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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한국인 셰프 레스토랑

2015년 10월 23일 — 3

전 세계의 음식이 집결한다는 파리에 한국의 색채가 빠질 수 없다. 100여 군데가 넘는 한국 식당 중 셰프의 손길이 깃든 곳을 엄선해보았다.

text 오윤경 — photograph 오윤경, 피에르 상

피에르 상 온 감베(Pierre Sang On Gambay)
©오윤경
©오윤경

오베르캄프 구역은 재능 있는 젊은 셰프들에게는 런웨이 무대와 같다. 사람들이 새 레스토랑의 간판을 인지하기도 전에 전문 미식가들이 바람처럼 다녀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맛은 기본이요, 자신만의 시그너처 메뉴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국인 출신의 프랑스인 셰프 피에르 상의 레스토랑도 이 잔인한 구역에 자리 잡고 있다. 그 흔한 간판조차 없는 유일한 곳이다. 포크와 나이프 옆으로 가지런히 나열된 수저 외에는 한국적인 장식은 없다. 그날 셰프의 느낌과 재료에 따라 변하는 프리 스타일 메뉴를 콘셉트로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프랑스식에 가까운 요리다. 단, 한국인만이 감별해낼 수 있는 간장, 고추장, 쌈장 등의 재료가 수수께끼처럼 녹아 있다. 반면 현지인들에게는 흔한 프랑스식 요리지만 전혀 맛보지 못한 소스로 만든 새로운 요리인 셈이다. 비빔밥과 식재료에 따라 매일 달라지는 오늘의 메뉴 외에 정형화된 메뉴는 없다. 오늘의 요리에 올라오는 메뉴 중 단품, 전식+본식, 세트 메뉴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 단품 요리 €7, 세트 메뉴 €25, 저녁 메뉴 프리 스타일 €49, 와인 €5부터(잔당)
• 8 Rue Gambey, 75011(피에르 상 온 감베)
• 09 67 31 96 80(예약만 접수. 오후 3~6시)
www.pierresangboyer.com

©피에르 상
피에르 상 부아예 셰프 ©오윤경

MINI INTERVIEW – 피에르 상 부아예

그동안 수많은 파리 한국 식당에서 한국식 고급 요리의 부재가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 오랜 목마름을 셰프 피에르 상 부아예가 적셔주고 있다. 우직한 프랑스 메장Mézenc산 스테이크와 깊은 쌈장소스의 결합이 절묘한 이유는 그가 프랑스에 입양된 프랑-코레앙이기 때문이다. 현지 말이 서툴렀던 입양 초기, 양부모님께 전할 수 있는 감사의 표현을 고민하다가 요리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그의 고백은 요리를 대하는 셰프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단면. 그의 요리에는 정통 프랑스식과 한국인 아내를 맞으며 재인식하게 된 한국식이 함께 녹아 있다. 추상 작품 같은 비빔밥과 한국식 소보로를 가미한 곤들매기 절임 등이 그것. 이 과감하면서도 절묘한 해석은 그를 공중파 방송국 M6 <톱 셰프Top Chef> 시즌 2의 준우승에 이르게 했다. 이어 프랑스 요식 업계의 대부인 셰프 알랭 뒤카스의 출판 시리즈 <베스트 오브Best Of>에 한국의 맛을 재해석한 시그너처 요리 10가지를 소개하게 했다.


만두바(Mandoobar)
©피에르 상
만두바 ©오윤경

한국 레스토랑을 물색하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만두바라는 이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 음식을 처음 맛봤다는 프랑스인 셰프도, 몽마르트르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젊은 커플도 이곳의 이름을 가장 먼저 입에 올린다. 만두바는 한국인 오너 셰프 김광록씨가 2013년에 오픈한 만두집이다. 16좌석 남짓한 아담한 공간이지만 만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순수한 요리로 프랑스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콘셉트만은 원대하다. 만두바의 메뉴는 깨끗한 내부와 닮아 있다. 채소, 고기, 김치, 불고기 만두 4가지와 소고기, 참치타르타르가 메인 메뉴의 전부다.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매일 준비한 소로 채워진 생만두를 대나무 찜기에 장식 없이 정갈하게 담아내는 게 전부인 이 만두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신선할 정도다.

• 김치만두 €9~11, 야키만두 €7~9, 불고기만두 €10~12, 소고기타르타르 €9
• 월~토 오후 12시, 1시, 7시 30분, 9시 30분(하루 네 번 시간제 서비스)
• 7 Rue d’Edimbourg, 75008 Paris
• 01 55 06 08 53
www.mandoobar.fr

©오윤경
김광록 ©오윤경

MINI INTERVIEW – 김광록

만두바의 대표 김광록 씨는 전문으로 요리를 배운 셰프는 아니지만, 음식점을 오래 경영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대학로에서 레스토랑을 4년간 운영했다. 그는 여행을 겸해 파리 한식당 시장 조사차 프랑스를 찾았다. 프랑스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지 음식을 먹어보며, 낭시의 한 레스토랑에서 실습을 쌓은 끝에 프랑스인을 유혹할 만한 음식으로 결정한 건 뜻밖에도 만두. 굳이 반찬이 없어도 먹을 수 있으며, 신선한 재료로 매일 만드는 만두 맛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다. 한국 음식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김치 반찬조차 생략한 이유 또한 무료로 반찬을 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의 저하를 고려해서다. 만두바는 오픈한 이듬해인 2014년 <렉스프레스L’express>와 <르 피가로Le Figaro>지에서 파리의 가장 맛있는 한국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고, 최근에는 <르 몽드Le Monde>지에 실리는 영광까지 안았다. 2호점 개장을 바라는 손님들이 늘고 있고, 한·불 행사에 자주 참가 권유도 받지만 김광록 씨의 소견은 사뭇 진지하다. 눈앞의 유명세보다 현재의 만두바를 더 정성스레 관리하는 것. 그리고 그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한국 단골 만두집의 셰프로부터 만두 맛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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