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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양한 주전자

2015년 12월 29일 — 0

주전자는 오랫동안 생활에 스며 있었다. 단지 우리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

edit 문은정 — photograph 박재현

주전자의 오랜 역사

“막걸리는 왜 주전자에 담는 걸까?” 어느 새벽, 누군가 취한 눈으로 물었다. 그럴싸한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 너무나 익숙해서 무심할 수밖에 없는 물건이었으니까. 논문과 기사, 책을 이것저것 뒤적여봤다. 그런데 의외였다. 주전자는 몸체와 주둥이, 뚜껑, 손잡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지녔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었다. 가스레인지 위의 물 주전자, 티살롱의 고급 티포트, 탕비실의 전기 주전자, 막걸리집의 구겨진 양푼 주전자…. 둘러보니 주전자는 도처에 있었다. 왜 막걸리를 주전자에 담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그것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주전자처럼 생긴 ‘형상’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신라시대의 유물인 국보 제91호 도제기마인물상만 봐도 그렇다. 액체를 담고 따라낼 수 있도록 주둥이와 입구를 갖췄는데, 제사 시 주전자 용도로 쓰이지 않았을까 추측되고 있다. 주전자는 중국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강력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발달했다는 주장도 있다. “항아리를 보면 ‘귀때’라고 부리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나라 주전자의 시초라는 근거도 있죠.” 안다미로 귀때 박물관의 이재현 사무장이 소신 있게 설명했다. 시초에 대한 설은 각기 다르다.

주전자의 종류

최초의 주전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때 만들어졌다. 끓이는 목적보다는 요리를 하기 위함이었다. 후에 발달한 주전자는 물을 끓이는 주전자, 찻주전자, 전기 주전자 등으로 나뉘었다. 일반 주전자는 가스 불에 올려 직화로 사용할 수 있지만, 찻주전자는 뜨거운 물을 부어 차를 우릴 때 쓴다. 전기 주전자는 이름처럼 전기로 물을 끓이는 것이다.
찻주전자는 중국에서 처음 썼다. 당시 명나라는 차를 넣어 끓이는 것이 아닌, 담아 우리는 것이 유행했다. 따라서 차를 잘 우리기 위해서는 뚜껑이 필요했다. 이를 반영해 중국 송나라 때 ‘이싱’이라는 지역에서 ‘자사호’라는 찻주전자가 만들어졌고, 당시에 크게 유행했다.
그러던 것이 16세기에 서양으로 건너갔다. 서양의 도예가들은 중국의 도기와 자기, 찻주전자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그 구조는 단순해 보였지만, 절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결국 연구에 100여 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힘겹게 얻어낸 비법은 웨지우드, 민톤, 마이센, 더비, 헤란드 등의 브랜드를 통해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20세기 초, 주전자는 전기 주전자의 발달로 또 한 번 변화를 겪었다. 1922년 잉글랜드 버밍엄의 아서 레슬리 라지라는 엔지니어가 전기 주전자를 개발했다. 그 뒤 러셀홉스, 테팔, 켄우드 등 수많은 브랜드에서 다양한 기능을 지닌 전기 주전자를 출시했다. 포트와 선을 분리하는 것, 유리로 되어 있는 것, 원하는 온도로 끓여주는 것 등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하게 되었다.

