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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지방 음식의 재발견, 양평

2015년 10월 14일 — 0

양평(楊平)은 대한민국 국토의 정중앙에 위치한 산과 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고장. 다양한 로컬 푸드를 맛볼 수 있는 이 지역의 숨겨진 맛집을 소개한다.

text 김옥철 — photograph 현관욱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 신안 소금, 양평의 깨끗한 물, 이 세가지 재료와 세월이 더해져 만들어진 12년 된 간장은 짠맛과 단맛, 향이 어우러진 깊은 풍미를 지닌 최고의 식품이다. ©현관욱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 신안 소금, 양평의 깨끗한 물, 이 세가지 재료와 세월이 더해져 만들어진 12년 된 간장은 짠맛과 단맛, 향이 어우러진 깊은 풍미를 지닌 최고의 식품이다. ©현관욱
생태행복도시 양평

양평은 면적이 서울의 1.45배(878km2) 크기지만 인구는 11만 명으로 서울과 비교하면 대략 1인당 145배 정도 넓은 면적을 이용하는 셈이다. 지리적으로 남한강과 북한강 사이에 위치하고 75%가 산림이라 물과 공기가 깨끗하다.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택리지擇里志>에서 강조한 살기 좋은 곳의 조건들(풍수가 좋은 곳의 지리地理, 비옥한 토지와 교역에 유리한 생리生理, 풍속과 사람들의 인심人心, 산과 하천이 아름다운 산수山水)을 모두 갖춘 양평이 행복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수도권 주민들에게 안전한 식수를 공급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찍부터 규제가 많았던 탓에 개발에 불리한 지역 여건은 아름다운 양평의 절경들을 그대로 보전하도록 만들었고, 국내 최초 친환경 농업 특구로 지정되어 일찍 부터 유기농과 무농약의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양평의 청정한 자연은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여유와 정신적 휴식, 행복을 제공하는 어머니의 땅(Mother Earth)으로 수도권 주민들이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생태행복도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힐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6차 산업

안전한 음식, 건강한 먹거리의 필수 조건으로 제철 음식과 로컬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즈음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해 수도권에 공급하고 있는 양평의 김선교 군수는 음식 산업에 관심이 많다. “보통 인구 10만 명 지역에는 800개의 음식점이 적정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양평에는 거의 두 배가 되는 1650개의 식당들이 있으며 나름대로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양평에서 생산되는 좋은 먹거리, 음식의 질과 서비스 경쟁력이 나름대로 높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김 군수는 양평의 외식 산업이 더 높은 차원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좋은 먹거리와 음식을 먹고 가기만 해서는 안 되며 이와 연계된 서비스를 통해 머물고 쉬면서 마음의 휴식, 힐링까지 제공하는 솔 푸드Soul Food 서비스로 발전하는 것이 양평의 미래 외식 산업의 방향임을 강조한다.

양평의 자랑인 ‘친환경 농산물 생산(1차 산업), 농특산품 식품 가공(2차 산업), 체험·관광·축제·숙박·치유 등 (3차 산업)’이 융·복합된 새로운 창의 산업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 양평이 추구해야 할 6차 산업 모델이자 양평의 미래 비전이다. 이를 위해 지난 몇 년간 양평군은 6차 산업 비즈니스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주력해왔다. 국내 최대의 산나물 테마 공원 산나물 두메향기, 자연 속에서 숙박하며 힐링할 수 있는 산촌체험장 청운골 생태 마을을 만드는 등 방문객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양평만의 특색 있는 음식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지역 식당들을 선정해 웰빙 산채 음식 ‘자연밥상’ 메뉴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양평 재래시장의 푸드 마일리지 제로Zero 친환경 농산물들. ©현관욱
양평 재래시장의 푸드 마일리지 제로Zero 친환경 농산물들. ©현관욱
농가맛집, 광이원

용문산 입구에 자리한 광이원은 양평의 향토 음식과 요리 체험, 전통 장 담그기 등을 함께할 수 있는 음식점 겸 전통 장을 만드는 곳이다. 26년 전 김광자 원장 부부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리 콩과 신안 소금, 양평의 맑고 깨끗한 물, 이 세 가지 재료만으로 장을 담그는 광이원廣利園(좋은 장을 만들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의미)을 만들었다. 깨끗한 환경에서 정성껏 만들어진 광이원 전통 장(간장, 된장, 청국장, 고추장)은 시작할 때부터 좋은 장 만들기 외에 욕심 없는 부부가 생산량을 늘리지 않은 덕분에 아는 이들끼리만 나누고 맛볼 수 있는 명가 음식이 되었다. 광이원은 매년 정초 좋은 날을 받아 장 담그는 행사를 하는데 이때 전통 방식으로 장을 빚고 싶은 고객들이 참여해 함께 장을 만들면, 최소 2년간 숙성이 완료될 때까지 장을 보관 관리해주고 있다. 이를테면 장 담그기와 2년 후의 장맛까지 책임지는 애프터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현관욱
©현관욱

광이원
엄마의 대를 이어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한 딸 이보배 실장이 운영하는 향토 음식점. 모전여전母傳女傳이랄까, 음식에 관한 한 엄마보다 욕심 많은 딸은 손님들에게 제철 음식을 정성껏 내기 위해 100% 예약제로 농가맛집을 운영한다. 더불어 박사 과정 공부와 향토 요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요리 교실도 열고 있다. 양평에서 나는 지역 식자재와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을 엄마가 담근 우리 전통 장과 딸이 연구 개발한 레시피로 만드는 향토 음식은 모녀의 정성과 사랑이 깃들어져 있어 맛은 물론 건강하고 진실한 음식을 경험하게 한다.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덕촌리 13-1
• 031-771-8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