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Dining

PRO vs PUNTER @권숙수

2015년 11월 27일 — 0

권우중 셰프가 야심차게 오픈한 한식당 권숙수. 이곳을 방문한 전문가와 미식 애호가의 가감 없는 평가를 공개한다. (평가는 별 다섯 개 만점 기준)

edit 이지희 — photograph 앤더슨배

© 앤더슨배
© 앤더슨배
The Pro

앤더슨배 — 도곡동 하이드아웃 바 드링킹 앤더슨 Drinking Anderson-Signet 대표. 카페, 레스토랑, 호텔 등의 공간 콘텐츠를 브랜드·기업 프로젝트와 엮어 기획하고 컨설팅한다. 공간이 주는 총체적인 경험을 즐긴다.

서비스 ★★★★★
저녁 예약을 당일 오후 4시쯤 급하게 했다. 전화 받는 직원의 목소리 톤이 안정적이면서도 친절했다. 말투와 어휘 선택에 있어 민감한 편인데, 전혀 거슬림 없이 완벽했다. 그는 “이따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깔끔하게 마무리 멘트까지 건넸다.
식당에 도착하자 발레 서비스 직원이 입구에서부터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매장에 들어섰는데 안내 직원이 잠 시 자리를 비워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매니저가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했다.
이곳은 한정식 코스 요리가 기본이다. 직원들은 각각의 요리가 나올 때마다 사용된 재료와 조리기법 등을 세심하게 설명해줬다. 모두 경쾌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하게 모든 메뉴와 조리기법, 식당기구에 관련된 것을 잘 숙지하고 있었다.

음식 ★★★★★
눈으로 감동하고, 혀로 또 한 번 감동했다. 한식을 프렌치처럼, 일식스럽게 재해석한 것이 그리 새로운 콘셉트는 아니지만, 이곳에서만은 색다르게 느껴졌다. 희귀하면서도 한국인들에게 매우 익숙한 제철 재료로 담백하게 혹은 심심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조화를 이뤄냈다. 짜고 매운 한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깔끔하고 아름답게 한식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나 외국인 친구,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만남,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 선택하면 좋을 것 같았다.
메뉴는 한정식 코스가 기본으로 단품 요리는 주문할 수 없다. 저녁에는 9가지 요리로 구성된 테이스팅 코스 Tasting Course를 맛볼 수 있는데, 메인 코스 요리를 주문할 때 ‘곁들임’이라는 단품 메뉴를 사이드디시로 주문할 수 있다.
코스 요리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할 말이 많아지고, 얼굴에 화색이 돌 만큼 각각의 요리는 유니크하면서도 화려했다. 가장 먼저 나온 주안상은 김포쌀로 만든 김포특주 한 잔과 한우홍두깨살육포가 곁들여져 있었다. 소반 위에 차려진 요리에 마치 조선 시대 왕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안상에 이어 피가 없는 무로 만든 만두인 무만두와 가평 잣국물이 나왔다. 고소한 잣국물을 부어 무만두와 함께 먹어보았다. 직접 담근 미더덕젓갈 양념과 도미회, 그리고 가을 제철 음식인 고소한 가을 참게찜이 줄줄이 선보였다. 이어 버섯 향이 솔솔 나는 어란과 능이국수까지 맛보고 나니 메인 요리를 먹기도 전에 전채 요리만으로 이미 배가 불렀다. 재미있는 건 프렌치 레스토랑처럼 메인 코스를 먹기 전에 유자로 만든 상큼한 셔벗으로 입을 씻어내고 저녁 코스의 메인요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메인 요리는 선택에 따라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필자는 기본 코스인 제철 생선구이와 해산물구이를 선택했 다. 농어와 새우, 관자 등의 신선한 해산물과 아스파라 거스와 같은 다양한 채소가 함께 구워져 나왔는데 비교적 국물이 흥건하면서 담백했다. 그 외의 메인 메뉴로는 대게솥밥과 제철반상, 한우떡갈비구이, 40일 숙성 한 채끝등심구이, 숙성한우채끝등심구이가 있다. 그러나 기본 메인 요리의 퀄러티가 훌륭해 굳이 추가 요금을 내면서 다른 메뉴를 선택하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디저트와 다과는 권숙수의 백미. 디저트는 두 가지 중 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밤꿀아이스크림과 헤이즐넛가 나슈, 얼그레이크렘브릴레로 이뤄진 ‘꿀밤송이’를 선택했다. 더불어 유자마카롱, 솔잎쿠키, 단호박쉬폰케이크 등 한식 재료로 만든 다과까지, 디저트와 다과의 디자인은 최고의 감동이었다. 맛도 훌륭했지만, 인스타그램 시대에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비주얼을 갖췄다. 허세와 본질의 내공 모든 것을 겸비했다.

