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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12월의 발품 팔아 찾은 맛집

2015년 12월 3일 — 0

집밥처럼 편히 즐기기 좋은 곳 뿐 아니라 연말에 분위기 내기 좋은 레스토랑까지, 최근 오픈한 신상 맛집을 소개한다.

edit 문은정, 이지희 — photograph 양성모

소반
소반 © 양성모
소반 © 양성모

경리단길을 걷다가 큼직한 제비 로고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섰다. 블랙과 화이트 컬러로 이뤄진 공간, 티코스터와 냅킨에 자수된 제비 로고가 주는 가벼운 통일감은 마치 프렌치나 이탤리언 레스토랑 같은데, 모던한 퓨전 한식을 소개하는 반전 있는 밥집이다. 이곳은 힐튼과 메리어트 호텔에서 양식을 담당했던 정경섭 헤드 셰프가 ‘그저 그런 덮밥’ 대신 신선한 제철 식재료의 색감을 살리고, 한식과 서양식 재료를 더해 덮밥과 된장국, 3가지 찬으로 구성된 지루하지 않은 밥상을 차려낸다. 소고기루콜라덮밥은 구운 소고기와 아삭거리는 베이비루콜라, 트러플 오일이 어우러져 덮밥임에도 샐러드처럼 담백하다. 가리비 위에 통통한 국내산 홍게 다리살을 얹고 페페론치노 오일을 뿌린 홍게다리살덮밥은 간장소스를 더해 감칠맛이 진하다. 껍질콩덮밥은 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로, 생그린빈과 영콘, 된장마늘소스가 입맛을 돋우고, 향긋한 트러플 오일과 잘 어우러진다. 매일 아침 공수한 재료로 채소 스틱과 수제 토마토피클 같은 반찬과 조개가 가득한 된장국을 만드는데 하나같이 기름기 없이 담백하다. 아래로 갈수록 오목한 모양의 그릇은 재료의 색감을 부각시킨다. 낮에는 탁 트인 창가에서 정갈한 한 상 차림을, 저녁에는 고기덮밥류와 은하고원 페일에일맥주를 반주로 곁들이면 좋다.

• 홍게다리살덮밥·껍질콩덮밥 1만2000원씩, 소고기루콜라덮밥 1만3000원, 은하고원 페일에일맥주(300ml) 1만원
•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46가길 25
• 정오~오후 3시, 오후 5~9시(월요일 휴무)
• 02-796-5096

© 양성모
껍질콩덮밥, 홍게다리살덮밥 © 양성모

1. 껍질콩덮밥은 예쁘게 가니시된 채소들까지 수저로 푹푹 비벼야 미리 넣어둔 소스와 잘 섞여 간이 맞는다.
2. 홍게다리살덮밥은 홍게 다리살 아래 놓인 가리비를 살짝 들어 고여 있는 소스와 밥과 함께 비벼 먹어야 맛있다.


알랭
알랭 © 양성모
알랭 © 양성모

모던 프렌치 레스토랑 알랭이 서울 한복판 을지로에 첫 선을 보였다. 전라도 광주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클래식한 프렌치로 인기를 끄는 알랭의 공다현 오너 셰프가 이른바 새로운 공간으로의 ‘분갈이’에 도전, 일주일에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직접 요리를 담당한다. 캐주얼한 프렌치 퀴진을 위해 조리복을 입지 않고, 국밥과 가격이 비슷한 메뉴도 많다. 클래식한 프렌치 메뉴는 매일 전국 직영 농장에서 공수된 신선한 재료들의 콤비네이션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소·양고기는 공을 들이는데, 오픈하기 전 소 10마리를 잡아 스테이크육을 정성껏 관리하고 있다고. 요리 메뉴는 광주와 동일하지만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아뮈즈부슈로 가리비그라탱과 감자와 대파를 넣은 비시스와즈, 오리 가슴살과 가자미, 리소토의 메인 요리 등 서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점심 코스를 구성했다. 이곳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저녁이다. 헤비하고 전통적인 요리를 좋아하는 공다현 셰프의 취향을 오롯이 살린 부르고뉴식 달팽이그라탱, 녹진한 맛을 줄여 달콤하게 만든 시골풍 테린과 푸아그라무스, 양갈비스테이크 등을 저녁 코스나 단품으로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오크통 숙성을 통해 와인 같은 향미의 두세스 데 부르고뉴 벨기에 맥주, 빅하우스 미국 와인 등과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릇과 커틀러리뿐 아니라 음악과 습도, 온도 등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된 디너를 즐길 수 있다.

• 점심 코스 3만원, 저녁 코스 5만원
•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9길 40 3층
• 오전 11시~오후 11시(일요일 휴무)
• 02-6031-8926

왼쪽부터 1-3 © 양성모
아쉬파르멍티, 세비체, 꼬뜨다뉴 © 양성모

1. 아쉬파르멍티에는 한우와 라타투이, 매시드 포테이토를 덮은 그라탱으로, 틀이 없는 그라탱이라 편하게 먹을 수 있다. 1만5000원.
2. 오이가스파초와 셜롯, 파프리카, 셀러리와 구운 새우, 문어, 가리비 관자를 넣어 만든 세비체. 1만2000원.
3. 헤비한스타일을 좋아하는 셰프의 취향을 살린 스모크한 어린 양갈비스테이크인 꼬뜨다뉴. 3만3000원.


