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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문고에서 만난 정엽

2015년 8월 11일 — 0

여름비가 내리던 날, 한성문고에서 정엽에게 라멘을 얻어먹었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심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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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엽, 그는 가요계의 소문난 미식가이다. © 심윤석

여자에게 한눈에 반하는 경우는 없어도, 음식은 한입에 알아본다. 정엽은 이것을 ‘첫 수저의 인상’이라 표현했다. 입에 넣었을 때 감탄사가 음~ 하고 길게 나오는 맛. 그는 그런 라멘을 신사동에 있는 한성문고 분점에서 맛보았다. “술 마신 다음 날, 해장할 곳을 찾다 지인 추천으로 오게 된 곳이에요. 테이블 사이 간격이 적절해 사생활 보호도 되고,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어요.“ 칭찬에 인색한 정엽이 ”괜찮다“고 몇 번을 말했다니, 그 라멘 맛이 사뭇 궁금해졌다.

그가 한성문고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얇은 면발의 인라멘. 직접 으깬 통마늘을 취향에 맞게 국물에 넣어 먹는다. “마늘은 두 개를 넣어요. 그런데 이거 먹은 다음에는 여자 못 만나요. 예쁜 여자 만날 땐 특히 안 돼!”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곤 간장 베이스로 만든 차슈도 맛있다며, 양배추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며, 설명을 늘어놓았다. 참고로 그는 가요계의 소문난 미식가다. 레스토랑에서 맛없는 음식을 내면 조용히 수저를 내려놓고 다른 레스토랑으로 간다. “옛날에는 마음이 약해서 구시렁대며 끝까지 먹었는데, 요즘은 안 그래요. 나이를 먹다 보니 살 날이 많이 남지 않아서, 하하.”

그는 면발을 휘저으며 신나게 음식 이야기를 하다, 가끔 후루룩 소리를 내며 국물을 삼켰다. 뽀얀 국물이 그의 목을 타고 꿀꺽 흘러 넘어갔다. 바라보는 에디터의 침도 꼴깍 넘어갔다. “제가 살 테니 마음껏 드세요.” 정엽이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표정은 마치 성인군자의 그것 같았다. 창밖엔 촉촉한 장맛비가 내리고 있었고, 에디터는 재빨리 메뉴판을 펼쳤다. 라멘 먹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오후였다.

1. 좋아하는 술은 무엇인가?
소주. 치킨, 과일, 아이스크림, 파스타 등 어떤 안주에나 잘 어울린다. 주량은 두 병 정도다.

2. 소주에 냉면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정말 그렇다. 평양냉면을 좋아하는데, 종종 깃대봉 같은 함흥냉면집도 간다. 불량식품처럼 가끔 즐긴다.

3. 요리를 좋아하는가?
좋아한다. 여자친구가 있을 땐 자주 만들었는데. 요즘은 혼자 있다 보니 잘 안 해 먹는다. 집에 있는 재료들이 다 상한다.

4. 자신 있는 레시피가 있다면?
닭가슴살덮밥. 양파를 기름에 볶다 소금으로 밑간한 뒤 국물을 적당히 덜어낸 닭가슴살 통조림을 넣는다. 여기에 카레 가루, 코코넛 밀크를 취향에 따라 약간 넣으면 완성이다. 그다음 밥에 부어 먹는다. 간단한데 진짜 맛있다.

5. 커피도 좋아하는가?
마시면 심장이 빨리 뛰기 때문에 즐기지 않는다. 대신 홍차를 마시는데 요즘에는 트와이닝스의 레이디 그레이를 즐겨 마신다.

6. 한성문고 외의 단골집은 어디인가?
선유도 공원 근처에 30년 넘은 북엇국집이 있다. 북엇국도 맛있지만 찜이 정말 맛있다. 이름은 그냥 ‘북어국’이다. 한강 잠원지구 근처에 있는 ‘자매포차’라는 실내 포장마차도 좋아한다. 고추장찌개와 부추전을 좋아하는데, 드라마 세트장처럼 생긴 묘한 분위기가 특징인 곳이다. 연인끼리 가기에 좋다.

한성문고
극동방송국 근처에 있는 일본 라멘 전문점 ‘하카다분코’에서 오픈한 곳이다. 면발의 굵기에 따라 서울라멘, 인라멘 등의 다양한 메뉴가 있다. 홍대 본점과 가로수길 분점 두 곳이 있다.

› 서울 강남구 논현로 153길 57 
›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30분
› 명절 당일 휴무 
› 02-543-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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