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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제주에서의 2박 3일 PART2

2015년 8월 21일 — 0

2nd Day – 현지 맛집을 찾아 동부권으로 떠나다
BREAKFAST
이른 아침에도 붐비는 은희네 해장국
이른 아침에도 붐비는 은희네 해장국 © 박재현

좋은 안주는 언제나 술을 부른다. 아침 일찍 일어나 속을 풀기 위해 해장국을 먹었다. 모이세해장국, 미향해장국과 함께 제주 3대 해장국으로 불리는 은희네 해장국에서. ‘쇠고기해장국’ 단일 메뉴를 판매하는 곳으로, 부드러운 쇠고기와 신선한 선지가 듬뿍 들어가 있다. 얼큰한 맛과 순한 맛, 두 가지가 있어 얼큰한 맛을 주문했다. 쇠고기와 선지는 신선하고 적절했지만, 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해장국보다는 술안주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근처에 항구가 있잖아요. 뱃사람들이 밤새 작업을 마치고 마무리로 술 한잔 하기 위해 들러서 이 동네는 해장국이 발달했다고 하더군요.” 동행한 사진가가 설명했다. 메뉴판을 보니 맥주와 소주, 막걸리 등 다양한 주종이 있었다. 영업시간도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 까지다. 해장국을 먹을수록 자꾸 소주 생각이 났다.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오니 어제의 날씨는 온데간데없었다. 제주를 감상하며 쉬엄쉬엄 먹기로 마음먹었다. 차를 몰고 동부권을 향해 달렸다. 중간중간 에메랄드 그린과 코발트 블루를 풀어놓은 듯, 묘한 색감의 바다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가장 아름다운 해변처럼 느껴졌던 월정리를 잠시 걸었다. 여고생들이 현무암 위에서 깔깔대고 있었고, 모자를 쓴 여자는 해변에서 뛰노는 아이를 잡으러 뛰고, 또 뛰었다. 그 시간과 방식은 다르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모두 월정의 바다에 취해 있었다. 그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LUNCH
라마네의식주의감귤샐러드,반미,모히토.
라마네의식주의감귤샐러드,반미,모히토 © 박재현

한참 해변을 걷다 보니 조금 출출해져서 제주 식재료로 태국 베트남 음식을 선보이는 라마네 의식주로 향했다. 배우 방중현이 오픈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쌀국수가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다. 라마는 그의 딸 이름이고, 라마네가 먹고 사는 의식주를 모두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지은 이름이다. 그런데 낭패였다. 막상 가니 쌀국수가 없었다.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려고 했던 곳인데, 쌀국수가 너무 잘돼서요…. 이러다 쌀국숫집이 되겠다 싶어 메뉴를 빼버렸어요.” 대신 제주 식재료로 만든 반미와 감귤샐러드, 모히토를 주문했다. 반미로는 양이 안 찰 것 같아 다시 점심을 먹으러 가야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고 맛도 좋았다. 모히토는 라임에 박하잎, 민트를 섞은 뒤 보름간 숙성시킨 발효액을 넣어 만든 것. 제주 삼다수로 탄산수를 만들어 넣었다. 붉은색과 파란색, 녹색 등 채도 강한 컬러로 장식된 라마네 의식주. 공연이라도 열리는 날에는 종일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현재는 리뉴얼 중이라 메뉴가 많지 않지만, 제주 식재료로 만든 새로운 맛을 즐기고 싶다면 꼭 방문 해볼 만하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감자’도 있다. 제주에 왔다면 커피를 마셔야 한다. 커피를 마시며 제주의 바다를 넋 놓고 바라보아야 한다. 제주의 해안도로를 달리며 적당한 카페를 찾았다. 하도리에 오픈한 aA 카페에 들렀다가, 문이 잠겨 발길을 돌렸다. 풍림다방은 방송을 탄 다음부터 사람들로 지나치게 붐비고 있었다. 결국 망고케이크가 유명한 미엘드세화에 갔다. 망고케이크는 명성만큼 훌륭하지 않았지만 커피는 좋았다.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인 미엘드커피는 100% 우유 생크림을 올린 달짝지근한 맛이다. 생크림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그 부드러움에 취해 바다를 감상했다. 이제니의 시집을 펼쳤다가, 시보다 바다가 아름다워 책을 덮었다.


DINNER
씹는 맛이 좋은 은미네 식당 돌문어볶음.
씹는 맛이 좋은 은미네 식당 돌문어볶음 © 박재현

저녁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에서 먹기로 하고, 돌문어볶음이 유명한 은미네 식당으로 향했다. 제주는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곳이 많지 않다. 은미네 식당 역시 저녁 8시면 문을 닫는다. 제주에 살면 욕심도 없어지나 보다 싶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제주 아주머니들이 사투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열심히 엿들었지만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감도 오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돌문어와 성게칼국수, 미역국을 주문했다. 돌문어의 새빨간 양념이 보기만 해도 침이 고였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었다. 유채기름을 넣고 볶아 더욱 특색 있게 느껴졌다. 문어는 자칫 잘못 조리하면 질겨지기 쉽다. 이곳의 돌문어볶음은 탱탱하면서도 쫄깃했다. 쌀밥에 문어볶음을 올려 먹다 아예 솥에 넣고 비벼 먹었다. 순식간에 한 그릇이 동났다.

한라산 소주와 먹기 좋은 고등어회. 표선수산마트에서 먹었다.
한라산 소주와 먹기 좋은 고등어회. 표선수산마트에서 먹었다. © 박재현

2차는 회를 맛보기로 했다. 숙소가 표선인지라 근처의 좋은 횟집을 물색했다. 회센터가 있지만 현지인이 자주 찾는 곳은 표선수산마트다. 노량진과 흡사한 분위기의 가게로, 큰 수족관이 여러 개 있고, 벽에는 시세에 맞춘 가격표가 붙어 있다. 가게에서 먹고 가는 것과 포장은 1만원 차이가 난다. 제주에 왔으니 고등어회를 맛보기로 했다. “고등어회는 어떻게 먹어야 맛있어요?” 털이 덥수룩한 주인은 “양파를 넣은 양념장에 찍은 뒤 김과 함께 싸 먹으라”고 무뚝뚝하게 답했다. 레몬을 듬뿍 뿌린 양념장은 고등어의 담백함과 잘 어우러졌지만, 김을 싸니 고등어의 향이 죽었다. 결국 먹는 방식은 취향의 차이다. 증류주인 한라산을 곁들여 먹었다. 그렇게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은 순식간에 곱절이 되었다. 제주의 밤은 그렇게 흐릿해져만 갔다.

0821-jeju7

은희네 해장국
› 소고기해장국 7000원
› 오전 6시~오후 3시, 토요일·일요일· 공휴일은 오후 2시까지
› 제주 제주시 고마로13길 8
› 064-726-5622

라마네 의식주
› 반미 1만4000원
› 오전 11시~오후 5시
› 제주 제주시 중산간동로 2117
› 064-782-7437

미엘드세화
› 미엘드커피 5000원
› 오전 11시~오후 6시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464
› 064-782-6070

은미네 식당
› 돌문어볶음 2만원(2인분), 성게칼국수 7000원, 성게보말국 1만원
› 오전9시~오후 8시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관전로 41
› 064-784-3491

표선수산마트
› 광어 1kg 2만5000원, 활고등어 2마리 3만5000원(촬영 당일 포장 기준)
› 오전 11시~오후 9시 30분
›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중앙로 101 고가네보쌈
› 064-787-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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