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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지방 음식의 재발견, 군산

2015년 11월 2일 — 0

전라북도 최북단 바닷가 충청남도와 맞닿은 해안 도시 군산群山. 황금 어장과 인접한 덕분에 조기, 새우, 삼치, 홍어, 갈치 등의 해산물이 풍부하고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맛집들이 많다.

text 김옥철 — photograph 현관욱

8층 건물 전체가 횟집으로 유명한 해망동 군산횟집 ©현관욱
8층 건물 전체가 횟집으로 유명한 해망동 군산횟집 ©현관욱

해산물이 풍부한 항구 도시 군산
군산은 조선 3대 시장의 하나인 강경을 드나드는 길목이자 금강 하구와 만경강 하구의 충적토沖積土로 이루어진 호남평야의 중심을 이루는 쌀농사 지역이다. 서해 바닷길의 요충지이며, 해안 간척지와 인근 섬에는 염전과 양식업이 발달해 있다. 남해안과 목포에서 올라온 고깃배들이 어청도 부근에서 고기를 잡아 군산으로 모이는 까닭에 어시장 또한 성황을 이루는 곳이다. 특산물로는 철새도래지쌀, 흰찰쌀보리, 유기농 배, 김, 박대, 마른꽃새우, 울외장아찌, 간장게장 등 다양하다. 1899년 군산항이 개항하면서 서해안의 주요 항구 도시로 성장했다.

일제강점기에 전북 곡창 지대의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주요 지역이었던 탓에 시내 곳곳에 일본인들이 지은 건축물, 수탈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군산시와 시민들은 이 장소들을 ‘식민지 잔재’라는 틀에서 벗어나 근대역사문화 동네로 가꾸면서 근대역사박물관을 짓고, 전시와 시간 여행 축제를 통해 품격 있는 역사문화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

작지만 강한 군장대학교(群長大學校)
군산시 성산면 도암리에 위치한 전문대학교. 1994년 개교 이래 창조적 인간 교육과 기술 교육으로 짧은 기간 동안 효율적으로 가르쳐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전문대학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학교이다. 현대중공업, 현대·기아자동차, OCI, 도레이첨단소재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약을 통해 우수 인력 양성과 졸업생들의 일자리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8년 취임한 이승우 총장은 전문대학이 4년제 대학과 다른 길을 택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임을 강조한다. “전문대는 4년제 대학보다 열등한 대학이 아닙니다. 직업 교육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장인들이 도제식으로 가르치면서 직업 전문가를 양성하는 대학입니다. 일반 교육과 학문을 공부할 학생들은 4년제 대학으로 가면 됩니다. 우리는 현장의 전문가를 중시하는 교육을 위해 각 분야의 대한민국 명장들을 ‘석좌교수’로 임용해 학생들을 미래의 장인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교육 품질을 통해 최고의 요리사, 기술자, 엔지니 어를 길러내는 창조적 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승우 총장은 음식과 요리에 관심이 많다. 순창 군수 시절(1992~1994년) ‘순창고추장마을’을 만들면서 한국 음식의 기본이 되는 발효 음식과 장류에 대해 깊이 알게 되었다. 특히 조리 분야는 한국 젊은이들이 재능을 발휘하기에 좋은 분야로 확신한다. 전문대학교육 협의회장을 맡고 있으며, 전국의 조리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요리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5팀을 이끌고 올 연말 미국 뉴욕을 방문할 계획. 그곳에서 UN 본부를 방문, 세계의 외교 사절들에게 한국 음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선보이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젊은 학생들에게 세계를 향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은 열정에서 시작한 일이다.

군산 먹거리의 대표, 간장게장
군산은 풍부한 먹거리와 맛으로 이름나 있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맛집들만 해도 수를 셀 수 없을 정도. 동양 최대의 횟집으로 알려진 군산횟집, 짬뽕으로 이름난 복성루, 군산 아구찜, 빵집 이성당, 소고기무국의 한일옥, 중동호떡, 유정초밥, 커피 명소 산타로사, 이탤리언 레스토랑 파라디소 페르두또 등 일일이 손꼽기가 힘들다. 이처럼 다양한 먹거리 중에 군산을 대표하는 음식 하나를 꼽으라면 어렵사리 간장게장을 택하는 이가 많다.

