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Dining

2박 3일 족자카르타 미식 여행

2016년 1월 13일 — 0

변화무쌍한 인도네시아를 보고 싶다면 자카르타로, 럭셔리한 휴가를 즐기고 싶다면 발리로 가라. 하지만 보다 인도네시아다운 것, 전통 문화와 음식을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족자카르타가 그 답이 될 것이다.

edit 김옥현 — photograph 김재욱 — cooperation 인도네시아관광청

© 김재욱
© 김재욱
FIRST DAY

족자카르타 가는 길
떠나기 전, 족자카르타에 대한 정보를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 흔한 가이드북도 없었다. 정식 명칭은 ‘욕야카르타’인데 현지인들은 ‘족자카르타’, 줄여서 ‘족자’로 부른다는 것만 기억하고 떠났다. 자카르타까지는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7시간, 이후 2시간가량 대기한 뒤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1시간을 더 날아갔다.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30°C를 육박하는 무더운 기온에 진드기처럼 달라붙어 있는 습도가 먼저 느껴졌다. 오후 5시가 살짝 넘었는데도 조금씩 어두워지더니 번화가인 말리오보로 거리에 도착했을 때는 짙은 어둠이 도시를 감쌌다. 낮게 깔린 무거운 어둠이 낯설어 숙소에 짐을 풀 새도 없이 곧장 저녁을 먹기로 했다.

말리오보로 뒷골목의 저녁 풍경. 포장마차와 베짝 등은 번화한 곳에 자리를 잡기 위해 이동한다. © 김재욱
말리오보로 뒷골목의 저녁 풍경. 포장마차와 베짝 등은 번화한 곳에 자리를 잡기 위해 이동한다. © 김재욱

첫 식사는 실패하고 싶지 않다
첫 식사가 좋으면 여행이 실패하지 않는 징크스가 있다. 그런 이유로 첫 식사는 까다롭게 선택하려고 한다. 트립 어드바이저와 현지인들 양쪽에서 모두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구벅 마칸 망 엥킹(Gubug Makan Mang Engking)에서 첫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곳 사람들에게 꽤 알려진 새우 전문 식당으로 새우 양식 사업을 하던 엥킹이 2002년에 식당 사업을 시작하면서 차린 곳이다. 대부분 인도네시아산 해물을 사용하며 현재 발리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에 15개의 체인점이 있다고 한다. 구벅(Gubug)은 인도네시아어로 ‘정자, 판자’를 뜻하는데 그래서인지 물에 떠있는 나무집 형태의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새우와 게, 생선 등의 해물 요리를 주문했는데 양념에 따라 요리 이름이 달랐다. 스위트앤사워소스를 발라 구운 새우는 달콤한 양념이 잘 배어 껍질까지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여기에 밥과 데친 캉쿵(시금치류의 채소)을 곁들여 먹었다. 싱싱함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튀긴 게와 새우도 바삭하게 조리되어 좋았다. 가족들과 혹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함께 온다면 좋아할 만한 곳이었다. 이곳의 대표 음료라는 테보틀과 프루트티를 함께 마셨다. 비록 식당 안과 밖의 기온차는 같았지만 이정도면 첫 식사로 나쁘지 않았다.

구벅 마칸 망 엥킹의 크랩 요리. 크랩을 삶은 뒤 스위트앤샤워소스로 볶아냈다. © 김재욱
구벅 마칸 망 엥킹의 크랩 요리. 크랩을 삶은 뒤 스위트앤샤워소스로 볶아냈다. © 김재욱

ⓘ 구벅 마칸 망 엥킹 Gubug Makan Mang Engking
• 우당바카르마두 9만4000 루피아, 케피팅사우스파당 10만4000 루피아, 카레독 1만1000 루피아
• Jl Soragan No.13 Ngestiharjo Kasihan Bantul Yogyakarta
• 0274 622972


