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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스잔, 김승진의 몽크피쉬

2015년 11월 17일 — 0

찬 바람이 부는 10월의 어느 오후, 김승진과 아귀찜을 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였다.

edit 이지희 — photograph 양성모

 
 
“방송이 끝나면 꼭 아귀찜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상암동에 위치한 몽크피쉬에서 아귀찜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김승진은 아귀를 뒤적이며 옛 기억을 되짚어갔다. “스잔, 난 너를 사랑해~” 1985년, 지금의 엑소 이상으로 수많은 소녀 팬들을 이끌고 다녔던 원조 아이돌 김승진은 방송 스케줄이 끝나면 항상 아버지를 따라 낙원동의 아귀찜집을 찾았다. 부들부들한 아귀살과 매콤한 콩나물, 감칠맛을 더해주던 알싸한 겨자소스와 이따금씩 벌컥벌컥 들이켜던 동치미 국물에 차츰 아귀 마니아가 되어갔다. 하지만 영원한 건 없는 것처럼 낙원동의 맛도 변했다. 콩나물만 수북해지고 아귀살은 푸석해졌으며 곁들이는 와사비간장은 아귀와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또한 방송과 멀어지게 되었다.

물론 아귀와 그 궤를 함께했다면 비약이겠지만 우연치고는 이상하리만치 동시에 벌어진 일이었다. 올해 그는 MBC <복면가왕>에서 화려하게 복면을 벗어던지며 완숙한 가수 김승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전 과거의 그 아귀집과 비슷한 맛을 내는 곳도 발견했다. 바로 포항의 아귀를 매일 직송받아 운영하는 서울 상암동의 몽크피쉬다. “싱싱한 생물 아귀로 만든 아귀찜은 식감과 맛이 달라요. 냉동 아귀는 살짝만 휘저어도 살이 풀어지는데 이곳의 아귀찜은 육즙이 부드럽게 배어 나오고 부들부들해요. 미끈하면서도 쫄깃한 그 느낌 있잖아요.” 아귀 덩어리를 한 입 베어 물고는 그가 씩 웃었다. 대부분의 아귀찜이 ‘콩나물찜’인 것과 비교해 이곳은 통통하고 실한 아귀살이 큼직하게 썰려 있어 콩나물과 미나리만 힘없이 뒤적거리는 불상사가 없다. 맛뿐 아니라 한옥을 개조해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분위기까지, 자주 찾을 수 밖에 없는 곳이라고. 그는 깔끔한 매운맛을 음미하며 한라산 소주를 한 잔 쭉 들이켰다. 열렬한 소주파지만, 아이돌 시절부터 운동으로 자기관리를 해서인지 ‘아저씨’로 진화하지 않았다. 바쁜 방송 스케줄 때문에 쫓기듯 먹던 습관 탓일까. 아귀찜과 밥, 소주가 금세 사라졌다.

© 양성모
© 양성모

평소에 즐겨 만드는 요리가 있다면?
조미료를 좋아하지 않아 양파와 버섯, 다시마를 우린 국물을 한 솥 가득 만들어 두었다가 찌개 요리에 사용한다. 된장찌개에는 청국장 반 덩어리와 꽃게를 넣고 이 국물을 부어 끓이면 자박자박하면서 향도 좋다.

또 다른 단골집을 꼽는다면?
삼각지 일식집인 소나이의 사시미 벤또는 실한 사시미와 샐러드, 밥의 조화가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라 처음 먹어보고서 히트할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인기가 많아졌다. 남영역 근처 명가양꼬치도 자주 간다. 향신료 쯔란을 좋아해 한 대접 찍어 먹고 온다.

최근 발매한 앨범 소개 부탁한다.
싱글 앨범을 10년 만에 내놨다. 타이틀곡 ‘나 혼자서’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느낌을 노래에 담담히 담은 곡이다. 가사가 늘 혼자였던 나의 이야기 같았다. 운명적으로 내 노래다 싶었다(웃음).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그 동안 못다한 공연을 진행할 것이다. 오는 11월 김현식 가요제를 시작으로, 12월에는 데뷔 30주년 콘서트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내년에는 지방 공연을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