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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사이판을 즐기는 3가지 방법

2015년 12월 17일 — 0

11월, 사이판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직 여름은 머물러 있었다. 그것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edit 문은정 — photograph 정근호, 문은정, 신규철 — cooperation 마리아나 관광청(www.mymarianas.co.kr), PIC 리조트, 코랄 오션 포인트 리조트 클럽

에메랄드빛의 사이판 바다. ©사이판관광청
에메랄드빛의 사이판 바다. ©사이판관광청

가끔 여름이 미치도록 그리운 순간이 있다. 적당한 습도와 햇빛, 소금기 어린 바람, 에메랄드빛 바다. 그렇게 여름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 4시간 남짓 비행기를 타면 순식간에 계절을 바꿀 수 있다. 11월 말, 사이판 공항 밖을 나서자마자 적당한 습기와 온도가 피부에 닿았다. “몇달 전, 30년 만에 엄청난 규모의 태풍이 왔어요. 크게 피해를 보았는데, 지금은 많이 복구됐답니다.” 가이드가 안도하는 표정으로 설명했다. 태풍이 왔다 간 것치고는 사이판은 너무나 청명했다. 바다는 투명했고 하늘은 맑았다. 관광객들은 깔깔 웃으며 사이판의 풍광을 만끽하고 있었다.

사이판은 크고 작은 4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북마리아나 제도 중 하나다. 관광지로 개발된 사이판과 티니안, 로타를 제외하면 북마리아나 제도는 대부분 무인도다. 사이판은 차모로족의 전통과 스페인 지배 당시 녹아든 가톨릭 문화, 현대 미국의 생활 양식이 고루 섞여 있다. 북마리아나 제도의 시작은 기원전 1500년경 동남아시아 말레이 반도에 살던 차모로 원주민이 카누를 타고 건너온 것에서 시작했다. 그 뒤에 스페인 통치 시대(1521~1899), 독일 통치 시대(1899~1914), 일본 통치 시대(1914~1944), 미국 자치 연방 시대(1945~현재)로 나뉜다. 즉,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킬 시간이 없었다. 다양한 문화가 복잡하게 섞여 있을 터였다. 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PIC 리조트에 짐을 풀곤 침대에 누워 일정을 적어나갔다. 3일간의 짧은 시간, 정말 중요한 몇 가지만 즐길 계획이다.

ACTIVITY

투명한 바다로 둘러싸인 사이판은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아쿠아바이크, 제트스키 등 다양한 수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동굴 ‘그루토’도 유명하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청새치, 참치 등을 낚거나, 물속에서 우주인 같은 헬멧을 쓰고 바닷속을 돌아다니는 아쿠아바이크도 있다. 내륙에서는 ATV로 사이판에서 가장 높은 산인 타포차우를 올라보자.

ATV를 타고 타포차우 산을 오르는 길. 내려다 본 사이판의 전경.
ATV를 타고 타포차우 산을 오르는 길. 내려다 본 사이판의 전경.

Editor’s Choice
1. ATV
일찍 조식을 먹고 북부 투어에 나섰다. 사이판은 대중교통이 없으니 렌터카를 빌리거나 T갤러리아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일본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항복을 거부하며 뛰어내린 만세 절벽, 자살 절벽 등도 보았다. 스쿠버다이빙의 명소인 그루토도 갔지만, 역시나 그냥 옆에서 구경만 했다. 목적은 따로 있었다. 사이판 한가운데 있는 타포차우(Tapochau) 산의 비포장 도로를 ATV(All-Terrain Vehicle)로 오르는 것이다. 타포 차우 산은 사이판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생각하는 산이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것은 모르겠지만, 해발 474m로 사이판 내에서 가장 높은 것은 맞다. “사륜이라 웬만큼 기울여도 안 넘어져요. 절대 어떤 상황이어도 발은 디디지 마시고요.” ATV 렌탈숍의 사장님은 ‘세발자전거를 타는 만큼 쉽다’고 설명했지만, 헬멧과 보호 장비를 단단히 착용했다. 바퀴가 일반 자동차의 세 배쯤 커 보였다.