SECOND DAY

우아한 조식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방 안에 강한 햇빛이 가득했다. 놀라 시계를 보니 아침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아침 5시면 해가 뜨는데 인도네시아인은 4시쯤 일어나 첫 기도를 시작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시차가 거의 없어서 어렵지 않게 눈이 뜨였다. 잘 차려진 아침을 먹고 싶었다. 차려진 밥상을 받고 싶은 것은 남자들만의 로망이 아니다. 때문에 제대로 조리된 음식이 즐비한 호텔 조식은 여행의 꽃과 같아서 결코 놓치고 싶지 않다.
족자카르타에서 최고의 럭셔리 리조트로 꼽히는 아만지우(Amanjiwo)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5곳의 아만 리조트 중 하나로,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1시간을 꼬박 달렸을까,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지나자 사원의 외형을 본뜬 듯한 조형물이 나타났다. 아만지우였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시애틀 출신의 유명 건축가 에드 터틀(Ed Tuttl)이 건축했으며 36개의 객실로 이루어져 있다. 메인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순간 저 멀리 보로부두르 사원이 보였다. 뷰의 클래스가 달랐다. 이곳에선 인도네시안과 웨스턴 메뉴를 모두 즐길 수 있는데 아침 메뉴는 과일주스, 요구르트, 샐러드 같은 가벼운 메뉴와 오믈렛, 팬케이크, 타르틴 같은 웨스턴 브렉퍼스트로 짜여져 있었다. 먼저 과일 샐러드를 맛보았다. 과일은 신선했고, 홈메이드 요구르트와 꿀은 자연 그대로를 옮겨온 듯한 맛이었다. 잘 구워진 빵 위에 올린 연어와 아보카도 등의 식재료도 조화로웠다. 총지배인 이안 화이트(Ian White)는 “어제는 일몰이 특히 아름다웠다. 보로부두르 스위트 객실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은 특히 장관이다”고 귀띔했다. 다음에는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싶었다. 그때는 은으로 도금한, 레스토랑 천장에 반사되는 캔들의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으리라. 아만지우가 자랑하는 프라이빗 디너와 보로부두르를 보며 메노라 힐에 차려놓은 조식을 맛보는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겠지.

머시룸, 고트 치즈와 차이브, 구운 토마토와 감자를 곁들인 스리에그오믈렛. © 김재욱
머시룸, 고트 치즈와 차이브, 구운 토마토와 감자를 곁들인 스리에그오믈렛. © 김재욱

ⓘ 아만지우Amanjiwo 다이닝
• 프루트라씨 8만5000 루피아, 스모크드살몬타르틴 16만 루피아, 스리에그오믈렛 15만 루피아
• Ds Majaksingi Borobudur Magelang Central Java
• 293 788333

족자카르타에 와야 할 이유, 보로부두르 사원Borobudur Temple
보로부두르에 대한 수식어는 다음과 같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부처의 일생을 보여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보다 앞선 유적지, 세계 3대 불교 유적지…. 그래서인지 여행자들 대부분은 보로부두르를 보기 위해 족자카르타에 온다. 총 3세대에 거쳐 완공된 이 사원은 무라피 화산석 200만 개로 만들어졌다. 현재 불상 504개 중 200개는 머리와 팔다리가 없는데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잘라서 바쳤기 때문이다. 너비 123m, 높이 31.5m, 10층의 구조로 각 층은 인과응보, 속세, 극락 등을 의미하며 10층에 올라가면 종 모양의 탑인 스투파(Stupa) 안에 들어있는 불상을 볼 수 있다.
아만지우 리조트에서 보로부두르까지는 자동차로 15분 정도 걸린다. 일출을 볼 수 있도록 오전 4시 30분 부터 개방하고 있다. 아만지우에서 든든히 아침을 먹고 가는 것도 좋지만 늦을수록 관람객이 많아지므로 보로부두르 사원을 먼저 돌아본 뒤 아만지우에서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즐겨도 좋다.

보로부드르 맨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모습. 수많은 스투파가 연출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 김재욱
보로부드르 맨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모습. 수많은 스투파가 연출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 김재욱

