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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엠오 @오오츠카 테츠야&이민선

2016년 1월 21일 — 1

같은 장소에서 같은 메뉴를 내지만 매일 발전하는 디저트 숍이 있다. 메종엠오의 오오츠카 테츠야와 이민선 파티시에는 아티장을 목표로 한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심윤석, 정지원

© 심윤석,정지원
© 심윤석,정지원

메종엠오의 시작

남자는 불교학을 전공한 뒤 츠지조리전문학교에 입학했다. 요리를 좋아하던 집안 환경이 자연스레 조리의 길로 이끌었다. 그러다 우연찮게 맛보게 된 분홍색 마카롱은 그에게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10년 전만 해도 초콜릿, 견과류를 쓰는 등 단조로운 디저트들이 주류였어요. 과자에 꽃향기를 쓴 것은 피에르 에르메의 이스파한이 처음이었죠. 복잡하면서도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마카롱이었어요. 이스파한 뒤에 제과 업계에 다양한 플레이버와 텍스처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을 맛본 뒤 그는 파티시에가 되었다. 즉흥적인 요리보다 짜여지고 구조적인 파티시에의 일이 성향에 잘 맞았던 이유도 있었다. 여자 역시 영화를 전공했지만 딱히 프로의 길을 걷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체험 수업으로 일본에서 동경제과전문학교를 다녔고, 20대 후반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피에르 에르메에 입사하게 되었다. 당시 남자는 피에르 에르메의 수셰프로 근무하고 있었다.
“영국 팝 음악, 옛날 음악을 좋아한다는 점도 비슷했고요. 음악을 좋아해서 같이 콘서트도 보러 다녔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웃음).” 둘은 부부가 되었고, 둘의 이름을 건 디저트 숍을 오픈하게 되었다. 메종엠오는 이민선의 M, 오오츠카 테츠야의 O를 딴 것이다.

© 심윤석,정지원
© 심윤석,정지원

전통을 추구하며 발전하는 파티시에

내방역에 위치한 메종엠오는 오픈 반년 만에 주목받는 디저트 숍이 되었다. 매일 아침, 오픈 전부터 디저트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룰 정도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은 어떠한 것일까. 어디선가 ‘우리가 선보이고자 하는 것은 제과 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새로운 제품이 아니다. 그간 한국에 소개되면서 어떤 형태로든 변형된 게 있었다면 그 (프랑스 디저트의) 원형을 소개하는 게 우리의 목표’(<더 갤러리아 매거진> 2015. 2월호 중 발췌)라고 이들이 인터뷰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쇼윈도 속 독특한 비주얼의 케이크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전통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피에르 에르메의 디저트 역시 혁신적이고 새로운 것 같지만, 그 기본은 프랑스 전통 과자에서 시작해요. 마카롱도 그가 개발한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마카롱을 요즘 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한 거죠. 마카롱 속 크림도 기존 프랑스 과자의 제법을 활용한 것이고요. 피에르 에르메의 과자를 보면 굉장히 클래식한데, 모르는 사람들은 분자요리처럼 엄청나게 새롭고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민선 파티시에가 설명했다. 메종엠오의 메뉴 역시 그렇다. 부분부분을 세세히 살펴보면 모두 예전부터 존재하던 것들이다. 단지 텍스처와 구성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을 뿐. 시그너처 메뉴인 몽블랑만 봐도 그렇다. 몽블랑의 구성은 프랑스 과자에서 많이 쓰이는 프렌치 머랭과 바닐라 앙글레즈, 마멀레이드, 밤크림 등이다. 이것을 좀 더 파티시에의 취향에 맞춰, 혹은 사람들이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재구성한 것이다. 그렇다면 전통을 계승한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 변형과 재해석 없이 같은 형태를 유지해 나가야 전통을 계승한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전통을 계승한다는 게 예전 레시피를 똑같이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통을 토대로 요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과정인 거죠. 이것은 피에르 에르메가 주장하는 것이기도 해요. 점점 진화하고 발전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오츠카 테츠야 파티시에가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것은 오랜 세월 차곡차곡 쌓여온 가치관이 담긴 말이었다.

