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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하는 남자다

2015년 3월 23일 — 0

이제는 요리하는 남자가 운동 잘하는 남자보다 섹시하게 느껴지는 시대다. 자신만의 요리 철학이 확고한 남자들이 전하는 음식 이야기를 들어보자.

에디터: 김옥현, 이진주, 문은정 / 사진: 심윤석 / foodstyling: 김채정 / fashion styling : 박화정 / hair&makeup: 3Story 청담점 / product: 바이모루(www.bymoru.com), 카인디쉬(www.kindish.com) /

1. 디자이너 정구호의 버섯밥과 차돌달래된장찌개

“기본에 충실하게 가장 옳은 맛을 내는것, 그런 디자인을 하는것. 내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모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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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고 뉴욕대학 근처에 세모네모라는 한식당을 열었다. 호주 르 코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공부한 뒤 패션 브랜드 구호 KUHO를 론칭하고 ‘단壇’, ‘묵향墨香’ 등 한국 무용도 연출했다. 최근에는 뷰티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호텔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당신은 영역에 구분선을 두 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 같다.
어떤 사람은 한 우물을 파서 장인이 된다. 나는 한 우물을 파는 것보다 관심 있는 여러 분야를 죽기 전까지 모두 경험해보는 것이 목표다.

그러한 당신에게 요리란 어떤 의미인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항상 해왔고 앞으로도 항상 할 일. 도전이라기보다는 내 삶 그 자체다.

호주에서 요리를 공부할 때의 일화가 궁금하다.
한국에 돌아가면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싶었다.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고 마음먹었고 서양 요리의 기본인 프렌치를 배우기로 결정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하는 인텐스 코스를 들었는데, 주말에는 일부러 교수의 조수 노릇을 했다. 일주일 내내 수업을 들은 셈이다.

힘들었을 것 같다.
전혀. 요리는 공부가 아니지 않나. 심지어 수석으로 졸업했고 파리에서 하이셰프 코스를 들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도 받았다. 하지만 그냥 패션을 했다. 요리는 평생 할 수 있지만 패션은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평소 공상을 즐긴다고 들었다. 요리에 관련해 최근에 한 공상이 있는지.
철마다 만들 음식을 생각한다. 조만간 기장에 내려가 멸치회를 먹고 1년 내내 먹을 멸치젓갈과 안초비를 만들 거다.

미각은 어릴 적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는데 어떤 집밥을 먹고 자랐나.
할머니는 충청도, 할아버지는 강원도, 외할머니는 경상도, 외할아버지는 함경도, 부모님은 서울 분이다. 덕택에 팔도 요리를 두루 맛보고 자랐다. 종갓집인데다 모두 요리를 즐기는 분 들이다.어란같은것도집에서직접만들었으니까.

이번에 소개한 요리에 대해 설명해달라.
사람들은 탄수화물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밥도 다양한 레시피가 있다. 4월에는 봄 버섯이 좋아 다양한 버섯을 잔뜩 넣어 버섯밥을 지어 먹는다. 된장찌개는 차돌박이, 달래를 넣어 끓이지만 봄이 제철인 미더덕을 넣기도 한다.

요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적절한 간과 타이밍. 각 음식은 각기 간의 기준이 다르지 않나. 그것을 잘 맞춰야 음식의 밸런스를 잡을 수 있다. 또한 뜨거운 음식은 뜨거울 때, 차가운 음식은 차가울 때 먹어야 한다. 같은 전을 먹어도 갓 만든 전을 먹는 것과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을 데워 먹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요리하는 남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일단 해봐라. 바빠서 요리할 시간이 없다고들 하는데 솔직히 그건 핑계다. 나 역시 엄청나게 바쁘지만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요리를 한다. 아침밥은 집에서 꼭 먹으니까. 시장에 가서 식재료와도 좀 친해지고. 요리에 빗대어 자신을 설명한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잠시 생각한 뒤) 동치미라고 말하고 싶다. 기본에 충실하게 가장 옳은 맛을 내는 것, 그런 디자인을 하는 것. 내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모토다. 복잡한 요리는 막 섞어서 대충 만들면 어떻게 되지만 심플한 요리는 숨길 방법이 없다. 많지 않은 재료 내에서 맛을 내야하니까. 동치미가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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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밥
재료(1인분)
다시마(사방 10cm) 1장, 쌀 불린 것·버섯 5종류(취향껏 고른 것) 적당량씩
양념장 간장·쪽파 다진 것·달래 다진 것 1큰술씩 마늘 다진 것·꿀·참기름 약간씩

만드는 법
1. 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불을 끄고 다시마를 넣어 뚜껑을 닫고 우려 다시마 국물을 만든다.
2. 버섯은 곱게 채 썰어 참기름을 약간 두른 팬에 살짝 볶는다. 이때 간은 하지 않고, 버섯을 쌀과 동량으로 준비한다.
3. 솥에 불린 쌀을 넣고 다시마 국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뜸을 들일 때 밥 위에 준비한 버섯을 올린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다 지은 밥을 잘 섞어 그릇에 담고 양념장을 곁들인다.