ⓘ 외국인 입장료 38만 루피아

핫 플레이스에서의 점심 식사는 언제나 즐겁다
족자카르타에서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은 오전 10~12시다. 무더위 속에 오랜시간 걸었더니 제대로 된, 기름진 식사를 하고 싶었다. 숙소가 있는 말리오보로로 돌아오는 길에 현지인들에게 입소문 난 스테이크 하우스 알앤비 그릴(R&B Grill)에 들렀다. 미국산, 호주산, 일본산 소고기를 취급하고 있으며 직접 드라이에이징도 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비프 미트 숍&그로서리에서 수입 식재료도 판매하고 있었다.
주문한 뒤 매장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오픈 키친이라 셰프가 요리하는 걸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었다. 실외에 가든 테이블이 따로 있어 디너에는 분위기가 더욱 좋을 듯했다. 스테이크가 원하는 대로 구워져 나올 때만큼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내가 주문한 웰던도, 동행자의 미디엄 레어 모두 정확히 구워졌으며 함께 나온 소스와 케첩도 조화로웠다. 그릴 자국이 선명한 고기는 부드럽고 탄력 있었다. 제대로 하는 스테이크집이다. 단지, 인도네시아 물가를 감안할 때 고베산 소고기의 가격은 꽤 비쌌다. 이곳 물가에 벌써 익숙해졌는지 자꾸 본전 생각이 났다.

알앤비 그릴의 고베 텐더로인스테이크. 마늘빵이 제공되며 크림시금치, 감자튀김, 소스 등은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 김재욱
알앤비 그릴의 고베 텐더로인스테이크. 마늘빵이 제공되며 크림시금치, 감자튀김, 소스 등은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 김재욱

ⓘ 알앤비 그릴 R&B Grill
• 시저샐러드 3만 루피아, 고베 텐더로인스테이크 200g 65만 루피아, 와규 비프립아이 200g 20만 루피아
• Jl R.W Monginsidi No.37 Yogyakarta
• 0274 545115

프람바난 사원(Prambanan Temple)
며칠 전 이곳에 도착해 머물고 있는 선배는 “매일 3시만 되면 비가 쏟아진다”고 귀띔했다. 족자카르타는 지금 우기다. 알앤비 그릴을 나와 택시를 타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후 3시였다. 말리오보로에서 30분 거리의 프람바난 사원에 도착했을 때는 다행히 비가 멎어 있었다. 프람바난 사원은 47m 높이의 사원과 시바 신상을 중심으로 작은 사원들이 있는데 화산 폭발로 인해 그 흔적만 찾아볼 수 있다. 9세기에 건립된 프람바난 사원은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해져오고 있다. 아버지를 죽인 본도오소 왕자가 공주에게 청혼하자 거절할 핑계를 대야 했던 공주는 하룻밤에 1000개의 사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왕자가 악마의 도움으로 999개의 사원을 만들자 두려워진 공주는 닭을 울게 해 아침이 밝은 것처럼 속였다. 이를 알게 된 왕자는 1000개째의 사원에 공주를 가두었고 그녀는 돌이 되었다는 이야기.
프람바난은 일몰이 멋지다고 한다. 서서히 해가 지려 하고 있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프람바난 사원의 전경. 무너진 사원은 그 모습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 김재욱
프람바난 사원의 전경. 무너진 사원은 그 모습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 김재욱

ⓘ 외국인 입장료 25만2000 루피아

채식은 여행의 긴장을 잠시 늦춰준다
일몰 감상도 포기하고 저녁 식사를 위해 밀라스(Milas)로 향했다. 이곳은 가장 트렌디한 프라위로타만(Prawirotaman) 거리에 있다. 레스토랑이 밀집된 골목에서 조금 벗어난 4지역에 위치해 있어 조금 걸어야 했다. 베짝(Becak)도 없는 한적한 골목에 대문을 닫아두지 않은 아담한 집들이 조르르 붙어 있었다. 스쿠터, 채반, 빨랫줄…. 인도네시아인의 소박한 살림살이가 눈에 들어 왔다.
밀라스는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으로 건강한 전통 음식과 서양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유기농으로 재배된 식재료를 이용하며 모든 메뉴는 주문 즉시 만든다. MSG나 인공적인 향과 첨가물을 넣지 않으며 모든 소스는 이곳에서 만든다. 화이트 치즈와 뮈슬리도 직접 만든다. 수요일과 토요일 아침에는 정원에서 유기농 식재료를 판매하는 파머스 마켓도 열린다. 식당 한 편에 마련된 코너에서도 주방 소품과 식재료, 수공예품, 베이비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놀이 시설도 있다.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채식 커리와 버거, 샐러드를 주문했다. 과하지 않은 소스와 사각거리는 생채소, 프레시한 치즈, 두부 패티가 입안에 어우러져 기분 좋은 느낌을 안겨주었다. 투두둑, 갑자기 지붕 위에서 마당으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가만히 보니 잘 익은 망고다. 그 옆으로 도마뱀이 휙 지나가고 고양이는 숨죽여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낮게 읊조리는 듯한 전통 음악이 흐르고 그 위에 빗방울 소리가 입혀졌다. 폐타이어로 만든 테이블 위에 주문한 메뉴가 올라오고 물에 띄운 초 하나가 더해졌다. 밀라스의 흔한 저녁 풍경이다. 모기에 물려 자꾸 긁어대면서도 쉽사리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밀라스의 콘버거, 샐러드, 커리. 첨가물이 없어 재료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 김재욱
밀라스의 콘버거, 샐러드, 커리. 첨가물이 없어 재료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 김재욱

