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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스코파 더 셰프와 산티노 소르티노

2015년 12월 21일 — 0

산티노 소르티노 셰프는 맛을 타협하지 않는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맛보고 자란 정통 이탤리언의 맛을 낸다. 모두가 그의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심윤석, 정지원

© 심윤석, 정지원
‘툭툭툭’‘탁탁탁’. 주방에서는 셰프의 마초적인 조리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 심윤석, 정지원
타협없는셰프

몇년 전, 그의 봉골레 파스타를 먹었다. 매우 짰다. 다시 말하자면 ‘기분좋게’ 짰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현지식으로 짠 파스타가 한국에서 먹힐까?’ 그의 캐주얼 펍에서 갔을 땐 우설 샌드위치와 맥주를 먹었다. 맛있게 먹었지만 속으론 딴생각을 했다. ‘이렇게 과감한 재료를 넣은 요리가 한국에서 먹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먹혔고, 먹히고 있고, 앞으로도 먹힐 것 같다. 그의 레스토랑은 연일 만석 행진이니 말이다. 청담동 ‘스코파 더 셰프’에서 산티노 소르티노 셰프를 만났다. 그는 그의 요리처럼 타협 없는 사람이었다. “외국 셰프의 음식을 먹을 땐 이게 본토의 맛이라는 걸 알잖아요. 저는 정통 이탤리언 요리를 하고, 사람들은 그런 저를 존중해줘요. 왜 한국스타일에 맞게 변형해야 하죠? 클래식은 제가 지키고자 하는 한 가지 룰이에요. 누군가는 만족하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겠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는 당근을 거칠게 세 덩이로 잘라 끓는 냄비에 던져 넣었다. 주춤하던 물은 순식간에 끓어올랐다.

많은 셰프들이 셰프스테이블(Chef’sTable)에서 접시의 최종 점검을 할 때, 그는 스태프들과 부딪히며 직접 요리를 한다. 자상하게 조리법을 알려주기도, 그러다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스코파 더 셰프는 프리미엄 레스토랑이에요. 캐주얼한 음식을 내지만 가격대가 좀 있죠. 즉,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함을 의미해요. 내 주방에서 누군가 완벽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 화가 나요. 대개 친절한 편이지만, 때론 엄청 화를 내기도 하죠.” 어릴 적부터 가만히 있는 기질이 아니던 그는, 16살에 학교를 자퇴한 뒤 이탤리언 레스토랑에 취직했다. 아버지는 딱히 뭐라 하지 않았다. 그 역시 어린 나이에 학교를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산티노 셰프의 아버지는 밀라노 코바의 유명 페이스트리 셰프로, 코바는 밀라노의 베벌버리힐즈 같은 곳이다. 현재는 이탈리아의 유명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 역시 아버지처럼 그림을 그린다. 그것이 종이가 아닌 접시라는 차이만 있을 뿐.

주방에서는 주문과 동시에 여러가지 파스타가 만들어진다. © 심윤석, 정지원
© 심윤석, 정지원
지역색 강한 이탈리아 음식

사실 이탈리아의 음식을 파스타, 피자 정도로 규정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한국도 팔도마다 개성 어린 음식이 있듯, 이탈리아도 각 지역마다 고유의 음식이 있다. “본래 이탈리아는 국기를 갖고 있지 않았어요. 전 지역이 통일된 것은 고작 120여 년 전이에요. 로마의 카르보나라, 토스카나의 멧돼지 파스타, 풀리아의 오레키에테 파스타, 밀라노의 사프란 리소토, 시칠리아의 참치 카르파초, 나폴리의 피자…. 각 지역의 사람들은 자신의 퀴진 스타일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죠. 저 역시 이탈리아 사람이지만, 전 지역을 돌며 많은 것을 공부해야 했어요. 아직도 일년에 5~6번씩 이탈리아에 가서 각 지역의 요리를 공부합니다. 연말이 끝나면 한 달간 다시 이탈리아에 갈 계획이에요.”

셰프는 질 좋은 식재료가 풍부한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Sicily) 출신이다. 재료의 질을 중시하는 셰프는 어란, 파스타, 소고기 등의 식재료를 이탈리아에서 가져온다. 그 외의 것은 제주, 양양 등에서 받는다. 그는 에디터에게 슬라이스된 어란을 건네며 맛보라고 권했다. 살짝 맛 본 어란은 짭짜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났다. “한국은 어란에 간장, 참기름을 넣지만, 시칠리아의 어란은 지중해의 물과 햇빛으로만 만들죠. 맛이 약간 달콤 짭짤할 건데, 그건 지중해 바다의 맛이 달콤 짭짤하기 때문이에요. 짠맛이 강한 한국의 어란과는 사뭇 다르죠. 어때요. 지중해의 아름다운 미네랄 맛이 느껴지나요?” 식재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주방에 냉동 시설을 두지 않았다. 같은 재료라도 프레시한 상태의 식재료를 쓴다. 사실 가격은 동일하지만, 재료를 빨리 소진해야한다는 점이 다르다.

