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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박현준과 음악, 술, 그리고 라바

2015년 10월 13일 — 0

데뷔 20주년, 삐삐밴드의 기타리스트 박현준은 여전히 자유롭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음악도 여전히 시끄럽다. 하지만 술집은 이젠 익숙한 게 좋단다.

edit 이지희 — photograph 양성모

©양성모
©양성모

라바는 기타리스트 박현준이 매일 상주하다시피 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그의 아내인 정은영 영화미술감독이 운영한다. 이 널찍한 공간에는 음악 그리고 한구석에 맥주와 몰트위스키가 가득하고, 강한 도수의 압상트에 홀린 뮤지션과 영화감독, 시인, 포토그래퍼 등의 예술인들이 자주 모인다. 박현준은 줄이 하나 끊어진 베이스를 뚱땅거리며 말했다. “라바는 서로 알지 못해도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예술과 술로 친해질 수 있는 곳이에요.” 워낙 많은 뮤지션들이—그것도 다양한 장르의—모여 술잔을 기울이다보니 절로 흥에 겨워 즉흥 잼을 하는 경우가 잦단다. 그 역시 “기타 한번 쳐보라”는 사람들의 말에 이른바 ‘터지는’ 기타곡을 연주하다 보면 갑자기 즉석 밴드가 만들어짐은 물론이요, 어느새 누군가 나서 노래를 한다. 어느 날은 재즈가 하염없이 연주되고, 디제이들이 디제잉을 하면 이곳은 금세 핫한 클럽이 된다. 불어로 ‘저기에’ ‘지옥’이라는 라바(Là-bas)의 두 가지 뜻처럼 정해져 있는 것 없이 자유롭게 변화하는 공간이란다. 그렇다고 거칠거나 무서운 곳이 아니라며 그는 허허 웃었다.

그는 요즘 같이 선선한 가을에는 올리브절임을 자주 먹는다. 여기에 라바치킨스튜를 곁들인다. 닭은 찐 뒤 육수를 부어 다시 끓인 것으로 향긋한 바질향과 잘 어우러진 매콤한 맛에 입맛이 절로 돋는다. 주인장인 정 감독이 일주일마다 담그는 올리브절임은 라바의 일등 메뉴로, 마늘과 레몬즙을 넣어 무친 것이다. 살짝 매콤하고 상큼해 공짜 과자처럼 자꾸 입에 넣게 된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안주를 먹으며 그는 칼바도스 한 잔을 조금 마셨다. 워낙 목넘김이 부드럽고 과일 향이 좋아 반주로 제격이란다. 일인당 하루 3잔만 판매하는 65도의 압상트도 뮤지션들과 즐겨 마시는 술. 왜 이렇게 독한 술을 즐기냐는 에디터의 물음에 그가 답했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소주 맛이 싱거워 술자리가 끝이 안 나요. 제가 워낙 음악도 시끄러운 걸 하고 말도 없다 보니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저 무섭지 않아요(웃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다 같이 웃으면서 먹고 놀자고요. 이곳에서.”

집에서 요리를 하는가?
자신 있는 건 볶음밥과 오믈렛. 냉장고에 달걀이 많아 양파까지 사와 오믈렛을 만들었더니 밥이 없어 좌절했던 기억이 있다. 물을 적게 해 된장과 파르메산 치즈가루를 넣어 만든 라면은 백종원 씨가 레시피를 공개하기 전부터 내가 만들어오던 방법이다.

다른 단골집은 어디인가?
24시간 푹 고아 내는 별천지 설농탕, 12시간 소고기양지를 우려 만든 뭇국을 하루 20그릇만 판매하는 참맛한정식이 있다. 망원동에 위치한 만보기사식당은 불맛이 일품인 연탄돼지불고기와 따로 판매까지 하는 갈치젓갈이 별미다. 섬집이라는 술집은 재료에 따라 그날의 스페셜 메뉴가 있어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는 10월 삐삐밴드의 공연을 앞두고 있어 연습에 매진 중이다. 정은영 감독이 보컬을 맡은 밴드 허니모스의 곡도 만들 예정이다. 올해는 공연도 꾸준히 할 것이다.

라바(Là-bas)
창전동에 위치한 바. 토마토와 바질 등의 채소로 건강한 요리를 선보인다. 메뉴와 함께 페어링할 수 있는 50여 종류의 술을 추천받을 수 있다. 소주는 판매하지 않는다.
•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150 pin
• 오후 5시~새벽 3시 
• 070-8286-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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