은파유원지의 정통 이탤리언 레스토랑 파라디소 페르두또. ©현관욱
은파유원지의 정통 이탤리언 레스토랑 파라디소 페르두또. ©현관욱
기름기 없고 달달한 중동호떡 ©현관욱
기름기 없고 달달한 중동호떡 ©현관욱

지방의 이름난 음식들 가운데 종종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이라고 주장하는 음식들이 많지만 대부분은 근거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간장게장은 조선시대 경종의 사망과 연루된 기록이 있을 만큼 임금님의 밥상에 올랐던 것이 분명하다. 간장게장은 그만큼 족보와 품격 있는 우리의 고유 음식이다.

군산에는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집들만 열 곳이 넘는다. 그중에서도 군산의 간장게장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일등 공신은 계곡가든이다. 계곡가든의 김철호 대표는 ‘꽃게박사’로 불릴 만큼 꽃게장을 연구해온 꽃게 명인이다. 한약재를 이용해 짜지 않고 감칠맛 나는 간장 게장을 만드는 비법인 ‘게장 제조 방법과 게장 소스 제조 방법’으로 국내 최초의 특허를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군산의 간장게장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계곡가든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면 대가大家는 계곡 가든과 이웃한 옆집으로 군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어릴 때부터 살던 집터에서 김성민 대표의 어머니(채분례, 71세)가 계곡가든의 꽃게장을 맛보고 시작했다. 이 집 게장은 싱싱한 게의 맛을 살리면서도 ‘비린맛’을 없애는 데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아는 방법에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사계절 아름답게 가꾼 한옥집에서 내는 음식을 맛보면 정성이 빈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흔히 맛있는 음식을 표현할 때 ‘밥도둑’이라 하는데 간장게장은 봄에 잡히는 서해안의 신선한 암꽃게의 달고 탱탱한 살과 잘 숙성시킨 간장의 깊은 맛이 어우러진 ‘밥도둑 중의 밥도둑’이 틀림없다.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음식으로 한·중·일 세 나라 미식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우리 음식이다.

“봄철 신선한 암게, 한약재, 간장으로 게장을 담근다. 비법은 짜지 않게 비린 맛을 잡는 것.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 대가(大家) 김성민 대표

군산횟집vs일송

(왼쪽)일송의 로얄 코스 메뉴 중 첫 번째 요리. (오른쪽)일송의 두 번째 코스 메뉴 ©현관욱
(왼쪽)일송의 로얄 코스 메뉴 중 첫 번째 요리. (오른쪽)일송의 두 번째 코스 메뉴 ©현관욱

군산 바닷가 해망동 일대에는 신선하고 풍부한 양을 자랑하는 유명 횟집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군산횟집은 8층 건물 전체가 횟집으로 동양 최대 크기다. 군산 사람들의 자부심이면서 외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에 반해 일송은 시내에 위치한, 작지만 알찬 집이다. 일송의 홍성택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젊은 시절 보험 회사에서 7년을 근무했고, 군산횟집에서 매니저로 8년을 일했다. 보험 회사 시절에는 고객 관리와 서비스 마인드를 배우고, 군산횟집에선 횟집 운영 노하우를 몸으로 배운 후 자신의 음식점을 창업한 지 7년째이다. 창업 전에 전국의 유명 맛집을 탐방하면서 나름대로 체득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독창적인 음식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할 것, 그리고 음식에 대한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늘 새로운 음식들을 맛보면서 배우고 몰두하며, 또 새로운 음식 메뉴들을 개발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횟집의 코스 요리 외에 전복매생이해물돌솥밥 같은 새로운 메뉴,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담그는 간장게장, 보리굴비 등도 홍 대표가 연구해낸 음식들이다. 창업하면서 시작한 약초 공부와 겨울철 섬으로 약초 산행을 다니면서 채취한 귀한 약초들로 술을 담갔다가 단골들에게 대접하는 것은 그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군산의 3대 꽃게장 음식점으로 꼽히는 대가大家의 간장게장 ©현관욱
군산의 3대 꽃게장 음식점으로 꼽히는 대가大家의 간장게장 ©현관욱

대가(大家)
• 꽃게장정식 1인분 2만원
• 전라북도 군산시 개정면 금강로 456
• 063-45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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