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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3박 4일 로마 미식 여행 – 첫째 날

2015년 10월 6일 — 0

‘사랑의 도시’로 불리던 로마는 이제 ‘미식의 도시’로 불러도 어색함이 없을 듯하다. 3박 4일의 미식 여행 일정 동안 들렀던 대부분의 가게는 전 세계로 그 고유의 맛을 전파하기 위해 분점을 준비 중이었다. 또한 곳곳에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못지않은 맛집들로 가득했다.

edit 김옥현 — photograph 김재욱 — cooperation 아시아나항공(www.flyasiana.com), 호텔엔조이(www.hotelnjoy.com)

아침이면 커피와 가벼운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분주한 비타 ©김재욱
아침이면 커피와 가벼운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분주한 비타 ©김재욱
로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영화 <로마 위드 러브>의 오프닝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로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로마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여기선 우리 인생사를 볼 수가 있죠.” 로마는 초행길이었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길은 낮았으며 소박한 거리와 가로수 없이 좁은 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9월임에도 한 여름 못지않게 햇살이 강했으며 공기는 습했다. ‘로마 여행의 시작은 테르미니 역에서 시작하고 끝난다’던 지인의 말처럼, 해질 무렵 테르미니(Termini) 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여행자들로 포화 상태였다. 이동의 편의성을 생각해 숙소를 테르미니 역으로 잡아둔 터였다. 짐을 풀고 역 주변부터 로마 탐험을 시작하기로 했다.

첫 행선지는 이탈리(Eataly)로 정했다. 테르미니 역에서 B라인 메트로를 타고 피라미드 역에 내려 역과 이어진 통로를 따라갔다(이 편이 소매치기로부터 안전하다). 곧 4층 규모의 거대한 식품 쇼핑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쇼핑이 전부가 아니다. 층마다 여러 개의 레스토랑이 입점해 각기 다른 콘셉트의 메뉴로 저마다의 냄새를 풍겨대고 있었다. 이미 디너 예약을 해두었기에 아쉽지만 식사는 패스. 1층의 판타스틱(fantastick.it)에서 무화과젤라토스틱(€3)을 하나 사서 입에 물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무르지 않고 시원했다. 은은한 무화과 향이 입안에 퍼지자 길었던 비행의 고단함이 풀리는 듯했다.

이탈리의 내부 전경 ©김재욱
이탈리의 내부 전경 ©김재욱
파인다이닝에서의 저녁 식사

피페로 알 렉스(Pipero Al Rex)는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이다. 테르미니 역에서 A선 메트로를 타고 레푸블리카(Republica) 역에서 하차한 뒤 5분 정도 걸으면 렉스 호텔에 도착한다. 호텔로 들어서 문을 열었다. 오픈 1년 만에 별을 획득한 곳의 위엄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곳은 테이스팅 메뉴는 있으나 확정되어 있지 않다. 셰프와 상의해 6가지 메뉴를 고르면 된다. 테이스팅 메뉴 주문은 필수가 아니기에,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인 덕브레스트와 카르보나라, 그리고 오징어와 완두콩을 시켰다. 먼저 빵이 나뭇잎을 본뜬 실리콘 접시에 서빙 되었으며 물은 유니크한 디자인의 글라스에 담겨 나왔다. 메인 요리는 세라믹 블랙 타일 플레이트에 담겨 나왔다. 이런 창의적인 비주얼이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오리가슴살을 35°C에 익힌 뒤 식초와 설탕, 소금물에 발효시킨 다음 구운 것이라고 했다. 시그너처 디시답게 풍미가 좋았으며 병아리콩크림과 잘 어울렸 다. 카르보나라는 양젖 치즈와 그라나 파다노 두 개의 치즈를 믹스해 더욱 진한 치즈의 맛을 느낄 수 있었으며 스파게티와 겉돌지 않았다. 잘 구운 돼지볼살과 후추가 그 맛을 돋워주었다.

피페로 알 렉스의 3코스 디시 ©김재욱
피페로 알 렉스의 3코스 디시 ©김재욱

7개 테이블이 전부지만 주방에는 6명의 요리사가 일하며 홀에는 4명이 서비스를 맡는다. 오너이자 소믈리에인 알레산드로 피페로(Alessandro Pipero)는 “로마에서 가장 서비스가 좋은 레스토랑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셰프인 루치아노 모노실리오(Luciano Monosilio)와 로마 근교에 문을 열었던 레스토랑 알바노 라치알레(Albano Laziale)에서 5년 전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그래서인지 요리와 와인의 궁합이 나쁘지 않았다. 노련한 소믈리에와 젊은 셰프, 그들이 만들어갈 앞으로의 코스들이 기대가 되었다.

피페로 알 렉스의 오너 알레산드로 피페로 ©김재욱
피페로 알 렉스의 오너 알레산드로 피페로 ©김재욱

레스토랑을 나오는 길에 레푸블리카 역의 이탈리에 들러보았다. 피라미드 역의 매장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메뉴는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공화국 광장을 바라보며 맥주 한 잔(€6)을 시켰다. 자릿세(€2.5)가 붙었지만 야경을 보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로마의 첫날밤이 그냥 지나가는 게 아쉬워 무덥고 습한 로마의 공기를 마시며 맥주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마셨다.

테르미니역 광장은 늘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김재욱
테르미니역 광장은 늘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김재욱

Tip 첫날은 숙소를 중심으로 돌아보며 지리를 익혀두는 편이 낫다. 테르미니 역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의의로 많기 때문이다.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과 로마 국립 박물관, 공화국 광장, 로마 국립 오페라극장 등은 테르미니 역의 500인 광장 근처라 쉽게 찾을 수 있다. 테르미니 역 24번 플랫폼 쪽으로 나가 15분 정도 걸으면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을 둘러볼 수 있다. 테르미니 역 주변에는 레스토랑이 많지만 음식 수준은 높지 않다. 다른 곳으로 이동할 체력이 안된다면 차라리 역 안에서 식사할 것을 권한다.


이탈리
• 오전 10시~자정
• P.le 12 Ottobre 1492 00100 Roma pin
• 06 90279201

피페로 알 렉스
• 테이스팅 메뉴 €100, 오징어와 완두콩·카르보나라 €22, 오리가슴살구이와 칙피 €30  
• 화~토요일 점심 오후 1시 30분~3시 30분 오후 7~11시, 일요일 휴무, 월요일 저녁만 운영
• Via Torino 149 00184 Roma pin
• 06 4815702

비타 VyTA
• 테르미니 역 1번 플랫폼 앞에 있는 페이스트리 카페. 페이스트리를 테이크아웃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커피 맛도 수준급이다.
• 카페 에스프레소 €2, 미뇽 밀라노 €2
• Lato Via Marsala Edif. D 00185 Roma pin
• 06 47786821

로드하우스 그릴 Roadhouse Grill
• 테르미니 역 1번 플랫폼 앞에 있는 프랜차이즈 스테이크 레스토랑. 요리가 나오기 전 나초칩과 땅콩을 서비스로 주며 비비큐립이 유명하다.
• 비비큐립 €14.90, 립아이 €16.90, 필레미뇽 €18.90, 프로세코 €10.90
• Via Marsala 27 00185 Roma pin
• 06 48907344

지.파시 G.Fassi
•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도 만날 수 있는 젤라토 전문점. 로마의 3대 젤라토집으로 유명세를 얻어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테르미니 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다.
• 코페타 미디오(3가지 맛, 미디엄 사이즈) €2
• Via Principe Eugenio 65 00185 Roma pin
• 06 49383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