ⓘ 밀라스Milas
• 라임티 1만2500 루피아, 밀라스샐러드(S) 2만6000 루피아, 콘버거 3만2000 루피아
• Jl Karangkajen 127B Yogyakarta
• 085 101423 399

여행자 거리에서 밤술 한잔
다시 여행자의 본연에 충실하기로 했다. 트렌디한 프라위로타만 거리를 향해 걸었다. 이곳에는 인포메이션 센터, 인터넷 카페, 여행사, 게스트하우스, 환전소, 저렴한 호텔, 바와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어 백패커들에게 유명한 골목이다. 가로수길처럼 유흥 시설이 밀집한 거리를 찾아보기 힘든 이 족자카르타에서 유일하다고 할 정도로 많은 식당과 시설이 모여 있다. 조금 유명하다 싶은 카페 앞에는 베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동행의 부추김에 포카립스 족자카르타(Pokaribs Yogyakarta)로 들어갔다. 돼지고기를 먹기 힘든 족자카르타에서 돼지 립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족자카르타는 실내외 온도의 차이가 없으므로 식당 안에 들어가면 더위를 피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역시나 습도와 온기는 여전했다. 빈탕 맥주 한잔이 절실했다. 갈증을 해소하고 나서야 립을 한 조각 뜯었다. 단맛을 좋아하는 이곳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듯 무척 달았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마음 편히 맥주를 마 실 수 있으니, 소스쯤이야 조금 달면 어떠랴.

포카립스의 발리 포크 베이비백 립스. 심심한 맛의 콜슬로, 양념하지 않은 옥수수가 함께 나온다. © 김재욱
포카립스의 발리 포크 베이비백 립스. 심심한 맛의 콜슬로, 양념하지 않은 옥수수가 함께 나온다. © 김재욱

ⓘ 포카립스 족자카르타 Pokaribs Yogyakarta
• 발리 포크 베이비백 립스 12만5000 루피아, 앵커 620ml 3만7000 루피아, 빈탕 620ml 3만8000 루피아
• Jl Prawirotaman 1 No.29 Yogyakarta
• 878 3933 3727


THIRD DAY

여행자를 위한 카페에서의 아침 식사
어느덧 마지막 날, 아쉬운 마음에 하루를 일찍 시작하기로 했다. 어제 미처 보지 못한 프라위로타만 거리로 가서 좀 더 찬찬히 돌아보았다. 거리 중심에 위치한 비아비아(Via Via)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트래블러스 카페-레스토랑이다.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등지에서도 비아비아를 만날 수 있는데 족자카르타에서는 투어 예약과 쇼핑은 물론 식사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정통 인도네시아 음식과 서양 음식 모두를 맛볼 수 있는데 단돈 5000원에 제법 멋진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8시가 채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많은 여행자가 다녀갔으며 또 찾아오고 있었다.
비아비아는 MSG를 첨가하지 않으며 유기농 쌀과 채소를 사용한다. 채소를 데운 물로 씻고 끓인물로 얼음을 만든다. 핸드메이드 아티장 빵을 제공하는 것도 맘에 든다. 요리 담음새나 맛도 예사롭지 않았다. 가만 보니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게다가 책꽂이에 있던 <더 링 오브 파이어The Ring Of Fire>라는 쿡북의 저자이기도 했다.