다양한 소재

주전자의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뿐 아니라 법랑, 무쇠, 양철, 티타늄, 도기 등 다양하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이름처럼 녹이 덜 스는 소재다. 집에서 물 끓이는 용도로 쓰는 주전자는 대부분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다. 위생적이고 사용이 편리하며 내구성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법랑은 금속 표면에 유리 재질의 세라믹을 얇게 입힌 것이다. 세라믹은 금속처럼 얇게 만들 수 없고, 금속은 세라믹처럼 튼튼하기 쉽지 않다. 두 가지 소재의 장점만 취합한 것이 법랑이다. 얇고 녹이 덜 슬며 더러움도 덜 탄다. 게다가 예쁘기까지 하다. 사용한 뒤에는 깨끗이 잘 말려서 보관해야 부식을 방지할 수 있다.
가장 멋스러운 소재는 철이다. 일본의 남부철기가 유명한데 일본 남부의 모리오카 시를 중심으로 수공예로 제작되고 있다. 철주전자로 물을 끓이면 몸에 흡수되는 2가철(Fe2+)이 나오는데, 이는 빈혈 치료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있다. 또한 수돗물의 염소를 제거하여 물맛을 부드럽고 감미롭게 한다. 보온성도 우수해 웬만해서는 물이 잘 식지 않는다. 겨울철에 쓰기 딱 좋다. 철주전자는 쓰다 보면 붉은 반점과 하얀 물때 막이 생기는데, 이를 제거하지 않고 써야 물맛이 좋아 진다. 깔끔 떠는 사람이라면 기겁할 일이지만 손을 타며 길들이는 맛이 있다. 30~40년 뒤에 더욱 빛을 발한다. 사용 후에는 습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세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도자기는 찻주전자가 대부분이지만, 국내의 뚝배기 브랜드 밈 같은 곳에서는 직화가 가능한 주전자도 나온다. 티타늄의 경우 스노우피크 같은 캠핑 브랜드에서 주전자 소재로 많이 쓴다. 유해 성분으로부터 안전하면서도 내구성이 좋고 색이 잘 바래지 않아 관리가 편하다. 보온력은 약하지만, 물이 빨리 끓고 알루미늄보다도 가볍다.
주전자 사용법은 한정적이지만, 영리한 사람들은 조금 다른 용도로 쓴다. “캠핑할 때 달걀 삶기 좋아요. 가끔 뱅쇼 같은 것을 넣어 끓이기도 하고요. 높이감이 있는 빈티지 주전자는 꽃을 꽂는 용도로 활용해도 돼요. 아무래도 빈티지 제품은 녹이 있어 사용이 꺼려질 수도 있으니까요.” 배화여자대학 전통조리학과 김정은 교수의 활용법이다. 심지어 무선 주전자를 주방에 두고 조리도구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을 뜨겁게 끓여 두부, 시금치, 오뎅 등의 식재료에 부어 데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 심플해 보였던 활용법도 이렇게나 많다. 주전자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끝이 없다.

MORE INFO 주전자 구매의 3단계

Step 1 — 사용하려는 용도를 파악한다
주전자는 찻주전자, 술 주전자, 물 주전자, 캠핑 주전자 등 다양하다. 자신이 쓰려는 용도를 살피고, 그에 맞는 주전자를 선택하도록 한다.

Step 2 — 알맞은 소재를 고른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BPA(환경 호르몬) 프리Free가 적용된 소재인지 살핀다. 유리의 경우 환경 호르몬의 위험성으로부터 자유롭다. 실용성보다는 디자인적인 면이 더 중요하다면 법랑 소재도 괜찮다. 매일 편히 사용하고 싶다면 무난한 스테인리스 스틸이 좋다.

Step3 — 생활 습관을 파악한다
평소 물건 관리에 애착이 있는 사람이라면 철주전자를 사용해보는 것을 권한다. 길들이며 사용하는 맛이 있다. 사용 빈도가 잦다면 세척 및 관리가 쉬운 전기 포트가 낫다.

© 박재현
© 박재현
Collection 1. 아름다운 주전자

1. 스탠다드 법랑 팟
하얀색 컬러가 단정한 느낌을 주는 법랑 제품. 일본 법랑공업회의 인증도 받았다. 손잡이는 한쪽 방향으로만 접히며, 화이트와 코발트블루, 그린 등 5가지 컬러가 있다. 2L 8만5000원, 호시노앤쿠키스.

2. 아즈야마 구리 주전자
아즈야마는 일본 각 지역의 장인과의 협업을 통한 리빙 제품을 선보인다. 아즈야마의 구리 주전자는 밀랍왁스 코팅으로 마무리했다. 2.18L 33만원, TWL.