팬아웃
팬아웃 © 양성모
팬아웃 © 양성모

점심을 먹으러 팬아웃에 갔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었다. 필라프를 먹을 때도, 샌드위치를 먹을 때도 맥주 생각이 났다. 가만 보니 메뉴에 들어간 고기가 ‘문제’였다. 훈연향 짙은 고기의 식감은 캠핑에서 맛보던, 술을 부르는 그 맛이었다. “고기는 모두 직접 훈연, 숙성해요. 그걸로 바비큐도 굽고 필라프, 샌드위치도 만들죠. 심지어 비빔밥에도 넣어요.” 팬아웃의 원용삼 오너 셰프가 설명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팬아웃은 통삼겹살, 베이컨, 풀드포크(Pulled Pork) 등의 바비큐 메뉴를 전문으로 한다. 앞으로는 곁들여 먹을 수 있는 크래프트 맥주도 취급할 예정이라고. 현재는 불머스 등의 병맥주를 10여 종 판매한다. 재빨리 팬아웃의 뜻을 검색해보니 ‘성공하다’라는 의미다. 이름과 달리 조용한 남산 밑에 자리 잡은 이유를 물었다. “아아, 앞으로 이 동네가 뜰 것 같아서….” 셰프의 얼굴에 야심찬 미소가 피어올랐다. 남산 밑을 ‘뜰 곳’으로 만들기 위해 관련 행사도 기획 중이라고. 최근에는 근처에 위치한 8개의 의류 편집숍과 함께 ‘남산 어스’라는 행사도 진행했다. 팬아웃에서 식사를 한 뒤 편집숍에서 옷도 사고 남산도 오르라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그런 행사다. 행사는 인스타그램(@Namsanus)을 통해 공지한다.

• 포크필라프 6800원, 풀드포크 샌드위치 7800원 바비큐 플레이트 1만3000원
• 서울시 중구 소공로 38-12
• 오전 10시~오후 10시
• 070-7721-0033

© 양성모
포크필라프, 푸드포크 샌드위치, 바비큐 플레이트 © 양성모

1. 포크필라프는 직접 숙성, 훈연한 고기로 만든다.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2. 풀드포크 샌드위치는 목살 부위를 사용, 약 8시간 동안 저온 조리한 뒤 칠리, 토마토에 재워 만든다.
3. 바비큐 메뉴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바비큐 플레이트. 일종의 샘플러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오일식당
© 양성모
주오일식당 © 양성모

망원동 주택가를 산책하다 발견한 곳이다. 이름에 끌려 들어갔다가 분위기에 홀렸다. 하얀 벽면과 우드 테이블, 공간에 퍼지는 클래식 음악은 영화 <카모메 식당>을 연상시켰다. 한편에는 제임스 설터 같은 작가의 책이 놓인 바 테이블도 있었다. 책을 읽으며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 했다.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 환영합니다. 핫 플레이스보다는 동네분들이 편히 찾을 수 있는 동네 식당이 되는 게 목표라서요.” 주오일식당은 바쁘게 살다 그러지 않기로 다짐한 부부 커플이 운영하는 곳이다. 둘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맛본 버터커리치킨, 삭슈카, 굴라쉬 등의 다국적 메뉴를 낸다. 특히 퀴노아와 렌틸, 칙피, 닭가슴살 등을 넣어 만든 홈워크샐러드는 자취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메뉴.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고루 섭취할 수 있는 데다 맛까지 좋다. 점심 식사 때는 특이하게도 220ml 생맥주를 파는데, 혼자 밥 먹으며 마시기에 딱 좋은 양이었다. “밥만 먹으면 목이 메니까 국물처럼 드시라고 만든 사이즈예요.” 부인인 고일현씨가 수줍게 거들었다. 술을 국물처럼 즐기는 부부라니, 내공이 상당한 듯 보였다. 언제 가도 편안한 밥집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망원동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단, 운영 시간은 화요 일부터 토요일까지. 이름만 괜히 주오일식당은 아니다.

• 버터커리치킨 9000원, 홈워크샐러드 1만1000원, 해산물우동샐러드 1만2000원
•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 89
•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30분, 오후 5시 30분~10시(라스트 오더 9시)
• 070-8690-0511

© 양성모
칠리콘카르네, 홈워크샐러드, 삭슈카 © 양성모

1. 소고기를 2시간 이상 뭉근히 끓여 만든 칠리콘카르네. 맥주와 함께 안주로 먹기 좋다.
2. 자취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홈워크샐러드. 섬유질과 단백질을 고루 섭취할 수 있다.
3. 삭슈카는 중동에서 아침에 먹는 스튜다. 곁들여진 달걀 반숙과 함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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