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People

이탈리아 스타 셰프 4인을 만나다

2015년 10월 23일 — 0

로마에서 스타 셰프들을 만났다. 젊고 유능한 셰프들을 보는 내내 눈은 즐겁고 입은 호사를 누렸다.

edit 김옥현  photograph 김재욱

루치아노 모노실리오

피페로 알 렉스(Pipero Al Rex)의 셰프. 케이프타운에서 인터내셔널 퀴진을 선보였으며 로시올리, 토르도 마토, 울리아시, 알바노 라치알레 등 다양한 레스토랑을 거쳤다.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인 지금의 식당에서 5년째 창의적인 요리를 만들고 있다.

©김재욱
©김재욱

1. 당신 요리의 특징은 무엇인가?
모던한 요리지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요리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 선보이는 요리 중 유일한 전통 요리는 카르보나라 파스타가 전부일 정도다. 내 요리는 인터내셔널하지만 재료나 맛은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한다.

2. 당신의 시그너처 메뉴는 무엇인가?
덕브레스트다. 오리 가슴살을 35°C에 익혀 식초와 설탕, 소금물에 발효해 구운 것이다. 병아리콩크림을 곁들여내는데 조화로워서 이것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3. 앞으로의 계획은?
레스토랑에서 나의 색이 묻어나는 창의적인 요리를 꾸준히 선보이고 싶다. 나는 음식의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음식 맛을 유지하면서도 실험적인 시도를 지속할 생각이다. 증기로 찌거나 발효하는 등의 색다른 조리법과 이색 식재료끼리의 믹스, 플레이팅은 음식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크리스티나 보워만

글라스 호스타리아Glass Hostaria와 로메오 셰프 앤 그릴Romeo Chef & Grill 오너 셰프. 2년간 변호사로 일하다 미국 오스틴에서 컬리너리 아트(프렌치)를 전공하고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했다. 2010년 글라스 호스타리아는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

©김재욱
©김재욱

1. 이탈리아에서 유일한 미슐랭 스타 여성 셰프다. 당신은 요리의 영감을 어디서 얻는가?
그때그때 다르다. 식재료에서 얻을 때도 있는데 아이디어가 생기면 노트에 드로잉을 여러 가지 해보면서 정리한다(마침 어제 떠오른 아이디어라며 버섯을 그린 노트를 보여주었다. 다양한 조리법과 모양, 간략한 설명이 다각도로 정리되어 있었다).

2. 당신의 요리 철학은 무엇인가?
‘노 리미트(No Limit)’다. 한계가 없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나도 궁금하다(웃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나는 음식을 할 때 그 안에 문화를 녹여내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굿 푸드’를 만드는 것이다.

3. 한국 음식을 맛본 적이 있는가?
물론이다. 아시아 음식을 많이 먹어보았는데 한식 역시 무척 많이 먹었다. 특히 김치가 기억에 남는다. 심지어 직접 담근 적도 있다. 하지만 배추가 없어 양배추 같은 다른 재료로 만들었지만 말이다.

4. 하루 일과는 어떤가?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 종일 레스토랑 두 군데를 오간다. 아침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그 외에는 학교 강의를 하거나 인터뷰 등을 한다.


스테파노 칼레가리

트라피치노(Trapizzino)의 오너 셰프. 손으로 쉽게 들고 먹을 수 있는 트라피치니를 개발했다. 젊은 층에서 트라피치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스타 셰프로 떠올랐다. 미디어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재욱
©김재욱

1. 트라피치니의 개발자다. 그 계기가 궁금하다.
2008년 4월에 개발했다. 그 이전에 피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피자와 수플리(로마식 작은 주먹밥)를 팔다 생각해냈다. 트라피치니는 ‘피자(Pizza)’와 ‘트라메치노(Tramezzino)’가 결합된 것이다. 트라피치니는 피자 빵을 구운 뒤 삼각형으로 잘라 그 안에 소를 채운 것이라고 보면 된다.

2. 이렇게 인기 좋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고 이슈가 되었지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들고 다니며 먹기 편한 점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맛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트라피치니의 핵심인 빵은 밤새 발효한 뒤 아침마다 굽는다. 미트볼, 소혀, 닭고기 등 메인 재료는 모두 질 좋은 것을 사용한다.

3. 당신의 시그너처 메뉴는 무엇인가?
폴로다. 닭고기가 올라간 것으로, 닭고기에 식초와 화이트 와인, 로즈메리, 마늘을 넣고 요리한 것이다. 로마식 음식이라 말할 수 있다.

4. 앞으로의 계획은?
11월 도쿄에 매장을 오픈한다. 프랜차이즈인데, 지금 일본 사람들이 와서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안젤로 트로이아니

두 개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일 콘비비오 트로이아니(Il Convivio Troiani)와 해산물 레스토랑 아쿠올리나 호스타리아(Acquolina Hostaria)의 오너 셰프. 3형제 중 막내로 가족이 함께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2011년 요리 학교 코퀴스Coquis(www.coquis.it)를 열었다.

©김재욱
©김재욱

1. 일 콘비비오 트로이아니의 특징은 무엇인가?
고기와 생선 요리를 선보이며 로마식 요리와 내 고향인 마르케제 음식도 있다. 모두 다 창의적인 메뉴를 선보인다. 로마에서 가장 큰 와인 저장소를 갖고 있으며 2013년 유럽연합으로부터 유기농 식재료와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레스토랑으로 서티피케이트를 받았다. 유기농 철학을 따르는 최초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으로 6개월 전까지는 우리가 유일했다.

2. 요리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전통적인 음식은 완벽한 요리다. 전통적인 요리를 그 안에서 더 맛있게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내가 선보인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는 그것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이 메뉴는 내 시그너처 디시로, 젊은 셰프들이 레시피를 많이 카피해서 만들곤 한다.

3. 미슐랭 스타를 20년간이나 유지했다.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비결은 없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4. 요리 학교 코퀴스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이탈리아에는 4개의 요리 대학이 있다. 코퀴스는 그중 유일하게 요리사를 전문적으로 키우는 대학이며 졸업하면 디플로마를 수여한다. 나는 디렉터이고 14명의 스태프와 65명의 교수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