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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이현우의 단골집, 써니사이드

2015년 12월 15일 — 0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리다 보니 직설적인 말보다는 빗대어 표현하는 게 더 편하다는 미식가 이현우를 만났다.

edit 이지희 — photograph 심윤석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이 굉장히 좋아요. 음식도 마찬가지예요. 맛도 중요하지만 기다리는 시간 역시 중요합니다.” 직원의 친절함, 잔잔히 흐르는 음악, 아늑한 분위기와 식당 벽에 무심히 걸린 그림 모두가 이현우에게는 애피타이저다. 느껴지는 분위기에서 이미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올라야 한단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맛’만 있는 맛집은 다시 찾지 않는다. tvN <수요미식회>의 미식 전문가들 사이에서 활약하던 그의 표현력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메뉴판”이라는 그의 말에 방청객처럼 “오오”거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런 그가 즐겨 찾는 가락동의 써니사이드는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소품이 주는 분위기, 수준 높은 이탈리아 음식의 퀄러티가 좋아 외진 곳임에도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맛이 있단다. 그는 이곳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프라임 등급 블랙앵거스 품종의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먹는다. 원래 해산물과 회 마니아지만 스테이크만큼은 육향을 그대로 즐기는 굉장히 투박한 ‘수컷 음식’이기에 종종 먹게 된다고 했다. “에이징이 오래되지 않은 고기는 깨끗한 맛이라면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숙성 과정에서 생기는 치즈 향이 느껴집니다. 풍미가 강한데다 뜨거운 그릴 위에서 단백질이 파괴되면서 거친 맛이 폭발하지요. 이를 소스에 찍어 먹는건… 범죄예요(웃음).” 미디엄으로 구워낸 고기 단면을 썰었을 때 겉은 다타키처럼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서린 촉촉함이 예술이라며 스테이크 한 점을 썩 베어 먹었다. 혀끝에서 녹는 감칠맛과 고기 본연의 풍미가 일품이란다. 느끼할 때에는 와인이라며 한 모금 머금었다.

매일같이 스테이크를 썰 수 없는 법. 그는 비빔국수를 끓여 냄비째 먹고, 이른바 ‘과자장’에 가득 쌓인 과자를 먹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소박한 미식가다. 어떤 마음으로 요리를 접하고 차려내느냐가 미식에서 가장 중요하단다. 먹는다는 건 음식이 우리 몸의 일부가 되는 것인데, 중요하고 소중한 행위임에도 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는 것. 끄덕거리는 에디터에게 그는 음식에 대한 표현력이 과하다는 말도 듣는다며 씨익 웃었다. “하지만 요리는 예술이니까, 계속 이렇게 표현해야지요.”

© 심윤석
© 심윤석
SMALL TALK

주량은 어떻게 되는가?
맥주는 500cc 잔으로 10잔 정도 마신다. 소주는 특별한 향도 없고 저급 술이라고 하지만 취하는 과정이 가장 재미있고 취기가 좋다. 지금은 2병 정도면 적당하다. 와인은 마시다 보면 갑자기 취한다. 음흉한 술이다(웃음).

또 다른 단골집을 꼽는다면?
망원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카덴은 제대로 된 일본 요리를 소개하는 곳이다. 회도 신선하고, 새로운 메뉴도 자주 선보인다. 을밀대는 평양냉면을 좋아해 종종 들른다.

가장 자신있는 요리 메뉴는?
알리오올리오다. 가장 간단하면서 제일 까다로운 요리이기에 시간과 온도, 팬의 달궈짐까지 신경 써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는 12월 26일 연말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초부터는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에 들어간다. 신인 가수와 배우와 함께하는 기획사도 준비하고 있다. 2016년은 굉장히 중요한 해다. 더 이상 날릴 게 없다(웃음).

써니사이드 Sunnyside
1층에는 베이커리 카페와 아동복 숍, 지하 1층에는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리빙 숍이 있는 문화 복합 공간이다. 앤티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는 점심에는 뷔페식 브런치, 저녁에는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를 즐길 수 있다.
• 포터스테이크(100g) 2만4000원, 티본스테이크 (100g) 2만2000원, 꽃게로제크림파스타 2만3000원
• 서울시 송파구 동남로18길 34
•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 30분~11시(주말 오전 11시 오픈)
• 02-3401-7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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