치를 따로 보관할 수 있으며, 냉장고 속 저장 공간을 넓혀 줬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또한 채소와 생선, 고기, 장류 등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저장고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처음에는 장독대처럼 뚜껑을 여는 형태였으나, 서랍형과 양문형을 거쳐 점점 편리한 형태의 디자인으로 개발되고 있다. 도어 방식의 변화에 따라 용량도 변화하고 있다. 김치냉장고의 꾸준한 트렌드는 ‘대형화’다. 요즘 나오는 김치냉장고는 일반 냉장고의 디자인, 크기와 큰 차이가 없다. 기능도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김치를 맛있게 하는 유산균을 살려주거나, 선조들이 쓰던 누름돌 기능을 적용하는 등 브랜드별로 주력하는 기능도 다르다. 초기에는 일반 냉장고의 서브 냉장고 개념이었으나, 매년 사이즈를 키워가며 독립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김치 냉장고는 그렇게 날로 진화하고 있다.

©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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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Choose

김치냉장고 구매 시 체크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Check1—사용 목적
김치 숙성과 장기 보관을 중요시한다면 뚜껑형이 좋다. 냉장고 문이 제품 상단에 달려 저장실 전체에 직접 냉각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효율적이고 예쁜 디자인을 원한다면 스탠드형이 낫다. 스탠드형의 경우 상단은 일반 냉장고와 같은 간접 냉각 방식, 하단은 직접 냉각 방식으로 되어 있다. 하단 저장실에는 김치와 각종 신선 식품을, 상단 저장실에는 냉동·냉장 식품을 보관하면 된다.

Check2—가족의 수
3인 가족 기준으로 뚜껑형은 160~180L, 스탠드형은 305~330L가 적당하다. 4인 가족이라면 뚜껑형180~220L, 스탠드형 330~468L가 표준이다. 요즘은 싱글을 위한 소용량 김치냉장고도 있다. 크기는 대체로 120L 이내다.

Check3—성향
고급 식재료 구매가 잦다면 대용량 스탠드형인 300~500L가 좋다. 대용량 스탠드형의 경우 냉장고 칸별로 온도를 달리할 수 있다. 칸별로 수납할 수 있으므로 음식 냄새가 섞이는 것도 방지한다. 쌀과 채소, 과일 등을 함께 보관하고 싶다면 공간 구성과 밀폐력도 따져야 한다. 스탠드형은 김치칸과 채소칸 구분이 용이해 인기가 좋다. 실속을 따진다면 뚜껑형도 괜찮다. 스탠드형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

Check4—기능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따로 구매하는 건 사실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 경우, 냉장고에 김치냉장고가 접목된 것을 고려해보자. 지난해 출시된 LG전자의 프리스타일 냉장고는 상上 냉장, 중中 김치 보관, 하下 냉동 구조다. 상 냉장실 오른쪽 문에는 수납공간인 ‘매직 스페이스’를 적용했다. 매직 스페이스는 자주 꺼내 먹는 음료 등을 보관해 전체 문을 여는 횟수를 줄여 냉기 손실을 최소화한다. 삼성 ‘지펠 T9000 김치플러스’도 냉장고 속에 김치보관실이 있다. 갓 담은 김치를 맛있게 익히는 숙성 기능과 김치 종류별·염도별 최적 온도를 설정하는 3단계 저장 프로그램도 갖췄다. 냉기를 잡아주는 메탈 쿨링 플레이트도 설치되어 김장독처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Check5—김치통의 종류
냉장고 속 김치통도 간과하지 말자. LG전자는 락앤락 김치통을 쓴다. ‘트윈 밀폐 락’이 있어 용도에 맞게 이용할 수 있다. 대유위니아는 참숯 성분을 넣어 김치의 냄새를 고려했다. 삼성 지펠 아삭은 타파웨어 김치 통을 쓴다. 옆면에 탈취 필터를 적용한 청정 탈취 캡슐이 있어 김치 냄새를 없앤다.

MORE INFO
김치냉장고 청소법
김치냉장고의 겉면은 따뜻한 물과 중성세제를 사용해 청소한다. 부드러운 천에 주방용 세제를 묻혀 닦고, 깨끗이 헹군 후 마른 행주로 물기를 없애면 된다. 간혹 냉장고에 직접 물을 붓는 경우도 있는데,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Product

각 브랜드별로 주력하는 대표 제품과 고유의 기능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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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라쎄 다목적 김치냉장고FR-Q12PES
국내 최소형 김치냉장고. 싱글과 소가족을 타깃으로 했다. 기존 대용량 김치냉장고의 1⁄4 크기로 공간 효율성이 좋다. 용도에 따라 제품 전체를 냉동고·냉장고·김치냉장고로 변환해 쓸 수 있다. 내부는 미국 FDA의 안전 승인을 받은 투명 ‘파워 크리스탈 용기’를 썼다. 내용물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이온 프레시 탈취 시스템이 있어 냉장고 냄새를 제거한다.
102L 60만원대, 동부대우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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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펠 아삭 M9000
온도 유지에 좋은 메탈로 되어 있다. 도어 전면에 냉기 커튼이 흘러 외부의 따뜻한 공기를 차단한다. 내부 냉기 유출 방지를 위한 메탈쿨링커튼이 내부 냉기를 보호한다. 이 때문에 문을 여닫을 때의 온도 편차가 덜하다. 고기와 생선을 최적 온도로 보관하는 서랍식 밀폐 전문실을 갖췄다. 저염 김치 알고리즘을 적용해 쉽게 얼거나 시어지는 저염 김치를 전문적으로 숙성, 보관한다.
505L/567L 229만9000~574만9000원대,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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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딤채 마망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도자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모션 센서를 탑재해 사용자가 가까이 다가가면 불이 들어온다. 슬림핏 발효과학 기능이 김치 숙성 시 지방 세포를 억제시켜주는 바이셀라 유산균을 2배 더 증가시킨다. 몸에 좋은 비타민 C와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은 오르니틴 함량도 높여준다. 스마트홈 기능이 있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집 밖에서도 김치 맛을 관리할 수 있다.
428L 299만원, 대유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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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디오스 김치톡톡 K415TS35
유산균 ‘류코노스톡’의 양을 증가시켜주는 김치냉장고. 류코노스톡은 탄산가스를 만드는 특성이 있어 김치의 신맛을 감소하고 감칠맛을 높인다. 실제로 김치 맛은 김치 유산균의 양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유산균이 자라나는 과정도 지켜볼 수 있다. -1.8°C의 낮은 온도에서 김치를 보관하며, 7시간마다 쿨링샷이 40분 동안 지속된다. 18개의 냉기홀에서 냉기를 뿜어주고 6분마다 팬을 돌려 찬바람을 고루 섞어준다.
405L 가격미정, 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