인테리어&분위기 ★★★☆
외부 간판이 밝지만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고 가독성도 많이 떨어진다. 발레 서비스 부스를 찾는데 같은 골목길을 세 번 왕복했다. 레스토랑에서 주는 요리의 감동과 비주얼에 비해 간판 디자인은 흡사 동네 미용실 같았다. 실내 공간은 전반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조화롭지 못한 느낌도 든다. 바의 테이블과 소반은 고급스러운 한정식 느낌이 나지만, 나머지 공간은 퓨전이라고 보기엔 가벼워 보이고, 음식이 주는 감동에 비해 날림 같은 느낌이 강했다. 한 공간에 이것저것 담으려 하다 보니 엇박자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조명은 눈에 피로감을 주고, 레스토랑 내부에 있는 화장실은 깔끔했지만 조잡한 꽃들과 어메니티를 데커레이션으로 연출해 아쉬웠다. 홀과 룸, 그리고 바로 구성된 공간이 단절되어 있어 홀에 앉은 사람들은 스시야 다찌 같은 오픈 키친의 존재감과 감동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았다. 권우중 셰프가 홀 중앙에 보이고 그 주변으로 룸과 홀이 펼쳐져 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든다.
광주요부터 큐티폴까지, 코스 요리에 사용된 집기는 세세한 감동을 주었다. 요리를 담는 힘 있고 감각적인 그릇과 소품들은 미식가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이다.


The Punter

김지희 — 모피 브랜드 디에스 퍼Ds Furs 브랜드 실장. 이미지 컨설턴트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로 패션, 뷰티, 다이닝 분야에 관심이 많다.

서비스 ★★★★★
건물 2층에 위치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찾아가기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발레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친절하게 응대해줘서 권숙수 매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자리에 앉자 남자 매니저가 친절하게 식당 시스템과 관련된 상황 및 메뉴 브리핑을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매 코스별 요리가 진행되는 동안 여자 직원은 스토리텔링을 하듯 식재료의 의미를 하나하나 풀어서 소개해주었다. 단순히 맛뿐 아니라 그 음식에 들어간 정성도 함께 느끼게 해준다. 전반적인 서비스는 흠잡을 데 없이 만족스러웠다. 응대해준 직원들 모두 유연하고 편안했기 때문이다.