차돌달래된장찌개
재료(1인분)
차돌박이 4조각, 감자 1⁄2개, 애호박 1⁄4개, 된장 1큰술, 다시마국물 적당량, 달래·청양고추·꿀 약간씩

만드는법
1. 냄비에 다시마국물을 붓고 끓으면 된장을 풀고 차돌박이와 먹기 좋게 썬 감자, 애호박을 넣는다.
2. 감자가 익으면 적당한 길이로 자른 달래와 청양고추를 약간 넣고 한소끔 끓인다.
3. 여기에 소량의 꿀을 넣고 1분간 더 끓인다.
Tip 달래는 오래 끓이면 향이 날아가므로 마지막에 넣는다. 달래 요리를 할 때는 마늘과 파를 넣지 말 것. 달래는 마늘·파와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 같이 넣으면 향이 죽는다.


2. 박준우의 당근수프 (푸드 칼럼니스트, 마스터셰프 코리아1 준우승)

“당근, 브로콜리 등 평범한 재료로 수프를 끓여 밥 대신 먹는다. 크루통이나 베이컨 칩을 곁들이기도 한다. 가끔 손님이 오면 올리브유, 생크림, 이탤리언 파슬리로 장식을 해서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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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셰프 코리아> 준우승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우리 집은 4대가 함께 살았다. 그때까지 요리는 엄마와 할머니의 몫이었다. 그러다 아버지가 벨기에 주재원으로 근무하게 되어 네 식구만 이민을 가면서 자유로운 분위기가 되었다. 이민 초기에 불어를 잘하지 못해서 TV를 자주 봤다. 그 중 요리 채널이 가장 재미있었고 방송을 보다 하나둘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라 면을 끓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부엌에 자주 드나들다 보니 엄마와도 친해지게 되고 요리 실력도 늘었다.

방송 진행,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데 뭐라고 불러야 하나? 어떻게 불릴 때 기분이 좋은가?
방송에서만 요리를 하니 셰프라고 부르는 건 맞지 않는것 같다. 동네 카페 사장, 프리랜서 작가, 어떻게 불러도 괜찮다. 외국에서는 보통 이름을 부르니까 박준우 씨로 불릴 때가 제일 편하다.

오쁘띠베르 레몬타르트와 <마스터셰프 코리아>에서 극찬을 받은 디저트가 인상적이다.
오쁘띠베르에서 판매하는 것은 내가 살던 벨기에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셰프의 레시피인데 아주 오래전부터 전 통적으로 내려오던 스타일이라고 한다. 레몬커드에 버터를 넣지 않아 호불호가 있다.

당신의 전문 요리 분야는 무엇인가?
벨기에에 10년간 살았고 파리에 1년간 거주했다. 외국인을 위한 파리의 요리학교에서 와인, 요리, 제과제빵 등 프랑스 미식문화 전반에 대해 5개월 정도 배웠다. 굳이 분류하자면 유럽 가정식이 전문 분야다.

집에서도 유럽 스타일로 식사할 것 같은데 평소 자주 해 먹는 음식은?
수프. 가장 만들기 쉽다. 큰 냄비에 한 솥 끓여놓고 계속 데워 먹는다. 저녁 때는 빵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오늘 아침에도 먹고 왔다. 오븐 요리도 좋아한다. 수육용 돼지 뒷다리나 정육점에서 특정 부위를 구입해 소금, 버터, 후추, 너트메그를 발라 45분~1시간 정도 구우면 일종의 로스트 요리가 완성된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여자친구에게 요리를 해주고 싶은 남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여자친구를 위한 요리라, 어렵다. 부담스러우면 더욱 요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레시피를 달달 외우는 수밖에. 아니면 셰프와 친해져서 레시피 하나를 얻은 뒤 만드는 법을 주야장천 외우면 된다. 이렇게 해서 성공한다면 앞으로 요리가 재미있어 질 거다.

괜찮은 방법이다. 거기서 조금 더 요리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리로만 봤을 때는 재미가 중요하다. 내가 재미있어야 음식을 맛있게 만들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재료가 중요하다. 재료가 좋으면 요리를 망치기 쉽지 않다. 한 가지 더 조언하자면 요리를 기술로 접근하지 말고 맛으로 접근하라는 거다. 설령 다른 사람이 볼 때 볼품없더라도 내 입맛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 바싹 익은 게 맛있다면 그에 맞게 조리하면 된다.

내 입에 맞는 맛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우선이겠다. 그러려면 외식을 많이 해야 할 텐데, 맛집을 자주 찾아다니는 편인가?
외식을 즐긴다. 특히 양식을 좋아하는데 한국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비싸서 특별한 날에만 찾게 된다.

최근에 갔던 괜찮은 곳을 추천한다면?
줄라이, 스와니예, 엘본더테이블. 최근에 먹었던 것 중에는 피자피케이션 자하와 리버틴의 파스타가 맛있었다.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및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음식문화 관련 강의를 하거나 요리 시연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문학과 영화에 관한 행사에서 강의도 하고 진행을 맡기도 한다. 글도 틈틈이 쓰고 방송 출연도 하고 있다. 앞으로 벨기에 차(Tea)를 수입하거나 와인과 음식이 어우러진 일도 하고 싶다.

당근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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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2인분)
당근 1개, 양파 1⁄2개, 닭고기국물 3컵,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1큰술, 우유·생크림 적당량씩, 소금·후춧가루 이탤리언 파슬리 다진 것 약간씩

만드는 법
1.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잘게 자른 당근과 채 썬 양파를 볶다가 닭고기국물을 붓고 끓인다.
2. 재료가 익어 부드러워지면 푸드프로세서에 넣고 곱게 간다.
3. 2가 너무 묽어지지 않도록 농도를 조절해가며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소금, 후춧가루로 간하여 한 번 더 끓인다. 올리브유, 생크림, 이탤리언 파슬리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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