와인 역시 셰프가 중요시하는 분야다. 스코파 더 셰프는 바롤로Barolo나 피에몬테Piemonte, 네비올로Nebbiolo, 몬탈치노Montalcino 등의 와인이 많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직수입하는 와인도 있는데, 한국 가격의 50% 정도로 수입 단가를 낮췄다. 셰프가 특히 집중하는 것은 토스카나 와인이다. “손님에게 어떤 스타일의 와인을 좋아하는지 묻고 그에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어줍니다. 음식을 주문한 뒤 와인을 고르는 것과는 정반대죠.” 와인셀러에 있는 와인은 셰프가 모두 마셔보았기에, 어떤 스타일의 음식이 어울리는지는 딱 보면 안다.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 덧붙였다. 또한 시간이 허락된다면 질 좋고 신기한 재료를 찾기 위해 한국을 여행하고 싶다고도 했다. “서울은 너무 바쁘잖아요. 스코파 더 셰프가 마음을 깨끗하게 힐링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마치 오아시스처럼요. 어떻게? 좋은 술과 내 음식으로요!”

청담동에 위치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정통의 맛을 구현하는 곳으로, 지난 10월 이태원에 분점도 오픈했다. 파스타, 스테이크, 피자 등의 단품 메뉴뿐 아니라 당일 수급되는 식재료에 따라 셰프 스페셜 메뉴도 다양하게 낸다.

당일 예약 상황에 대해 논의중인 산티노 셰프와 조이킴 대표. 오늘은 VIP손님이 방문 할 예정이다. © 심윤석, 정지원
당일 예약 상황에 대해 논의중인 산티노 셰프와 조이킴 대표. 오늘은 VIP손님이 방문 할 예정이다. © 심윤석, 정지원

© 심윤석, 정지원
© 심윤석, 정지원

Course 1 – 도미카르파초
얇게 슬라이스한 양양산 도미에 선드라이 토마토, 레몬즙, 올리브유, 시칠리아산 어란으로 완성한 카르파초.

Course 2 – 버팔로 치즈샐러드
슬라이스한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와 제철 채소, 아스파라거스, 애감자, 블랙 트러플, 쿨리를 곁들인 샐러드다.

Course 3 – 오리 가슴살을 곁들인 세가지 버섯 리소토
경기도 이천산 보리에 포르치니, 표고, 양송이 버섯을 넣어 조리한 리소토. 마리네이드한 오리 가슴살을 미디엄 레어로 구웠다.

Course 4 – 어란파스타
슈퍼푸드 빠로Farro로 만든 탈리아텔레 면에 시칠리아산 숭어알인 어란(Bottarga)을 곁들인 파스타. 최상급 아르케 올리브유로 마무리했다.

© 심윤석, 정지원
© 심윤석, 정지원

Course 5 – 트러플 크림파스타
폰티나 치즈, 파미자노 치즈, 슬라이스한 제주산 아스파라거스, 셰프 스페셜 블랙트러플 페스토로 만든 파스타.

Course 6 – 렌틸콩을 곁들인 송어 스테이크
양양산 송어를 스테이크로 구워낸 셰프 스페셜 메뉴. 송어는 민물이 아닌 바다에서 온다.

Course 7 – 스테이크
그릴에 구운 제주산 아스파라거스를 함께 곁들인 한우 스테이크.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특징이다.

Course 8 – 피스타치오 젤라토와 초콜릿 브라우니
젤라토와 브라우니 안에 생피스타치오를 넣었다. 지나치게 달지 않아 물리지 않는다.

스코파 더 셰프
청담동에 위치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정통의 맛을 구현하는 곳으로, 지난 10월 이태원에 분점도 오픈했다. 파스타, 스테이크, 피자 등의 단품 메뉴뿐 아니라 당일 수급되는 식재료에 따라 셰프 스페셜 메뉴도 다양하게 낸다.
• 나폴리타나 피자 2만4000원, 아라비아따 파스타 2만5000원, 보따르가 파스타 4만5000원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89길 13 이림빌딩 2층
• 070-8828-7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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