© 심윤석,정지원
© 심윤석,정지원

어제와 오늘이 다른 디저트 숍

부부 파티시에라 좋은 점은 어떠한 것인지 물었다. 둘은 망설임 없이 “서로의 일을 이해하므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이라 좋다”고 답했다. 실제로 그렇다. 비슷한 취향의 둘은 쉬는 날이면 슈퍼 등지를 다니며 새로 나온 식재료를 체크하고, 잡지를 보다 발견한 레스토랑 방문을 즐긴다. 디저트에 대한 영감 또한 음식을 맛보며 얻을 수 있다고. “아시안 요리, 프렌치 요리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을 맛보며 새로운 조합을 발견하곤 해요. 예를 들면 프렌치에서 쓰는 스파이스나 시트러스계 같은 것들…. 얼마 전 맛본 이종국 선생님의 요리는 특히 인상 깊었어요. 선생님 댁에 초대 받아 음식을 먹으러 갔는데, 음식을 맛본 뒤 한국 식재료를 써보고 싶어졌죠. 선생님의 스타일이 담긴 한국의 배와 깻잎, 감, 대추 등을 맛보았는데 굉장히 맛있었어요. 한국 식재료를 디저트에 적용해 보려고 해요. 호두 같은 것도 좀 더 적극적으로 써보고 싶고요.”(오오츠카 테츠야)

오픈 후 1시간 남짓 짧은 시간에 모든 케이크가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지만, 이들은 “현재의 메종엠오는 계획했던 것의 반도 이루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둘의 목표는 메종엠오를 더욱 충실하게 채워나가는 것. 좀 더 개선해 나아가며 완벽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파티시에란 매일 같은 퀄러티의 과자를 만들기 위해 정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동일한 퀄러티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매일 만들면, 레시피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게 되죠. 같은 레시피여도 경험에 따라 발전할 수 있어요. 한두 번 만들곤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디저트를 내지만, 어제와 오늘의 디저트가 다르다. 모양은 같아도 매일 발전하고 있다. 메종엠오는 그렇게 아티장을 목표로 한다. 소량만 판다고 불평하지 말자. 그렇기에 훌륭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으니 말이다.

메종엠오 MAISON M’O 
일본 피에르 에르메 출신의 오오츠카 테츠야·이민선 파티시에가 선보이는 디저트 숍이다. 몽블랑 등의 다양한 케이크와 피낭시에, 마카롱 등의 구움과자를 맛볼 수 있다.
• 바바자몽·파리-브레스트-서울 8000원씩, 몽블랑 엠.오 8500원
•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26길 22 1층
• 070-4239-3335

© 심윤석,정지원
© 심윤석,정지원

1. 피티비에
버터로 반죽을 싸서 접는 푀이타주 앙베르세로 만들어 버터의 풍미가 진하다. 파이에 아몬드 크림을 채웠다.

2. 몽블랑엠.오
메종엠오의 시그너처 메뉴로 M과 O를 샌드한 모양이다. 유일하게 디자인을 먼저 생각한 제품. 바닐라 마스카르포네 크림과 럼주가 살짝 들어간 밤 크림과 바삭한 머랭, 상큼한 레몬 마멀레이드를 더했다.

3. 치즈케이크 후레즈
바나나 크림 치즈 무스에 라임향 시트와 콩포트를 곁들였다.

4. 피티비에 아나나스 에노와 드 코코
코코넛과 라임을 넣은 아몬드 크림, 구운 파인애플을 넣어 구웠다.

5. 투쇼콜라카시스
비스퀴 브라우니에 카시스 가나슈, 사바이용오 쇼콜라를 넣어 만든 케이크.

6. 파리-브레스트-서울
파리와 브레스트 지역의 자전거 경기를 기념해 만든 디저트. 자전거 바퀴를 이미지한 것으로 프랑스 전통과자와 서울의 결합을 의미하기 위해 파리-브레스트-서울이라 이름 붙였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땅콩 등의 구수한 맛을 적용했다.

7. 브리오슈 유자
고흥산 유자로 만든 크림을 넣어 만든 브리오슈. 쿠키의 바삭한 식감을 더했다.

8. 카오바 41%
아몬드 비스퀴에 콘 그리츠 사브레를 넣은 잔두쟈 카오바, 샹티밀크 쇼콜라 카오바, 헤이즐넛 머랭, 밀크 쇼콜라 초콜릿을 층층이 쌓아 만든 케이크. 오오츠카 파티시에가 특히나 좋아하는 초콜릿 제품이다.

9. 바바자몽
전통적인 바바오 럼으로 만든 제품. 자몽 시럽과 캄파리Campari에 적신 바바, 자몽 콩피와 자몽 과육, 자몽 생크림을 더했다.

10. 쇼송 오 마롱
밤 필링은 버터와 카소나드로 소테한 뒤 겔랑드 소금과 후추로 악센트를 줬다. 프랑부아즈를 함께 넣어 만든 F/W 시즌 한정 메뉴다.

11. 밀푀유 캐러멜
파이지에 마스카르포네 캐러멜 크림을 샌드해 만든밀푀유.

12. 타르트 카페라테
오쥬르듀이 나인티플러스 네키세 커피로 만든 타르트. 크림후테아 비스퀴 카페, 파트 슈크레를 쌓아 만들었다. 스페셜티 커피를 좋아하는 오오츠카 파티시에의 취향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