3. 소리야나기 주전자
납작하게 디자인되어 열전도율이 높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리야나기가 디자인한 것으로 디자인 어워드 굿디자인도 수상했다. 내부는 18-8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하여 내식성이 뛰어나다. 무광 소재라 더욱 고급스럽다. 2.5L 9만2000원, 에보키니.

4. 츠기우사기 법랑 주전자
츠기우사기 법랑 주전자는 70년 전통의 노다호로 장인에 의해 만들어졌다. 노다호로의 호로는 법랑을 뜻한다. 주둥이가 얇고 길어 커피 내릴 때 사용하기 좋으며,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오븐은 물론 직화로도 사용 가능하다. 0.7L 9만6000원, 에보키니.

5. 18/10 스테인리스 케틀
주전자 몸체 전체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다. 열전도율이 높아 빠르게 가열되며, 바닥이 3중 구조라 인덕션 및 전기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 1L 7만3000원, 커먼키친.

6. 브레드메이어 7800Z
브레드메이어는 100년 전통의 네덜란드 출신 회사다. 손잡이의 버튼을 누르면 주구의 뚜껑이 열려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5L 9만8000원, Alt729.

COLLECTION 2. 스마트한 전기 주전자

7. 비테스 스테인리스 스틸 무선 주전자 KI501D
전체 보디가 스테인리스 스틸로 되어 멋스럽다. 비테스 K1501D가 특히 신경 쓴 것은 제품의 위생이다. 물 배출구에 먼지 덮개를 장착해 공기 중 먼지로부터 내용물을 지킨다. 물 주입구를 넓게 설계해 주전자 안쪽을 꼼꼼히, 완벽하게 세척할 수 있다. 1L 가격미정, 테팔.

8. RH-1894
바디와 내부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을 사용했다. 수위 체크 부분은 높은 열에도 안전한 특수 고무 재질을 사용했으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최대 수위량 맞추기가 편하다. 1.7L 7만원대, 러셀홉스.

9. 아방세 전기 주전자 HD9380
온도 5가지를 설정할 수 있는 버튼이 있어, 음료에 적합한 온도와 시간으로 끓일 수 있다. 차, 인스턴트 커피, 핫초코, 분유 등에 걸맞게 40, 80, 90, 95, 100℃로 설정되었다. 처음 설정한 온도를 30분간 그대로 유지해주는 보온 기능도 탑재했다. 1L 11만9000원, 필립스.

10. SJM610
고급 알루미늄 재질의 전기 주전자.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온도를 체크할 수 있고, 보온 기능이 있어 물의 온도 유지가 가능하다. 5℃ 단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1.7L 가격미정, 켄우드.

11. 유리 무선 주전자
외관 전체가 내열 유리 소재로 되어 환경 호르몬 걱정이 없다. 주전자 내부가 보이는 투명한 소재로 물때 등의 세척도 간편하다. 가열판에 부착된 블루라이트 빛으로 물의 온도와 끓고 있는 과정, 완료 시점을 확인할 수 있다. 1.7L 7만9000원, 한경희생활과학.

12. 익스프레셔니스트 주전자
한 컵 터보 기능을 활용하면 200ml 물을 1분 내 끓일 수 있다. 8가지 원하는 온도의 물을 끓일 수 있으며, 보온 기능을 활용하면 재가열 없이 40분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1.7L 10만원대, 일렉트로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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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시노앤쿠키스 02-3445-8895
• TWL 070-4227-0151
• 에보키니 02-3443-1068
• 커먼키친 070-4212-7650
• Alt729 02-540-6700
• 테팔 080-733-7878
• 러셀홉스 02-512-6006
• 필립스 080-600-6600
• 켄우드 02-566-2611
• 한경희생활과학 1577-3555
• 일렉트로룩스 1566-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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