비아비아의 더레드앤더그린. 두 가지 소스를 얹어 만든 달걀 요리로 버터와 빵에 곁들여 먹는다. © 김재욱
비아비아의 더레드앤더그린. 두 가지 소스를 얹어 만든 달걀 요리로 버터와 빵에 곁들여 먹는다. © 김재욱

ⓘ 비아비아Via Via
• 파파야라임 2만 루피아, 팬케이크위드 베리콩포트 3만5000 루피아, 더레드앤더그린 4만 루피아 나시고렝 3만5000 루피아
• Jl Prawirotaman No.30 Yogyakarta
• 0274 286557

천상의 맛, 열대 과일 젤라토
20분째 닫힌 문 앞에 서 있었다. 무더웠고, 시원한 걸 먹고 싶었고, 트렌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가게의 정체가 궁금했다. 11시, 드디어 문이 열리는가 싶더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한 떼의 학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20분이 지나자 스쿠터와 헬멧이 가게 앞에 죽 늘어서는 재미난 풍경이 펼쳐졌다. 오픈한 지 6~7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 이곳은 아침부터 밤까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레스토랑인 줄 알았던 이곳은 젤라토집이었다. 한 끼 식사 가격을 훌쩍 뛰어넘지만 소녀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갑을 열었다. 오너는 젊은 인도네시아인으로 프랑스인 동업자가 메뉴 개발에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젤라토 맛은 모두 42가지예요. 패션프루트와 같은 몇 가지 종류만 제외하고는 모두 인도네시아 과일로 만들죠.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는데 신에게 감사해요.” 그녀는 “오레오 맛이 가장 인기”라며 귀띔해주었지만, 더운 곳에서는 형형색색의 열대 과일을 맛봐야 한다. 드래곤프루트, 리치, 구아바, 망고 등의 열대 과일 젤라토를 과자에 올려 입에 넣었다. 쫀득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을 휘감았다. 게다가 이곳은 족자카르타에서 가장 시원한 가게일 것이다. 젤라토를 한 숟갈 떠 입에 넣으며 나는 그녀에게 감사했다.

일 템포 델 젤라토의 스몰과 미디엄 사이즈 젤라토. 바삭한 과자와 열대 과일 젤라토의 궁합이 좋다. © 김재욱
일 템포 델 젤라토의 스몰과 미디엄 사이즈 젤라토. 바삭한 과자와 열대 과일 젤라토의 궁합이 좋다. © 김재욱

ⓘ 일 템포 델 젤라토Il Tempo Del Gelato
• 스몰 2가지 맛 2만 루피아, 미디엄 3가지 맛 4만 루피아 빅 4가지 맛 6만5000 루피아
• Jl Prawirotaman No.43 Yogyakarta
• 0274 373272

말리오보로에서 점심 식사
족자카르타에서 제일 번화한 곳, 가볼 만한 거리가 어디인지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말리오보로 거리라고 답할 것이다. 말리오보로 거리 중심에는 말리오보로 몰이 있다. 그곳을 중심으로 이비스(Ibis) 호텔, 저렴한 바틱 가게, 기념품 가게, 시장, 포장마차 등이 쭉 늘어서 있다. 대로변 오른쪽으로는 작은 골목들이 있는데 이 골목이 여행자의 거리인 소스로 위자얀이다. 골목 안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음식점, 여행 대행사 등이 모여 있다.
말리오보로 몰 안에는 현지에서 인기 많은 브랜드가 모여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인 솔라리아(Solaria), 커피 체인 제이코(J.Co)와 엑셀소(Excelso), 버블티를 파는 티 프레소(Tea Presso) 등이다. 로컬 식당들이 불안하거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면 몰링을 하며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타하리(Matahari) 백화점과 푸드코트, 히어로(Hero)마트도 입점해 있다. 그 외에도 족자카르타에는 암플라스, 시티 몰, 12월에 오픈한 하토노 몰 Hartono Mall이 있는데 규모는 작지만 접근성을 생각한다면 말리오보로 몰을 찾는 편이 낫다.

