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Special

미식가가 찾는 제주 향토 단골집

2015년 8월 18일 — 0

새로운 먹거리가 넘쳐나는 제주지만 향토 음식을 빼놓고 제주를 논할 순 없는 법. 미식가 6인이 꼽은 제주 향토 맛집과 그곳에서 맛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edit 권민지 / photograph 양성모

어우늘의 전복돌솥밥 – 김보선(푸드 스타일리스트)
0818-jeju1
© 양성모

제주에 사는 지인과 함께 방문한 전복 요리 전문점 어우늘. 이곳의 전복돌솥밥은 오로지 전복 내장만을 간 뒤 참기름에 볶아 맛이 고소하고 색과 향이 진하다. 포인트는 돌솥에서 지글지글 소리가 날 때 먹을 것. 그래야 전복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뜨거울 때 전복 사시미를 밥에 비벼주면 살짝 익어 더욱 쫄깃해진다. 반찬 중에 전복 내장으로 만든 젓갈인 게우젓을 돌솥밥에 조금씩 비벼 먹으면 어느새 한 그릇 뚝딱이다. 원래 젓갈의 비릿함이 싫어 즐기지 않는데 이곳의 게우젓은 전혀 비리지 않고 감칠맛이나 한입에 반했다.

Editor’s Note
전복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무엇보다 전복이 훌륭했다. 돌솥밥에 올라간 두툼하게 썬 전복 사시미는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혀 인상적이었다. 전복장도 맛보았는데 양념된 전복을 그 자리에서 먹기 좋게 잘라준 뒤 김가루, 젓갈 등과 함께 밥에 슥슥 비벼준다. 먹어보니 간장게장보다 더한 밥도둑이었다. 양념도 적당히 짭조름하고 전복향이 솔솔 올라와 자꾸 먹게 된다.

› 전복돌솥밥 2만원, 전복장 2만2000원
› 제주 제주시 연북로 222
›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일요일 휴무)
› 064-743-5131


물메골의 쉰다리 – 안휴(칼럼니스트)
0818-jeju2
© 양성모

이곳에 방문하기 전에는 무척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 쉰다리 때문인지 소화가 아주 잘 됐던 기억이 난다. 요구르트처럼 유산균이 가득한 건강 음료로 밥이 귀했던 옛날 제주에서 찬밥이나 쉰밥을 이용해 음료를 만들었다는 발상이 흥미롭다. 맛과 향이 시큼하지만 달콤한 맛도 은은하게 느껴진다. 체에 너무 곱게 내리는 것보다 밥알이 조금씩 씹히는 것을 좋아해 제주에 가면 이곳을 꼭 방문한다. 서울에 돌아와서도 자꾸 생각나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다. 함께 나오는 다식은 금귤정과나 유밀과 등 그날그날 다른데 달콤하고 식감도 쫀득해 쉰다리와 잘 어울린다.

Editor’s Note
시큼한 맛을 선호하지 않아 처음 맛봤을 때는 강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점점 단맛이 느껴졌고 주도가 낮아 가볍게 즐길 수 있었다. 제주에서는 음료로 마시다 보니 쉰다리에 단맛을 조금씩 첨가한다고 한다. 이곳은 사찰 음식 전문점으로 연잎밥정식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소박하게 차려지는 메뉴로 곱게 싸인 연잎을 펼치면 노릇하게 잘 익은 찰밥이 나오는데 연잎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쉰다리 5000원, 연잎밥정식 1만원
› 제주 제주시 애월읍 번대동길 67
› 오전 11시~오후 7시(월요일 휴무)
› 064-713-5486


운정이네의 갈치조림 – 박경화(프리랜스 에디터)
0818-jeju3
© 양성모

갈치조림이 맛있으려면 가장 중요한 재료는 당연히 갈치다. 제주 유명 맛집은 거의 다녀봤지만 운정이네의 갈치조림은 맛에 기복이 없어 신뢰하는 곳이다. 갈치의 상태가 워낙 좋고 실해 먹을 때마다 감탄할 정도. 먹는 내내 갈치조림을 냄비에서 자글자글 끓이기 때문에 식지 않고 따뜻한 상태로 먹을 수 있어 마음에 든다. 뽀얀 갈치살과 조림장을 밥에 얹어 먹으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된다. 양념게장, 수제 돈가스 등 함께 나오는 반찬들은 상을 가득 채울 만큼 푸짐하고 정성이 느껴진다.