음식★★★★★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다채로운 요리를 먹어도, 한국인의 입맛에는 역시 한식이다. 집에서, 식당에서 먹는 일반적인 한식도 맛있지만 권숙수만의 재해석된 한식은 매우 신선했다. 저녁 테이스팅 코스를 먹었는데 전체적으로 안정된 구성이었다. 메인 요리 전에 주안상, 잣국물, 무만두 등의 요리가 나왔는데, 하나같이 예쁜 비주얼과 입맛을 사로잡는 식감을 지녔다. 메인 요리로는 추가 요금(1만5000원)을 내고 대게솥밥과 제철반상을 선택했다. 대게솥밥은 미니 가마솥을 이용해 테이블 위에서 대게를 넣어 바로 밥을 지어 낸다. 누룽지밥 특유의 구수한 맛과 대게에서 우러난 짭조름한 맛과 탱글탱글한 게살이 풍미를 더했다. 젓갈과 깻잎 등 각종 밑반찬과 맑은 조개탕을 곁들여 먹으니 제대로 한식을 먹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요리를 마치고 나온 셔벗은 주안상과 함께 필자가 뽑은 최고의 비주얼이다. 요리를 아기자기하게 그릇에 잘 담아주어 오감이 행복했다. 유명 셰프의 코스 요리를 접하면 눈만 즐겁고 양이 너무 적어 실망하는 경우도 있는데 권숙수의 한식은 즐기는 시간도 편안하고 행복하며 “한 끼 정말 잘 먹었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꼭 다시 찾고 싶은 레스토랑이다.

인테리어&분위기 ★★★
처음에 앉았던 홀은 캐주얼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지만 무언가 빠진 듯한 평범함이 느껴졌다. 자리를 옮겨 바에 앉았는데, 오픈 키친이 주는 권숙수의 매력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권숙수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와 홀, 룸, 바 이렇게 세 공간을 직접 보았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는 확실히 달랐다. ‘숙수’라는 이름이 주는 전통적인 느낌은 음식 세팅, 그릇 등의 시각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다. 홀은 캐주얼하게 음식을 즐기기에 좋은 공간이며, 룸은 특별한 날 맛과 여유를 모두 즐기며 소규모 단체 또는 지인과의 만남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바는 친한 지인과 점심이든, 저녁이든 이곳의 분위기와 함께 한 끼를 눈과 맛으로 즐기면서 만족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아쉬운 점은 화장실이다. 이곳의 음식과는 인테리어가 아무 관련 없게 느껴지는 남녀 화장실의 문 사인과 여자 화장실의 그린과 레드 컬러 포인트가 럭셔리한 한식과 어울리지 않고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왼쪽부터)가평 잣국물을 부어먹는 무만두. 첫 번째 코스 주안상. 식사의 마무리, 다과.© 앤더슨배
(왼쪽부터)가평 잣국물을 부어먹는 무만두. 첫 번째 코스 주안상. 식사의 마무리, 다과.© 앤더슨배

권숙수
‘숙수’는 조선시대 궁중 요리사 중 최고의 남자 요리사를 지칭한다. 한식을 고집해온 권우중 셰프는 지난 7월 한식당 권숙수를 열었다. 제철 재료와 지역 특산물로 깔끔하고 아름다운 한식 코스 요리를 독상에 차려낸다. 점심과 저녁 코스 요리를 선보이며, 콜키지는 보틀당 5만원(최대 2병까지 가능)이다.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 점심 3만8000원, 5만5000원 저녁 8만5000원
• 정오~오후 3시 오후 6시~10시 30분(일요일 휴무)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70길 27 2층
• 02-542-6268

이 기사도 읽어보세요
12월의 주말 요리 레시피 추운 겨울, 제철 맞은 스틸턴 치즈와 크랜베리, 굴, 밤, 파스닙, 생강을 활용한 새로운 요리를 만나보자. recipe 룰루 그림스(Lulu Grimes) — photograph 개러스 모건스(Gareth Mo...
발품 팔아 찾은 맛집 새해에도 어김없이 입안의 호사를 좇아 분주한 식객들을 위한 맛 지도, 1월의 레스토랑 소식.   따뜻하고 넉넉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167 성북동 한적한 거리 한 켠, 전승환 작가의 북카페가...
디지털 터보 에어프라이어로 만든 건강한 파티... 푸드 스타일리스트 밀리가 연말 파티를 위해 멘보샤와 코코넛치킨텐더샐러드를 만들었다. 디지털 터보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면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기름기 걱정 없이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edit 김민지 —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