시동을 걸고 타포차우 산을 올랐다. 면허도 없는 주제에 속력 내는 것이 좋았다. 도중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속을 즐겼다. 바람이 얼굴과 옷깃 사이로 쉴 새 없이 들이닥쳤다. 중간중간 사이판의 풍광이 내려다보일 때는 시동을 멈추고 숨을 죽였다. 그렇게 천천히 산 정상을 향해 다가갔다. “정상에는 예수상이 있어요. 사이판은 주인이 네 번이나 바뀌었기 때문에,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워놓은 거죠.” 가이드가 설명했다. 관광 명소에 ‘자살’이니 ‘만세’ 등의 단어가 붙은 것이 서글프다 생각했는데, 사이판 원주민 역시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었다. 멀리 마나가하 섬과 남부의 수수페 호수,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가라판 등 다양한 모습의 사이판이 내려다보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2. 호핑 투어

호핑투어에서는 직접 잡은 생선을 회로 즐길 수 있다. ©사이판관광청
호핑투어에서는 직접 잡은 생선을 회로 즐길 수 있다. ©사이판관광청

해변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뒤 배에 올랐다. 바다로 나가 낚시를 하는 호핑 투어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뱃멀미를 대비해 1시간 전, 멀미약도 먹어두었다. 배를 타고 에메랄드빛 바다를 가로질러 깊은 바다로 향했다. 뱃머리에 서서 배의 율동감을 즐겼다. 튀어오르는 바닷물도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지칠 줄 모르고 달리던 배는 바다 한가운데 닻을 내렸고, 사람들은 각자의 낚싯대를 바다에 드리웠다. 오징어를 꿴 미끼를 내린 지 5분쯤 지났을까, 톡-톡- 무언가 낚싯대를 간질였다. 소위 말하는 ‘입질’이라는 게 온 것이다. 소리를 지르며 호들갑을 떨자 원주민이 다가와 재빨리 낚싯대를 감아줬다. 이름 모를 물고기가 따라 올라왔다. 횟감이 될 운명의 물고기를 통에 넣어두고 다시 낚싯대를 내렸다. 운이 좋으면 상어라도 낚지 않을까, 그런 야심도 품어보았다. 그런데 점점 잠이 쏟아졌다. 갑자기 한국인 선장이 소리쳤다. “슬슬 잠 오는 분들이 계시죠? 뱃멀미가 나기 시작하신 겁니다. 조금 눈을 붙여두세요.” 결국 한 마리밖에 잡지 못하고 의자에 몸을 눕혔다. 출렁이는 파도가 원망스러웠다.

낚시가 끝나자 사람들은 스노클링을 준비했다. 무려 수심 10m 스노클링이다. 배 위에서 미식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바닷속에 들어가 무서움을 참는 게 낫겠다 싶어, 선원들이 안전을 위해 설치한 밧줄을 잡고 바닷속으로 몸을 넣었다. 바닷속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웠다. 적돔, 흑돔, 감성돔, 다랑어, 쥐치…. 푸드 전문 에디터답게 바닷속을 헤엄치며 입맛을 다셨다. 스노클링을 마치고 배 위로 올라오자 아까 잡은 물고기가 사시미로 변해 있었다. 초고추장에 회를 묻혀 입에 넣으니 울렁거리던 속이 싹 가라앉았다. 배 위 테이블에는 빨간 뚜껑의 소주도 깔려 있었다. “제가 빨간 것만 마셔서….” 사이판에 정착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한국인 선장이 술잔을 건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멀미에 특효약이라며 신라면도 끓여 내왔다. 30년 동안 먹어본 라면 중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이었다.

사이판은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등 다양한 해상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다. ©사이판관광청
사이판은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등 다양한 해상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다. ©사이판관광청

ENJOY THE SCENERY

마이크로 비치, 마나가하 섬 등 사이판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겨보자. 사이판에는 아름다운 섬과 관광 포인트가 많다. 버드 아일랜드는 마도그 곶 남쪽 끝에 자리한 작은 섬이다. 석회암 지형이라 새가 둥지 틀기 좋은 구멍이 무수히 나 있다. 원주민들은 섬의 모양이 거북이 같다 하여 ‘거북바위’라고도 부른다. 제프리스 비치는 동해안에 위치한 작은 해변으로 모래가 아닌 절벽과 자갈이 깔려있다. 특이한 모양의 바위와 절벽을 감상하기 좋다. 오비안 비치에 가면 별 모양의 산호가 깔린 모래밭을 감상할 수 있다. 물이 투명해서 장어나 산호, 리프 피시 등을 볼 수 있다. 해변에서는 티니안 섬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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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1. 마이크로 비치&마나가하 섬
마나가하 섬을 마주하는 마이크로 비치는 사이판에서 가장 인기 좋은 해변 중 하나다. 여러 해변을 보았지만 이곳이 가장 예뻤다. 둘째 날은 마이크로비치와 마나가하 섬에서 망중한을 즐기기로 했다. 하얏트 리젠시 호텔 앞에 위치한 마이크로비치에서 산책을 즐긴 뒤 마나가하 섬으로 향했다. 마나가하 섬은 가라판에서 2.5km 떨어진 곳으로 선착장에서 15분여 정도 걸린다. ‘쉬어간다’는 뜻을 지녔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니 스노클링,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해변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고, 파라솔과 선베드를 대여해 자리를 잡았다. 그러곤 찰리 헤이든&팻 매스니의 앨범을 틀었다. 복잡한 서울에서 듣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앞에는 에메랄드빛 바다, 하늘은 진한 스카이 블루, 바닥은 부드러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 순간의 기분을 즐겼다. 음악에 그 기억을 담았으니, 앞으로 이 앨범을 들을 땐 마나가하 섬의 풍광이 펼쳐질 거다.

