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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제주의 술

2015년 8월 4일 — 0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거나 구입할 수 있는 제주의 술을 모았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박재현

제주는 화산암반수로 유명한 곳이다. 현무암층이 숯처럼 천연 필터 작용을 해 물맛이 맑고 깨끗하다. 물 좋은 곳이 그렇듯 제주도 술이 발달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몇 가지만 이어 내려오고 있다. 전통주 중 대표적인 술은 좁쌀 등의 밭곡식으로 빚은 것. 쌀이 아닌 밭곡식 주류가 발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지리적 요건 때문이었다. 제주는 화산 토양이 넓게 분포해 있는데다 돌이 많고 바람도 잦아 벼농사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쌀이 귀했고, 쌀로 만든 술 역시 제사용으로만 썼다. 서민들은 좁쌀로 만든 오메기술, 이를 증류한 고소리술 등을 즐겨 마셨다. 제주의 각 집마다 고유의 레시피가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활발했던 것이 일제강점기 주세법으로 명맥이 끊겼다가, 최근 기능보유자에 의해 되살아나고 있다.

제주는 소주도 유명하다. 논이 아닌 밭에서 자란 생존력 강한 벼와 제주의 깨끗한 물을 사용해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한라산소주다. 소주뿐만 아니라 관광 붐에 따라 한라봉, 땅콩, 감귤 등의 특산물을 사용한 막걸리, 발효주 등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묻혔던 전통 술을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고기국수도, 올레길도 좋지만 제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술이다. 제주에서는 술을 맛보자. 안주는 눈앞의 푸른 바다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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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현

1. 혼다주
서귀포 신례리의 감귤로 만든 발효주. 혼디는 ‘함께, 같이’라는 뜻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인연과 ‘함께’ 육지로 돌아가게 해주는 술일까. 마시다 보니 작업주로 좋겠다. 달지 않아 더욱 입맛 당긴다.
12% 330ml, 가격미정.

2. 허벅술
화산 토양이 넓게 분포한 제주는 벼농사에 취약한 곳이다.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제주의 쌀은 예로부터 비싸고 귀했다. 허벅술은 쌀로 빚은 몇 안되는 전통주다. 제주 옹기인 허벅에 담아 빚어 허벅주라 이름 붙었다. 제사용으로 쓰이던 제주다.
30% 720ml, 2만8000원.

3. 오메기술
오메기떡으로 빚은 술. 1990년대 전까지만 해도 각 집마다 김치처럼 담갔지만, 일제강점기 주세법에 의해 명맥이 희미해졌다. 지금은 제주 무형문화재 김을정 씨를 통해 제조법이 이어지고 있고, 이렇게 판매까지 되고 있다. 우리가 더욱 열심히 마셔야 할 이유다.
13% 375ml, 7800원

4. 한라산
부산의 C1처럼 제주를 대표하는 소주다. 초록색 병의 한라산 올래는 맑고 청량한 물맛, 하얀색 병의 한라산 소주는 맑고 청량한 술맛이 난다. 술꾼인 친구 녀석은 하얀 병을 ‘노지’ 상태로 마신다. 하얀병의 한라산을 실온에 둔 것으로 1.5배쯤 빨리 취하더라. 21% 360ml, 1300원.

5. 고소리술
오메기술을 고소리에 증류시켜 만든 것이다. 고소리는 소주를 증류하는 도기인 소줏고리의 제주도 방언이다. 도수도 높고 보관 기간도 길다. 향긋하면서도 독특한 향취가 나는데, 마치 중국 술을 마실 때와 흡사한 기분이 든다. 제주 무형문화재 제11호다.
40% 400ml, 4만5000원.

6. 제주막걸리
제주의 장수막걸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초록색 뚜껑은 국내산 쌀, 하얀색 뚜껑은 수입산 쌀로 만든 것이다.두 가지의 미묘한 맛 차이가 있으니, 모두 구해 테이스팅을 해보자. 시작은 꽤나 흡사한 두 패키지의 차이점을 찾아내는 것부터.
6% 750ml, 1300원

7. 제주감귤막걸리
만든 곳은 경기도 가평이지만, 판매는 제주에서만 한다. 지하 250m의 암반수로 빚었으며, 한중일 정상 회의의 공식 만찬주로 지정되기도 했다. 탄산이 없어 마음껏 흔들어 마셔도 된다.
6% 750ml, 4000원

8. 귤로만
감귤액이 무려 87.5%다. 심지어 껍질째 통째로 갈아 넣었다고. 과실주이지만 의외로 알코올 향이 강한 편. 도수는 거의 와인과 맞먹는다. 설명처럼 새콤하면서도 달콤, 쌉싸름한 맛이다.
10% 750ml, 3000원

9.한라봉막걸리
입에 착 달라붙는 막걸리 맛이 스치고, 한라봉의 상큼함이 여운처럼 남는다. 한라봉 추출액과 감귤 농축액을 함께 넣어 만들었다. 탄산이 없어 막걸리 특유의 부드러운 맛을 즐기기 좋다.
6% 750ml, 1200원

10.우도땅콩민속주
냄새부터 땅콩의 고소함이 올라온다. 막걸리보다는 두유를 마시는 듯한 느낌. 담백하면서도 달달한맛,고소한맛등이 어우러져 여자들이 특히 반할 만하다. 우도 땅콩이 1.2% 함유되어 있다.
6% 750ml, 5000원