말리오보로 거리의 풍경. © 김재욱
말리오보로 거리의 풍경. © 김재욱

마지막 저녁 식사는 전통 음식으로
여행지에서는 언제나 전통 음식 식사를 마지막 순서로 남겨둔다. 처음부터 현지 음식만 줄곧 먹는다면 쉬이 질려 떠날 때는 물려 있는 상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마지막 식사로 전통적인 음식을 먹으면 여행의 기억이 더 연장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마지막 식사는 파당(Padang)으로 정했다. EBS의 <세계견문록 아틀라스>에서 백종원 대표가 찬사를 보냈던 파당은 수마트라 섬에 위치한 도시 이름으로 이곳에서 유래된 음식을 말한다. 파당을 파는 집에 가면 인도네시아 전통 요리를 모두 맛볼 수 있는데 이중에는 른당(Rendang)도 포함된다. 른당은 CNN 트래블에서 2011년에 조사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50가지 중 1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소고기를 코코넛 밀크와 양념을 넣고 조린 것으로, 우리의 갈비찜과 모양이 비슷하다.
가장 맛있는 파당집이 어딘지 로컬들에게 물었더니 두 군데로 좁혀졌다. 그중 더 믿음이 가는 사람에게 소개받은 스드르하나 마사칸 파당(Sederhana Masakan Padang)이라는 체인점에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파당집은 대부분 비슷하다. 저렴하고, 체인점 형태이며, 로컬들이 밥을 먹기 위해 들르거나 포장해가기 위한 곳이라 허름한 백반집 같다. 테이블에 앉으니 작은 접시에 담은 음식을 하나씩 차곡차곡 올려주었다. 먹은 것만 계산하는 방식이라는 말을 들은 터라 먹고 싶지 않은 것은 돌려보냈다. 이곳에서는 템페(콩을 발효시킨 뒤 기름에 튀긴 것), 사테(닭꼬치구이), 나시고렝(볶음밥), 아얌고렝(닭고기튀김), 아얌바카르(닭고기 구운 뒤 소스 바른 것), 소토(노란색이 도는 인도네시아식 수프), 구득(낭카라는 과일을 졸인 족자카르타 대표 음식) 등을 모두 맛볼 수 있었다. 8가지 요리와 밥, 그리고 콜라를 먹고 마셨다. 총 15만700루피아(1만5000원선)를 지불했다. 놀라웠다. 요리한 지 오래되지 않아 훌륭하다고 말을 하기는 힘들지만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만족스러웠다.
식당을 나서자 어김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후 5시 45분이었을까, 매일 이맘때쯤 시작하는 무슬림들의 기도 소리가 들려왔다.

스드르하나 마사칸 파당에서 맛본 메뉴. 맘에 드는 음식이 담긴 접시만 골라 먹으면 된다. © 김재욱
스드르하나 마사칸 파당에서 맛본 메뉴. 맘에 드는 음식이 담긴 접시만 골라 먹으면 된다. © 김재욱

ⓘ 스드르하나 마사칸 파당
• Sederhana Masakan Padang
• 아얌고렝 1만6000 루피아, 삼발고렝우당 1만8000 루피아, 삼발고렝트롱 7000 루피아 삼발카장트리 1만 루피아, 콜라 5000 루피아
• Jl Kaliurang Km 5,6 Kentungan Yogyakarta 0274 550000

그 외에 먹고 마신 이야기
2박 3일간 최대한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맛을 찾아다녔다. 돼지고기가 흔치 않은 족자카르타에서 무슬림들은 대부분 닭을 먹는다. 이곳에 있는 동안 나 또한 끼니 때마다 닭고기 튀김인 아얌고렝을 먹었다. 튀긴 닭에도, 나시고렝에도, 소토에도 크로폭을 곁들였다. 자연스럽게 감자튀김을 삼발에 찍어먹는 모습을 발견하곤 깜짝 놀라기도 했다. 자카르타로 돌아갈 때는 저녁 비행기를 탔다. 부지런히 움직이면 마지막 날에도 저녁을 먹고 갈 수 있으니, 2박 3일을 꽉 채울 수 있다는 얘기다. 족자카르타 공항에는 먹을 것이 없다. 공항에 가서 먹을 생각으로 여유있게 가는 것보다 가볍게나마 현지 음식으로 먹고 떠날 것을 권한다.

프라위로타만 2에 위치한 재래시장. 식품, 옷, 장난감 등 다양한 쇼핑이 가능하다. © 김재욱
프라위로타만 2에 위치한 재래시장. 식품, 옷, 장난감 등 다양한 쇼핑이 가능하다. © 김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