2. 선셋크루즈
사이판에 가면 꼭 해봐야 한다는 선셋 크루즈를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5시 15분에 가라판 근처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그때 출발해야 일몰에 맞게 도착하기 때문이다. “언니, 안녕!” 배에 오르자 기타를 든 제리라는 남자가 인사했다. 사이판 원주민이었지만 한국인보다 한국어를 더 잘했다. 가끔 일본어도 섞어 사용했다. 노래는 팝송뿐 아니라 ‘해바라기’ ‘미로’ 같은 것도 불렀다. 한국 아주머니들은 제리의 매력에 푹 빠져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배 한편에서는 전문 요리사가 소, 닭, 돼지 등의 바비큐를 구웠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제리가 부르는 팝송을 들으며 바비큐와 맥주를 번갈아 먹었다. 그렇게 지는 석양을 오래 바라보았다. 사이판에서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은 아름다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 지는 석양을 바라보던 선셋 크루즈라 말하고 싶다. 풍경을 바라보며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그 순간이 꽤 절실히 필요했던 것 같다. 여행이라는 건 결국 비워내는 과정이니까. 비워야 무엇이든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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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IN SAIPAN

사이판의 다이닝은 크게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과 로컬 레스토랑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목요일마다 가라판 인근에서는 6시부터 9시까지 스트리트 마켓이 열린다. 꼬치와 딤섬, 즉석 오징어구이, 열대 과일 음료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바나나 잎사귀에 싸서 구운 아피기기(Apigigi) 같은 사이판의 로컬 음식도 맛 볼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놓치지 말자.

일식당 미야꼬에서는 생참치를 맛볼 수 있다. ©사이판관광청
일식당 미야꼬에서는 생참치를 맛볼 수 있다. ©사이판관광청

Editor’s Choice
1. 마젤란의뷔페
PIC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마젤란 뷔페에서는 매번 다른 테마를 제 공한다. 한국인들이 많아서인지 볶음밥 등의 한식도 맛 볼수있었다.
• 성인 $23~36, 아동 $11.5~18
• 오전 7시~오후 9시
• PIC P.O. Box 502370 Saipan 1
• 670 234 7976

2. 이슬라의테판야키
사이판은 대부분의 식재료를 미국 본토에서 들여온다. 채소나 과일 등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고기 하나만큼은 굉장히 질이 좋다. PIC 데판야키에서도 철판에 구운 고기를 맛볼 수 있는데, 순식간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살이 부드럽고 육즙이 촉촉하며 풍미도 진하다.
• 디너 성인 $45, 아동 $22.5
• 오후 5시~9시 30분
• PIC P.O. Box 502370 Saipan
• 1 670 234 7976

3. 미야꼬의 일식 뷔페
튀김, 초밥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일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인기 메뉴는 인근 해역에서 직접 잡아온 생참치. 수심이 얕고 수온은 높은 편이라 지방질이 많지는 않지만, 담백하면서도 신선한 참치를 생으로 맛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다. 크기가 작아서 부위는 다양하지 않다.
• 런치뷔페 $28(1인)
•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오후 6~10시
• Royal Palm Avenue, Microbeach Road Garapan Saipan
• 1 670 234 1234

4. 하드록 카페의 버거
전 세계에 15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체인 레스토랑이다. 사이판은 둥근 바와 스포츠카를 중심으로 꾸며놓았다. 스테이크와 버거, 샌드위치, 칵테일 등을 판매한다. 큰 사이즈의 칵테일을 마시면 그 잔을 가져갈 수 있다. 에디터는 작은 잔의 칵테일을 시켰다가 곧바로 후회했다.
• 텍사스 티본스테이크 $37, 치킨샌드위치 $16
• 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 DFS Galleria 2F Beach Road Garapan Saipan
• 1 670 233 7625

5. 컨트리 하우스의 스테이크
앵거스 비프를 숯불에 구워 내는 스테이크 하우스다. 두툼한 두께의 스테이크는 육즙이 가득하고 식감이 부드럽다. 스테이크는 사이판에서 꼭 맛보아야 할 필수 메뉴다. 어딜 가든 질 좋은 고기를 낸다. 점심에는 베이비 백립, 햄버거 스테이크 등도 맛볼 수 있다.
• 텐더로인스테이크 $28, 카우보이스테이크 $39 오전 11시~새벽 2시
• Coconut Street Garapan Saipan
• 1 670 23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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