Editor’s Note
우선 엄청난 종류의 밑반찬에 놀랐다. 수육과 새우튀김부터 오메기떡까지, 반찬만 종류별로 먹어도 밥 한 그릇은 그냥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갈치 조림 속 감자도 갈치 못지 않게 맛있었다. 자극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컬컬한 맛이 두드러져 다 먹은 뒤에도 속이 편안하다. 통갈치구이는 기다란 갈치를 그대로 구워 내는데 살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 갈치조림 4만5000원(2인), 갈치구이 4만5000원(소)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일주서로 1524 안덕가든
› 오전 8시~오후 10시
› 064-792-8833


정성듬뿍제주국의 멜튀김 – 김혜준(작가)
0818-jeju5
© 양성모

제주 현지인의 추천으로 방문했던 곳으로 주문과 동시에 멸칫과의 바닷물 고기인 멜을 튀겨준다. 갓 튀겨 뜨거운 멜튀김을 송송 썬 쪽파가 들어간 양념장에 찍어 배추잎에 싸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통통하고 커다란 멜만을 튀기는데 속살은 부드럽고 튀김옷은 얇아 바삭하다. 양은 푸짐한 편으로 감자채볶음, 우럭조림 등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함께 나온다. 특히 생멜을 삶지 않고 바로 말려 쫄깃한 멜볶음은 이곳의 인기 반찬. 관광객보다는 단골들이 대부분인 곳으로 멜튀김뿐만 아니라 살짝 매콤한 멜무침도 훌륭하고 맑은 국물의 각재기국은 해장하기 좋다.

Editor’s Note
제주공항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를 이곳에서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통통한 멜을 튀겨내어 혹시 비리지 않을까 걱정했다. 갓 튀겨 뜨거울 때 먹으니 비린 맛은 느껴지지 않고 고소했다. 채 썬 양파를 듬뿍 넣어 새콤한 양념에 무친 멜회무침도 단골손님들이 좋아하는 메뉴라고. 개인적으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좋은 멜튀김에 한 표.

› 멜튀김 1만5000원, 멜회무침 1만5000원
› 제주 제주시 무근성7길 16
› 오전 10시~오후 3시, 오후 5시 30분~9시(일요일 휴무)
› 064-755-9388


온평생활개선회의 해삼토렴 – 안은금주(빅팜컴퍼니 대표)
0818-jeju7-
© 양성모

전국을 돌며 농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데 제주에서 농민분들과 저녁 식사를 위해 방문한 것이 이곳과의 첫 만남. 마을 해녀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직접 물질한 해산물을 가지고 만든 신선한 요리를 선보여 안심이 된다. 토렴은 온평리 마을 사람들이 예전부터 즐겨 만든 요리인데 살짝 데친 해삼, 성게, 소라, 미역 등을 무쳐 참기름 등으로 살짝만 양념한다. 데칠 때 성게에서 우러나온 육수 맛이 짭조름해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훌륭하고 양도 푸짐 하다. 서울에서 이곳의 토렴 생각이 간절해 비싼 요금을 지불해가며 항공 퀵을 통해 주문해 먹은 적도 있다.

Editor’s Note
해산물을 살짝만 데쳐 나오기 때문에 질기지 않았다. 특히 초봄에 채취한 어린 미역을 아낌없이 넣어 마치 각종 해산물이 들어간 미역국수를 먹는 느낌이 들 정도. 이곳의 반찬은 온평리 마을 사람들이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집 밥을 먹듯 속이 편했다.

› 해삼토렴 3만원(대)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환해장성로 389
› 오전 10시~오후 8시
› 064-782-8689


광명식당의 찹쌀순대 – 양우성(포토그래퍼)
0818-jeju6
© 양성모

제대로 된 제주 순대를 맛보고 싶다면 이곳이 딱이다. 다녀온 후,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추천했을 정도로 맛이 좋다. 주문을 하면 기다랗고 도톰한 순대를 그 자리에서 큼직하게 썰어줘 따끈하다. 제주산 순대창 속을 마늘과 생강부터 부추, 파래, 선지 등에 찹쌀과 참기름을 더해 가득 채워 고소한 맛이 일품. 깨가 듬뿍 들어간 새콤한 맛의 초장에 찍어 먹으면 잘 어울린다. 같이 나오는 머리고기는 기름기도 적당하고 식감이 야들야들하다. 제주에 혼자 여행을 갈 때면 이곳 순대를 포장해서 와인과 함께 안주로 즐기기도 한다. 살짝 달콤한 레드와인과 궁합이 좋다.

Editor’s Note
순대 하나 입에 넣었을 뿐인데 입안이 가득 찼다. 생강과 마늘 등이 들어 있어 비릿하지도 않았고 새콤한 초장 맛이 중독성이 있다. 몇 개만 먹어도 금세 배가 부를 정도로 알차다. 동문시장에 위치해 시장을 구경할 겸 방문해도 좋고 시장의 여러 먹거리와 함께 포장해 바닷가 근처에서 먹어도 좋을 듯하다.

› 찹쌀순대 1만7000원
› 제주 제주시 동문로4길 9 동문공설시장
› 오전 11시~오후 10시
› 064-757-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